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의 중심에서서 (덕유산)

어제밤 늦게 친구 한태서 전화가 온다. 덕유산에 간다면서 나중에 내가 알면 삐칠까봐 미리 전화를 하고 갈려고 한단다. 같이 가자고 하는 말보다 더 무섭다. 하기사 혼자 갔다가 온줄 알면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기에 한참을 웃었다. 부랴 부랴 베낭을 꾸리고, 옷을 입을 순서에 입각해서 나열하고, 나의 옆지기는 도시락준비에 분주하다.

통계에 의하면 2월 2일이 평균 기온이 가장 낮은 날이란다. 기상청 예보도 내일도 강추위는 계속되며, 전라북도 지역에 눈이 많이 온다고 한다. 호남정맥 구간이 전남 지역이기에 눈이 시원찮아서 눈이 그립던차 잘 되었다 싶다. 눈 구경이나 실컷 하자.

오전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신풍령에 11시20분에 우리를 쏟아 놓는다. 우리를 인솔한 모 가이드 산행대장은 소요시간을 6시간을 주면서 5시간 30분이면 충분히 하산 할 것이라고 설명해준다.
백두대간시절 6월달인대도 신풍령에서 송계삼거리까지 11km를 4시간 20분이 소요 된 일이 있기에 일단은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사진은 8분 빠르게 입력되었음을 사전 밝힌다. 잘 보이지 않아서 입력 설정이 잘못되었다.

일자:2005년 2월 2일(수요일)
장소:덕유산.
코스:신풍령(빼재)-1H14'-갈미봉-28'-월음령-57'-못봉(지봉)-11'-지봉안부-24'-횡경재-1H31'-송계삼거리(백운봉)-27'-중봉-20'-향적봉대피소-6'-정상-11'-케이블카시설지구-1H-종점.
시간소요:6시간(나의소요시간:7시간31분(점심시간:41분포함)

신풍령에 도착하니, 강한 북서풍이 파고든다. 그러나 날씨는 청명하고, 차량으로 오면서 밖을보니, 눈이 별로 없는것 같아서 오늘도 기상청 예보가 사람을 놀리나 싶어 가뜩이나 실망이 되었다.

어쨋던 우리는 11시 20분에 스패치와 아이젠을 단단히 착용하고, 대간 시절에 걸어 올랐던 임도를 따라 오르다 우측 철탑을 돌아서 방향을 잡는다. 우리보다 앞서 관광버스가 1대가 신풍령에 대기하고 있어, 러셀이 필요없어 조금은 편안 하겠구나 싶다.

                                     신풍령(빼재)



30여분만에 첫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바람이 눈을 몰아다가 우리가 걸어야 할 마루금에 가득히 쌓아 놓아 전진이 더디기 시작한다.
바로 옆에는 안내판이 있고.........

                                 첫봉 이정표

                                    안 내 문

눈으로 덮혀있는 멀리 산을 바라보니, 구름이 넘어온게 예사롭지가 않다. 앞서간 다른 팀들이 하나 둘 뒤로 밀리기 시작한다.

 

                      

 

1시간 10여분후에 두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신풍령에서 2.6km지점이며, 송계삼거리까지는 8.4km란다. 러셀은 이제 우리팀에서 해야 한다. 시간안에 도착여부가 미리 걱정이 된다.

                            갈미봉정상직전이정표

                                     갈미봉

 

가는 길이 발목이 눈속에 묻힌다.

 

 

오후 1시가 넘어서 월음령에 도착한다. 그러나 월음령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바람이 의지 된 곳을 찾아 점심상을 차린다.

                             월       음       령

갈수록 날씨는 심상치 않고........

그래도 점심은 맛있기만 하다.

 

눈이 쌓인 곳은 사람의 키를 넘을 듯 하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전혀 없다. 눈속에 묻혀 있기에, 일부는 여기서 포기하고 하산을 이야기 하기도 한다.그러나 젊은 친구 한사람이 앞장서서 러셀을 시작한다. 가다가도 눈이 배꼽을 넘어 발을 들어 올릴수 조차 없을때는 개 헤엄을 치며 빠져나와 우측 사면으로 내려 새로운 길을 뚫고 전진하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난다. 지점을 잘 모르겠다.

                                 이    정    표

 

이정표를 지나 50분 가까이 되어서 못봉에 도착한다.

                                        못   봉(지봉)

 

악전고투끝에 지봉안부에 도착한다. 오수자길과 갈림길이다. 못봉이 지봉인줄 처음 알았다. 횡경재까지 1.16km 남았다.

                                 지      봉       안

                           지 봉 안 이 정 표


지봉안부를 출발한지 24분만에 횡경재에 도착한다. 눈이 바람에 많이 날려버려 조금은 쉽게 갈수 있었다. 그러나 신풍령을 출발한지 4시간 가까이 되었다. 아직까지 송계삼거리까지 3.2km, 향적봉 대피소까지가 5,3km 남았단다. 이제는 해지기전 목적지 도착은 꿈이 되고 만단 말인가!!!!!!

                                   횡   경   재

                             횡경재 등산 안내도


이제부터 횡겨재에서 송계삼거리까지 1시간 30분에 걸친 악전고투속에서도 아름다운 대 자연의 신비를 맛 본다. 날씨가 갑자기 어두워 지며 강풍이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리는 속에서 디카는 얼어서 렌즈문이 잘 열리지 않고...모르고 샷타를 누르면 반만 열리는 상황이 발생하고.....작동음도 나지 않고...가다가 러셀에 힘이 붙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그런속에서도 개 헤엄을 치며 산꾼의 강한 기질이 발동된다.


 

 

 

 

 

 

 

 

드디어 우리는 송계삼거리(백운봉)에 도착한다. 강한 바람이 우리를 날려 보내려 한다.시간은 오후 4시 46분이다. 신풍령에서 5시간 26분이 소요 되었다. 향적봉까지 2.1km의 전진이 시작된다.

                           송계삼거리(백운봉)

 

                       향적봉을 향하여 오르고...

 

                  횡경재에서 송계삼거리로......

 

 

 

 

 

 

강한 강풍속에서도 사진 찍기는 계속된다. 이와같은 환상의 설경을 언제 또다시 볼수 있으랴.......향적봉까지 환상의 설화속으로 한번 빠져 들어가 보자........날은 컴컴 해지고 있으나, 아름다운 눈의 세계는 놓칠수가 없어서.......

                                중        봉

 

 

모처럼 나도 한판 부탁하여 찰칵하고..........

 

 

 

 

 

 

 

 

 

 

                                           향적봉 대피소

 

드디어 우리는 향적봉 정상에 섰다. 설화의 중심에 선 것이다.

                            향적봉 정상에서 1

 

                                         향적봉 정상에서 2

                                                 향적봉 정상에서 3

날은 어두워 지고 있다. 케이블카 시설지구로 내려간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계획이다. 가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칠수가 없어서.......그러나 케이블카는 움직이지 않았다.

 

 

 

                           케이블카, 곤도라시설지구

 

 

우리는 스키장을 등로삼아 뛰다싶이 내려간다. 간단 할 것 같은 코스지만 버스 종점까지 1시간이 소요되었다. 무주 리조트에도 불이 환하개 켜지고 있다.

                        무주 스키장 시설지구

 

                            중간곤도라지역

                     스키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버스에 도착
버스에 도착하니 6시51분이다. 7시간 31분이 소요 되었다. 집행부의 걱정이 말이 아니다. 스키장에는 야간 스키꾼들이 찬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아직도 14명이 소식이 없단다. 1명은 향적봉대피소에서 어둡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포기하고 있고..40여분 후에 후미가 도착하고....주최측에서 끓여주는 한주걱의 밥에 따끈한 돼지, 김치, 두부찌게를 말아 쐐주 한잔이 오늘의 꿈 같은 설화의 품속에서 빠져 나오게 한다.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다. 생에 한라산, 지리산, 백두대간길의 수정봉에 이어 4번째 대자연의 신비를 맛 보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