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 2005년 2월 23일  (10시 20분~16시10분)

어  디  로    ;  마산 무학산 (767m)

누  구  와   ;  솔나루 혼자서

 

무학산은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지리산 삼신봉에서 시작되는 낙남정맥의 상좌격인 무학산은 마산의 진산으로 마산만(합포만)과 진해만을 굽어보며 바다를 향해 학이 날개를 펼친 듯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 명산이 갖추어야 할 면모를 두루 갖추고 있는 이 산은 바닷가에 위치한 산답게 시원한 조망을 만끽할 수 있으며 주능선 등로엔 억새밭과 암봉 전망대가 있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 무학산의 옛 이름은 풍장산이었는데 신라 말 최치원이 이곳에 머물면서 산세를 보니 학이 춤추는 형세와 같다하여 무학산이라 부르게 되었다한다. 무학산은 마산 시가지 서북쪽에서 마산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으며, 크고 작은 능선과 여러 갈래의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학산은 특히 동쪽으로 뻗어난 서원곡 계곡이 무성한 수목들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산세는 전체적으로 경사가 급한 편이나 그렇게 험하지는 않고 산줄기 곳곳에 바위가 노출되어 아기자기한 능선을 이루고 있다. 정상 동북쪽 지척의 널따란 대지는 서마지기라 하는 곳으로 무학산 산행시 중식과 휴식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무학산은 산 전체에 걸쳐 넓게 펴진 진달래 밭으로 유명하다. 키가 큰 나 무가 적어서 일부 산록은 분홍 물감을 쏟아 부은 듯 장관을 이룬다. (퍼온글)

 

산행기

지난 1월 23일 눈맞이 산행이후 꼭 한달만에 다시 무학산에 오르게 된다.

그때 버스를 잘못 타서 성지여고에서 부터 걸어야 했었다.

오늘은 16-1번 신산복도로행 버스를 기다려 탔더니 한참을 빙빙 돌아서 간다.

완월육교 앞에서 내린다.

산길을 따라 오르니 날씨는 따뜻해져 코 끝을 스치는 바람에 봄내음이 묻어난다.

계곡옆 기도원 스피커에서 무슨 노랜지 계속 울려 댄다.

처음엔 참 고운 목소리였는데 계속 들리니 빨리 이 계곡을 벗어 나고 싶다.

완월폭포로 오르는 계곡을 버리고 능선으로 올라 선다.

간간히 오르내리던 산객들은 폭포쪽으로 다 가고 능선길은 한적하다.

 

오름길에서 본 학봉

무학산에서 변산바람꽃을 보았다는 친구의 말에 혹시나 싶어

눈을 화등잔 만하게 뜨고 살펴 보지만

노루발풀만 듬성듬성 보일뿐 바람꽃은 보이지 않는다.

 

노루발풀

 

호랑가시나무

 

어느틈에 주능선에 올라 선다.

올라 서서 가늠해 보니 대곡산과 폭포길의 중간쯤이다.

조금 오르다 주능선을 비껴서 왼쪽의 안개 약수터길로 들어 선다.

따뜻한 날씨에 얼었던 길이 녹아 내려 질척거리며

진흙이 신발에 달라 붙어 발걸음이 무겁다.

약수터 앞의 버들강아지는 통통하게 물이올라 있다.

 

물오른 버들강아지

 

약수터 왼쪽의 열린길로 올라 가니 내가 제일 좋아 하는 돌탑봉이다.

나 혼자 무학중봉이라 명명하며 오랫동안 머물며 아끼는 곳이다.

이곳에선 시루봉이 가깝게 보이며

서마지기 너머로 보이는 천주산도 정겹게 보인다.

여름에 즐기는 나만의 전망대도 있다.

나만의 겨울용 등받이가 있는 돌의자에 앉아 점심을 해결한다.

 

봄부터 가을까진 그나마 괜찮은데 겨울에 웅크리고 앉아

혼자 밥 먹는게 제일 곤혹스럽다.

그래서 겨울엔 주로 떡으로 밥을 대신한다.

떡 몇조각과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오늘은 제주도 올뱅이떡이다.

제주에서 바로 날아 온 처음 먹어본 떡인데 먹을만 하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정상을 향해 오른다.

 

돌탑봉에서 본 시루봉

 

돌탑봉에서 본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

 

돌탑옆으로 서마지기평원과 그 너머 천주산

 

마산만과 돝섬

 

정상에서본 대곡산 방향

 

도심속의 팔용산과 그 너머 희미하게 창원 봉림산이 보인다.

 

 

잔설속의 돌가시나무 새순

 

몇팀 있던 산객들은 서마지기로 진달래 동산으로 내려 가고

난 혼자서 중리능선으로 내려 간다.

군시설물 옆으로 내려 서자 바로 빙판길이 시작 된다.

발 끝에 온 신경을 모으며 조심스레 내려 선다.

빙판길을 피하여 진달래 숲 사이로 샛길을 만들면서

눈 위로 걸어 가니 얼어 붙은 눈이 와자작와자작 소리를 낸다.

 

진달래 관목 사이로 난 빙판 하산길

 

가까이서 본 시루봉

 

시루봉엔 일행으로 보이는 남녀 산객이 떠나고 혼자서 유유자적한다,

누군가 여기서 연을 날렸는지 그흔적들이 바위 아래 남아 있다.

그러고보니 참 연날리기 좋은 장소이긴 한데

여기서 연날린 이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애들이 예까지 오긴 힘들텐데....

 

대곡산과 쌀재고개(낙남정맥 주요기점)

 

시루봉에서 본 정상과 돌탑봉

 

시루봉에서 되돌아 나와 중리쪽으로 계속 내려 간다.

평일이라 산객들은 거의 없고 내림길엔 세팀정도 만난것 같다

진달래와 소나무가 우거진 이 길은 겨울엔 포근하고

여름엔 청량한 솔바람이 귓전을 간지럽히는 시원한 숲길이다.

다만 조망이 전혀 없는게 아쉬울뿐...

 

중리와 마재고개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낙남정맥길인 오른쪽 마재고개로 내려 선다.

그야말로 호젓한 산길이다.

길옆에 노루발풀 네자매가 작년의 흔적들을 달고서 나란히 서 있다.

하도 사랑스러워 한 컷 담고 내려온다.

한참 내려 오다 생각하니 솔갈비로 덮어 둔다는게 깜빡 잊고 그냥와 버렸네..

도로 올라가기도 그렇고...

이기심 가득한 사람의 손아귀로부터 무사할지 걱정스럽다.

 

노루발풀 네자매

 

산초나무

 

개불알풀

 

또 다시 삼거리가 나타나 정맥길을 버리고 두척으로 내려 선다

제법 긴 버스정류장까지의 길을 내려와 정류장에 도착했다.

스틱을 접으면서 산행도 함께 접는다.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안도현詩

저 어린 것이

이 험한 곳에 겁도 없이

뾰족, 뾰족 연초록 새순을 내밀고 나오는 것

애쓴다, 참 애쓴다는 생각이 든다

저 쬐끄만 것이 이빨도 나지 않은 것이

눈에 파랗게 불 한 번 켜 보려고

기어이 하늘을 한 번 물어 뜯어 보려고

세상속으로

여기가 어디라고

조금씩, 조금씩 손가락을 내밀어 보는 것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이 봄에 연애 한 번 하러 나오는가 싶다

물푸레나무 바라보는 동안

온몸이 아흐 가려워지는

나도, 살맛나는 물푸레나무 되고 싶다

저 습진 땅에서

이내 몸 구석구석까지

봄이 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