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30일 일요일 오전 10:04:40
겨울등산여행 - 가야산과 팔공산

해마다 겨울, 여름 방학이면 시간을 내서, 원거리 등산여행을 떠난다. 올해도 어김없이 어디로 갈까하고 생각을 하다 작년 덕유산 산행기의 말미에 적은대로 가야산과 고령 가야 고분 여행으로 작정을 한다. 밤 기차로 내려가서 등산을 하고, 해인사나 고령에서 숙박을 하고 가야 고분군을 둘러본 후 돌아올 작정을 한다. 영남의 지리산-덕유산-가야산을 잇는 대강의 마무리 산행이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지역 군청에 홈피에 관광안내서를 부탁해서 받아본다. 아내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니는 고로 제일 어렵고 궁금한 교통과 숙박에 대해서 알아 두고 기차를 예약해 둔다.

 

언제 : 2005.01.27 -2005.01.29
어데 : 가야산, 팔공산
누구 : Me & my wife

 

교통계획 :
출발지 도착지 출발시각 도착시각 요금 요금합계 비고 
남춘천   청량리  20:05 22:10 5,000 
청량리   서울역  22:20 2240 800 
서울역   동대구  23:00  02:40 18,100 
동대구   성당못  05:46 06:02   800 
서부정   가야 06:30  07:40 2900 
가야 백운리   07:40 08:00 7000 택시 
해인사   서부정류장 16:00 17:20 4000 
성당못   대구역 17:20 17:30 800 
중앙로   동화사 06:40 07:40 1300 
동화사   동대구 13:30 14:30 1300 
동대구   대구역 14:50 15:00 800 
대구역   서울역 17:30 22:30 18100 36200  
서울역   청량리 22:30 23:00 800 1600  
청량리   남춘천 23:30 01:20 5000 10000 01:45 집 
 
# 01.27 19:30 남춘천역
짐을 꾸리고 계획을 점검하고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남춘천역에 도착. 에약한 청량리행 및 대구행 열차표를 구입했다. 20:05에 남춘천을 출발한 기차가 청량리에 약간 연착을 했지만 계획상에 한시간 여유를 두었으니 서울역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충분하리라 생각하고 역전에서 치킨을 사는데 10분을 튀겨야 한단다. 주문하고 시계를 보니 40여분 밖에 여유가 없다. 부지런히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막 개찰을 시작한다. 곧 바로 열차에 올라 자리를 찾아 앉았다. 예전과 다르게 기차도 지하철처럼 티켓을 자동으로 검표를 한다.
# 01.27 23:00 서울역
서울역 출발, 용산을 지나자 준비해온 치킨과 콜라를 먹는다. 기차여행에서 제일로 즐거운 낙 중에 하나이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맥주였는데 술 덜먹는 것이 올해 결심중의 하나- 이러저런 애기를 하고는 엠피쓰리를 꺼내 70-80노래를 틀고 이어폰을 나눠끼고는 잠을 청해본다.
# 01.28 03:00 동대구역
동대구역에 도착, 지하철 첫차 까지 두시간 남짓 시간이 있다. 대합실에서 시간을 때우는데 여기저기 노숙자들이 차지하고 있어 편편치 않다. 역사를 휘둘러 보고는 2층 식당가에 올라가니 빈 탁자들이 있다. 깔끔하고 조용하니 아늑하다. 준비해온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커피까지 마시고는 통로를 따라 지하철로 이동해서 표를 구입하는데 동근란 종이 토큰이다. 검표도 동그란 표식에 살짝 접촉을하고는 통과한다. 동대구-성당못 까지 이동하니 바로 서부정류장,
# 01.28 06:30 서부정류장
가야까지 표를 끊어 수시로 있는 해인사행 버스에 오른다. 대구를 벗어나면서 여명속에 시골풍경들이 차츰차츰 드러난다. 고령을 정류장을 지나 조금 돌아가니 돔모양의 가야고분박물관을 지나고 옆으로 언뜻언뜻 거대한 고분군들이 스치운다. 합천 가야면에 도착해서 줄지어 서있는 택시를  7,000에  타고는 경북 성주군 백운동매표소를 이동한다.
# 01.28 08:00 가야산
@ 08:00 매표소
이른 시각이라선지 매표소에 아무도 없다. 입장료 2인분 3,200을 절약했으니 택시비 반값은 절약한(?) 셈이 되었다.
새벽길을 다니다 보면 의외로 수확이 있다. 설악산(철망에 열쇠까지 철컥 잠금)을 제외하고는 국립공원도 입장료를 거의 내고 다니지 않았다. 매표소를 신속히 통과 후 숲길에 들어서서 신발과 배낭끈을 조여 맨다.
@ 08:10 백운교
첫번째 철제다리. 철제 다리가 3개 나무다리가 2개 정도 있다. 계곡을 따라서 길이 연이어 있다.
@ 08:30 첫번째 이정표
상왕봉 3.0Km, 백운동 1.3Km, 계속되는 계곡길에 시냇물이 졸졸댄다. 날이 따뜻해서 양지녘엔 길이 살짝 녹기 시작한다.
@ 09:20 아침
대구에서 아침을 먹었으니 제누리로 집에서 싸온 김밥과 커피로 요기를 한다. 산에 오면 집에서 보다 엄청 더 많이 먹는다.
@ 09:50 두번째 이정표
상왕봉 1.2Km, 백운동3.1Km. 합이 4.3Km 이제  2/3 온셈이고 능선마루에 올라선다. 가야산성이 무너져 마치 너덜길 같은 돌길이 이어진다.
@ 10:40 칠불봉 직전
한번도 내림길 없이 오르기만 했다. 이제부터는 철계단들의 연속이다. 칠불봉 도저히 오를수 없는 것 같은 거대한 암봉 사이사이로 계단들이 이어져 있다. 숨이 차게 계단을 오르면서 내려가는 것보다는 백운동 쪽에서 오르는 것이 더 낳을것 같다고 아내가 말을 한다.
@ 11:20 칠불봉 정상
몰아치는 정상 바람이 겨울답지 않은 훈풍이다. 마치 봄산행인듯 양지녁에 눈들도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 12:30 상왕봉 출발
가야산 정상을 놓고 성주군과 합천군의 설왕설래 말들이 있다지만 산은 그냥 산이건만....라면을 끓여서 가져온 주먹밥과 함께 맛나게 먹고는 해인사쪽으로 내려선다. 칠불봉 정상에서 부터 밤새인지 콩새인지가 따라 온다. 라면부스러기를 던져주니 바로 옆에까지 와서는 쪼아 먹는다. 나중에들 먹으라고 조그만 밥덩이 몇개를 더 뿌려 주고는 해인사 쪽으로 내려선다.
@ 13:40 마애불 입상
미끄러운 내리막이 조심스럽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천천이 내려온다. 사전에 듣기로는 단조로운 긴 내리막이라 했는데 그런것 같지 않았다. 눈이 쌓여 있지 않았다면 석조여래불도 갔다왔음 했는데 눈길에 덩그러니 발자욱 하나. 그냥 지나치고 한참을 내려와서 마애불 입상을 돌아본다.
@ 14:40 해인사
계획에는 가야산 하산후에 남산제일봉을 오를려고 했는데 시간이 좀 늦은듯 싶었다. 부리나케 서둘르느라 아내는 절구경도 마다않고 가자고 하는 것을 해인사 구경을 안할수는 없는 일, 일주문을 지나 장경고까지 휘둘러 보면서 계획을 수정한다. 남산제일봉과 가야고분을 생략하고 대구에서 일박하면서 시내관광을 하고, 내일 대구 팔공산 등반을 하자고 했더니만 원래 시장구경하기를 좋아하는지라 아내는 대찬성이다. 집에서 출발할 때 속으로 가야산-숙박-남산제일봉 / 가야산-남산제일봉-고령숙박 / 가야산-대구-팔공산 이렇게 세가지 생각을 해둔터였었다.

# 16:00 서부정류장
16:00 다시 대구행 버스를 타고 서부정류장에 도착, 배낭도 보관하고 돌아갈 기차표 예약도 할 겸 지하철로 대구역으로 가서보니 주말이라 사람들이 가득하다. 500원을 넣고 인터넷으로 기차편을 확인하니 서울행 기차는 벌써 매진이다. 몇번을 새로고침을 반복해도 여전이 가망이 없다. 집에서 예약한 막차표를 확인하는데 보니, 이럴 수가! 춘천에서 계획변경을 고려해서 춘천까지 연결될수 있는 표를 착착 예매해 놨던 것. 다행이다 인터넷으로 결재하고. 막상 출발시에도 긴 줄이 염려돼서 발권기에 가서 티켓을 뽑아 속주머니에 챙긴다. 배낭은 어지간한데 스틱이 이리 저리 재봐도 안들어 간다. 그냥 메고 다니기로 하고, 대구역 맞은편 동성로를 걸어서 중앙로 일대를 구경하다보니 배가 출출, 먹을거리를 찾아봐도 신통치 않다. 서문시장쪽을 다니다 사람 많은 곳에 들어가 막창과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고는 약령시장골목까지 다녀보고는 시민회관 바로 옆 모텔에 들어가서 일박

# 01:29 06:00 버스정류장
이상하게 방에 시계가 없다. 자기전에 핸드폰 모닝콜 설정해 놓아는데 잠이 미리 깬다. 대충 정리하고 바로 옆에 있는 해장국집에서 따로 국밥을 시켜 먹는데 아내가 양이 많다고 하더니만 배낭속에서 김밥통을 꺼내더니 국 한그릇을 붓고는 내 것을 가지고 둘이 나눠 먹는다. 밥도 한공기 추가해서는 주먹밥으로 넣곤, 점심에 데워 먹자고 한다.
다시 중앙로, 밀라노 앞에 105번 버스라고 했었는데... 한일극장앞 정류소에서 물어보니 건너편일거라고 한다. 건너편에서 또 물으니 다시 건너편이라고 한다. 지하도를 세번이나 통과해서 한일극장에서 한블럭 올라가니 105번 정류장이다. 배차간격이 10분 남짓이다. 잠시후 도착한 버스를 타고는 팔공산을 향한다. 가다보니 파계사 길이 좌측에 있고 또 한참을 가다보니 갓바위 갈림길이 우측에 있다. 파계사에서 동봉을 거쳐 갓바위로 내려서먼 팔공산 종주 코스려니 싶었다.

@ 01.29 07:50 동화사
종점 바로전 동화사 정류장에 내려, 안내판 등산로를 보고는 동화사로 향하는데 동봉가는길 안내 말뚝이 있다. 동화사를 구경하고 차근이 올랐어도 될 것을 안내푯말 화살표를 따라 올라 몇개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첫번재 고개마루에 올라서니 길이 여러 갈래다. 푯말에 표지가 셋있었는데 웬 심술로 둘은 잘라버리고 하나만 남았다. 염불암, 그쪽을 향해 내려가니 길이 여러갈래다. 아무런 안내도 없고 리본도 없다. 능선으로 올라 붙으니 간간이 리본이 보인다. 발자욱을 따라 한참을 오르 내리다 보니 산정상에 집이 한채 있다. 우회하며 보니 상하수관로와 전기 선로들이 보인다. 나중에사 알고보니 팔공산 스카이라인 케이블카 였다. 그래도 눈길에 발자욱이 남아 계속 따라 오르길 한시간 남짓 넘어 사거리 안부에 도착하니 정상적인 코스로 접어 든다.
@ 01:29 09:20 안부
토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없다. 여기서 처음 만난 산객에 인사를 나누고 물어보니 제일로 험한길이었다고 한다. 알바아닌 알바를 해서 반시간 넘게 헤맨 셈이 되었다. 어째 안내판 하나 없이 이상한 길을 계속 올랐다 싶기는 했다. 염불암, 수태골, 또 케이블카로 올라 동봉으로 향하는 사거리 고개마루.
@ 01.29 10:00 동봉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 쟈켓을 덧 입고는 정상부 계단 사다리를 올라 정상에 도착한다. 가까이 옆 비로봉에 각종 통신시설이 가득하다. 그 뒤로 서봉이 보이고 흐린날에 멀리 좌우로 능선들이 연이어 아득하다.
@ 01.29 11:00 서봉
가까이 보이던 능선길이 근 한 시간여, 여전히 바람은 세차고 하늘은 어둑하니 이내 눈발이 쏟아질듯 싶다. 서봉에서 곧바로 가파른 내리막으로 하산을 한다. 가파른 얼음길이 무척 조심스럽다. 100여 미터를 내려오니 아늑한 평지에 샘이 있다. 바람도 안불고 점심하기 딱 좋은 곳이 지만 좀 이른듯해서 물만 채우고는 내려선다. 바위 옆으로 정상등산로 팻말을 따라가면 파계사로 가는길이란다. 아래로 내려서는 도중에 등산팀을 두어번 만나는 것을 제하고는 오늘 팔공산에서 만난 사람이 거의 없다. 아무래도 여기도 비정상 등로 같다.
@ 01.29 12:00 점심
삼사백 고도를 낮추어 자리를 펴고 아침에 가져온 따로국밥국물에 라을 넣고 끓여서 주먹밥으로 점심을 맛나게 먹고는 다시 하산. 외길 같던 길이 갈라 지는데 아내가 왼쪽계곡으로 내려서잔다. 나중 생각해 보니 오른길은 부인사쪽이고 동화사 버스정류장에선 더 멀리 떨어진 곳이다. 초행길에 사람도 없고 길은 끝이 날듯한데도 끝나지 않고 맥이 풀리는데 건너편에서 사람소리들이 난다. 마지막 개울을 건너 오르니 포장도로이다. 바로 수태골 주차장이 나온다.
오늘은 스카이 라인 뒤쪽길도 그렇고 서봉 내림길도 그렇고  비지정 탐방로로 험한 길로만 다닌셈이 되었다. 초행길에 사전준비부족으로 그렇게 된셈이지만 어제의 가야산에 이어 팔공산까지 이틀 동안의 행복하고도 여유있는 등산길이 내내 즐거웠다.
@ 13:40 버스정류장
수태골 주차장은 만차이고 도로 양측에도 차들로 가득하다. 팔공산을 오르는 제일 좋은 코스라고 한다. 염불암 코스는 포장도로가 너무길어 수태골 코스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수태골과 염불암에서 오른 사람들이 사거리 안부에서 만나 동봉으로 향하는데 우린 등산땐 스카이라인 쪽으로 하산땐 서봉에서 수태골 계곡으로 내려섰으니 오르내리면서 인적이 거의 없는 길로만 다닌 셈이다. 이정표에 동화사 정류장 1.5Km,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아 둘이 걷기로 했다. 초행길이라서인지 평소의 거리감보다 훨씬 멀다. 한참을 걸어 언덕에 오르니 호텔이 있고 그 아래쪽에 돌아 서니 105번 버스 종점, 반갑다. 아내가 내심 걱정한 두시보다 일찍 차를 탈수 있었다.

# 01.29 15:00 대구역
동대구우체국에 내려 길을 건너 돌아서니 동대구역이다. 청량리-남춘천 예매표를 카드로 결재해서 발권을 하고는 안내센터에 물어보니 동대구발 기차표로 대구역에서 승차해도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대구역이 중심가랑 구경거리도 시간보내기도 쉬울듯 싶다. 대구역에 도착해서 작년에 먹었던 꼼장어구이 생각이 나서 찾아가보니 숯불준비가 안됐단다. 네시 이후에나 된다고 한다. 다시 동성로와 중앙로 인근 거리들을 다녀보고 대구역사 백화점도 들려 보고는 약간의 먹을거리를 챙겨서 17:30분 서울행 기차에 탑승, 22:30 서울역 도착, 23:30 청량리발 춘천행 타고 01:20 남춘천 도착해서 또 걸어서 집에 도착하니 01:50.
차에서 보낸 시간과 차비가 사실은 승용차를 몰고 가는 것보다 편하지도 비용이 덜들지도 않는다. 그래도 대중교통을 고집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한가지는 차창 밖으로 펼처지는 풍경과 차안에서 부대끼는 안팍의 정경이 여행기분을 새롭게 하고, 두번째는 차가없음으로 인해서 생기는 여유와 자유스러움이다. 주차걱정도 없고, 원점 회귀할 일도 없으며 정상에서 마음이 내키는 길로 내려갈 수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