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10일 목요일 (설 연휴) 날씨 맑음.
생수공장 - 1130고지 - 국망봉 - 고개 - 자연휴양림 매표소.
산행시작 : 8시 50분.
산행종료 : 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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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큰댁은 일산에 사시지요,
하여, 설날 아침에 가서 밥만 똑 따 먹고 오려면 뒷통수 많이 부끄럽지요,
그래서 몇해 전부터 만두와 부침종류를 만들어 가지고 아침에 설을 쇠러 가지요.
올해는 며느리가 둘 이라서 일 부려먹을 쫄짜가^^* 두명이나 생긴 셈이라 행복했답니다.
이상 소녀네 사는 얘기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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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설을 잘 쇠고 국망봉 산행에 따라 나섰어요.

새해부턴 저에게도 일감이 생겨 제 시간될때 불시에 산행을 나서야 하지요.

설에 맛난 음식 많이 먹어선지 연약한^^* 소녀 허리춤이 안 맞을려해요.
음~ 오늘 국망봉서 칼로리 팍 소비해뿔면 허리춤 날씬이로 좀 변모할라나~?

회장님의 멘트로 쉬운 산이 아니니,
여럿이 그룹을 지어 산에 오르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시네요.
속으로 " 넵!! " 해 놓구서 산에 오를땐 말 안듣구 혼자서 조심조심 오릅니다.
어제 집에서 일상의 대화를 많이 했으므로 오늘은 조용히~ 그저 묵묵히~
말 없는 거대한 산품에 푸욱~ 빠져 들었어요.

"이케 날이 좋을줄 알았으면 조끼차림도 좋을낀데,,, ㅠㅠ 안 입구왔넹;;
산님덜 한숨 고르며 올려보시며 만만치 않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저는 오늘 걷는 능선길이 아주 맘에 들어요.
발걸음도 가벼워요, 어제 떡국먹은 힘이 넘치는거 같애요.
그래서 거북이처럼 쉼도 없이 마냥 올랐어요.

양달은 먼지가 폴싹폴싹 일기도하고~
응달은 얼음이랑 눈이 얇게 쌓여 미끄럽기도 하고~
오름길이라 아이젠은 안 신는게 낫더군요.
정상 아래엔 눈길이 미끄럽기도 했어요.

어찌어찌 가다보니 국망봉 정상이네요.
근디,
이게 웬일이에요,
선두 이대장님이 몇분이랑 앉아서 간식을 드시는거에요,
" 아니 그럼 내가 선두? "
아무리 떡국힘을 발휘했다기로 서니,,, 이럴수가,,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아주 멋 집니다.
대체로 정상에 서면 속이 트이고 " 이맛이야~" 하는데
국망봉 정상의 찹찹한 산세 또한 보통이 아니네요,
여기에 상고대가 형성되였더라면 금상첨화 였을꺼지만
그런 기대없이 산이 보고파 왔기에 이대로도 너무 행복이예요. 

등산화 끈 고쳐매고 몇분이서 하산을 합니다.
미끄러워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 새로 산 체인 아이젠을 착용했지요.
편리하고 가볍고 아주 좋군요,
근데 문제는,
눈이 없는 곳에서 돌을 밟아야 할 때예요.
벗었다 꼈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귀찮아서 걍 걸을려니 바위를 밟을때 나는
쟁그러운 소리, 또 이 육중한 몸무게에 눌려버리고, 닳아 버릴것같은 아이젠이 아까웠어요.

얼마나 내리막길 이던지,,, 말 할 여유가 없네요,
계곡은 얼어붙어 장관을 이룬곳도 있구요.
맨날 후미서 빌빌매던 소녀 선두 대장님 발맞춰 하산을 하니,
저를 아시는 분, 오늘 보약먹구 왔냐네요, ㅋㅋ
"글쎄나 말유, 지가 봐도 별꼴 다 봤지라~ 오늘 등수안에 들었네염 ㅋㅋ "

근데,
여성회원 한분이 다리를 삐었다는 무전연락이 왔어요,(짐은 좀 어떠신지,,)
하산이 늦어 진다하니 온천약속을 지키려는 회장님의 탁월한 결정으로
희망자에 한해 우릴 목간통^^*을루 델다 주시네요.
첫번째 집 문 닫고,
두번째 집도 문 닫고,
세번째 집은 공.사.중.
네번째 목욕탕엘 들어가니 우와;; 사람 한번 디따 많네용.
짧은 시간이였지만 자투리 시간을 아주 개운하게 보내고 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