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  비슬산 1,084m 경북 청도 각북면. 대구 달성, 옥포 유가 가창면

언   제 :  05. 4. 25(월)  

누구랑 :  수원 권선동성당 성모산악회

 

○ 경부선 수원t/g 07:30 통과
    옥산 휴게소 08:50 경유
    구마고속도로 현풍t/g 통과
 
      남녁의 산과 들
      연두 빛 새잎으로
      녹음이 시작되고

    

     하얀 배꽃은 백설잔치
     복사꽃이 사이사이로
     연분홍 띠를 두르니
     영락없는 백설기다.

 

11:20 유가사 주차장
        물 맑고 공기 좋은 산사 입구
        새 소리도 청아하게 들리는 산골
        주차장에 모여 원장 수녀님의 시작 기도로
        오늘 산행의 무사고를 빌고
        포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유가사를 지나친다.
       유가사는 300m쯤 위에 있다.

 

11:43 수도암 입구
         빛깔도 고운 빨간 홍매화가
         암자의 입구에 탐스럽게 피었다.
         암자의 문지기인양...

     

      가파른 지름길을 놔두고
      세멘트길을 따라 도성암으로 올라간다.
      비가 내린다는 기상대 예보는 오보가 되고
      초여름 날씨에 일행들은 서서히 힘들어한다.
     
      산행 실력이 드러나기 시작하며
      일행들은 길게 늘어지고
      특히 두 분 자매가 뒤로 쳐지며 아주 힘들어한다.
      배낭을 넘겨받아 앞에 둘러맨다.
     
      선두는 시야에서 이미 사라져 버리고
      도성암 앞마당의 멋진 조망을 그리며
      땀흘리며 그곳에 도착하니
      일반등산객 출입금지다
      서운한 마음 뒤로하고
      암자 아랫길로 들어서니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굵은 돌덩어리가 박힌 급경사 오르막
      소나무가 우거져 그늘을 드리우니 그나마 다행
      쉬엄쉬엄 올라가니 세멘트길 보다 수월하다
     
      이제 수녀님도 꼴지와 합류하고
      "수녀님도 가는데?"하고 a팀에 합류하여
      꼴찌를 하고 있는 자매는 제일 꽁지가 되고
      이제는 되돌아 갈 수도 없으니
      힘을 내라고 격려하며 된비알을 올라선다.

     

      도통바위의  탁 트인 조망
      지금까지의 힘들었던 것은
      망각 속으로 보내고
      심호흡으로 산 기운을 마시니...
      아!
      이 맛에
      오늘도 산에 오른다.

     

      군락은 아니지만 가끔씩 진달래가 반기고
      조망이 좋은 능선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13:10 능선삼거리에 도착
        정상 주위에 흐드러지게 피었을
        진달래를 그리며 올라선 봉우리
        에게게 이게 뭐람?
        개화율이 50퍼센트나 될까?

       

        아!
        인간의 조급증이
        대자연 앞에 산산이 부서지는 순간이다!
        작년에 철쭉꽃을 보기 위해 소백산에 4번이나 갔어도 보지 못했었다.
        그 때 이미 터득을 했어야 할 이 못난 인간이여!
        꽃 산행 시기 맞추기가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대견사지쪽의 진달래를 기대하며
        정상에 오른다.

 

13;22 대견봉(비슬산정상)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 된다.
          마치 어느 시장 통에 온 것 같다.
          쓰레기들은 왜 버리고 가는지?
          발에 밟힌 억새 밭이 운동장 바닥이 되어 버렸다.

         

          서둘러 정상을 벗어나
          공터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다.
          꼴지 팀도 도착하여
          배낭을 찾아가고
          그 배낭 속에서
          야채며 푸짐한 반찬이 쏟아진다.
          산도 못 타시는 분이
          짐까지 무거우니 힘들 수밖에
          배낭을 대신 매준 보답으로
          다음 산행 때는 양주를 넣어 오시겠단다.
          여성 대원들이 많아 진수성찬이다.

 

14:24 중식 후 출발
         다른 때보다 긴 식사시간을 끝내고
         대견사지를 향하여 출발!
     
      늦게 도착했던 안나자매님과 아들이 보이지 않는다.
      남들보다 산행이 늦으니 일찍 출발을 했나보다.
      아들은 외국에서 3년간 공부하다 돌아 왔는데
      아버지가 추억을 만들어 줄려고 예약을 하여 어머니와
      오늘 산행에 같이 왔는데 몹시 힘들어한다.

 

14:35 유가사 용화사 갈림길
         내리막길을 10여분 내려선다.
        용화사와 유가사 갈림길이다.
         대견사지를 향하여 직진한다.
         많은 사람들과 교행을 한다.

        

         갑자기 앞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다가가 보니 안나 자매의 아들이 길바닥에 누워서 
         허벅지를 잡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다리에 쥐가 났다.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사혈침을 꺼내주며 손발가락을 따란다.
         대장들이 모여 사혈을 하고 허벅지를 주물러 피가 돌게 한다.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다른 사람들은 계속 산행을 하게 하고 내가 남았다.
         일행들이 출발하고 조금 있으니 또 허벅지가 굳어진다.
         한참을 주물러도 풀리지 않고 얼굴도 하얗게 변하며 증상이 더 심해진다.
         환자는 고통스러워하고 우리는 어찌 할 바를 몰라 쩔쩔매고 있는데
         마침 60대 등산객 두 분이 지나가시다 우리를 보고는 나와 같이 주무르며 치료를 해주신다.
         손을 만져 보고 하얗게 변한 얼굴을 보더니 급체를 하였단다.
         당신의 배낭에서 액채 소화재와 알약을 꺼내 먹이고 손과 어깨를 주무르고 환자를 눕혀

         놓고  지압을 한다.
          그리고 나서 앉혀 놓고 등을 두드리니  트림을 한다.
          체했던 것이 내려간 것이다.
          하얗게 변했던 얼굴에 핏기가 다시 보이고 다리의 쥐도 풀린다.
          고마워 연락처를 적어 달라고 하였으나
          "산에서는 모두가 친구여!"하시며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고 가신다.
          정신이 없다 보니 음료수 한 잔 권하지 못했다.
         

          오늘 큰 경험을 했다.
          상비약은 있는데 어떤 증상인지 몰라 약을 쓰지 못했다.
          응급처치 요령도 익혀야 하겠다.


16:00 용화사 유가사 갈림길
       대견사지로 가는 것은 포기를 하고
        환자를 데리고 유가사로 하산 시작
        다행히 환자는 상태가 좋아져 혼자 걸어서 내려간다.
        천천히 환자를 보호하며 유가사로 하산한다.

 

16:55 유가사 주차장
         비슬산은 다음주 화요일 안내 산악회를 따라 다시 오기로 한다. 
         그 때쯤이면 만개한 진달래도 볼 수 있을 것이고(?)
         휴양림 주차장에 있던 버스가 되돌아와 귀가 길에 오른다. 

 

          서울 청운 산악회에서 오신 두 분 어르신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어르신들의 치료를 받고 무사히 귀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나가시다 말고 사혈침을 내주신 두 분 아주머니들도 감사하구요

        

         "산에서는 모두가 친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