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原 市界 從走記]
 


▷ 안민고개에서 덕주봉으로 향하여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파노라마 (봉림산~천자봉) <17:02>





 일시: 2005.02.20 (일요일) 

 날씨: 맑음 (강 추위)

 산행자: 산거북이님, 이우원님 내외분 그리고 우리부부 

 의 길:
경남 통영시-경남 창원시 퇴촌동 ‘창원종합사격장’



 산행코스

퇴촌동 사격장- 소목재- 봉림산(556.7M)- 내봉림산(493M)- 청라봉(555M)- 대암산(669M)- 신정봉(707M)- 용제봉(용지봉743M)- 상점령- 불모산(802M)- 불모산 갈림길- 안민고개- 덕주봉(602M)- 진흥사 갈림길- 장복산(582M)- 진흥사 갈림길- 진흥사- 장복산 휴게소

 산행시각

03:22 통영출발
04:42 창원종합사격장 주차장 도착
 

05:00  창원종합사격장 출발<산행시작>
05:22 소목재 
06:06 봉림산 정상
06:36 독수리바위
07:12 내봉림산 정상 (日出)
07:40-08:00 아침식사
09:07 청라봉
10:20 대암산 정상 
11:06 신정봉 정상
11:53 용지봉
11:54-12:19 점심식사 
12:34 삼거리 (용지봉0.7k 장유사0.4k 윗상점4.8k)
13:13 상점령
14:12 불모산 정상 (통신시설 때문에 좌측으로 우회)
14:56 불모산 갈림길
16:14 안민생태교  
17:23 덕주봉 정상 
17:49 진흥사 갈림길
18:10 장복산 정상 (日沒)
18:30 진흥사 갈림길 (Back)
19:00 진흥사  
19:04 장복산휴게소 <산행끝>
 
19:12-19:42 진해 장복산휴게소에서 창원 종합사격장으로 이동 
20:10-21:08 저녁식사
22:49 통영도착 
 
■ 산행 거리 약 30km
■ 산행 시간 약 14시간
■ 나의 만보계 57,411步


봉림산(鳳林山=精兵山) 566.7 M 경남 창원시 봉림동, 동읍 
② 비음산 飛音山 518.8 M → 경남 창원시 사파동, 김해시 진례면
③ 대암산 大巖山 669 M → 경남 창원시 대방동, 김해시 진례면
 용지(제)봉 龍蹄(池)峯 743 M → 경남 창원시, 김해시 진례면, 장유면
⑤ 불모산 佛母山 802 M→ 경남 창원시 성주동
 장복산 長福山 582 M→ 경남 진해시 여좌동

정병산(봉림산),대암산(click here) 

 비음산(click here)

불모산(click here)

 장복산(click here)


 참고 산행기 금연 1주년 기념 봉림산-장복산 창원종주산행(경남) - 김기만 


산행 줄거리

산행 전 이야기.. 

1. 화려한 창원의 야경과 그리고 일출.. [사격장-내봉림산] 
2. 대화를 나누며 진행한 거북이 산행.. [내봉림산-용지봉]
3. 산거북이님의 중도 하산은 아쉬움을 남기고.. [용지봉-불모산]
4. 한 통의 전화는 또 다른 감동을 안기고.. [불모산-안민고개]
5. 무척 힘들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 [안민고개-장복산]
6. 노을에 물든 山頂, 그리고 어둠속 하산길.. [장복산-장복산휴게소]




 

1. 산행 전 이야기..


오늘은 창원 시계 종주를 하려고 한다.


 

창원 시계 종주란?


 

U자 모양으로 경남 창원시를 둘러싸고 있는 500~800M 높이의 봉림산-비음산-대암산-용지봉-불모산-장복산을 잇는 능선코스로 봉림산에서 시작하여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한쪽은 창원, 다른 한쪽은 창원과 접해 있는 김해시 진영/진례/장유, 진해시와 진해바다를 조망하면서 산행할 수 있는 코스이다. 봉림산-장복산 능선거리는 29Km, 등/하산 포함 전체 산행거리는 약 33Km이며, 용지봉-봉림산 구간은 낙남정맥의 한 줄기로 산꾼들의 걸음이 잦은 곳이다.


 

일부 구간(용지봉-불모산 구간)을 제외하고는 등산로 표시가 잘 되어있어 산행이 용이하며, 중도 포기 시 대부분의 구간에서 한 시간이내 하산이 가능하므로 부담 없는 산행을 할 수 있다. 반면 오르막내리막이 심한 구간이 3-4군데 있어 체력소모가 심하고, 능선에는 샘터가 없기 때문에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야 산행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김기만님의 산행기에서 발췌-


 

최근에 다녀온 진맹익님의 고전 유머 극장을 방불케 하는 창원시계종주산행기를 읽은 후 창원시계종주산행에 대한 군침을 삼키던 중.. 산거북이님의 마산 무학산산행기를 보는 순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그래서 무학산산행기 댓글을 써드리면서 산거북이님에게 창원시계종주를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의 했는데.. (산거북이님 말씀대로 내가 창원시계종주를 한다는 것을 알릴 겸) ^^


 

그런데 뜻밖(?)에도 산거북이님이 우리와 함께 종주에 참여 하는 것는 물론, 여러분께 함께 번개산행을 하자고 제의까지 하는 것이 아닌가! (한울타리님, 이우원님, 불이영한님께) 댓글이 스무여개가 오가는 곡절 끝에 거제도 산행을 계획 중이시던 이우원님부부께서 합류를 하게 된다.  "아이구 무시버래이 가고는 싶고 겁은 나고 그렇습니데이" (이우원님의 댓글) ㅋㅋ


 

참고 산행기를 검색하니 FM 창원시계종주기(봉림산~장복산)는 한국의 산하게시판에 딱 두 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김기만님이 쓰신 산행기가 비교적 상세했다. (단독 산행으로 12시간 소요됨)  또 다른 산행기인 진맹익 아우님께서 동생분과 안민고개에서 시작하여 창원사격장으로 내려온 종주기는 걸린 시간이 10시간이었다. 그러므로 안민고개에서 장복산까지 2시간을 추가하면 12시간, 하지만 우리는 5인의 둔족들이므로 13시간~1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이 된다. ㅋㅋ





 

▷ 반가운 만남 (창원종합사격장 주차장) <04:57>

▷ 어둠속의 봉림산 정상 <06:06>


1. 화려한 창원의 야경과 그리고 일출.. [사격장-내봉림산]

 아침 7시경에 창원사격장에서 오르자던 산거북이님의 제안을 새벽5시경에 올라야 저녁 7시경에 하산 완료됨을 설득하여 새벽5시에 창원사격장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니 자연히 새벽 2시30분에 알람이 울렸다. 아침은 도시락으로 준비하고 점심은 용지봉에서 라면을 사 먹을 예정이다. (용지봉 라면은 진맹익님 덕분에 알게 됨. 아우님 고맙수^^)  도시락을 싼 후 어둠에 싸인 통영을 빠져나오니 3시 22분..  1시간 20분 후 창원사격장 주차장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도착한다. (네비게이션 덕) 15분 쯤 기다리니..두 대의 승용차가 나타난다. (반가운 만남)


 산거북이 사모님은 아쉽게도 동행을 하지 못한 채 5명이 산행을 시작한다. 예상대로 날씨는 무척 쌀쌀한데 여럿이 오르니 훈훈한 열기가 추위를 녹이는 것일까? 따스한 느낌마저 든다. 한 15분 올라가니 약수터가 나오고 곧 소목재에 도달한다. 소목재에서 봉림산정까지는 된비알의 연속인데 웬일인지 오늘은 전혀 힘들지 않으니 이 무슨 귀신의 조화인가? 또한 야간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화려한 시가지의 야경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삼각대도 준비하지 않은 사진을 찍었으나 그 화려함은 미세한 손의 떨림으로 흐리멍텅하구나..  약 1시간 6분 후 어둠에 싸인 鳳林山頂에 도달한다. ^^





 

▷ 독수리바위에 설치 되어있는 계단 <06:36>

▷ 독수리 바위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남쪽 방향) <06:43>


 

정상에 오른 기쁨도 잠시 추워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다시 조심스럽게 암릉을 내려와 한 30분 걸어가니 독수리바위가 나온다. (이전에는 우회하였으나 요즘은 안전시설과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대로 오름) 서서히 동쪽으로부터 여명이 밝아온다.








▷ 내봉림산에서의 일출 (일출을 촬영하시는 이우원님) <07:12>



 

일출은 내봉림산 바로 아래 고개에서 시작되었다. 나뭇가지에 걸린 일출이라 제대로 된 일출을 찍기 위해 내봉림산 정상으로 급히 올라가 멋진 일출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단순한 일출사진보담 일출사진을 찍는 이우원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더 아름다운 것 같았다. ^^







▷ 내봉림산을 지나 비음산쪽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풍경 <08:18>




2. 대화를 나누며 진행한 거북이 산행..
 [내봉림산-용지봉]

 내봉림산에서 용추재를 지나니 아내가 아침을 들자고 한다. 시각을 보니 7시 30분이라 8시에 먹기로 하고 계속 오르는데 산거북이님이 “형님 식사 20분만 당깁시다.” 한다. 아우님의 안색을 보니 허기로 식은땀(?)을 흘리는지라 용추재를 지난 어느 봉우리에서 아침을 먹는다. (보온 도시락을 준비했으므로 밥과 국이 따뜻했는데도 불구하고 무척 추웠다.)--이우원님 부부는 새벽에 밥을 자셨다하시면서 간단히 떡으로 때움. 새벽3시라도 일어나면 아침을 든든히 자셔야 한다는 무서운 부부..^^






 

▷ 비음산이 보이는 능선에서 단체촬영 (산거북이님 촬영) <08:36>

▷ 비음산 갈림길로 올라가는 능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삼각봉이 봉림산) <08:41>


 

식사를 마치고 능선을 걸어가니 발도 시리고 손도 시려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걸으니 산거북이 아우님이 면장갑 한 켤레를 준다. 창원이라 우습게 여기고 흰 목장갑과 양말 한 켤레만 신고 산행을 하는데 이우원님부부와 산거북이 아우님은 양말을 두 켤레를 신고 있다고 했다. 집에 두꺼운 방한장갑이 있으나 사진 찍기에 불편하여 놔두고 왔는데 오늘의 추위가 결코 만만치가 않구나.. 아우님의 호의를 받아드려 장갑을 끼니 아우님의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 ^^






 

▷ 비음산 너머로 마산의 진산 무학산(舞鶴山), 그 머너로 대산(大山), 광려산(匡慮山)이 보인다. <08:43>

▷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가 청라봉 (靑羅峯)이고 종주 주능선을 벗어난 우측 600m 지점에 비음산이 있다. <08:44>


 

비음산에 가까워지니 진례산성의 흔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난 주 마산 대곡산과 무학산 산행을 다녀오신 산거북이 아우님께 조망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마산의 진산인 무학산이 머리에 흰눈을 이고 우뚝 서있으며 그 좌측으로 대곡산과 대산, 광려산의 낙남정맥이 줄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대산과 광려산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추억이 서려 있는 산이다. 나의 일곱 번째 산행기-혼쭐난날(click here)  그리고 최근에는 1500산김정길 형님께서 다녀간 산이기도 하다.








▷ 청라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바라본 동쪽 풍경 (남해 고속국도) <08:47>



 

비음산은 창원종주 능선상에서 약간 벗어난 지점(왕복1.2km)에 있어 생략한다. (어느 누구도 비음산으로 가자고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종주에 대한 집념과 두려움이 아니겠는가..) 잠시 동쪽을 주시하던 우리의 조망박사님이신 산거북이 아우님이 소리친다. "저기 금정산이 보입니다.“ 과연 아우님 말씀대로 우뚝 솟은 금정산 정상 고당봉이 보인다.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비교적 시계가 양호한 복 받은 날이다. ^^






 

▷ 청라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09:07>

▷ 청라봉에서 바라본 덕주봉과 장복산 (가까워 보이지만 U자로 빙둘러가야 하기에 머나먼 길)<09:07>


 

청라봉에서 남산치로 떨어졌다가 다시 대암산으로 치고 올라야 한다. 청라봉에서 전방을 바라보니 대암산과 용지봉이 보이고 다시 눈을 돌려 우측 안민고개쪽으로 바라보니 잘 정돈된 창원시가지의 모습과 최종 목적지인 장복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면 쉽게 골인지점에 도착할 것도 같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 대암산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10:13>



 

맨 뒤에 삼각형 모양의 봉림산, 그 봉림산 앞에 보이는 둔한 삼각형 좌측 모서리 부분이 비음산, 봉림산과 바음산 사이에 나무가 많은 봉긋한 봉이 522봉, 그 우측에 있는 봉우리가 460봉이다. (이중 522봉과 비음산은 주능선 상의 봉우리가 아니므로 생략했다.)






 

▷ 대암산 정상이 보인다. <10:19>

▷ 대암산 정상에서의 산님들.. <10:20>


 

남산치에서 대암산 쪽으로 올라가는 등로는 아기자기한  암릉길이다. 역시 베테랑 산꾼 답게 이우원님 부부께서 앞장을 서시고 제일 하수인 우리 부부가 중간에 그리고 산거북이 아우님이 후미에서 부지런히 오르고 있다. 산거북이 아우님은 오르막에 다소 고전하는 눈치다. 아우님께서는 본인의 페이스대로 거북이처럼 쉬엄쉬엄 산행을 하는데 베테랑 부부이신 이우원님 부부보다 아우님께서 훨씬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주시는 것 같다. ^^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한시간 남짓 걸어 올라서니 어느덧 대암산 정상이 성큼 나타난다.

 

 


 

▷ 대암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신정봉과 용지봉용지봉은 뜀틀모양으로 좌측봉(743M) 우측봉(721M)으로 이루어져 있다. <10:35>

▷ 대암산에서 바라본 상점령(움푹꺼진 곳) 화산,  불모산, 웅산, 시루봉, 천자봉 <10:35>


 

 대암산 정상에서 가야할 용지봉과 불모산을 바라보며 이우원님께서 한 말씀하신다. “조금 속도를 올립시다.” 하고..  내가 생각해도 너무 유유자적한 산행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徐步山行임에는 사실이다. 하지만 어차피 점심을 용지봉에서 먹어야하기 때문에 그리 서두를 필요도 없건만 머나먼 종주길에서 아직 반도 채 못 왔으니 마음이 조급해지신 것 같았다. 여기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30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던 이유는  이미 우리는 매우 가까워져서 가족적 분위기에서 산행을 했기 때문이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






 

▷ 신정봉으로 올라가는 등로에서 뒤돌아본 대암산 <10:54>

▷ 신정봉으로 향하는 산님들.. <11:04>


  

나중에 산거북이 아우님의 산행기를 읽어보니 이곳부터 다리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셨나본데 내색을 하지 않아 역시 오름길엔 약간 고전을 하는구나 하고만 생각하며 신정봉을 오른다. 뒤돌아본 대암산의 모습은 펑퍼짐한 육산의 전형이다.  






 

▷ 신정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용지봉 <11:06>

▷ 신정봉 정상에서의 대원들.. <11:07>



 대암산에서 신정봉 가는 길은 나에겐 초행길이다. 대암산에서 바로 남쪽으로 진행하지 않고 동쪽으로 등로는 꺾인다. 신정봉 정상에 오르니 지척인 줄 알았던 용지봉이 의외로 멀리 떨어져 있구나..






 

▷ 용지봉 정상 (龍蹄峯이라 새긴 정상석) <11:53>

▷ 뜨거운 컵라면을 먹은 간이움막 식후엔 커피까지..^^  <12:19>


  

신정봉에서 40여분 땀을 흘리며 올라가니 용지봉 정상에 올라선다. 용지봉이란 정상석도 있다고 했는데 내 눈에는 용제봉(龍蹄峯) 정상석만 눈에 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동쪽 지점에 간이움막이 있었다. 단돈 2,000원이 없어 이곳에서 군침만 삼켰다던 그 유명한 간이움막이다. (진맹익 아우님) 뜨거운 라면 국물과 이우원님의 황매산 더덕주의 궁합은 실로 절묘했다. 커어~~좋타~~ ^^





 

▷ 어느 산님이 데리고 온 귀여운 강쥐들 <12:20>

▷ 장유사 갈림길 이정표 <12:34>


  

우리 귀엽죠?     그래 귀엽다. ^^
(동물 사진 찍기가 참으로 힘이 드는데 운 좋게도 한방에 찍었음. ^^)

용지봉 정상에서는 방향을 우측 90도로 꺾어 불모산 쪽 정남방향으로 향해 721봉까지 능선을 탄다. 눈이 얼어붙은 사면을 지나니 장유사 내려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 용지봉의 721봉에서 바라본 불모산 (임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12:39>

▷ 상점령 (임도 삼거리) <13:14>


 3. 산거북이님의 중도 하산은 아쉬움을 남기고.. [용지봉-불모산]


721 봉에 섰다. 정면에 불모산이 코 앞이고 우리가 가야할 임도 길도 확연하다.  이미 이우원님 부부는 상점령으로 향하여 내려가시는데 산거북이 아우님께서 뜻밖에도 중도 하산의 의사를 밝힌다.  이런!

"형님! 아쉽지만 나는 상점령에서 그만 내려서야 되겠습니다."


"......!!"


"이대로라면 허벅지가 더 아플 것 같고..... 같이 데리고 갈려 하다간 모두 종주 못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니까 속도를 내서 피치를 올리세요." ---<산거북이 아우님 산행기 속에서>

아우님의 표정을 보니 얼굴에 간곡함이 서려있어 아쉽지만 여기서 아우님과의 이별을 고하지 않을 수 없다. 아우님의 2차 탈출지가 이곳 상점령이라 산행 중에 여러 번 상점령으로 도망(?)가시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하도 훌륭한 멀리보기의 달인이신지라 조망박사님이라 했더니 스스로 도망박사라 칭했던 겸손의 대명사이자 의리와 정으로 가득찬 산거북이 아우님.. ^^

아~~아우님을 홀로 두고 내려오는 발길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네.. ㅠㅠ


 차마 떨어지지 않은 천근만근 무거운 발걸음으로 한 5분쯤 내려왔을까? 산 위에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혹시나 싶어 차고 다니는 호루라기를 짧게 두 번 부니 위에서 답장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린다. 순간 산거북이 아우님의 신상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감지하고 가는 길을 멈추고 기다리니 아니나 다를까 아우님께서 허겁지겁 내려온다.   “형님, 휴대폰 밧데리가 방전 됐어요.”  허허..난 또, 큰일 난 줄 알았소.^^ (휴대폰을 아예 통째로 임대해 줌.)






 

▷ 좌측으로 올라가면 임도, 우측 병력하차 간판쪽은 산길  <13:15>

▷ 임도에서 다시 산길로 들어서는 지점 <13:48>


  

다시 산거북이 아우님과 헤어진 후 이우원님 부부께 산거북이 아우님의 안타까운 중간 탈출소식을 전하고 이제는 아까보다 다소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데 얼었던 등로가 녹아 매우 미끄럽다. 잠시 후 결국 이우원님께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에구,,어쩌면 좋아.. ㅋㅋ


 

상점령에서는 산길로 오르지 않고 선답자(김기만님)께서 하교하신 대로 임도를 따라 30여분을 속도를 내며 오른다. 다시 산길로 통하는 길이 나타나 이번에는 산길로 접어들어 한 15분 올라가니 안부가 나타난다. (산행 9시간 째)



 






▷ 불모산으로 올라가는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남서쪽 바다  <14:09>



 






▷ 불모산으로 올라가는 전망능선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14:09>



 




 

▷ 통신시설 때문에 불모산을 우회함. <14:12>

▷ 불모산 갈림길에서 뒤돌아본 불모산 <14:56>


  4. 한 통의 전화는 또 다른 감동을 안기고.. [불모산-안민고개]


 불모산은 창원, 진해에서 가장 높다는 죄로 산 정상을 통신시설에 내어주고 있는지라 안타깝게도 정상을 밟지 못한 채 좌측 길로 우회한다. 아쉬운 마음으로 불모산을 우회하고 있는데 산거북이 아우님으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걸려온다. 내용 인즉..

 

마산에 사시는 솔나루님께서..


우리의 종주를 산거북이님 카페에서 아신 후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 일부러 상점령까지 오셨으며 요깃거리와 음료수를 두 상자나 포장해 오셨다는 것이다. 우리완 일면식도 없고 산거북이 아우님만 가야산에서 우연히 만났을 뿐인데 이렇게 진한 우정을 표해 주시다니..
이렇게 고맙고 황송한 일이 세상천지에 또 어디에 있단 말인가.. ^^;


 

그동안 나의 산행기 속에 나오는 야생화 선행님으로서 오히려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인데 또 다시 이렇게 과분한 선물을 받으니 감읍하지 않을 수 없구나.. 얼른 전화를 바꿔 솔나루님과 직접 통화를 하여 고마움을 표하고 저녁이나 함께 할 것을 간곡히 부탁하였으나 솔나루님의 개인 사정으로 만나지 못했으니 이 일을 어이 할꼬! ^^;  (다음엔 꼭 보은의 기회를 주소서 솔나루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




 




▷ 불모산 갈림길에서 안민고개로 가는 계단길 <15:02>



 
한시간만 늦게 상점령을 통과했으면 솔나루님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며 감격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것을..  만약에 만남이 이루어졌다면 더 멋진 추억의 산행길이 되었을 것을..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 생각하며 불모산 갈림길을 내려간다.







▷ 뒤돌아 본 풍경 (좌로부터 불모산, 불모산 갈림길, 웅산이 보인다. 우측은 화장을 고치는 두 여인^^) <15:56>



불모산 갈림길에서 안민고개까지는 5.3km나 되는 꽤 먼 거리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속도를 내어 내려가는데 왼쪽 무릎이 아파 오기 시작한다. 그 동안 운동이라곤 고작 일요일에 대여섯 시간 산 타는 것이 전부였으니 10시간 넘는 산행에 관절이 놀랜 모양이다.

오르막 보다 내리막에 통증이 전달되는데 이우원님 사모님께서 약을 먹으라고 하는데 내 생전에 남에게 약을 드리기만 했지 관절 아파서 약을 먹은 적은 단 한번도 없어 오늘도 끝까지 버티려고 한다.  "타이레놀 두 알만 먹으면 되는데.." (사모님 말씀) ㅋㅋ 공자앞에서 문자...







▷ 가야할 능선 (사진 촬영을 하고 계시는 이우원님) <15:57>



 
 불모산 갈림길을 출발한지 1시간 15분 남짓 걸린 후 안민생태교를 지난다. 재작년(2003년 11월 30일) 아들과 함께 진해 천자봉에서 시루봉을 거쳐 이곳까지 왔다가 장복산을 오르지 못하고 안민고개로 하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꼭 장복산까지의 종주를 완수하리라..








▷ 뒤돌아본 덕주봉 (가장 높은 암봉) <17:32>



 5. 무척 힘들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 [안민고개-장복산]


 안민생태교에서 간단히 요기를 한 후 덕주봉을 향한다. 잠시 후 산행을 마쳐야 할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FM 창원시계종주 완결을 눈앞에 두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늘의 도움으로 산행을 이어가게 되고 아픈 다리를 이끌고 우여곡절(?) 끝에 덕주봉에 오르니 안민생태교에서 근 1시간 남짓 걸렸다. 사진에서 보듯 덕주봉의 전위봉이 마치 소 용아릉을 보는 듯 구불구불하게 암릉이 연결되어 있어 무척 힘들지만 가장 아름다운 길이었다.









▷ 마지막 골인지점인 장복산이 보인다.(전방에 보이는 두 산님은 이우원님 내외분) <17:41>



   






▷ 아름다운 노을속 장복산 <17:59>



   

구름에 가린 석양 덕분으로 아름다운 오로라를 연출하고, 힘들었던 종주를 축하라도 해 주듯이 하늘에서 신령한 빛을 선사하시니 두 부부의 얼굴엔 환희가 가득하다. ^^









▷ 노을에 물든 진해시 풍경 <18:02>



 






▷ 통영 벽방산과 고성 구절산이 보이는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풍경 (줌 촬영) <18:04>



  

한 폭의 그림인가? 연한 주홍빛 노을로 물든 산하가 너무도 아름다워 잠시도 시선을 뗄 수가 없구나.. 이런 아름다운 비경을 볼 수 있은 것은 아마도 먼 종주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겠지..이제 고지가 바로 저긴데 여기서 혼을 빼고 있을 순 없구나..

아~~정말 한국의 산하는 아름답다.








▷ 장복산 정상에는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고.. <18:10>



 
6. 노을에 물든 山頂, 그리고 어둠속 하산길.. [장복산-장복산휴게소]
  

장복산 정상을 오르는 등로는 마지막 우리의 인내를 시험하듯 빙판길로 몹시 미끄럽고 위험해 자칫 삐끗했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 조심조심 정상을 향한다. 비록 582M의 낮은 산이나 먼 장거리 종주 후 대미를 장식하는 산이라 우리 네 사람에겐 지리산 천왕봉에 오른 듯한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마침 산거북이 아우님으로부터 축하전화가 걸려온다.^^  정상 등정의 기쁨도 잠시, 벌써 어둠이 내리기 시작해 더 어둡기 전에 하산을 서둘러야 한다.








▷ 장복산 정상에서 바라본 일몰 <18:11>



 
하산하는 방법은 마진터널로 내려가는 길과  진흥사 갈림길로 되돌아가 불모산휴게소로 내려가는 길인데 이미 산거북이 아우님과 장복산휴게소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왔던 길로 되돌아 하산해야 한다. 어두운 등로를 헤드랜턴에 의지해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진흥사 갈림길에서 한 30분 내려오니 진흥사에 도착한다. 진흥사의 충견이 우리를 열심히 환영(?)하는 가운데 잠시 후 도착한 장복산 휴게소 도로엔

한 대의 승용차가 라이터 불을 밝힌 채 우리를 환영하고 있었으니..


바로 산거북이 아우님과 제수씨이다.
아우님께서는 이미 오후 1시에 산행을 마치셨으나..
우리를 위해 귀가하시지 않고 여태 장복산에서 기다려 준 것이다. 아!..감동.. 감동..
아우님 고맙소. ^^ 내 이 은혜를 잊지 않겠소. ^^  


 

아우님께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준다기에 난생 처음으로
두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폼 나는 사진을 찍으니

우리가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기분이다. ^^


 

“정말 좋은 코스 입니다. ”

산행 중 이우원님은 몇 번이나 나에게 이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을 되새기며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

.
.
.
.
.

2005. 02. 20  14시간의 창원 시계 종주를 마치며..





물고기자리 OST... 먼 여행



이수영의 산행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