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무렵의 새벽이 가장 어둡 듯,
        봄을 잉태한 속리는 양수가 터지고도 쉬이 봄을 내어 놓질 않는다.
        우리 산하에서 가장 매서운 칼바람으로 유명한 설악의 대청과 소백의 비로,
        밤치고개로 올라 문장대로 향하는 속리의 협곡에서 만난
        속리의 칼바람은 그에 못지 않았고 속 깊은 울부짖음을 담고 있었다.

        산의 정상에 서기 보다는 산의 품에 안기라는 질책이리라..


        지인 몇이 모여 점심을 하기 위해 강원 철원으로 향했던 지난 주,
        송어 양식장을 찾아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철원의 깊은 산중에 자리한
        그곳의 계곡을 탐사한 바 있었다.
        두터운 얼음을 뚫고 계곡에 자리한 나무들에도 버들강아지가
        한창 물이 올라 있었다.
        봄은 이미 이 깊은 산중의 계곡에도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속리산..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수학여행의 기억으로 담겨있는 속리..
        학창시절의 기억이기에 속리는 그 어느 산보다 우리에게 다감한 곳이다.
        백두대간길을 잇는 밤치재..그 험준함 과는 무관하게,

        밤치재에 올라서니 이번 산행의 목적지인 문장대의 모습이 아득하게 멀다.
        충청의 알프스라 이름하기에 손색 없는 늠름한 능선이 산행내내
        조망 되어진다.





      밤치재를 올라서니 속리의 천황봉을 뒤로 숨긴
      우람한 능선이 위풍당당하게 솟아있다.
      충청의 알프스라 이름하기에 손색이 없다.



      봄을 숨긴 속리의 산길을 따라..



      푸른 소나무에 쌓여
      우뚝솟은 암봉이 장엄하다.



      칠형제봉의 마지막봉을 두고..
      우리 산하가 가진 산그리메는 참으로 황홀하다
      산에 들면 구름이 되게도 하고 바람이 되게도 하고
      나를 잊게도 하고..



      나는 이미 없다.



      산에 담겨 산길에서의 비움은
      내 가진 화두 '길'에 대한 화답일련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아둔함은 산이 주는 채움을 읽어내질 못하나니..



      질퍽거리는 산길과 눈으로 다져진 빙판길을 지나고
      몇차례에 걸친 업자일렌을 거치며 백두대간을 잇는 밤치재를
      오르니 문장대 능선이 뚜렷하게 눈에 잡힌다.



      햇살 따스한 양지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에 들어 배부르니 그 어떤 부러움도 없어라



      도열해 있는 칠형제봉의 사열을 받어며
      문장대를 향한 마지막 난관을 헤쳐 나아갈 것이다.
      협곡을 지나 자일을 타는 구간에서 산객을 만나게 되면
      지체가 예상되어 서둘러 식사를 마감하고..



      문장대로 향하는 협곡에서
      설악의 대청과 소백의 비로에 버금가는 매서운 칼바람을 만났다
      자일을 타고 내려오는 산객들이 있어서 두배의 시간을 소모하고
      그 매서움에 담긴 봄을 읽어 보았다.







      협곡을 지나 눈 덮힌 산길을 오르며





      지나온 길을 되짚어보며..









      경외감..
      존재로 남는다는 거,
      그 보다 더한 소중함이 있기나 할까.



      문장대가 코앞이다

       

       

       

                                                   막걸리 한 사발에

                                                   산자락 그늘마저 말아먹고 나서야

                                                   운우처럼 정이 일어나니

                                                   발아래 산을 두는 것보다

                                                   내 몸을 산자락에 감추리라..



                                                   산지기 오늘도

                                                   산밑에서

                                                   놀았다.

                                                   흰 개꼬리 삼년 묻어놔봐야

                                                   말짱 헛일이다.

       



      문장대에 오르기 전 전망을 조망하며.



      문장대에 오르니 사방 막힘없는 산그리메가 광활하다.





      온 몸으로 칼바람을 받아들이며
      봄을 담아온 속리산행..그 즐거움을 만물의 으뜸에 있는
      물과 그 소리가 반긴다.





      아름다움이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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