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데 벌써 한해를 마무리해야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습니다. 한해가 지나면 또 한살 나이를 더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를 더할수록 이러 저러한 송년모임 건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은 커져 가는 것 같습니다. 이 해가 다가기 전 허전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채우고자 크리스마스이브에 지리산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7시 20분경 백무동매표소에 도착하였으나 입산통제중이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취사장에서 식사를 하고 기다리던중 9시 30분경 다행히 입산이 가능하다고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늦게 시작한 만큼 하동바위까지 쉬지 않고 오르고, 다시 물한모금 마시고 참샘까지 올랐습니다. 오를수록 눈이 많이 쌓여있어 우리 일행이 눈덮인 산길을 처음으로 올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참샘에서 목을 축이고 있던 중 어느 산님 한분이 산길을 잡아 앞서 가시는 것입니다. 우리 일행은 그분의 흔적을 따라 산을 올랐습니다. 망바위부터는 거의 허벅지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쌓였는데 만약 내가 먼저 올라 왔다면 여기까지 올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산을 오르던 중 문득 “이타행(利他行)”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러쉘하며 오르신 산님의 행위가 곧 이타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산행 자체가 이타행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가는 산님이 뒷사람에게 “나뭇가지를 조심하라”든지 “바위가 미끄럽다”고 일러준다든지 하는 행위도 이타행일 것이고 힘겹게 오르는 산님에게 “수고하십니다.”라는 인사가 격려가 되는 이타행이라 할 것입니다.


지리산은 경쟁시대를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이타행”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이타행이란 단어를 생각하며 직장생활로 강퍅해진 마음에  평온이 깃들기를 한번 기원해 봅니다.               

 

산행일정을 사진과 함께 올립니다.

 

같이 간 분 : 지리초보님, 제임스님 그리고 나

다녀 온 곳 : 백무동-하동바위-장터목산장-세석산장-한신계곡

다녀 온 날 : 2005. 12. 24(토) - 2005. 12. 25(일)

 

  - 07:30  백무동매표소 도착

  - 08:30  아침식사

  - 09:40  산행시작

  - 10:50  하동바위

  - 11:30  참샘

  - 12:20  소지봉

  - 13:20  망바위

  - 14:20  장터목산장(4시간40분소요)

  - 16:20  점심식사

  - 18:30  세석산장

  - 09:20  한신계곡으로 하산

  - 11:15  한신폭포

  - 12:40  산행종료

 

  ▲ 백무동 취사장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입산통제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 입산허가와 함께 산행을 시작

     

   ▲ 야영장도 한번 돌아보고

   

 

    ▲ 하동바위 도착

 

   ▲ 참샘

 

   ▲ 드디어 능선이 조망되기 시작합니다. 보이는 봉우리가 하봉으로 생각(?)

 


   ▲ 소지봉에서 지리초보님

 

   ▲ 눈 덮인 산죽길

 

   ▲ 눈을 보고 마냥 즐거워 셔터를 자꾸 누릅니다.

 

   ▲ 망바위에 도착하여 쉬고계신 제임스님

 

  ▲ 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 눈은 점점 깊어져 갑니다.

 

  ▲ 나무가지에 쌓인 눈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 상고대도 보입니다. 

 

   ▲ 장터목 산장에서 식사후 능선을 조망하며

 

   ▲ 장터목에서 세석으로 가는 능선길

 

 

 

   ▲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천왕봉이 보입니다.

 

   ▲ 한번쯤 셔터를 눌러 보았을 듯한 고사목

 

 

   ▲ 갈길은 아직 멀었는데 해는 떨어지고

 

   ▲고사목과 저녁노을..

 

 

   ▲ 다음날 세석산장에서 한신계곡으로 출발하기 전 제임스님의 완전군장

 

   ▲ 눈덮인 세석평전의 또 다른 모습

 

   ▲ 오시리스

 

   ▲ 한신계곡으로 하산하면서

 

   ▲ 일행을 기다리는 제임스님

 

   ▲ 지리초보님과 제임스님

 

 

 

 

   ▲ 백무동계곡

 

   ▲ 흑백사진 같은 느낌

 

  ▲ 산행을 마무리 하며..

 

  이렇게 많은 눈은 처음입니다. 지겹게 눈을 밟고 와야지 하면서 가서 정말 싫컷 눈을 밟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부산 촌넘이라 그런지 사진을 정리하면서 또다시 눈 덮인 겨울산으로 머리속이 가득 채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