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 봉황산, 천황산을 찾아서

설연휴가 끝나고 처음 맞는 일요일에 우리 산악회 회원끼리 산악회 모산을 찾아 산행 하기로 하고, 오전 9시30분에 벅수골 버스정류장에 집결하기로 한다. 시간에 맞춰 희망자 전원이 집결완료, 돌산행 시내버스에 탑승 할 수 있었다.

일자:2005년 2월 13일(일요일)
장소:돌산읍 봉황산, 천황산.
코스:죽포마을--봉암마을-봉황산--임도사거리--새로난 임도-- 무명봉--천황산--국도17번--금천마을.
인원:14명(남:9명, 여:5명)
날씨:맑음.
시간소요:6시간36분(후미기준)

오늘 구간은 하루종일 바다를 보며, 이름 모를 수많은 섬들을 볼 것이다. 바다에서 불어온 잔잔한 해풍은 우리의 몸과마음을 더욱 살 찌울 것이고, 산에 오른 것 만으로도 즐거운 우리 일행은 9시15분에 유서 깊은 죽포 마을에 도착한다.

평소 오르던 코스를 외면하고 좀더 긴 코스를 택하여, 죽포마을 기백년 된 당산나무를 좌측으로 돌아 유일한 돌산 농경지를 가로질러 봉암마을로 향한다.

       죽포마을 당산나무(아름드리 원래 당산나무는 고사되고 새끼나무가 이렇게 자랐다)


15분여만에 봉암마을에 도착하여 뒤 돌아보고 죽포마을의 전경을 담아보았다. 죽포마을은 돌산에서 두번째 큰 마을이며 돌산읍의 행정출장소가 주둔한 마을이기도 하다. 또한 방죽포 해수욕장을 거쳐 임포와 향일암으로 가고, 돌산읍 소재지인 군내리를 경유하여 성두마을로 가는 교통의 삼거리이기도 하다.

                             봉암마을에서 뒤돌아본 죽포마을

봉암마을에 들어서니, 조용한 마을에 산나그네들의 발걸음 소리가 귀에 거슬렸는지 집집마다 개들이 짖어 댄다. 비닐 하우스가 유난히 많은 봉암마을은 돌산갓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은가 보다. 마을 개울 다리를 건너 200 여 미터되는 시멘트로 포장된 산길로 들어선다.

                                             산행들머리

 

                         우리가 올라야 할 봉황산

 

갈림길에 따뜻한 양지바른 곳에서 우리는 잠시 쉼을 하며, 죽포 할머니집에서 구입한 막걸리로 1차 에너지를 공급하고.......

                                              삼거리 안부


우측으로 90도로 꺾어서 잡목이 울창한 소로길로 선두에서 올라간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가다 보니 부산 감래산악회 리본을 비롯하여 몇 몇 리본이 나무가지에 걸려있다. 타도에서 먼저 이 코스를 알고 왔나보다.

                                       선답자들의 리본들

음지 지역은 아직도 눈이 녹지를 않았고, 가파른 길은 상당히 미끄럽다. 눈이 내린후에 우리가 처음이라 눈위에 동물의 발자국이 선명히 찍혀있다.
발자국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아 고라니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봉황산에서 노루도 본 기억이 나기에.......

                          눈위에 찍힌 산 짐승의 발자국


삼거리를 출발한지 40여분만에 봉황산 중턱을 가로지른 첫번째 임도를 만난다. 그동안 걸어 오면서 욱어진 나무에 가려 조망은 전혀 없었다. 임도에서 후미를 기다려, 가지고온 쑥떡으로 허기를 면하고, 일부는 임도를 따라 봉황산에서 금오산쪽으로 내려가는 사거리 안부로 향하고, 일부는 오늘 첫번째 목표인 산악회 모산인 가파른 봉황산을 오른다.

                                       첫번째 만난 임도

 

                                     가파른 봉황산 오름길

 

                        봉황산 주 능선에서 본 가막만


임도를 출발한지 34분만에 봉황산 정상에 도착한다. 오늘 많은 산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물론 아는 사람들도 많았고.....

                                봉황산 정상에서 본 금오산

 

정상에서 쉼을 하자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임도로 돌아갔던 일부 인원이 기다리는 지루함을 덜어주기 위해, 바로 금오산쪽으로 내려 가기로 한다. 소사나무가 키를 넘는 군락지를 지나, 방화선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임도로 내려 선 다음, 임도를 따라 고개 하나를 넘어가니, 임도삼거리와 금오산으로 가는 등로가 만나는 안부 사거리에 도착한다.

먼저온 임도 우회팀은 벌써 도착하여 에너지 공급에 바쁘고, 우리는 그곳에서 점심상을 차린다. 설 뒤끝이라 각자 가지고 온 반찬들이 진수 성찬이다.
각종 부친게를 비롯하여 참돔, 굴비, 육전등 푸짐한 먹거리를 안주삼아 반주로 한잔씩 돌리며 점심을 먹는다.

                             임도가 만나는 사거리

                     각종 먹거리가 먹음직 스럽다.

점심을 먹은 다음 조망  좋은 곳을 찾아 가막만의 아름다움을 만끽 해 본다. 정말 가막만은 아름다운 바다라는 생각이 절로난다............!

                           가막만의 섬들 1

                                가막만의 섬들 2

                          가막만의 아름다움에 도취된 회원

최초는 금오산으로 하여 향일암을 구경하고, 다시 성두쪽으로 하산점을 목표로 하였으나, 점심식사후에 가보지 않은 천황산으로 하여 바다의 우유인 굴의 생산지인 금천마을에서 저녘겸 하산주를 하자고 의견 일치를 본다.

기억이 아득한 천황산 가는 길을 머리속에 그리며, 일단 방향을 천황산쪽으로 잡고 오던길쪽 320도 방향의 희미한 산길로 내려선다. 지금부터는 우리 산악회 특이한 등산법인 토끼 몰이법을 각오하고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히 그러나 연락이 가능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걸어 간다.

                                     천황산 방향의 산들


20여분의 희미한 길을 찾아 가다가 갈림길 비슷한 곳에 도달하면 선두가 먼저가서 확인한 다음 되돌아오고, 이런 짓을 반복하며 만들어 진지 얼마 안된 방화선인 임도를 만나 힘겹게 오른다.

방화선 임도를 따라 한 동안 간다. 남쪽을 내려다 보니 많은 임도가 거미줄처럼 형성되어, 임도의 사통팔달이다. 한굽이를 돌아가니, 우측으로 희미한 등로가 보여 우리는 그곳으로 올라 무명봉을 오른다. 옛적에 임도가 형성되기전에 천황산에서 올라와서 이곳을 통과한 기억이 되살아 난다.

                              임도에서 오른 희미한 오름길


상당한 오름길에는 그동안 태풍에 뿌리까지 뽑힌 아름드리 나무들과 많은 일조량으로 옷에 달라 붙은 일년생 잡숲과 가시넝쿨로 오르는대 상당한 곤욕을 치룬다. 무명봉 정상에 거의 오를즈음 희미한 등로는 좌측으로 꺾이고.....북향인 좌측 내림길은 눈이 녹지를 않아서 미끄럽다. 

내려가는 도중 길을 잃어 한동안 헤메고....다시 길을 찾아 내려서니 잘 발달된 임도에 도착한다. 이 임도는 돌산 죽포지역에서 신기마을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로서 구간에 따라 시멘트로 포장된 곳이 많다.

                                   세번째 만난 임도


다시 산길로 들어선다. 이제부터는 산길이 뚜렷하다. 소나무 숲길은 걷는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경사도가 별로 없어 콧노래가 나올 정도의 편안한 길을 간다. 약간의 오름길을 올라 다시 내려가는 길에는 억세의 군락지도 있어 늦가을의 기분이 들 정도다. 오늘 구간의 마지막 임도를 만난다. 아마도 금봉지역과 신기지역의 임도인가 싶다.

                                      네번째 만난 임도


우리는 마지막 천황산을 오르기 위해 임도가에 넓은 잔듸 공터에서 마지막 남은 먹거리와 막초로 에너지를 보충하고 천황산을 오른다.

                       15분간 휴식후 천황산을 오르기위해


비교적 오름길이 짧은 천황산을 15분만에 선두에서 오른다. 눈이 녹지를 않아서 미끄러운 구간도 있었고, 가시넝쿨이 길을 막는 구간도 있었으나 보편적으로 양호한 오름길이다.

                        천황산정상의산불감시초소

                         산불감시초소를 내려서면 넓은 헬기장이...


이제부터는 내림막 길이다. 앞으로 바다가 시원스럽다. 평탄하고 편안한 길을 버리고 마루금을 고집하며 잡목과 가시나무에 봉착하기도 하였으나 마지막 하산점인 17번국도까지 시원스런 바다를 바라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다.

         멀리 보이는 큰섬이 남면 금오도이며 뾰족한 산이 대부산 정상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을 보며 걸어가 보자.



 

드디어 17번 국도에 내려선다. 17번국도는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서 이리까지 연하는 도로로서 돌산대교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국도가 바다로 끊어지는 유일한 도로였으나 다리가 연결 된 이후 차량이 나룻배를 타지 않아도 바로 갈수있는 도로로 변모하였다.

                                              17번국도


17번국도를따라 오늘 굴구이 맛을 볼 금봉리 금천마을로 향한다.

                        여수대학교 바다양식 연구쎈타

 

                               17번국도에서본 금천앞바다.

 

                                       송시삼거리 이정표

송시 삼거리에서 우리는 좌측으로 금봉리로 들어선다. 17번국도를 내려서고 45분만에 굴구이 전문점인 금천 회 가든에 도착하여 베낭을 벗는다.

                                  전망좋은 굴 구이 전문식당

 

 굴구이는 익어가고, 우리는 단풍주와 보리주로 피로를 풀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산꾼의 정을 돈독히 하며...분위기는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잠시 밖을 나와 저멀리 바다로 숨어가고 있는 태양을 보며 오늘 하루가 저물어감을 느껴본다. 해질녘 하늘은 그리 맑지를 않았다.

 

 

 

마지막 굴로 끓인 죽을먹고, 집으로 가기위해 밖을 나오니, 해는 이미 바다로 숨어 버렸다.

 

식당에서 내어준 15인승 봉고차로 시내로 향한다.(봉고차안에서)

 

 

                     돌산대교 다리를건너서..........


서시장에서 전원 하차하여 각자 집으로 향한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남긴체로........집에 도착하여 하늘을 올려다 보니 정월달의 초생달이 새아씨의 눈썹같이 아름답게 보인다.

거기 산이 있기에 간다. 오늘도 돌산에 봉황산과 천황산이 있기에 갔었고, 땀을 흘렸기에 죽어간 세포를 살렸고, 많이 웃었기에 젊음을 찾았으며, 술잔을 주고 받으며 정담을 나누었기에 우리의 정은 더욱 강해 짐을 느끼며, 오늘 하루의 행복감을 몸으로 느끼며 어느사이 꿈속에서 웃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