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제목   눈가뭄속에 태백,그래도 좋기만 하드라
글쓴이    빈자리 글쓴날짜  
◆태백산(1566.7m 강원도 태백시,경북 봉화군)

◆산행일;05년 2월 12일 토요일(대체로 맑음)

◆산행코스;유일사매표소-장군봉-천제단-문수봉-소문수봉-당골

5번째 태백산을 찾았습니다.
다른 계절에 한번 쯤 오게되기를 꿈 꾸었었는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겨울입니다
맨 처음 만난 태백이 너무 강렬하게 각인되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랴싶어 슬그머니 빠지려고까지 했는데 남편의 감언이설(?)에 동행하게 되었었지요

추위가 기승을 부리니 꾀가 나고(귀차니즘^^*), 일출을 딱 맞추기란 힘들테니 여차하면 몇해전처럼 해뜨기를 기다리며 산위에서 떨어야 할테고 잠못자며 밤길을 달려가 어둠속에 올라야 할일도 엄두가 안났었지요 더구나 강원도에 눈소식도없으니 설국을 기대할수도 없었구요

그래도 집을 나서니 좋드라구요^^*
고집피우고 집에 있었으면 오밤중까지 tv나 보며 시간 축낼테고 그러다보면 늦잠은 당연지사(?)고 남편이 찍어온 사진이 근사하면 괜스레 심통까지 날테니 나서길 잘한거였죠

다른해엔 늦은밤을 달려 도착하면 즉시 산에 올랐었는데 이번엔 저녁먹자마자 출발해 태백근처에서 잠시라도 눈을 부치고 오르기로 했었습니다
덕분에 저하곤 전혀 인연이 없을것같던 낯선동네(영월 상동읍)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어둠속이라 확연하진 않았지만 유리창이 깨져있는 빈집들이 꽤 많이 눈에 들어왔어요
이 땅 폐광촌의 아린 모습이었습니다

5시쯤 산행을 시작했는데 오름길에서 뵈는 동쪽하늘빛이 환상적이길래 대단한 일출을 기대했는데 중무장을 하고도 덜덜떨며 기다렸던 햇님은 솟아오르자마자 구름속으로 숨어버리더군요 무에 그리 수줍으셔서....^^
일출을 보자마자 일행보다 앞서 발길을 장군봉으로 옮깁니다 새해가 시작된지 한참인데도 일출을 보려는 산님들은 참 많으시더군요
그분들은 모두 망경사로 하산을 하시는지 천제단을 거쳐 우리가 가는 문수봉쪽으론 몇분 안계셨어요
흰눈이 다져진 소로는 자작나무가 호위병처럼 늘어서있는 참 편안하기 그지없는 길이었습니다

천제단에서 문수봉까지는 3km였는데 길이 편해 그런건지 쉽게 도착을 했었지요
태백이 다섯번째였지만 문수봉은 처음이었습니다
와! 문수봉은 기대이상으로 멋진 곳이었어요
누가 트럭으로 바윗돌을 몇차 가져다 부린것처럼 육산위에 생경스럽게 큰바위들이 얽혀있는 모습이 오히려 밋밋함보다 좋았습니다 뿐인가요 발아래 겹겹첩첩으로 펼쳐져 멀어지는 산군(山群)을 바라보노라면 형언할수없는 감동이 몰려오고 어눌한 혀와 둔한 글로 표현할수 없음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문수봉과 비슷한 모습의 소문수봉을 지나 당골을 향해 아쉬운 발길을 옮깁니다
이윽고 산은 다시 평범해지고 포근히 눈덮힌 태백의 자락은 봄을 꿈꾸며 침묵하는지 깊은 정막속에 잠겨있습니다
지난해 그 많던 까마귀들조차 몇마리 보이지않네요
내림길에서 만난 샘터에서 시장기를 달래며 길게 앉아있는 일행 남자분들을 두고 우리 여자셋은 먼저 발길을 옮깁니다 시장기보단 추위가 더 견디기 힘드니까요

어젯밤 어둠속에 지나쳤던 강원도 깊은골을 눈에 넣으며 귀가길에 오릅니다
칠량이골,아시내,섬지골,구름재...
저 고운지명이 이 빠르게 변모하는 세상에서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며 구불구불 수라리재를 넘습니다

 

여명1

여명2

 

일출

 

장군봉으로 향하시는 많은 산객들

 

되돌아본 장군봉

 

천제단에서 보이는 문수봉

 

소백을 넘어 북진해오는 백두대간

 

돌아본 천제단

 

온 몸으로 세월을 감은 주목

 

문수봉1

 

아스라히 바라뵈는 망경사

 

문수봉의 조망2

 

문수봉의 조망3

 

문수봉의 조망4

 

멀리 소백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