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능경봉+고루포기산
산행자 : 평택 뫼 토요산악회* 허경숙
산행일자 : 2004년 1월 3일 (토요일)
날씨 : 산행하기 좋은 날씨*파아란 하늘








산행기점   대관령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



능경봉 산행안내지도



출발한지 삼십여분 만에 능경봉 정상에 도착



고루포기 산 정상 (기점부터1시간 40분 소요)



맞은편 산등성이 왕산 제이 쉼터 쪽의 철탑



도깨비 뿔 때문에 상한 마음을 달래주는 파아란 하늘



이런 풍경들로 말미암아 고루포기 산의 생명력도 잃어가는 느낌



다시 되돌아 나와서 이 지점에서 오목골로 하산


 


키 작은 진달래 나무 가지 사이에 우뚝 선 나무



하늘의 위로에 살아 있는 동안 하늘을 향하는 나무들





대관령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를 산행기점으로 열린 산문 안으로 들어선다
해발 835미터에서 시작되는 능선산행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일렬 종대의
맨 마지막에 매달려 간다

능경봉 정상까지 30분가량 소요 되는데 중간에서 두 분이 뒤로 처지고
처진 틈을 메우고자 가속 패달을 밟는다
밋밋한 정상에서  조망을 보려하지만 별 볼 것이 없다

표지목을 찍는 사이 선두는 달아나고
달아난 선두로 잡으려 하지만 쾌속정인지
성능이 떨어지는 경비정으로 쫓아가기는 무리인가

한참을 뛰다시피 속도를 내니 얼핏 뒷 모습이 보인다
붙잡고선 놓치지 않으려고 그림 한점 찍고 나면 또 달아나고...
다시 잡으려 뛰고 술래잡기 놀이처럼


눈도 없는데 스패츠를 하고 온 산님들이 장비 정리하는 동안 앞질러 간다
꽁무니만 좇다가 혼자 겅중겅중 오르는 길이 신난다

눈이 많이 쌓였더라면 설욕(눈 목욕)이라도 해볼까 기대를 했지만
멀리서 보아도 그저 희끗거리기만 할 뿐 역시 산 안에도 눈이 별로 없다

능경봉에서 고루포기산까지 1:20분 정도 걸렸다

횡계치를 지나는 터널이 보이고 산아래 차도 달리고
산 안에 산님들도 달리고

순한 육산이라 눈도 없으니 미끄러울 일도 없고
마라톤하듯이 뛰는 것도 재미나다
한바탕 내림이 있더니 다시 오름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고루포기를 향한 길이다

한바탕 거친 숨 걸러내며 오르니 다시 능선이 시작되고
깊고 그윽한 산의 품안을 느끼며 걷는데
난데없이 도깨비 뿔들이 들이닥친다


정상을 가린 거대한 철탑과 고압선을 맞닥뜨리니 주눅이 든다
윙윙 소리는 허공에서 깨어져 산탄이 되어
가슴에 묵직한 답답함이 되어 매달린다

밋밋한 고루포기 산 정상에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
맞은편 등성이에도 고압선철탑이 주인처럼 버티고 있다

쉼터 스테인레스로 만든 식탁과 의자에 등짐을 얹어놓고 점심 해결하고
바람소리에 실려오는 육중한 무게에 떠밀리다시피
내림 길을 향하여

다시 0.4키로 내려가서 오목골로 내려선다
산책 길같은 구간이 끝나자 가파른 급경사 구간엔 밧줄이 길게 설치 되어있다

오목폭포 다다르니 폭포는 짐작으로 새겨 볼 뿐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작은 산을 이루고

허벅지까지 빠지는 낙엽길을 건너자
다소 미끄러운 구간이 있으니 앞서가는 산님 발걸음이 아기 걸음 마냥
조심  조심을 그려낸다


'고루포기'란 순수한 우리말로써 '머릿골'의 속어인
'골패기'의 표준음이라고 한다.


고루포기산 정상 서남쪽 기슭에 있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 이름이라고도 한다


네시간 가량은 소진 될 것으로 계산 되었던 산행인데
점심을 먹고도 두시간 사십오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예상한 시간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조금 내려가니 명태 덕장 앞에 닿는다
바다를 등지고 속을 비운 명태들이 파아란 하늘을 향해
입을 쩌억쩍 벌린 채 빽빽하게 걸려 있는 풍경이 새롭다


덕장을 가득 메워야 할 명태들이 부족해서 그런지
제법 많은 덕장들이 비어 있다


얼었다 녹았다 황태(북어)가 되기 전까지 덕장에서 코 꿰인 채
벌을 서던 명태들이 일부는 가게에 나와 손님들에게 선을 보인다


여자와 북어는 두들겨야 맛이 난다는 고약한 속담이
아직도 회자되는 곳이 우리나라이니
덕장에 걸린 명태가 된 것 같아 주눅이 든다

고루포기 정상에 걸린 고압선도 그렇고 덕장에 걸린 명태를 보아도,

두들겨 맞아야 제 맛이 난다는 북어를 보아도 그렇고...

눈이 없는 능경봉 고루포기산이었지만
산의 넓은 품에 안긴 것만도 어딘가.
철탑이 있은들 코꿰인 명태가 있은들
산이 주는 푸근함으로 오늘도 마음에 또 다른 넓이 가 생겼다.







▣ 정영동 - 제가 산에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 감기 빨리 버리십시요..^^

◈ 앵초님! 얼른 회복하셔서 노추산에서 동행하셨던 것 처럼 두번째의 동행 제의합니다
넉넉한 웃음과 배려로 날마다 기쁘게 산행을 하면서 님께 더욱 잘해드리지 못한 것 죄송합니다. 반딧불이님과의 만남도 기다려집니다. 올해엔 약간 한가해질 것 같아 두분과의 만남 기대합니다. 산에서 아무리 뛰어 보았자 그 산까지 데려다주는 님이 계시지 않다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날마다 감사합니다.


▣ 신경수 - 안녕하세요 신경수 인사드립니다 금년에도 건강하시어 좋은 산행 많이 하시기를 바라며 좋은 산행기 많이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가정에는 평화와 화목이 충만하시고 가시는 걸음마다 향기를 풀풀 뿌리시며 아름다운 우리산하를 더욱 더 사랑하여 주시기를 바라며 하고자 하시는 일 모두 다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신경수님! 구자숙님으로 부터 님과 송영희님에 관한 생생한 소식 종종 듣곤합니다. 참 아름다운 부부이시라고... 님을 생각하면 저야말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 감히 뵈올 수 있을지  글로서나마 안부를 전하게 됨도 영광이라는... 거기다 마음 뿌듯한 인사까지 앉아서 받으니 그저 송구스러울 따름입니다. 님과 송영희님께서도 저에게 주신 말씀보다 더 큰 복 받으시고 뜻하시는 일 이루어지길...
가정에도 기쁨이 날마다 솟아나길...

윤도현 사랑t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