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05. 2. 27 (일) 05:10∼13:40

▢ 지      역 : 설악산(남설악매표소∼설악산매표소)

▢ 산 행  자 : 안내산악회와 함께

▢ 날      씨 : 맑음

▢ 산행거리 : 16㎞

오색(남설악매표소,2.3㎞)↔설악폭포(2.7㎞)↔대청봉(0.6㎞)↔중청대피소(0.6㎞)↔

소청봉(1.3㎞)↔희운각대피소(2.0㎞)↔양폭산장(2.0㎞)↔귀면암(1.5㎞)↔비선대(3.0㎞)

↔설악산매표소

  

▢ 산행코스

○ 부산 시민회관 출발【→강원도 오색(22:00), 45,000원】

○ 오색 남설악매표소 도착(05:05)

○ 남설악매표소(05:10 출발, 산행시작)

○ 제1쉼터(06:00 도착, 출발)

○ 설악폭포(06:35 도착, 출발)

○ 제2쉼터(07:25, 도착, 출발)

○ 대청봉(08:15 도착, 출발)

○ 중청대피소(08:30 도착, 아침식사후 09:00 출발)

○ 소청봉(09:20 도착, 출발)

○ 희운각대피소(10:30 도착, 10분휴식후 10:40 출발)

○ 무너미고개(10:45 도착, 출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

○ 양폭산장(11:30 도착, 출발)

○ 귀면암(12:20 도착, 10분휴식후 12:30 출발)

○ 비선대(13:00 도착, 10분휴식후 13:10 출발)

○ 설악산매표소(13:40 도착, 하산완료)

○ 부산 출발(16:50)

○ 부산 도착(23:50)

○ 집 도착(00:20)

  

▢ 산행시간 : 8시간 30분(휴식·식사시간 포함)

 

▢ 준 비 물

배낭(45ℓ), 여벌옷, 모자, 바라크라바, 스틱2개, 장갑, 도시락 2인분,

생수(500㎖ 2개), 헤드랜턴, 자유시간 3개, 사과·귤 약간, 칼, 펜, 메모지,

상비약, 수건, 손수건, 휴지외 기타

  

▢ 산행후기

설악산의 봄철 산불방지기간이 종전의 3.1∼4.30까지에서 적설이 많은

관계로 3.21∼5.13로 변경되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겨울을 보내면서 지리산과 설악산중 한곳을 가보고싶은데 토요일 오후가

되다보니 지리산은 아무래도 나홀로 산행이라 혼자간다고 마눌이 완강하게

반대한다. 도리가 있나...

  

부산에서는 올 겨울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서너군데 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설악산 등반코스가 있어 할수없이 산악회를 따라 설악산의 설경을

만끽하고자 토요일 저녁을 먹고 채비를 차린다.

포근하던 날씨가 오늘따라 춥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서 그렇는지 30명을 못채우고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설악산으로 긴 장도에 올랐다.

장거리 버스를 타다보면 산을 오르기전에 어느정도 지치기 마련인데

오늘따라 기사가 길을 못찾아 춘천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빽하여 홍천IC에서

빠져나오는 등 장장 7시간의 사투로 산꾼들은 거의 파김치가 되다시피하여

새벽 5시가 넘어 남설악매표소에 도착하였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상 늦었다.

오늘은 날씨가 맑아 새벽 4시에 도착했으면 일출(7시 1분)도

볼수있었을 것이다.

  

당초 계획은 오색에서 대청봉에 올랐다가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로

가기로 했었는데 구곡담계곡이 러셀이 안되어있고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버스가 겨울에는 운행을 안하는관계로

산행이 힘들다고하여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는 걸로 바뀌었다.

회원들은 다소 불만이 있었으나 어차피 갈수없는 것...

 

◈ 남설악매표소 05:10 출발(산행시작)

남설악매표소에 거의 비슷한 시간에 전국의 산악회 회원들이 몰려

어느정도 정체가 되면서 얼어서 약간 다져진 등로를 따라

랜턴에 의지하여 위로, 위로 전진하였다.

  

매표소를 통과하자마자 처음부터 눈의 향연이 벌어진다.

등로의 양 사이드 눈밭에 스틱을 찔러보니

끝이 어딘지 가늠할수 없을정도로 눈이 많이 쌓였다.

저기에 사람이 빠지면 못 나올것같다. 겁난다.

  

추운 날씨지만 다행히 바람이 거세지 않고 제1쉼터까지

그냥 밀리다시피 올라간다.

제1쉼터 지나서 약간의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다시 오름길이 이어진다.

사실 설악산 대청봉은 지리산 천왕봉과 마찬가지로

짧은 거리지만 시종 오름길의 연속이라서 초반에 어느정도 체력이

소진되기 마련이다.

  

☞ 남설악매표소

  

☞ 앞사람의 뒷 꽁무니만 바라보면서 위로 전진

  

☞ 제1쉼터 

  

◈ 설악폭포 06:35 도착, 출발

설악폭포 이정표를 지나니 어둠이 서서히 가시고 여명이 밝아온다.

이정표 높이가 사람 키만한데, 세상에나...

이정표의 글씨만 보이고 나머지는 눈에 파묻혀 버렸다.

이런 눈밭을 걸으니 즐거운 비명이 절로 나온다.

  

급경삿길이 제2쉼터(안부)까지 이어지고

안부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땀이 얼음으로 변해버린다.

이어서 좌측으로 계속 오름길이 이어진다.

  

능선 옆 사면사이로 태양은 떠오르고 날이 완전 밝으니

주변이 완전 백색의 천국이다.

기분이 상쾌해 심호흡을 크게 해본다.

차가운 공기지만 오염되지않은 공기가 아닌가...

마음껏 들여마시면서 오른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된비알 오름길이 계속 이어진다.

또 다른 안부를 오르고부터 정상까지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주목 군락지를 지나 예전의 대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바람은 더욱 드세지고 엄청 춥다.

  

☞ 눈에 묻혀버린 설악폭포의 이정표 

  

☞ 설악폭포를 지나 된비알 오름길을... 

  

☞ 제2쉼터를 지나고

  

☞ 마지막 안부를 지나 대청으로 

  

☞ 흔적만 남아있는 예전의 대청대피소 

  

 

◈ 대청봉 정상(1,708m) 08:15 도착, 출발

정상에는 강풍으로 서있기조차 힘들다.

소백산의 공포의 칼바람 생각이 난다.

바라크라바를 했는데도 살갗을 파고드는 바람으로

얼굴, 귀 할것없이 온몸이 춥다못해 따갑다.

  

빨리 대청봉을 벗어나야 하는데...

주변 사진도 찍어야겠고,

찰나의 시간이지만 고통의 시간이 흘러간다.

  

중청 대피소로 향한 발걸음이 바람에 의하여 중심이 흔들린다.

되게 춥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빨리 여기를 벗어나

대피소로 가야한다는 생각밖에 없는데 코앞에 있는 대피소가

그렇게 멀수가 없다.

☞ 살인적인 강풍이 난무하는 대청봉  

  

☞ 대청봉에서의 주변 조망

  

☞ 대청봉에서의 주변 조망

  

☞ 중청봉과 중청대피소

 

◈ 중청대피소 08:30 도착, 아침식사후 09:00 출발

대피소에 오니 물이 없어 컵라면은 팔지않는다한다.

이런... 허기는 면해야 되겠고 해서 밥을 억지로 입속으로 밀어넣는다.

아, 추버라. 추위를 이기고자 준비운동을 하는 등 열을 좀 높인후

소청봉으로 가면서 중청능선 한계령과의 갈림길에 오르니

한계령 방향(좌)은 러셀이 안되어있었다

(한계령 구간은 출입이 통제되었음).

  

우측의 화채능선을 바라보면서 중청봉 능선을 지나

소청봉으로 내려간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옥녀봉과 칠형제봉을 지나 봉정암을 잇는

용의 이빨같은 용아장성은 내설악 최고의 암릉구간이나

현재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을뿐만 아니라 위험한 구간이 적지않아

쉽사리 발길 닿지않으며 

소위 말하는 뜀바위, 개구멍바위, 2m의 침니, 20m가 넘는 직벽 등

위험구간이 다소 산재해 있는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망하나는 최고라는 용아장성을 중심으로

화채능선과 공룡능선, 울산바위까지 온통 얼어붙은

차디찬 설국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 살인적인 강풍을 뚫고 대청봉을 오르는 산님들

  

☞ 강풍에 의해 흩날리는 눈발 (바람에 의해 카메라가 많이 흔들렸음)

   

☞ 홀로 고독을 씹고있는 중청대피소 

  

☞ 중청 갈림길(한계령은 러셀이 안되어 갈수없네)

  

  화채능선

  

☞ 설악산의 산산산 

  

☞ 용아장성릉(좌)을 중심으로 설봉들 

  

☞ 설악산의 산산산과 울산바위(좌 뒷쪽)까지

  

☞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 그리고...  

  

☞ 대청봉(좌)과 중청봉(우) 

  

  용아장성릉과 공룡능선, 그리고...

  

☞ 공룡능선과 주변의 무수한 봉우리 

  

☞ 설악의 산산산

 

 소청봉 09:20 도착, 출발

소청봉에서 봉정암까지라도 갔다올 마음이 있었지만

1.1Km나 되는 거리인데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 포기하고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는데 이건 도저히 내려갈수가 없을

정도로 눈이 많이 쌓여있고 경사도가 심하였다.

  

평소의 소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까지는 너덜길에 급경사로

결코 좋지않은 길이었는데 지금은 눈이 깊게 쌓여있고

경사도가 급해 걸어서 내려가기는 힘들고 본의아니게

미끄럼타고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러셀이 되어있는 길이 깊게 패여 아주 기분좋게 주저앉아

미끄럼질하면서 그냥 잘도 내려간다.

커브지점을 통과할때는 빙글돌아가는게 순간

봅슬레이를 연상시킨다.

  

순식간에 완만한 지점까지 내려왔다.

일어나 옷을 털고 몇발자국 못가서 또 미끄럼시작...

이렇게 몇 번 되풀이하다보니 희운각대피소의

철계단까지 내려왔다.

계단도 예외는 아닌냥 눈에 묻혀 흔적만 남아있었다.

  

☞ 소청봉이정표(좌-봉정암, 우-희운각대피소) 

  

☞ 얼어붙은 화채능선과 천불동계곡, 그리고... 

  

☞ 소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 하산길이 너무 겁난다

  

☞ 미끄럼타고 희운각대피소로 하산

  

☞ 공룡의 첫 등뼈인 신선봉

  

☞ 계단마져 눈에 묻히고(희운각대피소위 철계단)

  

◈ 희운각대피소 10:30 도착, 10분휴식후 10:40 출발

희운각대피소에서의 커피한잔(1,500원)이 그 무엇과도 바꿀수없이 맛있었다.

희운각대피소에서 조금 내려가다 오르면

무너미고개가 나오며 여기서 등로가 갈라진다.

직진하면 공룡능선을 타는데 러셀이 안되있어 위험스럽다한다.

오늘의 목적지인 우측 천불동계곡으로 떨어진다.

  

☞ 희운각대피소(평소보다 많은 산님들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 무너미고개에서 바라보는 신선봉 

  

☞ 무너미고개

  

천불동계곡은 계곡 양쪽의 기암절벽이 천개의 불상이

늘어서 있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천불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계곡이다.

  

웅장한 기암절벽과 톱날같은 침봉들 사이로 깊게 패인 V자 협곡에

폭포와 소가 연이어져 있어 설악산의 가장 대표적인 코스이자

우리나라 계곡의 대명사로 꼽히는 지역이다.

  

또 미끄럼타고 신나게 내려간다.

이젠 아이젠도 스패츠도 무용지물이 되버렸다.

다행스럽게도 기온이 점차 올라가 별 무리는 없었다.

마대나 포대같은 것이 있었으면 즐거움이 배가 될듯...

  

계곡아래의 눈밭은 자연그대로 인간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아

환상적이긴한데 저기에 실수라도하여 발을 들여놓게되면

어떻게 되나... 아마 흔적도 없이 눈속으로 빠져들어갈 것이다.

에고, 겁나라...

  

기나긴 철계단과 기묘한 바위에 측량할 수 없는

눈까지 어우러져 천불동계곡 하산길이 마냥 즐겁다.

양폭산장을 지나면서도 양폭포가 어딘줄도 모르고 지나간다.

  

그래도 봄은 오는 듯

눈속에서 졸졸졸 개울물 흐르는 봄의 소리가 들린다.

  

바위의 생긴 모습이 귀신의 형상같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진 귀면암주변의

수직으로 된 암벽은

천불동계곡 상류까지 이어지고 주변의 계곡물이 지금은 겨울이라

거의 없는 편이지만 여름에 많은 비가 내릴경우 계곡물이 등산로까지

차올라 자칫하면 조난의 사고도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이다.

  

☞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으로 떨어지는 설경에 또 다시 미끄럼 타고 

  

☞ 미끄럼타고 내려갑니다(무너미고개 아래) 

   

☞ 천불동계곡의 비경

    

☞ 천불동계곡의 비경

   

☞ 천불동계곡의 기나긴 철계단을 타고 

   

☞ 천불동계곡의 비경

   

☞ 천불동계곡의 자연그대로의 설경 

   

☞ 천불동계곡의 철계단은 계속되고

   

☞ 양폭산장과 설경

    

☞ 설경과 철계단

    

☞ 천불동계곡의 비경 

    

☞  천불동계곡의 비경

    

☞ 꼭 무너질것같이 기다랗게 늘어서있는 철계단과 설경

    

☞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설경

    

☞ 백설에 도취되어 움직일줄도 모르고...

    

☞ 귀면암안내도

    

☞ 천불동계곡과 만경대

 

◈ 비선대 13:00 도착, 10분휴식후 13:10 출발

희운각대피소에서 비선대까지의 5.5Km의 거리가 전혀 지겹지 않았다.

출입이 금지된 잦은 바위골(좌)과 설악골(좌) 입구를 지나니

웅장하면서도 클라이머들의 선망의 대상이자

또한 즐겨찾는 장군봉과 적벽이 보인다. 비선대다.

  

비선대에서 설악산매표소까지는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오늘은 근래 드물게 많은 눈이 내려 원없이 보고 밟아본 설원이었다.

눈꽃이 없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날씨는 얼마나 쾌청했나...

  

☞ 웅장한 장군봉(좌)과 적벽(우)

    

☞ 천불동계곡의 설경

    

☞ 설악동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봉우리들 

    

☞ 신흥사의 좌불

   

☞ 설악산매표소

  

☞ 권금성옆의 날카로운 봉우리들

 

◈ 설악산매표소 13:40 도착, 하산완료

3. 1∼4.30까지가 봄철 산불방지기간으로 출입이 통제되는데

설악산은 눈이 많이 쌓여 3.21∼5.13까지 기간이 변경되었다.

고해야 할 듯...

  

산행은 끝났는데 이제 먼거리를 버스에서 또 시달려야한다.

아무리 들려고 해도 들려지지 않는 눈꺼풀이 들리기는커녕

점점 내려간다. 눈꺼풀이 이렇게 무거울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