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대각산~도장봉~생화산(호남10)

1:25,000지형도=복흥

2005년 2월13일 일요일 맑음(-7.4~5.1도)   일출몰07:23~18:12

코스: 덕흥마을도로11:30<3.1km>49번지방도12:30<1.0km>▲대각산528.1m13:00<3.8km>▲도장봉459m14:30<1.3km>생화산526m15:30<2.9km>▲520.1m봉16:40<0.6km>밀재897번지방도17:00

[도상12.7km/ 5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을 동북쪽으로 끼고 돌면서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과 담양군 월산면이 함께하는 12.7km의 이번구간은 내장산 국립공원을 뒤로하고 순창벌판을 경계로 하는 도계선상의 야산지대를 오르내린다.

최고봉이래야 528.1m의 대각산이 고작이지만 도장봉(459m)과 생화산(526m)을 거쳐가는 520.1m의 무명봉은 수십미터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그 위로 서면 드넓은 순창벌판과 내장산이 아련하고 절벽 남쪽으론 담양군의 벌판이 펼쳐진다.

생화산서 본 이번 코스 전반의 구릉지대    생화산서 본 이번 코스 전반의 구릉지대
 

520.1m봉 오름길에 돌아본 후반부의 지나온 길    520.1m봉 오름길에 돌아본 후반부의 지나온 길 
 

동쪽의 추월산(726m)을 바라보며 담양~순창간을 연결하는 897번 지방도상의 밀재로 내려서는 이번코스 순창방면의 대가천, 금월천, 갈월천등은 추령천 물길타고 옥정호로 흘러들어 섬진강 따라 남해바다로 흘러든다.

한편 월산면의 월산천은 담양에서 곧장 영산강으로 스며들지만 장성군의 북하천은 도장봉에서 남쪽으로 갈레쳐 내려간 산줄기상의 병풍산(822.2m)에서 흘러내려온 대악천과 함께 장성호에서 만난다.

이들은 장성땜 수문을 빠져나와 황룡강 물길타고 광주시 송대동에서 영산강으로 간판 바꿔 달고 목포만에서 신안앞바다의 짠물로 변한다.

감상굴재서 본 복흥면 평야    감상굴재서 본 복흥면 평야
 

금월천의 칠립마을   금월천의 칠립마을 
 

520.1m봉에서 본 담양군 월산면    520.1m봉에서 본 담양군 월산면
 

가는길: 호남고속국도 백양사나들목의 49번도로 반월교에서 대가천따라가는 포장도로 접어든 삼거리에 내리면 곡두재까진 걸어가야 한다.  

송림 무성한 야산지대를 오르내리며 명지골에서 용산마을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닿으면 북쪽의 내장산 백학봉 일원이 어깨 위로 웅자를 드러내지만, 큰 뿔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남쪽의 대각산은 낮으막하게 키를 낮추곤 손님맞을 준비를 하고있다.

 감상굴재가면서 본 대각산     감상굴재가면서 본 대각산
 

내리막길의 임도를 건너 인삼밭이 있는 감상굴재를 지나 강선리 마을길 따라 49번 지방도로 나서면 정맥길은 길 건너 채소밭을 지나 잘 정돈된 무덤에서 대각산 오름길은 열려있다.

좀전의 낮은 모습과는 달리 된비알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주능선에 올라선 첫 봉에선 내장산의 전모가 다 들어오는데, 그 중에서도 추령의 장군봉에서 신선봉까지의 날등은 하늘을 막아놓은 장성처럼 보인다.

장군봉에서 신선봉까지   장군봉에서 신선봉까지 
 

신선봉에서 한 바퀴 돌아온 상왕봉과 그 이후    신선봉에서 한 바퀴 돌아온 상왕봉과 그 이후
 

[담양 304]의 억새무성한 정상에 서면 비로소 장성호를 둘러싼 병풍산 일대가 바라보이고 내장산도 높이를 같이하며 지척에서 반긴다.

하산길은 무척 가파르지만 낙엽이 풍성해서 수월하게 칠립마을 고갯길로 내려설 수 있고 이후의 야산길은 여러갈레로 갈라지면서 고개 갸웃둥거리게 하지만 무조건 날등개념으로 진행하면 별 무리 없이 강두마을의 포장된 농로를 따르게 된다.  

대각산에서 사자봉  대각산에서 사자봉 
 

대각산서 본 백학봉     대각산서 본 백학봉
 

대각산서 장성호를    대각산서 장성호를
 

악천후시 농로길을 마냥 걷다간 연못(강두제)까지 진행할 수가 있는데 이럴 땐 지체없이 되돌아나와 왼쪽의 산비탈로 올라야하고 잘 살피면 초입에 리번이 달려있다.

도장봉 가는 길은 야트막한 구릉지대이면서도 제법 심산유곡을 걷는 분위기를 연출하다가 어은동마을에서 장성으로의 너미재에 닿으면 수백년은 묵었을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고 진행방향으론 이대밭이 산색에 변화를 준다.

도장봉에서 병풍산을...    도장봉에서 병풍산을...
 

기다리는 생화산   기다리는 생화산
 

도장봉에는 국방부에서 심어놓은 도장처럼 생긴 정상표식이 있지만 300m전방의 470봉이 훨씬 더 높아 보인다.

생화산은 지척에서 무척 가깝게 보여도 분덕재로 한번 내려섰다가 또다른 470m봉을 넘어야하는데, 생화산 직전의 안부에선 순창군쪽으론 벌목을 해서 복흥면의 평야지대와 지금껏 진행해 온 곡두재서 이 곳까지의 야산 구릉들이 일목요연하다.

생화산서 본 도장봉  생화산서 본 도장봉 
 

생화산서의 하산길    생화산서의 하산길 
 

정맥길은 생화산을 살짝 비껴나지만 왕복 10분거리의 정상에 오르면 아무런 특징은 없어도 절벽 난간으로 나서면 이번 코스의 전반부와 장성땜 방면을 허물없이 다 보여준다.

다시 하산길로 내려선 이번코스의 마지막 봉우리인 520.1m봉은 금방동의 뒷산 500m봉에 가려서 보이질 않지만 전반부의 모습과는 달리 첩첩산파가 이어지고 있다.

금방동마을까지 대형버스진입이 가능해서 단축코스로 활용되는 향목탕재에서 넘어가는 산봉우린 우회로를 한참 따르다가 무덤이 있는 당산마루에 닿으면 수백년 느티나무의 당산목이 금방동을 내려다보고 있다.

가까이서 본 520.1m봉   가까이서 본 520.1m봉
 

가까이서 본 520.1m봉     더 가까이서 본 520.1m봉
 

이후론 동네 뒷산을 거니는 듯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널찍한 가족묘지앞에서 갑자기 남동쪽으로 한번 휘어 돌아서면 암봉으로 이루어진 520.1m봉이 머리맡에서 위압적인 모습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담양 426]삼각점이 있는 정상에는 무덤아래로 넓고 높은 절벽이 있어 그 위로 서면 지나온 산하가 고스란히 떠오른다.

하산길은 약간의 암릉구간이 이어지면서 급준한 내리막으로 쏟아지는데 다음구간의 추월산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아 서서 최근에 개통된 이차선의 밀재로 내려서면 이번 코스를 끝낼 수 있다.

다음구간 추월산    다음구간 추월산
 

밀재    밀재 
 

산행후기: 설 연휴 마지막날, 곡두재 가는길 농로 아래로 트럭 한 대가 추락하였다. 저걸 건지려면 두텁게 깔린 눈들이 다 녹아야 할텐데...!

멀쩡한 정신으로 처 박았을리는 없겠고 교통순경 없는 이 길에서 아마 음주운전이라도 했나보다.

씰데없는 걱정으로 한껏 여유를 부리며 내장산을 벗어나는 아쉬움에 힐끗 힐끗 뒤를 돌아보지만 눈덮인 내장산은 솔밭속으로 꼭꼭 숨었다.

곡두재의 추락    곡두재의 추락
 

감상굴재에서 내장산을 실컷 돌아본 뒤에 대각산을 향하는데 함께하는 팀원들의 모습이 인삼밭에 심어놓은 지주목으로 보여서 한 컷 하는동안 배추밭의 진흙이 등산화 바닥에 묵직하게 달라붙었다.

발로 툭툭차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찰진 흙을 떼 내는데는 귀찮아도 아이젠을 끌러야 했고 그러다보니 손 바닥이 뻘 투성이다.

대각산 가는길    대각산 가는길
 

선녀가 내려와 살았었다는 강선동마을을 지나쳐 대각산을 향한다. 정상에 섰더니 심설속으로 삼각점이 묻혀 있는 걸 선두팀이 깨끗이 후벼 파서 수고를 덜어주고 내려갔다.

장성땜 근처를 바라보며 저 산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다가 까짓거 집에가서 지형도 들여다보면 다 알텐데 뭐, 하고는 하산길로 바삐 내려선다.

내장산을 뒤로하고...    내장산을 뒤로하고...
 

하산길은 급경사고 쌓인 눈은 깊어 오랜만에 플런지스텝(등산화 뒤축으로 설사면을 쿡쿡 찍어대며 하산하는 방법)으로 후다닥 내려가니 선두팀이 칠립마을 뒷동산 양지바른 무덤앞에서 중식을 들고 있다.

혼자 앞선 발자국을 따르면서 옆길로 한 번 샜다가 정위치로 돌아와 강두마을 포장농로에서 선두팀과 함께하니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괜히 앞서가다가 시간만 허비했다.

도장봉을 향하여    도장봉을 향하여
 

도장봉을 향하는 길엔 임도가 자주 나타났고 어은동 고갯마루의 수백년된 느티나무 아래로 걸어가는 일행의 뒷모습은 너무나 작아보인다.

도장봉에도 선두팀이 둥근 삼각점을 깨끗이 정리해 주어서 촬영하기에 좋았고, 거 보다 더 높은 470m봉에서 분덕재로 내려서는 길은 거의 썰매타듯이 미끄러져 내려갔다.

 어은동 고갯마루의 당산목     어은동 고갯마루의 당산목
 

어은동 고갯마루의 이대숲    어은동 고갯마루의 이대숲 
 

그러나 방풍림 없는 분덕재는 차디찬 눈 바람이 사납게 몰아쳐 뒷주머니에 쑤셔넣었던 귀마개를 다시 착용해야만 했는데, 순창쪽의 구릉지대가 고스란히 드러나서 바삐 오긴 했어도 아직 얼마 못 왔음을 알 수 있다.

생화봉 정상엔 나 말고도 누군가 한사람 더 올라간 흔적이 있었는데 만약 여기를 안왔더라면 어쩔 뻔 했나 할 정도로 지금껏 진행해온 전 코스가 확연하다.

분덕재를 통과하는 일행    분덕재를 통과하는 일행
 

생화산 이후론 지금껏의 야산 구릉지대에서 벗어나 제법 오지산행 기분을 낼 수가 있고, 남쪽으로 뻗어내린 지능선 저 멀리론 담양군 월산면으로 이어지는 도마산(378.7m) 등의 첩첩산이 포개져 있다.

대부분의 후미팀이 빠져 내려간 향목탕재에서 다시금 능선길로 올라섰다.  

우회로를 따라 금방동 고갯마루에 금방 도착하자 좀전의 어은동 것 보담은 좀 작아보이는 역시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 한 그루 또 있다.

금방동 고갯마루의 느티나무    금방동 고갯마루의 느티나무
 

저 멀리 520.1m봉이 바라보인다. 이제 저 봉우리만 넘으면 오늘 산행은 끝이란 생각이 들지만 무리한 심설산행으로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520.1m봉을 떠 받치고 있는 절벽지대를 둘러보지 않고서는 갈 수가 없어 한 바퀴 둘러보고 정상에 올라설 무렵 후미팀의 에코가 들려오지만 기다림의 여유 없이 그냥 내려선다.

정상 아래는...    정상 아래는...
 

정상아래의 오버행 절벽 속에는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렸길레 귀가길의 일행에게 사진 보여줬더니 그런게 있었더냐고 반문한다.

요즘같은 동절에는 숲속을 기웃거려봤자 별무성과이지만 그래도 기웃거린만큼의 성과는 있는 셈이다.

역광속의 그로테스크한 절벽 아래론 월산면의 산록들이 해일처럼 밀려든다.

맞은편의 추월산을 카메라에 담을 무렵 후미팀들이 모두 추월해 내려가서 오늘 역시 꼴찌는 내 몫이다.

정상 아래의 월산면 산록    정상 아래의 월산면 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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