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행 일 : 2005. 1. 9. 일요일
◈ 산 행 지 : 고성산(546m), 고산(526.7m) /
고성산은 전남 장성군 소재, 고산은 전북 고창군 소재
◈ 누 구 랑 : 첨단산인님 부부, 삼인산님 부부,  산심님, 공명.
◈ 코      스 : 깃재(장성군) - 고성산 - 가래재 - 고산 - 가래재 - 상금리(고창군 대산면)
◈ 산행거리 : 약 11km
◈ 소요시간 : 5시간
◈ 특      징 :
고성산 장성군 삼계면과 영광군 대마면의 경계선에 위치한 해발 546m의 산으로 능선에는 누룩덤이 곳곳에서 갖가지 형상을 하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산의 이름에서 알수 있듯 고풍스런 산성(古城)이 산의 4부 능선쯤 남사면에 빙 둘러 축조되어 있는데, 지금은 대부분 허물어져 방치돼 있는 실정이나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깃재에서 약 40분 정도면 정상을 오를 수 있다.

대부분 고성산만 잠깐오른 후, 하산을 하게 되는데 어쩌다 고산까지 연계하여 산행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고성산에서 고산까지 오르기위해서는 아직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길을 찾아 잡목을 뚫고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고성산에서 가랫재로 내려가는 능선이 상당히 가파르기 때문에 겨울철이면 혹시모를 결빙을 대비하여 반드시 아이젠을 소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능선에서 샘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특히 여름철이면 반드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하여야 한다.

◈ 산행후기
어제 산행을 하였기 때문에 제법 다리가 뻐근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쉬어줄까 했는데 첨단산인님이 고산을 가보자고 합니다. 산에만 가자면 그저 좋은데 그래도 마눌의 눈치가 보이니 선뜻 대답하지 못하였는데 의외로 쉽게 집에 있으면 뭐하냐고 다녀오라며 도시락을 준비해 줍니다.  으햐! 고맙습니다.

기분좋게 출발하여 첨단산인님 집으로 가니 삼인산님 부부가 벌써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십니다. 다섯이서 첨단산인님의 차에올라 출발 했는데 워~쩌나! 물을 안가져 왔습니다.  하아! 내머리 나빠요~~

겨울철이라 물도 잘 안먹히니 그냥가려고 하는데 삼인산님께서 물을 한병 주십니다.

장성 깃재에 도착하여 첨단산인님 부부와 삼인산님은 이미 고성산을 다녀오신지라 바로 고산으로 가기로 하고, 나와 산심님, 그리고 형수님(삼인산님 짝꿍)을 내려줍니다. "고성산 등산로 입구"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임도를 따라 약 0.3km정도 오르니 좌측으로 등산로가 보입니다. 영광방면을 기준으로 볼때 좌측은 태청산 우측은 오늘 우리가 갈 고성산입니다.[※ 고성산에서 고산까지 연계산행을 하실 경우 평일 산행은 제한 될 수 있습니다]

들머리를 올라서는 발걸음이 가볍게 보입니다.

 

그리고 올라감이 거듭될 수록 다리와 팔에 힘이 들어가는 듯 보입니다.



마치 만화영화에 나오는 공룡모습의 누룩덤이 보입니다. 이때부터 정상까지 누룩덤이 상당히 눈에 띱니다.


 


고성산 정상이 보입니다. 여기서는 정상부가 마치 암능인 듯 보이지만 정상부는 억새가 우거진 부드러운 능선입니다.


뒤돌아 보니 여기 저기 누룩덤이 군데기 군데기 늘어서 있습니다.


다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눈꽃에 검은 바위들이 하얗게 수놓아진 모습들을 둘러보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정상입니다. 표지목을 깃대봉 546m로 표시되어 있고 그 앞에 삼각점이 있는 것을 보니 높이는 틀림없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위 표시높이를 참고하여 고도계를 조정하고 그대로 고산을 향하여 걸음을 옮깁니다.


키작은 산죽능선을따라 걷노라니 쌀살한 바람이 닥쳐오면서 사뭇 스산한 느낌이 들어 뒤돌아 오던길을 살피니 마치 말잔등같은 부드러운 능선에 작은 눈발이 바람에 춤추듯 날립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약 3m 높이 정도의 바위가 거의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데 눈이 덮여 얼어있어 마땅이 발디딜 곳도 없는데 로프도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리를 뻗어 착지가 쉬운지를 점검해 보는데 용이하지가 않습니다. 두 팔과 다리를 이용하여 난 그런대로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동행하시는 여성분 두분이 걱정이 됩니다. 만약 미끄러지기라도 한다면 커다란 부상이 뒤따를 것이 분명합니다.

차라리 고산으로 가는 것을 포기할까 했더니 형수님이 조심히 가보겠다고 하십니다.조심 조심...받쳐주고 잡아주고.....

 

간신히 내려와서 보니 군부대에서 세워놓은 빨간 깃발이 반기고 그 뒤로 고산이 어서오라 손짓합니다. 조심조심 내려오는 산심님한테 형부하고 감정같지 말고 풀고 살라고, 얼마나 미웠으면 이리 보냈겠냐고 농담을 던졌더니 산심님도 형부의 깊은 뜻을 이제야 알았다며 가만 두지 않겠다며 웃습니다.


그러나 빨간깃발이 보인것은 좋았는데 이제는 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간간히 리본이 달려있긴 하지만 워낙 사람들이 다니지 않은 듯 산길을 보이다 않보이다 하고 거기에다 또한 세찬 바람에 고사목들이 부러져 여기 저기 널려있어 더욱더 길이 보이지 않아 나침반을 보며 지도를 살핀 후, 방향만 잡고 잡목을 헤치며 능선을 치고 나갑니다.

 

빨간 청미래 열매가 보입니다. 한알은  산새가 파먹은 듯 반쪽 껍질만 남았습니다.

 

잡목을 헤치고 오니 이제는 측백나무 수림이 나오고 역시 바닥에는 어김없이 썩은 나무가지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가랫제에 내려섰습니다.

해발 225m.
능선에서 잠시 아래(서쪽)로 내려 살피니 노란 리본이 팔랑댑니다. 다시 리본을 따라 올랐으나 역시 리본은 단지 방향만 잡아주는 역활을 할뿐 길이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시 능선을 헤치고 오르는데 위쪽에서 계속하여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첨단산인님 목소리 입니다. 같이 대꾸를 하며 오르는데 얼마가 지나니 아래에서도 "야호"소리가 들립니다. 위에서 나는 소리는 분명 첨단아우님의 소리인데 아래는 아마도 뒤따르는 산객이 우리의 응답을 들으며 방향을 잡고자 외치는 소리인 듯 하였습니다.

한참을 오르다 보면 또 리번이 보이기를 반복, 능선을 거의 오르니 첨단산인님이 마중나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삼인산님을 찾는데 삼인산님이 어째 아래에서 응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래에서 난 소리는 삼인산님이 형수님이 걱정돼서 아래까지 마중을 나가 애타게 찾으며 부르던 소리였던 것입니다.

우와~ 산속에서 펼쳐진 순애보!!!!!!! 찌~잉!

덕분에 첨단산인님은 집에가서 좀 배우라고 바가지만 긁혔다고 합니다.

ㅎㅎ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고산 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에서 애타게 동생(산심님)을 부르며 기다리시는 산골소녀님은 안얼어 죽었습니다. 이런 추위에서 1시간 동안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까치도 얼어 죽었을텐데 대단한 체온입니다. ㅋㅋㅋ

우측으로 보이는 노오란 잔듸밭길은 산성입니다. 산성은 삼국시대 후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총길이가 4km에 이른다고 합니다.

 

고산의 높이가 527m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성산에서 조정한 고도계는 540m입니다.

그리고, 정상에는 고창군 태봉산악회에서 산행지도를 그려 설치해 놨습니다. 그런데 태봉산악회 안내도에는 高山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누군가가 비스듬이 세워놓은 표지석에는 북"고"자 鼓山이라고 명기해놨습니다. 어느것이 맞은지.....

 

날씨만 좋으면 조망이 참 좋을 듯 합니다. 날씨가 흐린데도 가까이 구황산이 보이고 맨 뒤쪽 마루금으로 내장산 능선이 비칩니다.

 

역시 맨뒤 마루금은 움푹패인 전남 담양군과 장성군의 경계인 한재를 중심으로 좌로 불태산 우로 병풍산이 보입니다.

 

물통골 가는 능선입니다. 고산 정상을 우(右)로 돌아 능선 기암의 우측 등뒤로 하여 능선을 따라가면 되는데 기암의 모습들이 예쁘게 보입니다. 고산 정상에는 "1500산 김정길님"이 이미 1414번째 산행을 하였음을 알 수 있는 표찰이 반갑게 반짝이고 있고, 물통골 갈림길에는 "따라가기"님의 노란 리번이 반갑게 나풀거리고 있습니다. 대단한 님들입니다.

 

산골소녀님이 동생과 만나 안심이 되자 비로소 추위가 느껴지는지 점심은 따뜻한 곳에가서 먹자며 하산을 재촉합니다.

일행들이 먼저 가랫재 쪽으로 되돌아 가는 것을 보고 잠시 용두암 능선으로 한눈을 팔아봅니다. 바위가 아름답습니다. 호기심에 그냥 갈 수 없어 혼자서 용두암방면으로 능선을 내려갑니다.

 

조금이라도 보고 와야 마음이 편안할 것 같아 내려왔는데 매바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역시나 하여 기분이 좋습니다.

 

한참을 더 진행하니 로프구간이 나옵니다. 로프를 잡고 내렸다가 다시 굵은 로프에 의지하여 힘겹게 오르니 용두암(?). 거침없이 보이는 고산이 더욱 멋지게 보입니다.

 

이제 그만 일행들을 쫓아가야 겠습니다. 너무 늦어 밥을  다 먹어버리면 혼자서 추운데 코 훌쩍이며 먹어야 되니 그러면 얼마나 난처하겠습니까. 걸음은 서둘러도 고개는 계속 두리번 두리번. 멀리 고성산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다시 쭈구리고 앉아 한컷 찰칵!

 

헐레벌떡..... 드디어 일행들과 합류하였습니다.

 

우거진 산죽밭 넘어로 보이는 고성산을 바라보며 다시 한컷 찍고 내려가니

 

길옆으로 마치 담장처럼 지석묘(고인돌)가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청동기 시대(BC 4-5세기)의 고인돌이라고 합니다. 이곳 상금리 일대에 각종 형식의 지석묘는 205기가 무리를 이루고 있어 이 지역 일대가 문화재보호법에 의거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5천년을 지켜온 것은 아니겠지만 낙낙장송 두 그루가 나란히 어깨를 마주하고 지석묘를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변함없이......

마을 주변이 온통 고인돌 천지입니다.

 

터덜 터덜 상금리 마을에 다다르니 아직도 하얀 솜털같은 꽃씨를 달고 있는 눈부신 억새꽃이 파아란 하늘을 간지럽히고, 고산을 향해 같이 놀자 손짓합니다.

 

15시가 다 되어갑니다. 마을 앞에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배낭을 추스려 떠나려하니 저수지의 수심에 잠긴 버들가지가 잔잔하게 손 흔들며 잘가라 인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