며칠동안 아내와 사이가 안 좋았다. 2004년 마지막날이 될때까지도.. 오후 7시가 넘도록 해맞이를 어디서 할까 정하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었다. 옆에서 가만히 있던 아내가 답답했는지.. 영화 한편보고 저녁이나 먹고 들어오자고 아이디어를 낸다.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으니... 아예 나가길 포기하고 저녁준비를 한다. 그리고는 마음이 상했는지 초저녁임에도 먼저 잠자리로 파고 들어간다.
오후 10시.. 고민 고민 하다가.. 내가 계속 저기압으로 있으면 2005년 내내 저기압이겠지.. 떠나긴 떠나야 하는데.. 어디로 가나.. 고민 고민하다가.. 친구가 한 말도 있고.. 드디어 결정을 했다. 그래.. 능경봉으로 가자.. 거기로 가면 사람들도 붐비지 않고.. 동해안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기에도 좋을 것이다.
자는 아내를 깨우며.. "일출보러가자.." "어디로?" "능경봉" 역시 떠나고 싶었나 보다.. 자다말고 일어나 한참을 정신차린다고 앉아있고.. 산꾼은 신이나서 짐을 꾸리고.. 그렇게 해서 오후 11시에 대관령을 향해서 출발을 한다.
고속도로가 막힐 것은 뻔한 사실이고.. 국도를 타고 이천, 여주, 원주를 지나 새말까지.. 새말에서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횡계를 지나 대관령으로.. 거의 막힘이 없이 쉬지않고 달려왔다. 구 대관령휴게소에 들어서니 새벽 3시.. 관광버스 2대와 자가용 몇대가 전부이다. 고속도로에 그 많던 차량이 모두 동해안으로 가는 모양이다.
날씨를 좀 보겠다고 차량밖으로 나왔는데.. 그야말로 살을 에는 바람이다. 금방이라도 볼이 떨어져 나갈것 같은 바람이 얼마나 차거운 지 도망치듯 차안으로 들어온다. 다행이 이불도 하나 가져오고 해서.. 시동도 켜놓은 채 차 안에서 잠을 청한다. 불편해서 잠도 안오지만 억지로 잠을 청한다.
아내가 깨워서 눈을 뜨니 6시다. 그래도 두 시간여를 달콤하게 잤다. 밖은 훤하게 밝아 오는데.. 아직도 바람은 쌩쌩이다. 성질급한 산꾼들이 하나둘씩 능경봉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한다. 컵라면을 온수물에 데워 먹고.. 해맞이 산행을 준비한다. 6시 40분.. 해맞이 산행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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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안전산행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