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07. 3. 10 (토)
어디로 : 금정산(金井山. 801M . 부산 광역시, 양산시 동면소재)
누구랑 : 홀로이
산행코스 : 호포역 - 금호사 - 가산소류지 - 임도 - 능선 - 자일
하늘문 - 하늘릿지 - 고당봉 - 금샘 - 북문 - 범어사
산행시간 : 5시간
업무상 구룡포행 대장님이
당근과 채찍을 총동원하여
동행을 집요하게 종용했지만
산을 향한 내 열망은 더욱 강렬했다.
이미 눈에 익은 드라이브 길보다는
훌훌 다 털고 대자연 속에서
맘껏 훠이훠이 휘돌고 싶었다.
호포역을 향하며 바라본 낙동강은
잦은 봄비탓에 물빛이 흐리다.
시시로 드나드는 값진 보물 금정산
오늘은 홀로이 미답의 길로 간다.
빨라도, 늦어도, 코스가 틀려도
누구하나 나무람없이 유~유자적
홀로 아리랑 한 소절, 읊조리고 다니리!
인적없는 산길로 접어들다.(13:05)
左로 산 속 저수지를 끼고
늪지대로 드니 갯버들이 상큼허니
연녹색 기지개로 봄인사를 보내오고
진달래 꽃망울이 몽긋몽긋 부풀었다.
쭉쭉 뻗은 갈대가 줄기만 앙상히
지난 시간의 반추로 다가오니
두 계절이 공존하는 아이러니!
납작한 봉분3기 나란히 누웠는데
쓰레기 봉지2개, 나무위에 달려있다.
샛노란 생강나무 꽃잎 터치는소리
살짝 줄기 긁어 진짜 향을 음미하다.
아름드리 돌부리들 널부러진 산 사면에
땅 속에서 졸졸졸 물소리 울려난다.(13:20)
右로 계곡을 끼고
키 큰 산죽 군락지 지나치니
낭랑한 물소리 점점 더 커지고
작은 沼를 비켜 계곡을 건너는데
주렁주렁 시그널이 성황당 분위기다.(13:40)
임도를 느낌으로 횡단하여 오르다.
계곡이 이어지며 온 산 가득 물소리
물은 대지의 윤활유이다.
암반위의 청정옥수 산 아래로 흘러가고
봄 꿈꾸는 활엽수와 산죽의 조화로움
하산길의 부부 산객 인사 나누며
하늘릿지 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14:15)
지능선 올라서서 右로 진행하다.
홀연히 거대암벽 떡하니 버텼는데
오월에 솜씨로는 제법 난코스라.
여기서 후퇴하면 돌아갈 길 막막허니
죽기살기로 로프잡고 끙끙대다.
한 번 더 로프잡고 암봉 위 올라서니
전망 터이며 낙동강이 유유히
묘한 석문(하늘문1)지나 암봉무리 평정하고
정상에 우뚝 서니 시원한 바람줄기
온전한 조망이 유장히 펼쳐진다.(15:00)
얼키설키 기묘한 암벽 사이
거대한 석문(하늘문2)이 참으로 경이롭다.
이어지는 암릉을 스릴속에 조심히
두 발로 걷다, 네 발로 기다
무릎으로 전진하다, 엉덩이로 후퇴하다
미로속을 헤매이다, 흙을 밟고 벗어나니
시그널이 나부낀다, 봄 여름 가을 겨울(15:16)
질척이는 오름길을 이어가다
돌출바위에 머리 한 번 꽝 찍고서
하늘향한 기개늠름 거대암봉 씨름타가
완전히 탈출하니 고당봉이 지척이고
발 아래엔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그제서야 알겠더라, 지나온 암릉길을
영역을 넓혔으니, 하늘릿지였다!(15:55)
눈에 익은 주능선길 내려서서
계명봉, 장군봉 훠이 둘러보고
우람한 근육질 고당봉 향해가다
이미 밟지않은 새로운 코스택해
좌충우돌 올라서니 짙은 회색 하늘휘장
금샘찾아 다시 길 나서는데
산새 외 마리가 처연히 울어댄다.
짝 잃은 설움인 지, 먹이찾는 몸짓인 지!
신비로운 금샘물은 여전한 모습일세.(16:50)
洗心井 감로수는 변함없이 콸콸 솟고
북문거쳐 계단 길 이어간다.
산새가 떼로 모여 저녁 인사 요란하고
계곡물소리 점점 더 우렁터니
범어사 경내엔 매화웃음 해맑더라.
꿋꿋이 도열한 청 대나무 고결하고
뎅그렁~ 풍경소리 끊임없이 울리더라.(18:00)
요즘 디지털시대라 그런지 모두들 사진만 찍어 올리는데 정말 산꾼다운 글로 금정산을 되새겨 보게 합니다.
산행을 다녀와 언제 부터인지 사진으로만 보게되는 상황에 처해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사진도 참고가 되겠지만 산행 후에 남기는 글이야 말로 영혼이 맑아야 표현되듯 자연과 함께 글만 남기는 참다운 산행 후기들이 많았음 합니다.
남들이 한다고 따라하는게 아닌 느낌 그대로를 전달해 주는 그런 글들이 많이 보여지길 기대하며...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