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계방산

1:25,000지형도=노동

2005년 2월 17일 목요일 맑음(-3~10.5도)   일출몰07:14~18:06

코스: 운두령13:00<3.8km>정상15:00<5.7km>이승복생가16:30<2.7km>삼거리주차장17:00

[도상12.2km/ 4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용평면의 면계선상에 우뚝한 계방산(桂芳山1577.4m)은 계수나무 꽃향기가 짙다는 산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산자락 곳곳에 살아천년 죽어천년의 주목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온갖 희귀수종과 야생화가 천국을 이루는 고산지역이다.

특히 높이로 봐선 남한 여덟번 째의 최고봉인 이 산에서의 겨울 설경은 백두 대간을 배경으로 평균 1,300m대의 고봉들이 주위를 에워싸서 고혹적인 설경을 연출한다.

오름길에 쳐다본 계방산 오름길에 쳐다본 계방산 
 

하산길에 돌아본 계방산 하산길에 돌아본 계방산 
 

이 산의 정상에 서면 북쪽 방면으론 한강기맥의 시발점인 오대산 두로봉(1421.9m)을 향한 연릉들이 백두 대간으로 연결되고, 날씨만 맑다면 설악산까지도 조망 된다고 한다.

동으론 노인봉(1388.1m)에서 진부령까지의 백두 대간이, 남쪽으론 백적산(1141.2m)이, 서쪽으론 회령봉(1309.4m)이 지능선들 틈새에서 우뚝하다.

1492m봉에서 본 소계방산으로의 지능선 뒤로 한강기맥 1492m봉에서 본 소계방산으로의 지능선 뒤로 한강기맥
 

1492m봉서 본 운두령 이후의 회령봉 1492m봉서 본 운두령 이후의 회령봉
 

차량이 넘나드는 고개론 정선의 만항재(1330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운두령(1080m)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두시간만에 정상에 설 수 있다. 안내문엔 정상이 국내 다섯 번 째라고 하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견해를 달리할 수도 있다.

남한에선 한라산1,950m, 지리천왕1,915m, 지리중봉1,875m, 지리제석1,806m, 지리반야1,732m 그리고 설악산 대청봉1,707.9m, 덕유산 향적봉의 1,614m에 이어 계방산이기 때문이다.

하산길에 본 정상탑
   하산길에 본 정상탑
 

안내문의 개요 안내문의 개요
 

일반적인 당일치기 산행코스로는 운두령까지 차량으로 올라 정상 찍고 곧장 삼거리 주차장으로 하산하거나, 북동릉을 타고 주목 군락지에서 노동골로 내려와 이승복 생가터를 둘러본 뒤에 청소년 야영장에서 산행을 끝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의 적설기엔 야영장에서 아랫삼거리까지 2.7km의 포장도로를 걸어야만 하는 애로가 있다. 최근에는 1462.3m봉을 우회하여 방아다리골로 하산하는 코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정상에서 가장 빠른 하산코스인 계방 남릉
   정상에서 가장 빠른 하산코스인 계방 남릉
 

숲탐방 안내문의 탐방코스 숲탐방 안내문의 탐방코스
 

이번코스 진행방향의 북쪽 홍천군 내면의 자운천, 계방천등은 내린천을 타고 소양강을 거쳐 춘천호반에서 북한강으로 팔당호까지 가서 한강이란 이름으로 흘러 흘러, 경기도 파주에서 임진강물과 강물끼리 통일을 해서 손에 손 잡고 인천앞바다로 나아간다.

남쪽 노동리쪽 계곡수는 속사천 물길따라 평창강으로 흘러들어 영월까지 가서는 동강물과 함께 남한강의 상류를 이루는데, 충주호에서 빠져나온 물들과 어우러져, 팔당호가 있는 양수리에서 북한강물과 만난다.

북한강의 상류 내면의 구릉지대 북한강 상류 내면의 구릉지대 
 

남한강의 상류 노동리방면
   남한강의 상류 노동리방면
 

가는길: 전국 어디에서 출발하던간에 일단은 영동고속국도 속사 나들목에서 31번도로 속사천 강변로따라 운두령까지 올라가야한다.

통나무 계단길이 쫙 깔린 운두령에서 정상까진 표고차가 497m밖에 않나지만 두시간 정도는 진행해야하고, 오름길 내내 무성한 상수리나무가 주종을 이룬 활엽수림으로 해서 조망은 트이질 않는다.

아래서 본 1492m봉 아래서 본 1492m봉
 

정상에서 본 1492m봉 정상에서 본 1492m봉
 

그러다가 1492m봉에 서면 주변 사방으론 일망무제로 조망이 터져 정상을 필두로 한 바퀴 휘~, 둘러보면 마치 정상에라도 오른 듯 파노라마는 원점을 맴돈다.

1492m봉에서 정상 직전의 헬기장으로 오르는 날등길에선 남쪽으론 노동리 방면의 계곡과 지능선들 저 쪽으로 회령봉이 뚜렷하고 헬기장에 서면 1492m봉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1492m봉서 본 반대편의 1462.3m봉 1492m봉서 본 반대편의 1462.3m봉
 

1492m봉서 본 소계방산과 한강기맥의 분기봉 1492m봉서 본 소계방산과 한강기맥의 분기봉
 

1492m봉서 본 홍천군 내면의 창촌리  1492m봉서 본 홍천군 내면의 창촌리
 

돌탑이 쌓여진 또 다른 헬기장의 정상에 닿으면 [제2야영장5.7km/운두령3.8km/계방산주차장5.2km]이정표가 있어 하산코스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가 있다.

돌탑 고사목 틈새로 평창군이 선점한 사각형 화강암의[계방산 해발1577m]정상석이 박혀있는 고스락에선, 좌우로 1492m봉과 1520m봉을 거느리고 좌청룡 우백호 흉내를 내지만 명산 대찰이라곤 해도 사찰은 한군데도 없다.

계방산 직전에 다시본 회령봉 계방산 직전에 다시본 회령봉
 

정상 이후의 1520m봉 정상 이후의 1520m봉
 

저 아래 1462.3m봉 저 아래 1462.3m봉 
 

시야를  가렸던 오름길과는 판이하게 동북진하는 하산길에서의 조망은 오대산의 전모가 떠 올라 가히 환상적이다.

실제로 진행방향의 1462m봉 이후론 국립공원권역으로 포함되는데 강릉시와 홍천군, 평창군의 3개 시 군에 걸쳐있는 오대산의 면적은 298.5㎢에 달한다.

그들을 에워싼 주변 산자락은 물론 북쪽의 창촌면 일대와 남쪽의 노동리방면의 야산 구릉들도 정겹기만 하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미끈한 몸매의 주목을 만나면 시선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하산길에 본 북쪽의 창촌면 일대 하산길에 본 북쪽의 창촌면 일대
 

노동골 하산로 초입의 주목 노동골 하산로 초입의 주목
 

이십분쯤 진행한 하산길의 안부에는 [정상0.5km/제2야영장5.2km]이정표가 있고 하산길 초입에는 수백년 된 주목 한 그루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로도 주목은 군락을 이루며 반기지만 5km가 넘는 노동계곡 하산길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색을 즐기며 이승복 생가에 도달하면 민족상잔의 상채기가 반세기를 넘긴 현장을 목격할 수가 있다.

내년 3월까지 노동계곡은 자연 휴식년제라곤 해도 출입문은 개방된 상태로 지키는 이 없고 주차장으로 변모한 넓은 야영장도 폭설이 내리면 차량진입이 불가능하다.

각양각색의 민박팬션이 즐비한 보도를 따라 2.7km를 더 내려가야만 아랫삼거리 주차장에서 산행을 마칠 수가 있다.

이승복 생가 이승복 생가
 

안내문 안내문
 

지루한 포장길 지루한 포장길 
 

산행후기: 중앙고속국도에서 영동고속국도로 갈아타고 치악산을 돌아 횡성 휴게소까지 가는길에선 진풍경이 연출된다.

산자락을 타고 넘어며 S코스가 이어지는 그 길에선 산꼭대기에서 차량들이 쏟아져 내려오고 있고, 우리는 그 길을 역방향으로 치오르고 있으니 그 순간은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설화-1 설화-1
 

그 장면은 오년전 금연과의 싸움 때 언젠가 꿈 속에서 한 번 봤었다.

초원에서 한 스님이 이젤 걸치고 산수화를 그리고 계시기에 호기심으로 들여다 봤더니 그 산 속에다 산복도로를 그려내자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수많은 차량들이 와 쏟아져 내려오는 게 아닌가.

스님 어찌하면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지요?  여쭸더니,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답니다. 나무아미 타~불!

설화-2 설화-2 
 

어쩌구 저쩌구 꿈 이야기는 주저리 주저리 이어지지만 어쨌던 그 날 이후론 담배를 끊을 수가 있었다.

그러던 것이 작년 이 맘 때 왼발목 골절상 이후 몇 개월 산행활동을 접으면서 새로 입에 물었다가 최근에야 간신히 떨쳐 버릴  수가 있었다.

설화-3 설화-3
 

우리끼리 하는 말로 흡연자는 어딜가도 천덕꾸러기 푸대접이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친한 사람이나 낯 선 사람이나, 제일 곤란한 건 옆자리에 어여쁜 아가씨가 앉았을 때다.

다른 사람이라면 희희낙락일텐데...! 뭡니까, 이게~^^**

설화-4 설화-4
 

오르는 봉우리마다 담배 맛은 다르다고 한다. 주위사람들은 자릴 뜨고 같은 사람끼리 올망졸망 모여서 진화작업은 확실히 한다. 그런데도 산불이 났다하면 그들은 주범으로 덤태기를 쓴다.

그  억울함을 누가 나서서 누명 벗겨주랴!

산행예절을 위해서도,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타인과 친해지기 위해서라도, 신년초에 결심을 한 분이 계신다면 그 마음 흔들리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번 해 보는 얘기고,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주목-1 주목-1
 

며칠 전에 그동안 이끌어 오던 산악회의 회장직을 그만 두었지만 그들은 나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겠단다. 어찌됐던 그동안 고였던 물이 정화되고 새로운 물결이 밀려들었으면 좋겠다.

지난날을 반추해보면 일일이 잔소린 할 수 없었지만 산악인의 덕목으론 첫째가 산행예절인 것이다. 그 다음이 체력이고 장비이고 기술인 것이다.

주목-2 주목-2
 

그럼 산행예절이란 어떤 것인가고 반문하는 이가 있겠지만 산 속이라 해서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행위가 사회생활의 연속인 것이다.

그리고 지도자라면 포용과 관용의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코드 맞는사람끼리만 어울려 다닌대서야 단체생활을 할 수는 없고, 잘 잘못을 가리는 것 보담은 알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이 좋다.

 주목-3 주목-3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길 좋아하는 분도 계시지만 대체로 사생활이 노출되길 꺼려하는 것이 산을 찾는 분들의 대체적인 공통점이므로, 먼저 말하기전엔 알려고 하는 것도 결례다.

이 겨울이 다 가기전에 찾은 계방산은 어젯밤에 80cm 적설량을 보였대서 잔뜩 긴장했었는데 현장은 그렇질 않았고, 영상의 날씨에 설화는 거의 다 뭉개져 내렸다.

 주목-4 주목-4
 

초보자들의 안쓰런 모습이 군데 군데 눈에 뜨이긴 해도 언젠간 저들 역시 산중독 증후군에 휘말려 틈나는대로 산 속의 점으로 변할 것이다.

고삼시절에 있었던 역사의 현장에서 아직도 이념의 갈등은 도처에 살아남아 보혁간의 전쟁으로 잔존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었고, 그 자리엔 지리산에 산재한 빨치산들의 흔적이 오버랩 되기도 했던 하루였다.

허공 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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