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무박종주

산행일시 : 2005년 2월 5일  토요일

산행장소 : 지리산

산행코스 : 화엄사 ~ 중산리 (38 Km)

산행시간 : 소요시간 16 시간 50 분(오전 03시 50분 ~ 오후 20시 40분)

산행준비물 : 배낭(35L),윈드쟈켓,500L(보온물)+1.2L(보온물),김밥(1인분),컵라면(2),커피(4),배(1),사과(1),

               영양갱(2),수건(1),의약품,나침반,메모지,볼펜,화장지(1롤),아이젠10핀(6핀여벌),손난로,칼,장갑,

               헤드랜턴,손전등,예비건전지(6),김장용비닐,디카,스틱,쓰레기봉투(2),

산행날씨 : 비교적 맑음

산행동행 : 나 홀로

 

 

   구간별 산행이동거리

화엄사주차장화엄사(2.0㎞)연기암갈림길(0.5㎞)참샘터(1.0㎞)국수등(0.5㎞)

중재(1.5㎞)눈썹바위(0.5㎞)성삼재도로(1.0㎞)노고단(2.7㎞)피아골삼거리(0.5)

임걸령(1.3㎞)노루목(1.0㎞)삼도봉(0.8㎞)화개재(1.2㎞) →토끼봉(3.0㎞) →

연하천산장(2.1㎞)형제봉(1.5㎞)벽소령대피소(1.1㎞)세석대피소(음정,마천)갈림길(1.3㎞)

선비샘(1.8㎞) →칠선봉(1.5㎞) →영신봉(0.6㎞) →세석대피소(0.7㎞) →촛대봉(1.9㎞) →연하봉(0.8㎞) →

장터목대피소(5.4㎞) → 중산리매표소(산행종료) 

 

  ◈ 구간별 산행 소요시간

03:23 구례구역 도착

03:45 화엄사 주차장 도착(장비 재점검)

03:50 주차장 산행시작

04:30 연기암삼거리

04:45 참샘터

05:10 중재

06:05 눈썹바위

06:25 노고단대피소 (40분간 식사 및 휴식)

07:18 노고단(1,507m)

08:10 임걸령샘터

08:45 노루목  (반야봉오름 삼거리 : 약 1시간 30여분정도 소요,종주에서 제외)

09:05 삼도봉(1,550m)

09:23 화개재(1,315m) 피아골대피소로 가려면 200m정도 계단아래로 하산

10:00 토끼봉(1,533m)

11:10 연하천대피소 (1,440m)

12:55 벽소령대피소(25분간 점심 및 휴식)

14:06 선비샘

14:44 칠선봉(1,558m)

15:22 영신봉(1,651m)세석산장

16:11 촛대봉(1,703m) 

17:05 연하봉(1,730m)

17:20 장터목대피소

20:40 중산리 매표소(산행종료)

 

 

   산행 후기

“ 2005 을유년 ”  새해들어 모든 산님들은 각자의 산행을 생각하여 본다.

나 역시 올 해 고국을 떠나는 친구를 위해 이산저산으로 길동무를 약속 하였고 그러한 시간 가운데

잠깐 홀로하는 이번 주말… 작년에 이어 새롭게 종주를  생각하며 겨울산행의 종주로 지리산을 잡아본다.

지리산의 겨울 무박종주는 처음으로 생각 하여보고 시도하는터라 예전과는 사뭇 다른 긴장감이 밀리고

괜시리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작년에 화엄에서 대원사종주,칠선계곡에서 한신계곡,그리고 한해 정리차 마지막으로 무박종주 했던 기억을 

더듬어보며 내 자신을 다시한번 정리해 보는 시간으로 삼고자 도전했다.

위험이 있고,두려움이 일고,공포감이 밀려와도 내 자신을 산에 맡기고 자연에 동화되어 함께 한다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감히 글을 올려본다.

2월1~2일  광주와 전남 지방에는 그야말로 엄청난 눈이 내려 온통 백설로 뒤 덮고 항상 그러하듯 교통은 엉망이고

사람들은 종종걸음으로 갈길을 재촉하지만  광주를 품에 안고 의연한 자태를 드러내는 무등산의 설경은 어지러운

마음에 평화를 안겨준다.

2월3~4일  날이 점점 맑아지기 시작하고 출정의 날인 내일(4일)이 다가오며 지리의 종주 능선을 다시한번

그려보며 매번 그러하듯 설레임의 시간속을 달리다 회사 근무가 끝나고 이어지는 나의시간..... 

이제 집으로 가서 몇가지 준비물만 더 챙긴후 휴식을 취하고 광주역으로 출발하면 된다. 

여기까지 생각은 그럴 듯 했으나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여태껏 미루어졌던 모임이 갑자기 성사되어 모두 모이니 꼬~옥 참석하자며 함께 근무하시는분이 장소를 모를 터이니 같이 가자고 하신다. 이거 낭패다…..

저녁에 모임에 가면 길어지고 자리가 길어지면 술 잔이 많이돌고 이럭저럭

하다보면 취할것이고 취한상태에서 산에 오름은 처음에는 어떨련지 몰라도 두,서너시간 지나면 열량 손실로

자칫 순식간에 저체온으로 바뀔수 있으며 이는 거의 죽음인데 사면초가에 봉착한 것 같다.

흥겨운 분위기를 깨뜨리기 싫어 슬며시 자리를 비우며 모임을 주관한 임원에게 회비 명목으로 작은 성의만 보이며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황급히 이동을 시작한다.  2시간여를 술 자리에서 보내고 집으로

들어오니 어머님이 “술 냄새 많이 나는데 산을 어떻게 가려 하느냐  혹여 가려면 양치질 하고 가라 “ 하시며

보온물 2 통을 배낭 옆에 놓아 두신다.  시계를 바라보니 23시15분  얼쩡거리다 보면 마지막 열차 놓치겠다

생각에대충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 김밥집을 들러 1인분을 준비하고 역전으로 출 ~~ 발.

역전에 이르러 구례구역 표를 구입 하고보니 약 10여분 남은시간이 있어 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 광장으로 나가

바쁘게 달려 여기까지 온 하루를 그려보며 23시47분 익산을 향하는 마지막 열차에 오름을 시작으로 

나의 산행기는 시작된다.

열차안에 들어서보니 모두 피곤한지 핸드폰으로 마지막 인시들을 나누고 곧장 잠을 청하여 보는데  늘 그러하듯

사이사이 종착역 안내방송때문에 잠을 청하기란 아주 곤란하다. 어차피 쉽사리 이루지 못할 잠자리라면 차라리

창 밖의 야경이나 실컷 즐기며 가자 생각에 창가에 붙어 고속 스침의 흐느낌을 감미하여 본다.

새벽 01시 10여분 조금지나 익산역을 알리는 안내방송과 함께 자리를 일어나 용산에서 내려오는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데 30여분정도  시간이 남아 잠시 역 광장 밖으로 나가 주위를 바라본다.

역 광장은 조용하고 대합실안에는  추위를 피하시려는 손님 몇 분만이 TV시청하시면서 계시고.....(쿨~~쿨)

잠시 서성거리다 구례구를 향하는 열차가 들어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개찰구를 지나 3번 플랫홈으로 이동하여

열차에 올라보니 함께 할 산님들의 보통 50~60L정도의 무거운 배낭이 눈에 들어온다.

이 분들 가운데 나처럼 화엄사에서 출발 하시는 분들도 있으련만 무박으로 하실것 같지는 않고.......

이미 잠은 달아나 버리고 디카의 밧테리도 재 점검하고, 헐겁게 매은 등산화도 다시 묶어보면서 산행 소요시간을

나름대로 잡아보는 가운데 어느덧 열차는 종착지 구례구역을 알리고 산님들의 모습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몸의 컨디션도 재 확인 할겸 자리를 미리 일어나 객차 연결점 공간에서 잠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며

헤드랜턴 밧테리 투입과 자가발전 손전등도 충전하기 시작....

역 도착과 함께 산님들의 총총 걸음이 이어지고 뒤 따라가며 역전 밖으로 나오니 예상했던대로 버스는

운행이 되지 않고 택시 기사님들이 모여 계시는데  잠시 뒤에서 지켜보노라니 어제(2월3일) 성삼재까지 제설작업이

끝나서 운행이 가능하시다고 말씀하시니  별 말씀 없이 산님들 삼삼오오 짝을 이뤄 떠나가신다.

"화엄사 가십니까 ?  여쭈어보니 잠시 기다려 달라시는데 다른 여산님이 오셔서 동승을 이야기 하시고

또 다른 두 분이 모여 출발.

새벽 공기를 쏜살같이 가르며 택시는 화엄사 주차장 근처에 다다를즈음 나는 항상 주차장에서 부터

종주를 시작하였기에 여기서 내리고 나머지 분들은 성삼재로 이동.(차비 12,000냥)

잠시 숨을 고르며 스틱을 조정하고,스패츠를 착용하고,6핀 아이젠을 비너에 걸고  새벽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금새라도 내 눈에 떨어질 정도로 반짝거리고 .......(산행시작 03:45)

"대화엄성지" 돌석을 지나 공단 직원님들 잠들어 계시는 매표소를 통과하여 청아한 물소리를 벗삼아 화엄사 입구로

이동하기 시작하는데 택시 한 대가 휭 하니 앞으로 지나가고  멀리 경내에서는  새벽 예불을 알리는 범종 소리가

울려퍼지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종교는 없지만 오늘 이 지리를 찾으시는 산님들 모든 분들에게 안산과 즐산의

염원을 기도 드리며.....

화엄사 다리를 지나 다원 찻집 앞에 이르니 강아지 울음소리  어디에서  짖어대는지 알길없고 한 컷만 찍고

잽싸게 잘 정비된 등로를 따라 산행시작.

<다원 찻집 앞 이정표를 바라보며>

이곳 등로에 녹은 눈과 대나무 숲을 지나 좌측 개울을 따라 올라서기 시작하면 자연탐방로도 나타나고 심심치는 않으나

아무래도 야간 산행이라 마음 한 구석의 불안함과 또 다른 그 무언가가 내면에 엄습해옴은 어쩔수 없는

속세에 찌들어 사는 세인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 된다.

<오름길에서 한 컷>

야간에 이동하는 걸음인지라 나도 모르게 자꾸 페이스를 잃어버리는 느낌이 들어 아직도 진정한 산님의 모습이 아님을

안타까워 하며 체력 조절에 자꾸 신경이 쓴다.

 

연기암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두 다리를 지나  잠시 더 오르니 이정표가 나타나고

  

연기암 삼거리를 곧장 질러 오르며 목 마름을 해결 할 수 있는 참 샘터에서 두 사발을 벌컥벌컥 들이 마신다.

지금 생각이지만 아마도 전날 모임에서 술 때문이었으리라......

하늘의 별빛은 고도를 올릴수록 더욱 밝은 빛을 토하고 구례 시내 전광은 점점 아스라히 멀어져 갈 즈음

오름길 우측에 누군가 비박을 하고 있는 광경이 들어온다.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번쩍이는 후레쉬에 혹시나 몰라

그냥 지나치며 지나가고...

중재를 지나 한 10여분 올랐을까 갑자기 몸에 이상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바로 저체온증이.....

배낭을 열고 보온물을 1컵 따라 마셔보지만 좀처럼 몸이 풀리지 않고 더 줄어드는 느낌이 매우 좋지 않고

서서히 졸음마져 밀려오는지 시야가 희미해지기 시작한다.

겨울산 특히 야간에 산에서 졸음은 곧 죽음이라 예전 대학시절 산악 훈련시 선배들과 함께 동계훈련을 생각하며

혼자 중얼거리기도 하고  계속 몸을 풀어가며 다시 보온물 1컵을 마셔보니 정신이 서서히 찾아든다.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벌써 젖어있고 많은 열량 배출이 있었을 것으로 영양갱 하나를 섭취하면서 진행방향으로

헤드랜턴을 비춰보니 운이 좋았다.

바로 위 바위부터 얼어있는게 아닌가...  대충 앞을 비춰보니 아이젠 6핀정도면 별 무리 없이 진행 할 수 있을것 같아

비너에 걸린 아이젠을 풀어 등산화에 착용후 이동하기 시작.

상당한 시간을 보낸것 같아 자꾸 조바심이 밀려와  조금 빠르게 이동하여 올라보니 눈썹바위 근처에 다다른것 같다.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성삼재도로와 마주치는 이정표를 생각하며 짧은 시간 하늘의 별을 보며 깊은 호흡을 가져본다.

예전부터 지리산을 오르는 산님들은 화엄사에서 이곳까지를 마의코스라 여겨 왔었다.  모든 산님들이 아시겠지만

오름길에 바위와 너덜지대,무거운 배낭,그리고 많은 체력과 인내를 요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많은 눈을 볼수 없었던 오름길과 다르게 노고단 대피소로 향하는 도로에는 수북히 눈이 쌓여 있으나 개인적으로 나는

눈을 밟으며 산행하는 즐거움을 좋아한다.

멀리 일명 길상봉(노고단)으로 불리우는  정상쪽에 KBS,MBC 방송 송신탑에서 번쩍이는 불빛이 반짝이고

한참을 기분좋게 눈위를 밟아 오르니 대피소의 따스함이 들어온다.

따스한 화장실과 대피소안을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취사장으로 걸음을 옮겨 들어서는데 많은 산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시고 계신다. 이 분들중에는 열차에 함께 오신 분도 있으련만....

컵라면에 보온물을 올리며  수건으로 등쪽과 가슴부위를 맛사지 하며 컨디션을 재차 점검,조절하면서  오름길에 아찔했던

순간을 따스한 국물과 함께  달래보며....휴식

얼마간의 휴식을 뒤로하고 아무도 없는 취사장을 나와 노고단 돌탑길을 오르며...

청학동 도인들이 3일간 공들여 쌓았다는 거대한 돌탑(케룬)을 사이로 본격적인 지리의 주 능선이 시작된다.

무릎 이상 높이의 눈이 쌓여있기는 하지만 등로는 잘 다듬어져 있었고 백설의 향연을 느낌에 부족함이 없는데다

멀리 따스함의 온기가 고글 넘어로 비추어 들어오는게 아닌가.....

 

한 발이 눈 속에 폭 빠져 나온 뒤에 모습을 (▲)

 

 

참으로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느끼게 하는 기쁨을 최대한 만끽 하여보며 랜턴을 회수하여 배낭에 넣고 지리의 물맛으로

일컷는 임걸령 샘터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 ▲ 멀리 노고단을 뒤로하며 산님들의 정성어린 돌탑을 지나며>

< ▲ 가는길에 스틱으로 눈의 깊이를 재어보며>

<포금함마져 감도는 등로>

<이곳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진행방향>

 

<▲ 지리의 최고의 물맛으로 꼽히는 임걸령샘터>

샘터에 다다를즘  열차에서 만나 헤어졌던 분들을 다시보니 반가움에 잠시 휴식도 취할겸 이야기도 나누며......

(대구 여산님이 계셨으니까 ㅎㅎㅎ)  잠깐의 즐거움을 나누고 먼저 자리를 옮겨보기 시작한다.

돌 계단의 흔적은 눈으로 사라져 버렸고  한 걸음 한걸름이 마냥 즐겁기마져 하는 가운데  앞서 가시는 님들의 모습이

한분,두분 시야에 들어온다.

노루목 삼거리에 다다르니 앞선 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고 반야봉은 이번 종주에서 취할수 없는 구간이라 아쉬움으로

등로만 바라보다  삼도봉으로 길을 열어본다.

<▲ 반야봉에서 40여분을 내려와 좌측으로 하산하면 마주치는 이정표에서>

산님들이 얼마나 많이 만지셨는지 닳아버린 삼도봉 정상석의 꼭지를 바라보고

눈의 무게에 힘겨워 축 쳐진 소나무와

화개재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눈 덮힌 소나무도 바라보고

화개재에 다다라 보니 다리와 어깨에 약간의 무거움이 느끼며 이곳에서 좌측으로 200M 아래로 내려가면

피아골 대피소가 나오는데 이곳도 그냥 지나쳐 갑니다.

 <백설속의 산죽을 줌으로 땡~~겨서>

쉬임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토끼봉에.....

 <토끼봉에서 바라본 좌측 천왕봉의 자태>

토끼봉에서 연하천 대피소에 이르는 등로에서 찍은 몇 점 올려 봅니다.

연하천대피소를 향하여 나무계단을 내려 가보면서 틈나는대로 디카에....

<△ 연하천대피소의 명물  작년 가을에 돌틈사이에 다람쥐가 살았었는데.......> 

대피소 장승도 보고 .....먼저 오신 산님들의 버너와 코펠에선  향긋한 냄새가 연신 기차 화통처럼 연기를 피워오르고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꼴딱 소리를 접어두면서 바닥난 보온통의 물 한 통을 채우고 벽소령으로 이동하여 봅니다.

 <형제봉의 아름다움도 담아보고 △ ▼  >

 <지나온 형제봉을 뒤로하며>

 <산죽과 어우러진 고목을 바라보며 △ ▽>

<벽소령 대피소가 안부에 멀리 보이기 시작하고>

 <벽소령 대피소의 명물임 빠 ~알간 우체통과 대피소 전경>

주위에 아무도 보이지 않고 취사장으로 내려가보니 산님 두서분이 식사를 마치시고 버너를 접으시려는 순간에 염채 불구하고

보온물을 조금만 더 데워 달라하니 흔쾌히 끓여주셔서 김밥과 컵라면으로 맛있는 점심을 냠~~냠

취사장내 몇 몇 쓰레기를 봉지에 담고 몸의 컨디션을 보니 아직은 숨을 쉬는게 걸을만 한가 봅니다.

마지막으로 배낭에 남은 식량을 조사해보니 배(1),영양갱(1),보온물 약간과 보온통의 생수1통 이정도면 식량은 충분한데

문제는 일요일 회사 근무라 당초 계획 했던 화엄에서 천왕봉으로 하여 법계사를 들러 중산리로 내려오면 다음날 회사 출근이

도저히 어려울것 같아  계획을 수정하고  긴급히 하동에 살고 있는 동서에게 S.O.S를 타전 합니다.

밤에 시간 있으면 중산리에 21:00 정도에 와 달라 하였더니 쾌히 승낙하여 마음 한 걱정을 멀리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장터목 산장을 향하여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벽소령에서 선비샘으로 가는 길목에서 몇 점 찍은 사진도 올려 봅니다.

이곳 정성어린 돌탑의 안부를 지나면 선비샘이....

 <얼어붙어 버린 선비샘을 바라보며>

안타깝지만 조망할 여유를 가져 보지 못하고 세석으로 옮기기 시작합니다.

<가도가도 조금씩 등로가 선명할 뿐 그대로 있는걸 보면.....멀기는 멀다>

 <어느덧 칠선봉에 다다라 근처 봉우리를 디카에 옮기기 시작>

 <세석 바로 직전의 영신봉을 조망하며>

 <영신봉 주변에서()... 세석평전을 바라보며() >

세석평전에서 식수공급을 받으려면 기존 설치된 식수장보다 30여M 정도 아래로 내려가서 공급을 받은 후 다시 능선에

올라... 촛대봉을 오르며 안테나와 영신봉 그리고 세석을 배경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멀리 홍수때 무너져내린 천왕봉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연하봉을 오름길 능선 주변에 펼쳐진 광경과 고사목을 바라보며 몇 점씩 ......

이제 조금더 힘을 내서 장터목 산장을 향하여 시간이 조금 많이 지체가 되었네요.

  

 

장터목산장에 도착하여보니 꼬박 13시간 45분이 소요 되었습니다.

작년 가을이면 벌써 하산하고도 남은 시간이었는데.....아무래도 겨울철 눈길 산행은 조심성이 따르고 그에 동반하여

체력소모도 많은걸 다시 한번 느끼며....이제 하산을 서둘러야 되겠습니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이 길은 응달지역이라 아이젠을 6핀에서 10핀으로 바꾸어 차고 내려갑니다.

예상했던대로 이 곳은 완전히 빙벽에 가깝게 얼어있어 상당히 위험이 따르기는 하나 구곡에서 빙벽을 배울때 생각에

잠시 흉내 내어 보는데 늦은 시간이 되어가는데 오르는 산님이 자꾸만 쳐다보아 다시 정상 모습으로 바꾸어 하산 진행.

<명성교를 지나고>

 <병기믹터교를 지나>

이제 완전히 하산에 접어 들었나 싶었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르고 있는 인기척에 돌아보니 한 참 먼곳에 가느다란 불 빛에

움직이며 내려오는 산님이 계시네요.

헤드랜턴을 공중으로 돌리니 기다려 달라고 말씀하셔서 마지막 하산 길에 길 동무 생겨 다행이구나 속으로 생각하고

기다려보니 이건 상황이 조금 심각하게 된 연인으로 보이는 대학생의 모습이라.

남학생은 괜챦게 보이는데 여학생이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따르며 하산 길 밤 산행이라 두려움에  동행을 요청한것 같다.

후레쉬 불빛도 희미하게 보여 지리에서 몇일 보냈냐 물어보니 2틀동안 종주하고 내려오는 길에 여자 친구가 상태가 좋지

않게 되었다며 아끼는 마음이 대단해 보인다.

배낭을 열어 자가벌전 손전등을 건네주고 갈 방향을 물어보니 여수라 이야기 하는데  저런 상태로 중산리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되는것은 물론이거니와 후레쉬도 약하니 끝까지 하산 길에 앞에서 길잡이 하여 주며 가겠다니

고마움을 표 하는데  중산리 하산 길은 바위길이라  통증이 심하게 오면 쉬어가도 되니 천천히 하산하자고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길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가져온 의약품으로 왠만한 치료는 가능한데 여학생이 자꾸 미안해 하니 할 수도 없고......

앞서 길잡이 하며 뒤로돌아 쉬운 길을 헤드랜턴 방향으로 잡아주고 그렇게 하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칼바위 근처에

다다름을 이야기 하여 주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 모양이다.  조금 빨리 앞으로 나아가 동서에게 전화해서  중산리로

나와 달라하니 주저함이 없다.

이제 차량도 완전히 해결 되었고 중산리 매표소 까지만 완착하면 되겠구나 싶어 이야기 하여 주고 싶으나 자칫

긴장이 풀어질까 두려워 말 하지 못하고 계속 하산....

어느덧 시간은 20시를 훌적 넘겨 버리고서야 비로소 매표소 네온싸인이 눈에 들어온다.

아주 평온한 내리막의 임도 길...   네온싸인 아래에서 남학생에게 담배 한개피를 권하니 말을 잇지 못하고...

나도 긴 장막을 뚫고 내려온 느낌이라 덩달아 한 개피 물어보며 동서에게 전화하니  벌써 주차장 매표소에 와 있단다.

다시 두 사람과 함께 매표소까지 내려가는데 동서가 후레쉬로 반기며 형님 이 날씨에 무슨 산이냐고

농담 섞인 이야기를 한다.

이제 이 두사람을 버스 운행 되는곳까지 데려다 주면 되는데 버스시간이 거의 맞지 않는다는것이 문제라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결국 광양쪽으로 차를 달려 내려주며 몸의 상태를 물어보니 많이 좋아졌다 하는데.....

이제부터 두 사람이 알아서 하겠노라고 자꾸 이야기하여 동서 댁으로 데리고 가서 1박을 시킨 후에 보내고 싶었는데

어째 조금 찝찝하지만 서로 헤어지는수 밖에.....

연신 고맙다는 말에 다음 기회에 산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립니다. 짤막한 말 한마디만 남기고 동서댁으로 직행.

동서댁으로 가서 처재에게 왜 아픈 사람을 그냥 보내고 왔냐고 둘이 신나게 깨졌다.

      "" 한국의 산하 가족 여러분  2005년

             항상 건강하시고  안산 하시기를 빌어 드리오며

                 복 많이 받으십시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