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끝에스치는

칼바람에 절집 풍경이 어찌할바를 모르며 손짓하네,

새 年(을유년)이여 빨리 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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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발(足)이 되어라>

"발은

人間百體 가운데

가장 낮은곳에서 모든 백체를

일생토록 받들어 봉사만 해주면서

한마디 불만이나 불평도 할 줄 모르며

언제나 냄새나는 신발속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춘다.

  

말없이 봉사하는 아름답고 겸손한 발처럼

무아의 봉사자가 되어라"--라고

새年의 님이 나에게 신년덕담으로 주시건만,

헌 년의 낙상으로 인해 아직도,발이 성치 않으니...

백두종주가 자꾸미뤄지네

새 년의 덕담을 명심 하리라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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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새년해맞이 산행을 동네분들과 가까운 불암산을 정해

정초에 오릅니다.

마들(옛날 넓은들판에서 말을 기르던 곳이라하여 마들이라 하였다는)

들녁을 가운데 두고 동으로는'불암산' 남으로는'북한산'

서로는'도봉산'

북으로는 '수락산'을 품고 있는 이곳---

위 네 명산을 묶어 "불수도북"이라하여 산꾼들에게 알려져

많은이들이 즐산하는 코스이다.

  

올해는 닭의 해인만큼 가장동쪽에 있는 불암산(508메타)서쪽자락에있는

정암사를 들머리로 해서

05;30분에 산행을 시작합니다.

각양각색의 옷차림과 헤드랜턴의 불빛과 후랏쉬의

어울림이 무슨 보물찼기라도 하듯이...

하현달의 미소지움과 정암사 처마끝 풍경소리가

나를 빨아 들인다. 그리고 스님들의 독경소리에 우리일행들을

어둠속으로 더욱더 빨아 들인다.

  

나는 이길을 왜 가는가?

무엇을 위해 가는가,

우리의 이 산하를...

"인생이라는 이름의 산"이 저기 있어가는가...

  

조금씩 숨소리가 가파진다.

경사가 심한것을 보니 거의 능선까지 온것 일까

바로 이곳--깔딱까지 온것이다.

  

이마루금에서 보는 마들들녁의 불빛이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왼지 슬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이 개발된지가 15년이 넘는데 그전에는 이곳 들녁은 농사를 짓던

그런 들녁이었건만

15년간 우리의 이들녁에는

수만세대 육신의 안식처가 만들어졌으며

또한 주변 산하에 새길를 만들어

놓았으니 참으로...이제는 이것도 모잘라 이산 저산에 구멍을 뚷어

 도로를 만들고는

--이불암산 밑의 그린벨트도 풀어서 아파트를

만든다니 참으로 안타까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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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바위에 도착한 시각은06시40분이다.

어쩌면 해돋이를 볼수있을것 같다, 일기예보와는 다른조짐이 보일듯...

옹기종기 모여 흐르는 땀을닦으며 잠시 숨을 가다듬는다.

이'장군바위'는 높이가12--13메타정도인데

장군처럼 늠름하여 붙여진 것으로

당고개 성황당이 없어지면서 이곳으로 성황당제가 옮겨져 이곳에서 제를 지내며

아울러 '단군제'도 함께 지내는데 봄,가을, 좋은날을 받아

이곳에서 치성을 올린단다.

  

나는 이곳에서 기도를 올린다.

우리의 산하...

나의 산하도 아니요,

너의 산하도 아닌,

우리의 산하의 안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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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해 오르는 이 좁은길을 헤집고

기어올라 태극기를 만난다

아--이곳이 오늘의 끝자락 정상이다.

서로서로 목인사를 나누며

님을 기다리는 준비를 한다.

  

서서히 저멀리--운길산너머 화야산사이로

먼동이 히뿌연 물안개사이로

이 年의 얼굴이 삐집고 오른다.

  

두팔을 벌려 나의 품안으로 끌어당긴다.

가슴이 벅차다...

이곳에서

외쳐본다---"나가자"를

나라를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라고......

  

한국의 산하가족 여러분!

세해 발복하시고

이년에도 즐산과 안산을 하시길 비오며

신년인사로 가름합니다.

을유년 정초에

불암산해맞이 에서,

머물고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