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05. 1. 8 (토) 11:30∼17:00

 

□ 지     역 : 남덕유산(육십령∼남덕유산∼영각사)

 

□ 산 행 자 : 나홀로

 

□ 날     씨 : 구름 다소낀 맑음

 

□ 산행코스

 

○ 07:00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출발(→장계 15,600원)

 

○ 11:10 육십령 하차

 

○ 11:30 육십령(산행시작)

 

○ 12:00 첫째 무명봉(1.5㎞지역)

 

○ 12:05 헬기장

 

○ 12:20 할미봉

 

○ 13:30 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

 

○ 13:40 헬기장

 

○ 14:50 서봉(장수덕유산)

 

○ 15:50 남덕유산

 

○ 17:00 영각매표소(산행완료)

 

○ 18:25 영각사입구 출발(함양시외버스터미널) 

 

○ 19:30 함양시외버스터미널 출발(부산)

 

○ 22:30 부산사상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23:00 집 도착

 

 

 

□ 산행거리 : 총 13㎞

 

육십령(2.3㎞)→할미봉1,026m(2.9㎞)→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2.9㎞)

 

서봉1,492m(1.5㎞)→남덕유산1,507m(3.4㎞)→영각매표소

 

  

□ 준 비 물

 

배낭, 배낭카바, 모자, 스틱 2개, 장갑, 우의, 여벌옷, 양말 2컬레,

 

생수(500㎖ 3개), 아이젠, 스패츠, 카메라, 헤드랜턴, 귤 5개,

 

자유시간 3개, 연양갱 3개, 찰떡파이 7개, 상비약, 수건, 손수건,

 

화장지외 기타 소품 등

  

 

□ 소요시간 : 5시간 30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산행후기

  

적설량이 많기로 유명한 덕유산 겨울 종주를 위해 짬을 내어

 

작년 이맘때쯤 주능선을 마음껏 걸어보았으나

 

이렇다할 눈꽃구경을 못해 아쉬운 감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나질않는다.

  

  

할수없이 연휴 산행계획대신 당일 산행을 준비하였다.

 

남과 북의 덕유산중 한곳을 택해야 하는데 향적봉은 부산에서 바로가는

 

차편이 없어 남덕유산을 탐방하기로 하고 육십령에서 시작하여 남덕유산에서

 

영각사로 하산하는 계획을 잡고 토요일 아침 6시 사상터미널로 가기위해

 

집을 나섰다. 날씨가 이번 겨울중 가장 춥다.

  

  

장계행 첫차(07:00)를 타고 4시간이나 소요되는 지루한 여행아닌

 

여행이 시작되었다.

  

10명도 안되는 승객이 진주 지나서는 나밖에 없어 큰 차를 전세낸양

 

기사와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다보니 크게 지루하지는 않았다.

  

  

함양을 지나 서상면에서 꼬불꼬불 고개를 올라 11시가 조금넘어

 

기사와 서로간의 안전을 당부하면서 휴게소가 있는 육십령 고개에 하차하니

 

주변 공기가 휑하니 무척이나 썰렁하였다.

  

 

  

◈ 육십령 11:30 출발(산행시작)

 

육십령을 표시하는 커다란 표지석과 대형 주차장이 있는 휴게소에서 조금 올라와

 

들머리인 고개마루에서 장계방향 우측에 통나무로 막아놓은 곳을 지나

 

올라가야 하는데 여기가 덕유산의 들머리이며 백두대간길이다.

 

대간길답게 울긋불긋한 많은 표지기가 나무에 매달려 산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입구에 있는 덕유산의 그 특이한 나무표지판의 글귀가 이채롭다.

 

할미봉 2.3㎞, 할미봉→교육원삼거리 2.92㎞, 교육원 삼거리→서봉 2.92㎞라고

 

거리가 자세히 적혀있으며,

  

아래 글귀에는 '백두대간 종주 덕유산(시점)으로 삿갓골재대피소까지는

 

13㎞나 되어 소요시간이 7∼8시간이나 되니 9시이후 종주는 조난당하고

 

위험하므로 산행을 금한다'라고 아주 상세하면서도 약간은 겁을주는

 

문구가 발걸음을 잠깐 멈추게한다.

  

 

 

 

  

전북지역의 백두대간 산줄기는 민주지산 삼도봉에서 시작되어

 

대덕산, 삼봉산, 덕유산 향적봉(백암봉) 분기점, 삿갓봉, 남덕유산

 

분기점을 지나 육십령으로 가기전에 할미봉을 솟구쳐 놓는다.

  

  

육십령고개를 오르면서 바라보이는 기암괴석의 할미봉주변은

 

6.25사변을 전후해서는 이 일대가 빨치산들의 출몰이 극심했던

 

지역이라 한다.

  

  

육십령고개를 들머리로 하여 오르니 처음은 약간 경사진 오르막이지만

 

이내 완만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지고 500m지점 좌측 무덤을 통과하니 

 

완만한 오름길이 계속된다.

  

 

얼마나 가물었으면 등로 자체가 눈(雪)은 고사하고

 

미끄러운 낙엽길에 흙먼지만 풀풀 날리는

 

그야말로 삭막하기 이를데없는 오름길이다. 

  

  

일요일날 제주도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 한라산 입산금지라는

 

소식도 접했지만 올해는 전국적으로 유달리 눈소식이 적은것 같다.

 

스키장이 초비상사태라 하질않는가. 

 

사방천지의 나무는 모두 헐벗고 나무사이로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는

 

더욱 처량하기만 하다.

  

  

 

1.5㎞ 지역의 첫째 무명봉을 지난후 조금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고 이제부터는 할미봉까지 계속 치고 올라가야 한다. 

 

올라갈수록 제법 가파르고 암벽을 타고 오르는게 힘이 드는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땀이 온몸에 스며든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 약간 못미쳐서 암벽으로 된 길이

 

더 좁아지면서 10여분간 암벽을 타고,

 

때로는 암벽사이로 밧줄을 타고 오르니

 

사방이 훤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주변 휴식공간이 제법 되는 생각보다 널찍한 할미봉이다.

 

 

 

◈ 할미봉 12:20 도착, 10분휴식후 12:30 출발

 

산꾼들에게 있어서 할미봉은 산행기점이라기 보다는

 

남덕유산이나 향적봉 산행의 지나가는 한 봉우리로 알고있는데

 

실제로 그렇게 산행계획을 잡고 오르고있는게 대부분이다.

  

  

방울방울 솟은 뜨거운 땀방울이 금새 차겁게 변하더니만

 

한기마져 느껴진다.

  

 

작년에는 정상의 안내판에 작업중이라는 글귀만 있었는데

 

언제 정비를 했는지 멋진 조망안내도를 만들어놓았다.

 

할미봉에서 조망되는 서봉과 남덕유산은 좌우로 마치 형제처럼

 

우뚝 서있는게 자뭇 위엄스럽고 당당하다.

  

  

자, 오늘은 서봉과 남덕유산의 우람한 봉우리 두개를 넘어

 

영각사로 하산해야 한다. 간단한 워밍업을 하고...

 

  

할미봉을 내려서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많은 표지기가 달려있고

 

좌측으로 대포바위(남근석) 안내문과 함께 아랫길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나

 

400m의 거리가 부담스럽다.

 

그러면, 왕복 800m인데 너무 멀어 안내문을 읽은걸로 대신하고

 

예의 난코스를 내려갈 준비를 한다.

  

  

작년에는 내림길이 얼면서 빙벽으로 되어있어 아주 힘들었는데

 

오늘따라 주변 잔설만 있을뿐이지 얼은 곳이 없어 밧줄을 타고

 

30,40m되는 급 내림길을 1,2차 계속 내려가는데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내려갈수 있었다.

 

작년보다는 시간도 절약하고 쉽게 통과하였다.

 

그러나, 결빙시에는 역시 조심해야할 구간이다.

 

여기외에도 조금더 내려가면 암벽과 밧줄이 있는 난코스가 나오는데

 

아예 나뭇가지로 막아놓고 우측으로 우회도로를 만들어 놓았다.

  


 

 

 

 

 

 

 

  

 

이어지는 등로는 덕유교육원 갈림길까지 계속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

 

허기가 져 바람없는 조용한 곳을 찾아 전을 펴

 

딱딱하게 얼어붙은 밥을 먹어보나 잘 넘어가지않는다.

 

배가 고파 먹지않으면 안되기에 억지로 뱃속으로 밀어넣으니

 

이번에는 배가 아프다.

  

  

덕유교육원 갈림길까지는 고만고만한 오르내림길이 이어지고

 

5.0㎞ 지점인 넓은 공터를 지나자 이어 서봉과 덕유교육원 갈림길이 나온다

 

(직-남덕유산 3.6㎞, 우-덕유교육원 1.6㎞, 육십령 5.2㎞, 직-서봉 2.1㎞).

  

  

 

여기서부터 서봉까지는 계속 오름길이다.

 

산죽으로 뒤덮혀있는 좁은 등로를 통과하고 10분후 헬기장이 있는 능선안부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니 주변 전망은 좋으나 겨울산 답지않게 눈은 보이지 않고

 

헐벗은 나무들만 조망되는데 할미봉에서 S자 형상으로

 

오르내리막 능선이 길게 이어져 오고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또 가파르고 경사가 심한 오름길을 끝도 없이 올라간다.

 

서봉 오르기전 무명봉을 통과하고 잔설로 뒤덮힌 미끄러운 암벽을

 

로프를 잡고 오르기도 하고 때로는 내려가기도 한다.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막힘이 없다보니 차갑고 매섭다. 

 

서봉 정상주변에 오니 오늘 처음으로 보는 산님들이 바람 없는곳을 찾아

 

식사를 하고 있다.

 

겨울이라서 그렇나, 산님들은 거의 없고 차가운 바람만 부는게 을씨년스럽다. 

 

  

 

◈ 서봉(장수덕유산) 14:50 도착, 10분 휴식후 15:00 출발

 

바위 무덤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니 사방이 훤한게 서봉이다.

 

우람한 남덕유산이 지척이다.

 

산세가 자뭇 웅장하고 위풍당당하다. 바람에 상당히 춥다.

 

제법 추운 날씨지만 주변 조망도 좀 하다가 남덕유산으로 곧장 내려간다.

 

 

서봉 바로 옆 헬기장의 넓은 공터는 전망이 더없이 좋다.

 

삿갓봉부터 향적봉까지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통상 육십령에서의 오름길은 향적봉까지 종주코스가 제격인데...

 

 

 

 

 

 

서봉에서는 영각사쪽에서 남덕유산 올라가는 많은 철계단처럼

 

가파른 철계단이 연이어 두 개나 있는데

 

눈발이 날리고 결빙시에는 조심히 내려가야 할성싶다.

  

  

계단을 다 내려가 약간 오르다가 다시 한참 내려가다가 또 다시 올라간다.

 

여기는 햇빛이 잘 안들어 더욱 썰렁하고 주위에는 제법 눈이 많이 쌓여있다.

 

오늘 처음보는 적설이다.

  

  

내림길은 끝나고 계속 올라가다보니 우측의 남덕유산 가는길과

 

직진코스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남덕유산 0.3㎞ 갈림길이 나오고

 

우측으로 바로 올라가면 남덕유산 0.1㎞ 갈림길이 또 나온다.

 

월성재로 내려갈 경우 우측이나 직진이나

  

어차피 남덕유산 0.3㎞ 지점에서 나중에 만나지는데

  

배낭이 무거우면 근처에 내려두고 남덕유산 정상을 밟아보는 것도

  

지친 나그네의 힘든 여정을 다소 덜어주는 효과가 있어 한 방법이기도 하다.

  

  

 

◈ 남덕유산 15:50 도착, 10분휴식후 16:00 하산

 

남덕유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함께 차가운 돌덩이와 흙더미외 아무것도 없다.

 

남쪽의 서봉이 지척이고 북쪽의 향적봉 능선이 아스라히 시야에 들어온다.

  

  

시간만 되면 삿갓봉을 지나고 무룡산에 올라 한바퀴 획 돌아본후 백암봉을 거쳐 

 

거친 숨을 몰아치며 중봉에 올라 주목에 피여있는

 

환상적인 설화를 마음 가득히 담으면서 향적봉에서 마음껏 기분을 내며,

 

아니 시간이 좀더 나면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는 환상의 종주코스인

 

적상산까지도 가볼만하지만 마음속으로만 그리고 영각사로 바로 하산한다.

  

 

 

 

 

  

여기서 영각매표소까지는 3.4km밖에 안되어 힘들지 않게 하산할 수 있다.

 

하산길에 가파른 철계단이 몇 개소 있지만 결빙구간이 없어 수월하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철계단 폭이 너무 좁아 오르내릴때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이왕 설치할 것 애초에 폭을 좀더 넓게 했으면

 

결빙시에도 오르내리기가 좀 낫지않겠나 싶다.

  

 

 

 

  

 

철계단을 지나면 곧 이어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내리 꽂는다.

 

갑자기 구름이 잔뜩 끼면서 안개가 앞을 가로막는다.

 

눈이 올려나...

 

기대속에 조금 기다려 보니 이내 구름은 물러가고

 

날씨는 구름 약간 낀 원위치... 참 유별난 날씨다.

  

 

너덜길이 계속 이어진다.

 

눈이 많이 왔을때는 너덜길이 눈밭으로 변해

 

차라리 오르내림길이 편하다고 할수있으나

 

지금은 마냥 너덜길을 헤집고 내려간다. 달려라, 달려...

 

 

 

◈ 영각매표소 17:00 도착, 하산완료

 

  

 

영각매표소를 지나 영각사입구에 오니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고

 

차가운 기온이 몸속으로 파고든다.

 

함양발 마지막 버스 도착시간이 18:25이다. 1시간이상 기다려야한다.

 

시간이 남아 영각사로 올라가본다.

  

 

적막감만 감도는 사찰내의 보살님이 거주하는 처소에는

 

군불때는 냄새와 연기가 드리우고,

 

방안에 들어가 뜨뜻한 아랫목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영각사입구에 있는 산악회 버스에서

 

웬 머스마가 추위에 떨며 서있는걸 보고 푸짐한 오뎅 국물에다

 

서상면까지 태워주겠다한다.

 

이런 고마울데가... 역시 산에 오면 모두가 정다운 벗이요, 이웃이다.

 

마산의 산길따라 산악회 회원님들께 정말 고마운 말씀 올립니다.

  

  

겨울 눈 구경하러 왔다가 눈은 눈꽃만치도 못보고

 

흙먼지만 풀풀 날리는 산길에서 추위와 씨름하면서

 

다음을 또 기약하게 되었다.

 

언제 다시 올때면 함박눈을 맞으면서

 

스패츠를 단단히 발목에 매고 눈과 씨름할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