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 백 산
 2007년 2월 24일 토요일 (산사모)
날씨 : 흐림 시계양호

♣   함백산
함백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주목과 고사목 군락이 있고 시호등 약초가 많다 삼국유사에 보면 함백산을 묘고산이라고 기록하였는데 수미산과 같은 뜻으로 대산이며 신산으로여겨 본적암·심적암·묘적암·은적암 등의 절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 1,300여년전 자장율사가 문수보살의 계시에 따라 갈반지를 찾아 큰 구렁이를 쫓은후 그 자리에 적멸보궁과 수마노탑을 짓고 석가모니의 정골사리를 모셨다고 하며, 적멸보궁옆 주목나무는 자장율사가 꽂아둔 지팡이가 살아난 것이라하여 선장단이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극락교와 정암사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열목어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 해발 1,573m의 함백산은 태백의 진산이다. 함백산은 강원도 동쪽 태백시와 서쪽의 영월.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며 뻗어있는 산이다. 남쪽에서 올라온 백두대간이 태백산에서 화방재(어평재)로 굽어 내리다가 함백산으로 솟아 오르며 웅장함을 잇는다. 강원 동부의 최고봉으로 정상에서 태백산, 백운산 등 지역 전체와   동해일출 전망이 가능하다.

산행 기점은 남한강으로 이루어지는 지장천의 상류인  두문동재와 만항재, 또한 적조암 입구 세곳이다 . 현재 이곳 함백산에는 포장도로가 나 있는데, 정상까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포장도로를 걷기 싫다면 싸리재에서 오르는 등산로를 택한다. 상함백이라고 부르는 은대봉(1,142m)을 지나 50분 정도 걸으면 중함백, 함백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함백산 정상에서는 국내 최고(最高)의 고개, 만항재를 지나 수리봉(1,214m), 창옥봉(1,238m), 화방재로 하산길을 잡으면 된다.

싸리재에서 정상까지는 넉넉하게 1시간30분, 정상에서 화방재까지도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싸리재, 은대봉을 지나는 중간에는 국내 최대 길이의 정암터널 위를 걷게 된다.  포장도로라도 상관없다면 태백 시내의 까막바우(문곡역 위쪽) 들머리나 혈동의 혈리굴 있는 곳으로 들머리를 잡으면 된다. 함백산의 품에 안긴 정암사는 서기636년 신라 선덕여왕 5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으며, 경내에는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과 천연기념물인 열목어 서식지가 있다.

겨울철 산행의 일미로 설원에서 펼쳐지는 주목군락지의 사열은 장관이다. 함백산 주릉은 동쪽의 태백시와 서쪽의  영월, 정선군의 경계를 이루며 뻗는다. 두문동재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등산로가 뚜렷하고 내내 조망이 시원해 눈이 즐겁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흔적 : 만항재-함백산-중함백-은대봉(상함백)-싸리재(두문동재) 총 7.68km  * 3시간40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고, 컴에 올리는 일은 이제 너무 쉬워 아무나 할 수 있다
그러나 걸었던 길에 마음을 담아 글로 옮기는 일이 이제는 노동을 넘어서 고역으로 느껴질 때가 더러 있음을 고백한다

공부를 하지 않고 되는대로 대충 숙제를 해결하기는 껄적지근하고
이것저것 자료를 찾다보면 시간은 유속 빠른 강물처럼 흘러가고
산내음이 배인 정결한 마음은 세속으로 돌아오자마자 어느새 찌꺼기가 쌓여 정돈 된 마음 위를 해일이 되어 덮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북쪽으로 보이는 매봉산에는 풍력발전기가 바람을 기다리고 산자락엔 고랭지 채소밭이 보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함백산 고스락 풍경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10:55
만항재(1.330m)에서는 함백산 정상이 빤히 보인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는 만항재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산보 수준의 걸음이라 할 수 있다
싸리재까지의 거리가 7.68km 세 시간쯤 걸으면 되니 마음도 널널하다
눈 속에 숨은 복수초와의 숨바꼭질이라도 해얄까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오름길 남서쪽에 보이는 장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느슨하게 시동걸린 기차놀이 꽁지 숨죽이며 살금살금 따라간다
늘어진 걸음에 마음속의 프라이팬이 빨갛게 달구어지는 중인지
내 안에서 드디어 콩 튀는 소리

 나 모르게 머리가 요동치며 앞 선 이의 배낭에 자꾸 헤딩을 한다
오늘만은 느긋하게 걷자는 몸과의 당부가 도망치는 순간
일렬종대의 기차놀이 줄에서 탈선한다
그 순간 철면피가 되는 것이다
탈선하는 순간부터 왕따 되는 것을 자청하는 꼴이다

평화로운 걸음을 참지 못하는 꼬락서니가 나의 참모습이기도하다
긴 정렬, 주욱 늘어선 아름다움을 참지 못하는 것이 나의 속성인 것이다
흐릿하게 들어오는 상고대를 핑계로 먼저 달아나는 고약한 심보가 내 속성인것이다

얄미운 뒷모습 보일새라 꽁지 떼고 달아나다보니 기차줄 놀이에서 맨 먼저 떨어져나간 기관차가 저어기 앞에 간다
인정사정볼 것 없이 쉬익~ 앞지르는 순간
어떤 아자씨 내 몸뚱아리 반은 될 듯한 기둥뿌리 같은 나무를 어깨에 메고 간다
앞지르다 얻어 터질까봐 죽자사자 달아난다
헉 @@@ 고약한 아자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광산도로를 건너간다
산행하다 도로를 건너니 김샌 맥주처럼 맛없는 산이 되고만다
우리의 산길은 아무데나 끊어져 차에게 내 준 길이 많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11:25
이 구간을 지나면 약간 가파른 돌팍길이 정상을 향해 나를 앞질러 오른다
땀이 따라왔다
첨으로 허파도 풍선을 불만큼  가파르더니 그것도 잠시 오름길이 끝나고 길은 기죽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하늘엔 구름이 주인 행세를 하지만 의외로 시계는 양호하다
정상 아래 조망이 시원한 곳에서 가슴을 연다
심호흡을 하다가 남쪽으로 바라보니 조록바위봉의 특이한 모습이 들어오고
태백산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군봉을 향해 달려간다
태백산은 건장한 사나이 몸뚱아리처럼 두툼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산릉들에게 자꾸 상채기를 만든다
만만한 산을 향해 돌진하는 포크레인은
무식하면 더욱 용감한 사람들의 만용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 TV중계소가 있다
여기에도 온 동네 북 다 모아 전후좌우 상하에 걸려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아래엔 태릉선수촌 태백분소인 국가대표 고원훈련원이 내려다 보이고
서늘한 고원지대이니 여름훈련시 이용하면 좋겠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11:52
함백산 정상
정상 아래에서 파노라마를 찍다가 정상에 올라오니 조망이 훨씬 좋다 360도로 트인다
파노라마 담으려면 내님을 기다려야한다
내님은 삼각대 지고 오느라 천천히 오나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정상 아래 주목 한 그루
무슨 옷 입었나 보려 접근하다가 눈이 만든 함정에 풍덩 빠진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어쩌까잉?
길이 아니라서 빠져 나가기 힘들다 여길 짚어도 풍덩
 온통 풍덩일텐데잉~
어째야 쓰까잉~

겨우 빠져나오니 스패츠 안한 등산화 속에 눈덩이 쳐들어 와 셋방 하나 달라고 아우성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작은돌탑 뒤로 북동쪽 매봉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북쪽으로 은대봉, 금대봉, 대덕산 멀리 두타, 청옥이 들어오고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헬리포트에서 마음의 점을 찍겠다는데 춥다
정상에서 오래 기다렸더니 체온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또 18번 ~줄행랑

바람을 피해 내려서다가 적당한 곳에서 내 마음에도 점을 팍 찍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동으로 백운산
하이원 스키장(강원랜드)이 보이고 뒤에는 두위봉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함백산 주목들은 참 아름답다
그 어떤 산의 주목들보다 아름답다

철조망에 갇힌 몸으로
오히려 우리가 답답해할까 염려하는 몸짓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뒤돌아 보는 함백산 정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나뭇가지 뒤로 스키장 아래 강원랜드가 있는 곳이다
싸리재에서 오르는 님들과 교차를 한다
비록 처음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스스럼 없이 인사가 오간다
힘들어 하는 여산님을 보니 아이젠도 없이 두 개의 지팡이로 여기까지 왔나보다
남산님은 연신 힘내라며 응원가를 퍼붓는다

길의 요동이 거의 없다
따라 내 숨결도 간결하다
부지런히 걷는 것보다 가만히 쉬면서 기다리는 것이 오히려 어려웠다

눈 위에서 미끄러진 햇살이 내 발 밑에 그림자 만들길래 잡자고 마음 먹으니
어느새 숨어 버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내 그림자 밟는 불상사는 없어진 셈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지나 온 자취는 언덕같은 능선 길이다
산세가 유순하기 때문에 야생화가 많을 것 같다
산도 좋아하지만 산에 빌붙어 산을 산답게 만드는 식구들도 좋아한다

빈 구덩이 틈새로 햇살 한 줌 숨겨 뿌리에게 나눠주며 힘겹게 숨 쉬는 나무들과
밟혀서 잘게 부서지다 가장 작은 알갱이 되어 근본인 흙이 되는 돌맹이들과
눈여겨 보아야 겨우 눈치 챌 수 있는 작은 풀꽃들과
계절을 맞춰 노래할 줄 아는 숲속의 가수들인 각종 새들과
어릿광대 모습을 한 작은 곤충과
근데 내 발자국 소리에 놀라 혼비백산하는 노루나, 고라니까지도
다 좋은데
그런데 멧돼지는 사랑할 수 없어
멧돼지 흔적을 밟으며 지나야 하는 산길에서
 멧돼지보다 덩치 더 크게 보이려고 겉옷 펄럭여 볼품 없는 내 품 넓혀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14:14
은대봉 정상석은 세운지 얼마되지 않았다 한다

싸리재에 재설작업이 안된 걸로 판단하고 정암사로 하산하려 했는데
은대봉 못미쳐 싸리재에서 올라 온 산님들에게 정보를 듣고 진로를 수정 싸리재로 하산 하게되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중후한 금대봉을 바라본다


*
금대봉과 대덕산은 1993년 환경부에서 생태계보존지역으로 지정했다
모데미풀, 대성쓴풀, 한계령풀, 투구꽃등 희귀식물 16종과 한국 특산식물 15종이 자생하고 있고
천연기념물 하늘다람쥐, 꼬리체레도롱뇽등 희귀동물을 비롯 미기록 곤충 13종도 찾아냈다
금대봉에 자생하는 식물은 공식적으로 480여종 실제 식물학자들은 900여 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북아 식물연구소 현진오박사는 “종수로만 따지면 지리산 1,000여 종, 한라산 1,500여 종에 비해
그리 많지는 않지만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희귀식물이 많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덕산에서 보았던 범의꼬리 군락이 생각난다
우중 산행이었지만 꽃들의 천국인 금대봉, 대덕산에 다시 가고 싶다
촛불처럼 환한 범의꼬리 흐드러진 그 곳에 다시 서고 싶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천의봉 이정주가 마주 섰는데(2개) 서로에게 멱살 잡고 삿대질하더라
자료를 찾아보니 이 이정표가 오류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눈에 불써고 찾아봐도 복수초는 복수를 포기한 모양이다
아니 이파리는 무수히 보이는데 눈을 뜬 넘이 하나도 없다
흐린 날씨 때문에 노오란 얼굴 보여주지 않았구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눈을 뚫고 일어서서 꽃을 피우는 복수초
<남도의 산과 자연과 문화라는 카페>에 방을 갖고 계신 cafeopener님 작품을 모셔왔슴


[미나리아재비과, 여러해살이풀]
햇빛 좋은 날에만 피는 꽃.
저녁이면 오므렸다가 아침 햇살 받고 다시 펴지는데 흐린날엔 꽃봉우리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꽃을 볼 수가 없다.
가끔 눈속에 핀 복수초 사진들을 볼 수가 있는데 식물 뿌리에서 스스로 열을 낸다는 말이 있다.
봄에 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옅은 눈 정도는 녹이고 고개를 내밀 수 있는가보다.
봄철 건조기 입산금지 시기에 꽃이 피고
봄이 지나면 이미 씨앗을 맺고 잎까지 모두 없어지기 때문에  시기에 맞춰 부지런히 다니지 않으면 우연히 만나기는 힘든 편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불이 먹고 남긴 뼈다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모자 벗은 양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모자 쓴 양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식물은 스스로 열을 내기 때문에 식물의 둘레가 동그랗게 녹아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싸리재

무언가 허전한 산행은 끝났다
그러나
넓디넓은 산의 품에 안긴 것만해도 어디냐

풀씨들은 빈 땅을 향해 돌진하는 버릇이 있다
내 마음과 몸이 산을 향해 돌진하는 버릇과 같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