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이 많았던 소백산 산행


 

1. 일  시 : ‘05. 3. 1(화)  6시 40분 ~ 12시 50분

 

 2. 구  간 : 희방사-연화봉-비로봉-국망봉-초암사-주차장

 

3. 산행동반자 : 나홀로

 

4. 거  리 : 14.8㎞

 

5. 교통편

 ▶ 칠곡 - 희방사 주차장 : 자가용

 ▶ 배점리주차장 - 소수서원 : 화물차 무임숭차

 ▶ 소수서원 - 풍기역 : 버스(1,400원) - 1시간 간격

 ▶ 풍기역-희방사 주차장 : 버스(30-40분간격)놓쳐 택시이용(일만원)

 ▶ 희방사 주차장 - 칠곡 : 자가용

 

6. 소요시간 : 6시간 10분

 ♧ 희방사 주차장 - 연화봉 : 1시간 11분

 ♧ 연화봉 - 비로봉 : 1시간 17분/ 2시간 28분

 ♧ 비로봉 - 국망봉 : 1시간 16분/ 3시간 44분

 ♧ 국망봉 - 초암사 : 1시간 49분/ 5시간 33분

 ♧ 초암사 - 배점리 주차장 : 37분/ 6시간 10분

 

7. 산행기

삼일절 어중간한 휴일이라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벼르던 소백산 종주를 계획해 본다. 저녁에 슈퍼에서 행동식을 준비하고 배낭에 스패츠, 아이젠, 여벌옷 등을 준비하니 제법 무겁다. 무언가 빠진 것 같은데 잘 생각하니 김밥을 빼먹었다. 늦은 시간에 사러가긴 뭐해서 아침에 출발하면서 사리라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가 시원찮아서 인지 몇 번 잠을 깬다. 4시에 일어나 짐을 다시 점검하고 간단하게 요기한 다음 중앙고속도로 칠곡 나들목을 올라타 풍기로 향한다. 달은 둥글고 휘엉청한 달빛으로 산들의 윤곽은 또렷하다. 풍기 나들목에서 나와 국도5호선을 타고 죽령휴게소로 향한다. 계획한 죽령휴게소-구인사 종주에 대하여 조금 회의감이 든다. 구인사까지 갔을 경우 불확실한 교통편과 등로 상태 등으로 마음을 바꿔 희방사계곡으로 오른다. 매표소에는 아무도 없고 차를 어디 세워야 할지 몰라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니 끝에 주차장이 나온다. 얼마안가면 희방폭포다. 무엇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차를 몰고 다시 내려와 매표소 주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출발하니 6시40분이다.

 

희방계곡 탐방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등로는 간간히 얼은 곳을 제외하면 걸을만하다. 뽀뜩뽀뜩 거리는 눈길을 걸으니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숨을 헐떡이며 계곡길을 오르니 아까 헤메던 희방폭포근처 주차장이다. 오르는 길에 탄력을 붙여 희방폭포를 오른다. 폭포옆으로 난 철재계단 길은 가파르다. 얼음결정체로 정지된 폭포는 쉼없이 물소리를 내며 얼음 밑으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살아 있는 폭포의 숨결을 느끼며 계단을 다 오르니 희방사다. 정적을 깨고 개들이 짖으며 달려든다. 그리움에 대한 표현이리라 생각하며 나도 그들을 반긴다. 조용한 산사에 그들의 얼굴도 마치 부처같다. 산사 앞을 지나 연화봉의 쉼없는 계단길을 오른다. 숨이 깔닥깔닥할 줌에 안부에 도달한다. 숨을 몰아 쉬고 주변을 조망한다.

가야할 연화봉은 가까운듯하며 멀리 있다. 힘겹게 눈길을 오르니 천문대의 돔이 아침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난다. 연화봉 정상에 오르니 천문대가 발치에 있고 죽령고개에는 회색 구름이 자욱히 깔려 있고 가야할 비로봉은 하얀 눈언덕처럼 다가와 있다. 몰아치는 바람에 한기를 느끼며 서둘러 비로봉으로 향한다.

 

비로봉 주변 의 상고대는 보이질 않고 초록을 가득 안은 주목나무 가지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비로봉에서 국망봉과 구인사로 가는 능선길을 가늠해 보고 바람을 피해 삼가계곡 내려가는 계단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국망봉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매서운 바람으로 코와 뺨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아려 배낭에서 안면마스크를 꺼내어 쓰고 장갑도 하나 더 꺼내어 끼고 삭풍을 맞는다. 몸은 냉기가 가득하다. 몸을 덥히려 걸음을 서두른다. 능선을 벗어나니 남쪽 등로의 눈은 녹아 질퍽인다. 아무도 없는 등로를 오르락 내리락 국망봉에 도착하니 4시간이 채 안되었다. 바로 앞 상월봉과 신선봉이 유혹한다. 3시간만가면 구인사인데 하고 망설이다 구인사로 종주산행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초암사로 가기위해 온 길을 되돌아간다.

 

초암사로 가는 길은 눈이 녹아 질퍽이고 길을 따라 눈녹은 물이 소리내며 흐른다. 길을 피해 눈이 있는 곳으로 나무와 씨름하며 급한 길을 내려간다. 계곡은 온통 얼음이고 양지바른 곳은 질퍽인다. 차라리 구인사로 가는 것이 낳겠다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며 쉼없이 내려간다. 초암사가는 길은 입산통제로 문을 굳게 잠궈 할 수없이 계곡으로 내려가 우회한다. 여태까지 내가 내려온 등산로는 통제된 길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한다. 초암사에는 아무 인적이 없고 인경소리만 들린다. 죄지은 마음에 서둘러 죽계계곡을 1곡부터 9곡까지 내려온다. 계곡에는 잎을 떨군 단풍나무와 간간히 보이는 바위틈 소나무, 큼지막한 바위는 절경이다. 알록달록한 가을의 계곡을 상상하며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라 내려간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도로양쪽으로 철조망을 쳐 놓아 보기가 영 안좋다. 좁은 땅에 사과나무를 심어 놓고 도둑을 막으려 철조망을 쳐놓았다. 그것도 국립공원안에 말이다. 그들만의 탓은 아니리라 애써 마음을 쓸어 내리며 죽계계곡을 지나 한참을 내려가니 매표소가 있다. 입산통제로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더니 매표소안에 아가씨가 있다. 찔리는 마음에 짐짖 모른 채 얼굴을 외면하며 걸음을 서두른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12시 50분이다. 점심을 먹을 겸 주변 식당에서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3시에나 있다한다. 시간도 많고허기져 주문을 하려하니 닭도리탕 등 여럿이 먹어야 하는 메뉴다. 할 수없이 식당을 나와 도로를 따라 걷는다. 지나가는 승용차는 손을 들어도 야박하게 휭 하니 가버리고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모는 화물차에 신세져 소수서원까지 나온다. 소수서원앞 주차장은 차로 가득하다. 예전에 소수서원에서 부석사로 식구들과 여행했던 생각이 불현듯 난다. 괜스레 가족들이 그리워진다. 풍기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단양역 앞에서 내려 인근 식당으로가 늦은 점심을 먹으며 희방사 가는 버스 시간을 묻는데 30-40분 간격으로 자주 있다 한다. 밥을 먹고 나오니 버스가 한 대 지나간다. 휭 하니 가버리는 버스를 바라보며 희방사행이 아니었으면 하다 여이어 다른 버스가 와 물으니 내가 놓친 앞차가 희방사로 가는 버스란다. 아쉬운 마음을 누르고 버스를 기다리려니 지루하다. 풍기역 앞의 택시가 나를 유혹한다. 못 이기고 운전기사에게 갈 수 있는지 물으니 만원 달란다. 시간도 아낄겸 택시타고 희방사 주차장으로 가서 차를 가지고 되돌아오며 아쉬움이 많았던 소백산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