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아장성릉/이계명님 촬영]
 

 

희우견방(喜友見訪)

                         -김시습(金時習)-



客裏無人弔 : 객리에 아무도 오지 않아


柴扉盡日關 : 사립문을 종일토록 닫아둔다.


無心看世事 : 무심코 세상 일 보다가


有淚憶雲山 : 눈물지어 구름에 잠긴 산을 생각한다.


故舊成疏闊 : 옛 친구는 소탈함을 이루었는데


親朋絶往還 : 친한 친구들 왕래함을 끊어버렸다.


喜君留半日 : 그대 찾아와 한나절 머물러주니


相對一開顔 : 마주보고 서로 얼굴빛 한번 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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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암을 뒤로한채 솔나무오솔길로 빨려들어간다.

바로나타나는 나무계단을 오르니

삼갈래길이 나타나는데 표시기를 보니

왼쪽은 오세암으로 가는 산길이고

오른쪽으로는 수렴동 대피소로 가는길이다.

  

벌써  어둑해지는 숲길을피해 철다리를 지나 바로 수렴동 계곡

개울가로 내려간다.

아무도 없는 개울가의 돌팍을 밟으며...

  

물속을 뚜러져라 보건만 물속은 너무 조용하다.

몇년전 이물길을 따라 오르며 물속에서 유영하는

많은 칭구들을 보았건만...

  

어찌된일인가?

이번 폭우에 전부 아래로 떠내려갔는가 ?

오늘의 달님은 하현달이라 늦은 저녁에나 보일려나

혼자 중얼거리며 오르는데 내려오는 한쌍의 남녀를

만난다.

  

어찌나 반가운지..."어디서 오시는 길이유"

물으니, 대피소까지만 다녀오는길이란다.

"혼자유? 어디까지 가시나유?"

"네, 수렴동대피소 까지 갑니다 "

  

이내 수렴동에 도착하니 어둑하다.

무엇으로 저녁을 먹을까하다가, 라면을 주문한다

그냥이유 아님 끓여드릴까?

그냥주어유~~한개의 1500원이란다.

  

주무실건간유 ? 

네, 저녁먹구서 결정할랍니다.

저녁준비를 위해 바나를켜는순간에...걸죽한 경상도 말씨로

모두들 안녕하신감...하며 너스레르떠는 산객이 내자리에 앉는다.

  

혼자유 ?~네 앉으세유

그래서 만나는 소백산 밑 풍기에사는 박**를 조우한다.

그산객이내놓는것은 '햇반'이다 나의 김치라면과 조화를 이루며

맛나는 석찬을하며...

  

오늘여기서 잠시눈을 붙이기루하구서는

이내 우리는 개울가로 가서 잠자리를 마련하구서는

그동안의 산보듬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른다.

우리의 들풀과 약초 등등 서로의 그동안 삶과  앞으로의

남은 소풍길에 대하여 이야기 하며...

  

이칭구가 지금배우고 있는 대금을 불고 싶단다.

대금(대나무 피리)~나도 배우고 싶어한 이악기를

이칭구는 배우고 있는 것이다.

  

이칭구의 대금과 하모니카소리에 매료되다보니

벌써 달이 중천이다 아 ~자정이 넘어가는 구나

이칭구 "칭구야 우리  용아장성릉을 품어 볼래"

  

이칭구는 이용아를 타기위해 불현듯 풍기에서 달려왔단다.

9년만에 말이다 나는 5년전인가 품어 보았는데...

장비는 준비되있는가 물어보니...없단다.

  

그럼 나한테있는 25메타 자일정도로 가능할까?

그냥함 ~해보지뭐...

잠을청한다.

  

내일 용아를 품으러 가는 각자의 꿈을 꾸며...

삶의 마지막을 보낼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가야동계곡

수렴대피소에서

2006년08월11일

하현달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