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5년 1월 9일 ( 둘째 주 일요일 )

▶누구랑 : 오름산악회 37명

▶어디로 :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복계산 ( 1057 m )

▶등산코스 : 매표소 ~ 매월대폭포 ~ 삼각봉 ~ 정상 ~ 임꺽정 야외촬영장




▶시간표 :


 

07시 20분 천안 출발

10시 50분 복계산 주차장 도착 ( 3시간 30분소요 )

11시 등반 시작

13시 05분 복계산 정상 ( 2시간 소요 )

14시 점심식사 완료

16시 야외촬영장 ( 등반시간 4시간 소요 )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에 위치한 복계산은 광주산맥에 속하며 남과 북으로 대성산과 ( 1174.7 m ) 복주산에 ( 1151.9 m ) 접하고 있다.

복계산 기슭에 ( 695 m ) 조선시대 단종의 폐위에 반대하여 낙향한 생육신의 한 분인 매월당 김시습이 은거 하였다는 매월대라는 높이 40 m 의 깍아 세운 듯한 층층 절벽이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김시습을 비롯한 8의사가 매월대에 바둑판을 새겨 놓고 바둑을 두며 단종의 복위를 도모 했다고 전해진다.

매월대폭포 라고도 불리는 선암폭포는 철원8경의 하나로 복계산 심곡에서 흐르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기암절벽 사이로 떨어지는데 눈꽃이 날리는 것과 같은 기경을 이루며 속진을 씻어 주는 것과 같다.



정상에 오르면 수피령을 지나 이어진 한북정맥을 따라 복주산 , 상해봉 및 광덕산이 한눈에 보이고 북쪽으로 오성산 ( 1062 m )등 북녘의 산하가 점점이 펼쳐진다.


 

한파를 이겨내고 민통선 아래 최북단 산행지를 찾아서 ,


 

올해 들어서 첫 눈이 내리고 영하 15를 넘나드는 한파까지 몰아쳐 다음날의 산행이 은근히 염려스러웠다.

따스한 찜질방의 유혹까지 가세하여 하마터면 산행을 포기 할 뻔 했었는데 슬며시 전화를 했더니 계획대로 산행을 한단다.

사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북녘 땅을 지척에 둔 복계산 산행은 힘들 것 같다.

민간인으로서 산행이 허락된 산으로는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단다.

근데 사전 정보 수집을 위하여 여기 저기 들춰봐도 복계산에 관한 정보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다.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 특히 방한장비를 꼼꼼하게 챙긴다.

나뿐만 아니고 다른 분들도 한번쯤은 “ 가지말까? ” 하는 유혹을 느껴 보았단다.

차창가로 스치는 풍경들이 을씨년스럽다.

유독 올겨울에는 눈이 오지 않은 탓에 겨울이 황량하게 느껴진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탓에 찾아 가기도 어렵다.

철원에 가까워서는 중간 중간 길을 물어가며 가다보니 시간이 다소 지체된다.

복계산은 산 이름 보다는 매월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 찾는 이 없는 썰렁한 복계산.... 


 

주차장이 썰렁하다. 여기도 전주에 산행 했었던 백운산처럼 매표소는 그냥 방치 되어 있다.



야외촬영 세트장 이라고는 하지만 특별히 볼 게 없다.

아마 우리 말고 먼저 산행을 시작한 듯 , 버스가 두 대 주차되어 있다.

날씨가 차가우니까 특히 준비운동을 잘 하여야지.
선두가 익숙한 듯 산행로를 왼쪽 매월대 방향으로 잡고는 출발한다.



오분도 못가서 길을 잃었다. 들머리를 잘못 잡았나보다.



잠시 우왕좌왕 하다가는 결국 매월대로 올라서 능선을 타는 코스 대신에 계곡방향으로 향한다.



우측으로 길도 아닌 곳을 가로질러서 가다보니 일단의 젊은 사람들이 빙벽 타기에 열중하고 있다.



매월대폭포다.


 

◆ 시작은 만만찮은 가파름 , 들어서고 나면 포근한 복계산.... 




이제부터 급경사를 이루고 가파른 길이다.

좀 전만 해도 눈이 없다고 실망스럽다고들 했지만 정작 눈이 쌓여 있다면 시작부터 고생깨나 했을 것 같다.



눈이 쌓였다면 중간 중간 바위덩이를 타고 올라야 할 때 어떨까?

물론 오르기 쉽게 보조 밧줄을 메어 놓았지만 미끄러울 때는 조심해야 할 자리가 몇 군데 있었다.


저렇게 철사로 꽁꽁 묶어두면 나무가 어떻게 자라나?


능선에 오르고 보니 남으로 이어지는 연봉들이 아련하다.


자연 그대로의 소나무가 인상 깊다.

지척에서 바라보는 매월대 , 오르는 길을 찾았더라면 좋았을텐데...아쉽다.

토종 소나무와 어우러진 산세가 참으로 편안하다.
우려했던 바 와는 달리 바람이 불지 않으니 그리 추운 줄도 모르겠고 쾌청한 날씨가 산행 하기에는 아주 흡족하다.


지금부터는 등산로가 편안한 육산이다.



가파름도 없고 매서운 칼바람도 없고 적당히 깔려있는 낙엽에 ,

뽀드~득 거리는 잔설 밟는 소리가 느낌이 좋다.



여기 저기 길이 어지럽지 않고 오로지 등산로가 하나뿐이니 마음도 편하다.

나침반을 들고 정북 방향을 바라보니 아담하게 보이는 평야가 펼쳐져 있고 아마 철원평야 인가 보다.

좀더 북쪽으로 아스라이 보이는 곳은 북녘 땅 이겠지.

남으로는 겹겹이 연봉들로 이어지고 ... 복계산을 감싸 안는다.



7부능선 아래로는 군데군데 적당한 규모의 암릉과 토종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지만 그 위로는 바위는 구경하기조차 힘들고 활엽수로 가득한 미끈한 육산이다.

아마 여름철에는 시야가 가려서 답답할 것 같다.

군사작전용인 듯 여기 저기 참호가 눈에 띄고 아직 철거되지 않은 철조망들이 새삼 전방에 위치한 고지임을 인식 시켜 준다.



정상이다. !! 정상에 올라보니 비로소 국토의 북방 한계선에 와 있음을 실감 할 수 있었다.

 


 

◆ 분단의 생채기는 산하 곳곳에 ....




동쪽 방향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겨울이면 추위의 대명사 대성산인 모양이다.

북쪽으로 아련히 펼쳐서 있는 봉우리들은 갈 수 없는 동토의 땅이고 , 남으로 첩첩히 봉우리가 연이어 펼쳐진다.



분단의 현실은 산 정상까지 구불구불 뚫려있는 군사작전용 도로 에서부터 철조망 , 참호 등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다행인지 바람이 별로 안 불어서 걱정했던 추위는 견딜 만 했다.

식사 하자는 외침에 잠시 상념을 접고 먹는 즐거움을 함께 한다.

산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 식사시간이다.



하산코스는 경사도가 올라온 길보다도 경사가 심하다.

제대로 힘 한번 써 보려면 이쪽으로 오르면 될 성 싶다.

십중팔구는 비명소리 나오겠다.






드라마 임꺽정 야외촬영장에서 바라본 매월대






유례없이 올겨울은 눈이 안 오다보니 기대했었던 눈 천지는 접하지 못했지만 남녘에서 민간인의 신분으로 오를 수 있는 최북단의 산을 찾았다는데서 의미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