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7(토) ~ 8(일).

 

죽령~제2연화봉~연화봉~비로봉~국망봉앞 삼거리~봉바위(1박)~국망봉~상월봉~늦은맥이재~신선봉 앞 후퇴~다시 늦은맥이재~을전

 

<척산>, <오시리스>

 

 

 

 

겨울 소백산은 칼바람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언젠가 한번 그 칼바람에 맞서리라 생각했지만 쉽게 결행하지 못하고 미루어 왔는데,

 

이번에 <척산>님과 겨울 소백산 종주에 도전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소백산 종주는 죽령에서 구인사로 하거나 백두대간길인 고치령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백두대간길은 다음에 할 기회가 있을 듯하여 남겨두기로 하고, 죽령에서 구인사 종주를 계획한다.

 

 

해운대에서 지하철 첫차를 타고 사상역에 도착하니 6시 20분 경이다.

 

<척산>님은 먼저 와 기다리고 계신다. 곧장 소백산으로 달려간다.

 

칠곡휴게소에서 냄비우동으로 아침을 먹고 10시가 거의 다되어갈 무렵 죽령에 도착한다. 

 

 

차문을 열고 나오니 찬바람이 귓전을 때린다.

 

몇일전 소한 이후로 강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죽령주막으로 들어가 커피한잔을 마시며 산행차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두터운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리다.  

 

 

천문대로 가는 임도를 따라 오른다. 날씨는 흐려 시계가 좋지 못하다.

 

그래도 눈을 밟으며 오른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부지런히 오른다.

 

 

 

 

 

 

 

 

 

 

 

 

연화봉에 이르니 소백이 본모습을 드러내듯 바람이 제법 세차게 몰아친다.

 

오버자켙으로 무장을 했음에도 몸에 와 닿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간단히 사진을 남기고 비로봉으로 향한다.

   

 

 

 

 

 

▼ 연화봉에서 <척산>님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에 바람이 좀 잠잠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간단히 라면으로 식사를 한다. 그래도 술은 있어야 하니 복분자를 한잔 곁들인다.

 

따뜻한 국물이 들어가니 몸이 좀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 비로봉 가는 길

 

 

 

 

 

▼ 천동쉼터 갈림길에 이르자 비로봉갔다 온 사람과 비로봉으로 가려는 사람들로 많이 붐빈다.

 

 

 

 

천동쉼터 삼거리를 지나자 탁트인 광야에서 몰아치는 바람은 감당하기 힘들다.

 

바라클라바를 했어야 했는데 안경을 선택한 것이 후회가 된다. 

 

 

안경을 끼고 바라클라바를 하면 안경에 김이 서리고 그 김이 곧 얼어버려 앞을 볼수가 없다.

 

그래서, 안경을 쓰든지 아니면 안경을 벗고 바라클라바를 하든지 선택을 하여야 한다. 

 

 

 

 

 

 

 

 

비로봉에 도착했다.

 

비로봉의 바람은 소백산을 대표하는 바람이다.

 

사방팔방에서 몰아쳐 오니 어디 숨을 곳도 없고 정신을 가누기 힘들다.

 

곧장 국망봉으로 간다.

 

 

앞으로 걸어간다기 보다 바람을 벽삼아 옆으로 누워 가는 느낌이다.

 

철쭉군락지 갈림길에서 우측 국망봉으로 향한다.

 

 

 

 

 

 

광야를 벗어나니 바람이 좀 잠잠해 졌다.

 

이곳에서부터는 사람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다행히 러셀은 되어 있다.  

 

얼얼한 얼굴을 만져보니, 코에는 감각이 별로 없다.

 

 

 

 

 

초암사 갈림길에 이르니 오후 5시 15분이다.

 

계획은 늦은맥이재까지 가려했는데, 시간이 늦어 봉바위에서 비박을 하기로 한다.

 

고도 300미터 정도를 내려가니 봉바위가 나타난다.

 

 

봉바위에는 서울에서 먼저 온 사람들이 텐트를 쳐 놓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잠자리를 준비한다. 

 

바닥에 시멘트를 친 곳이 있어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잠자리를 마련하고 나니 어두워졌다.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같이 식사를 같이하자고 하여 간단히 술이나 한잔하려 갔는데,

 

술도 주고, 고기도 주고, 밥도 준다. 30대 젊은 사람들인데 작년에 1년만에

 

백두대간을 둘이서 완주했다고 한다.

 

 

살아가는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고, 오랜만에 산에서 즐거운 만남을 가진것 같다. 

 

9시경 나의 타프로 돌아와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밤에는 그리 추운줄은 몰랐는데, 아랫쪽이 좀 추웠던 것 같다.

 

자다깨기를 반복하면서 시간은 흘러간다.

 

새벽2시경 밖으로 나오니 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다.

 

조용한 밤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다시 잠이 들고 6시경 일어나 아침준비를 한다.

 

물이 다 얼어 있어, 눈을 녹여 물을 만들어 필터로 걸러 

 

밥을 짓고,  찌게를 만들어 식사를 한다.     

  

 

 

 

 

▼ 다음날 아침 <척산>님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한다.

 

국망봉으로 가기 위해 어제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간다.

 

내려올때는 멀리 느껴졌는데, 올라갈때는 그리 멀리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도 어제 내려갈때 다시 올라 올 것을 생각하니 멀리 느껴진게 아닌가 싶다.

 

 

 

 

 

 

 

 

 

 

 

▼ 초암사 삼거리 이정표

 

 

 

초암사 삼거리 능선에 올라서자 어제의 그 바람이 다시 분다.

 

오늘은 안경을 벗고 바라클라바를 선택한다. 바라클라바의 위력은 대단했다.

 

얼굴에 찬바람이 직접 닿지 않을 뿐 아니라, 나의 입김으로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으니, 천천히 국망봉으로 향한다.

 

 

▼ 국망봉으로 가는 길

 

 

 

 

 

 

 

 

 

 

이제 국망봉을 떠나 상월봉으로 향한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사람이 없다.

 

바람과 눈...그것이 전부다.

 

 

소백은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흰눈과 세찬 바람은 바위 그리고 나무와 잘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 소백의 깊은 내면으로 배낭을 멘 두 사람이 결연히 걸어 들어가고 있다.

 

 

 

 

 

 

 

 

늦은맥이재에서 구인사로 가려면 신선봉방향으로 가야한다.

 

백두대간길을 벗어나 있어 러셀은 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탐방로는 신선봉까지라는 경고가 붙어있다. 

 

구인사에서 등산객이 지나다니는 것을 꺼려하여 탐방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척산>님이 먼저 러셀을 하며 사면을 돌아 능선으로 향한다.

 

능선에 이르니 눈이 무릎까지 차 온다.

 

 

능선길에서부터 내가 러셀을 하였는데, 등산로가 분명한 곳인데도

 

무릎이상 발이 빠진다. 그리고 신선봉 부근으로 다다르자 우회로를

 

가야하는데, 눈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고 또한 상당히 위험하다.

 

 

신선봉 우회로에 도착하니 시간은 벌써 12시가 넘었다.

 

이대로 진행하다가는 해가 지기전에 구인사에 도착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늦은맥이재로 돌아가 을전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 다시 늦은맥이재에 도착

 

 

 

 

 

 

▼ 하산완료

 

 

 

오후 2시 30분 월전에 도착하였다. 

 

이것으로 소백산 종주산행이 끝이났다

 

계획한 구인사로 하산을 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능선에서 만난 눈과 바람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꽃피는 봄날 소백산 종주에 다시 나서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