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장소 : 전남 곡성군 소재 동악산 (735M)

산행코스 : 사수암골-동악산-배넘어재-대장봉-최악산-삼기마을

산행거리 : 약 20Km

산행시간 : 8시간 50분 (점심시간, 휴식시간 포함)

산행일자 : 2005. 2. 19. (토)

산행날씨 : 맑은속에 구름

산행동행 : 삼인산부부, 첨단산부부, 공명, 산수유, Mt사랑, 백운산(총8명)

 

[ ¯ 동악산은 ]

■ 삼남제일 암반계류 청류동 계곡 풍치 일품인 동악산 (위치 : 곡성읍 ~ 입면, 높이 : 735m)

 

우선 動樂山을 동락산 이라 읽지 않고, 동악산 이라 읽는 까닭부터 밝혀야 이 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

대개 樂 은 뒤에 딸려 나올 때 락으로 읽힌다. 도락산(道樂山)이니 진락산(眞樂山)이니 하는 것이 그런 경우인데,

이 경우는 즐거울 락의 경우다. 그러나 동악산의 경우에는 풍류 악으로 읽어야 한다.

천상의 노래, 즉 음악이 울린다(동한다)는 전설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유래는 이렇다. 이 산의 개산조인 원효대사가 성출봉(聖出峰 형제봉 동봉으로 동악산 최고봉) 아래에

길상암을 짓고 원효골(청류동 남쪽 골짜기)에서 도를 베풀고 있는데 하루는 꿈에 성출봉과 16아라한이

그를 굽어보는지라 깨어나 즉시 성출봉에 올라가 보았더니 1척 남짓한 아라한 석상들이 솟아났다는 것이다.

 

원효가 열일곱 차례나 성출봉을 오르내리면서 아라한 석상들을 길상암에 모셔 놓으니

육시(六時) - 불교에서 하루를 여섯으로 나눈 염불독경의 시각으로 신조, 일중, 일몰, 초야, 중야, 후야- 만 되면

천상에서 음악이 들려 온 산에 퍼졌다 한다. 도림사 응진전에 봉안된 아라한상들이

당시의 것이라 전해지고 있으나 신빙성은 없다.

 

마을 주민들은 곡성 마을에서 장원급제자가 탄생하게 되면 이 산에서 노래가 울려 펴졌다고도 한다.

남원 실상사 약사전의 약사여래상처럼 나라에 불길한 징후가 나타나면 땀을 흘리는 흉조를 나타내는 불상이 있는가 하면

동악산처럼 길조를 알리는 산도 있기 마련이다.

 

곡성의 진산인 동악산은 크게 두 산덩어리가 남북으로 놓여 있다.

각 산덩어리에는 비슷한 높이의 정상이 있는데 이 두 산덩어리를 가르는 것이 배넘이재이고,

남봉(형제봉·동봉과 서봉으로 형성돼 북봉에 동악산, 남봉에 형제봉 이라 표기해 놓고 있지만 최고봉은 형제봉이 된다.

산이름의 유래가 성출봉(형제봉 동봉)에서 유래됐다는 것과 주요 등산로가 형제봉을 중심으로 더 잘 나 있다는 점은

형제봉이 동악산의 주봉임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 산을 삼남 제일의 암반계류라 부르는 까닭은 산들목에 있는 도림사로 들어서면서 알게 된다.

그다지 깊지 않은 계곡인데도, 암반이 펼쳐지는 시원스런 품세는 삼남에서 제일이라는 과찬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이고

길이도 200여m에 달한다.

 

청류동계곡이라 부르는 이 계곡의 암반에는 새긴 글자도 무수히 널려 있다. 누군가 이 암반계류의 절경마다

一曲(일곡) 二曲(이곡)하며 구곡까지 새겨 놓았는데, 더러는 깨지고 더러는 도로확장으로 사라지기도 했다.

도림사 입구 상가 주차장 부근에서 2곡, 4곡, 5곡 등의 곡이름과 淸流洞(청류동), 丹心臺(단심대), 樂樂臺(낙락대) 등의 지명,

樂山玩草 吟風弄月(요산완초 음풍농월)이니 淸流水石 動樂風景(청류수석 동악풍경)이니 하는 싯구,

그리고 아무개 장구처(杖 處)라 하며 자기 이름이나 호를 새긴 크고 작은 각자들을

마치 설악산 비선대나 두타산 무릉계에서처럼 발견할 수 있다.

 

도림사 일대가 관광지로 지정된 동악산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벚꽃은 쌍계사보다 약 1주일 늦다.

 

 

 

■ 코스가이드

 

동악산은 도로변에서 바로 보이기 때문에 드러난 산이라고 보기 쉽다.

그러나 실제 산행에 들어서면 산 안에 또 산이 있다는 감이 들 정도로 계곡 형성이 특이하다.

청류동 계곡이 상류에서 T자를 이루며 양쪽으로 각각 2~3km 이상 깊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합류지점에서 정상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주의를 요하는 것은 암산인 데다가 지릉들이 가파른 암릉을 이루고 있어 어설피 변형 코스를 잡지 말라는 것이다.

잘못 든 암릉에서 고생하면 하루 종일 헤멜 수도 있는 악산이다.

 

도림사 오도문에서 약 100m 오르면 청류동 구곡의 팔곡이 나온다.

여기서 북봉의 남동지릉을 타고 북봉으로 오르는 샛길이 있고(북봉 정상까지 1시간30분 소요) 주계곡을 따라

100m 더 들어서면 길상암으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온다.(길상암을 거쳐 형제봉 정상까지 1시간 소요).

계속 주계곡을 따라 15분 정도 오르면 계곡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빼곡한 소나무숲으로 오르는 길은 북봉으로 가는

좁은 길이고 왼쪽으로 난 뚜렷한 길은 배넘어재로 가는 길이다. 약 5분정도 더 오르면 길은 오른쪽(북서쪽)으로 꺽이면서

배넘어재로 이어진다(도림사에서 30분 소요) 북봉과 남봉의 경계를 이루는 배넘어재는 사거리다.

곧장 고개를 넘어서면 입면 대장리로 내려서게 되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북봉으로, 남쪽으로 잡으면 최악산(697m)쪽으로

가다가 남봉인 형제봉으로 가게 된다. 어느 쪽으로 가든 양봉의 정상까지는 약 40분이 소요된다.

또한 줄곧 능선을 따르게 된다는 것도 같고 북봉이나 남봉이 주능선이 달리는 방향에서 조금 벗어나 솟아 있는 것도 같다.

 

우선 최고봉인 형제봉(남봉)쪽으로 나서 보자.

배넘어재에서 계단식으로 높아지는 능선을 따라 약 30분 오르면 형제봉 서봉에 이른다. (최악산 삼거리).

여기서 동쪽으로 건너다보이는 동봉(형제봉 정상)을 향해 잠시 내려선 다음 올라서면 된다(서봉서 10분 거리).

원효골로 내려서려면 최악산 삼거리에서 계속 직진해 최악산 정상에 이르기 약 500m 전에 서쪽으로 내려서는 가파른

사면길로 접어든다. 원효골 입구까지는 최악산 삼거리에서 약 40분 소요된다.

 

형제봉 정상에서 잠시 가파른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길상암으로 빠지는 작은 계곡길로 접어든다.

능선을 벗어나자마자 곧 길상암터에 이르게 되는데 우선 작은 암자를 만나게 되고 그 아래로 예전 절터 흔적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길상암 샘터가 있다. 계속 계곡길을 따르기만 하면 다시 청류동 주계곡에 닿는다(길상암에서 약 30분 소요)

 

배넘어재에서 북봉으로 가려면 북쪽으로 뻗어 오른 능선을 타고 약 30분 정도 올라

삼거리(이곳 등산인들은 이 지점을 동악산 삼거리라고 함)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735m봉을 거쳐 북봉

정상에 도달한다(배넘어재에서 약 40분 소요). 정상에서 하산길은 남동릉을 따라 도림사로 내려서는 코스(약 1시간 소요).

동릉 상 번개바위를 거쳐 삼인동계곡이나 죽동리로 내려서는 코스(약 1시간 30분 소요)가 있다.

 

산 북쪽의 섬진강변으로 뻗어내린 청계동계곡에서 북봉으로 오르는 코스도 있다.

이 코스는 섬진강변을 따라 새로 낸 포장도로로 접근이 수월해져 최근에 이 코스로 오르는 등산인들이 많아졌다.

계곡 입구에서 삼인봉 능선을 따라 삼인봉에 오른 후 역시 능선을 따라 동악산 삼거리까지 오른 후 북봉으로 잇거나 배넘이재로

이을 수 있다(청계동 계곡~동악산 삼거리 약 3시간 소요).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도림사~주계곡~배넘이재~형제봉~길상암~도림사 코스로 약 2시간 30분이 소요되지만

산이 두 덩어리로 나뉘어져 있어 코스를 얼마든지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산이다.

 

 

 

■ 주요등산로

 

* 제1코스(7.9km, 4시간 소요) : 도림사 <-> 형제봉 <-> 배넘어재 <-> 도림사

* 제2코스(5.9km, 3시간 소요) : 도림사 <-> 배넘어재 <-> 동악산 <-> 도림사

* 제3코스(4.7km, 2시간 30분 소요) : 삼인동 <-> 상수원봉 <-> 상수원지

* 제4코스(5.3km, 4시간 소요) : 삼인동 <-> 동악산 <-> 도림사

* 제5코스(8.9km, 5시간 소요) : 청계동 <-> 동악산 <-> 배넘어재 <-> 도림사

* 제6코스(13km, 6시간 소요)  : 사수 암골 <-> 동악산 <-> 배넘어재 <-> 도림사

* 제7코스(20km, 9시간 30본 소요) : 사수암골 <-> 동악산 <-> 배넘어재(공룡능선) <-> 형제봉 <-> 대장봉 <-> 최악산 <-> 삼기마을

 

 

 

■ 교통

 

< 광주 ㅡ> 곡성 >

광천동 종합터미널에서 오전 6시 15분부터 오후 8시10분까지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구례행 직행편 이용.

남원행도 곡성을 경유하지만 순창으로 우회한다. 1시간 소요. 곡성 발 막차 오후 9시 30분.

 

< 남원 ㅡ> 곡성 >

수시로 운행하는 곡성 경유 광주행이나 여수행 이용. 30분 소요.

 

< 전주 ㅡ> 곡성 >

수시로 운행하는 구례행이나 여수행 이용. 1시간 50분 소요.

 

< 순천 ㅡ> 곡성 >

수시로 운행하는 남원행이나 전주행 이용. 1시간 소요.

 

< 서울 ㅡ> 남원 >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20~40분 간격 운행. 4시간 10분 소요. 이후 곡성행 버스편으로 연결.

 

< 서울 ㅡ> 곡성 열차편 >

서울역에서 1일 13회(통 1회, 무 10회, 새 2회)운행. 첫차 07:35(무 12:11착), 막차 23:35(무 04:48 착).

 

< 곡성 ㅡ> 도림사 >

광주행 완행버스나 군내버스를 이용해 도림사 입구 월봉정류장에서 하자. 도림사까지 도보로 약 25분 소요.

곡성읍내에서 도림사까지 약 6km이므로 버스시간이 맞지 않을 경우 택시로 들어서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 명소 : 도림사

 

봄이면 벚꽃터널을 이루는 도림사 주차장에서 부도군을 지나면 바로 일주문격인 오도문이 계단위에 걸터 앉아 있고,

기둥 사이로 대법당인 보광전이 빠끔히 들여다보인다. 경내로 들어서면 응진전, 칠성각, 명부전 등의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터는 그다지 넓지 않지만 당간지주나 법당들의 배치가 큰 절이었음을 직감케 한다.

660년(신라 무열왕 7년)원효대사가 창건한 도림사(道林寺)는 사적에 의하면 당대 고덕들이 여러차례 중건한 천년사찰이다.

관광지로 지정될 정도로 계곡을 찾는 탐방객들은 많지만, 신도수는 300명에 지나지 않는 당우에 비하면 사세가 빈약한 절이다.

이 산의 개산 설화가 깃든 성출봉(형제봉) 아래의 길상암터는 토굴같이 작은 집 하나만 덜렁 있고 터만 남았지만

대롱을 타고 흘러내리는 샘물 맛은 그만이다.

## 곡성군 홈페이지 동악산 소개에서 퍼옴 ##

 

 

[ ¯ 산행기 ]

Ä 프롤로그

동악산권 산행은 코스별로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오묘하고 매력 넘치는 산이다.

남도의 산박사 첨단산인님께서 소개하여 여러 코스를 답사하고 있지만 이번 산행은 지금까지의 산행을

총정리하는 개념의 산행이기도 하여 2월 20일 덕유산종주 산행계획이 있으매도 불구하고 무리를 해서

참여하게 된다.

이번 산행은 계곡의 물줄기가 섬진강으로 직접 흘러드는 사수암골에서 시작하여 촛대봉을 경유 동악산을 올라 배넘어재,

대장봉, 최악산을 연계하는 장장 20여Km의 산행거리이다.

 

 

Ä 사수곡 – 동악산

곡성 나들목에서 9시에 만나 삼기마을에 2대 차량을 주차시키고 비상시 중간 탈출을 고려하여 도림사

주차장에 또 1대의 차량을 주차시킨 다음 들머리인 사수암골로 이동하여 9시 30분경에 산행을 시작한다.

작은 소와 폭포, 넓은 바위들로 이루어진 계곡은 무더운 여름에 찾으면 제격이겠지만 한 겨울에 찾는 멋도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며칠전 눈과 비과 섞여 오는 바람에 4부, 5부 능선까지는 눈이 없었으나 그 위로는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어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다들 사진찍기에 바빠 산행속도가 늦어졌지만 올 겨울 마직막 눈산행이 될지 모르니

산행속도가 늦어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촛대봉까지는 외길이여서 등로를 벗어날 일은 없다. 촛대봉에 오르니 청계동/삼인동에서 오르는 길과

동악산 정상으로 가는 삼거리가 나오고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를 따라

산행을 계속한다.

 

 

Ä 동악산 – 대장봉

동악산 정상을 접근하는 등로는 세갈래길이다. 도림사에서 신선바위를 경유하여 오르는 길과

로프와 바위를 타고 넘는 험로로 오르는 길과 배넘어재나 청계동, 사수암 에서 오르는 등로가 합쳐져 오르는 길이다.

정상부근에서 바람을 피할수 있고 8명이 식사를 할수 있는 자리를 잡아 각자가 싸온 도시락을 내 놓는데

반찬이 10여가지 넘어 풍성한 산중의 오찬이 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여기서부터는 두갈래길로 나뉘어 산행을 하여가다 대장봉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공명님과 Mt사랑님은 공룡능선 자락을 타고 형제봉을 경유, 대장봉으로 향하고 나머지는

배넘어재를 경유하여 대장봉으로 향한다.

 

 

Ä 대장봉 – 최악산

대장봉에 도착하여 무전기로 신호를 보내니 아직 형제봉도 도착하지 않았단다. 아마 공명님께서

공룡능선의 비경에 반하여 사진을 찍느라 늦어지는 모양이다. 그래도 준족들이라 약간의 간식을 먹고

먼저 출발한다는 신호만 보내고 최악산을 향해서 출발이다.

 

 

Ä 최악산 – 삼기마을

이미 상당한 거리를 왔고 눈길을 아이젠을 차고 왔기에 평소의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다들 힘들어하는 모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은 더욱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다른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듯 말도 하지 않고 계속 묵묵히 따라오기만 한다.

나는 비록 내일 덕유산종주산행이 있지만 선두에 서서 눈이 싸인 등로를 러셀하며 또한 길을

잘못들어 되돌아 와야하는 착오를 범하지 않도록 모든 신경을 곤두세워 진행을 해 나간다.

다행인 것은 최악산에서 삼기마을까지는 비록 등로는 험하지만 쌓인 피로를 잊을수 있을만큼 비경들이 있어

자주 쉬며 하산을 하니 다행이다.

소나무잎들이 푹신거릴 정도로 쌓인 등로를 따라 삼기마을로 내려서니 날머리에 제법 큰 가족묘지가 나타난다.

묘지터에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첨단산인부부와 공룡능선, 형제봉을 경유하신 공명님과 Mt사랑님이

같이 나타나신다.

다들 고생했다며 인사를 나누고 차량이 주차해 있는 삼기마을 회관앞 주차장으로 이동하여

일부인원은 여기서 작별인사를 하고 나머지는 차량회수를 하고 헤어져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 함께 한 남도 산우님들!

장거리 산행에 고생은 하셨지만 함께하여 즐거웠고 좋은 추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지금처럼 자주 뵙지는 못하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내려와 같이 산행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한가족 분위기로 즐거운 산행, 안전한 산행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