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금강의 낙조를...
언   제: 07년 3월 25일(일)
누   가: 나홀로
           토요일 하루 종일 어디로 갈것인가? 고민끝에 청벽산을 가기로 결정했다. 그래야 다리품도 제법 팔고 봄내음도 조용히 맡을 수 있을것 같아서다. 작년 10월 24일에 갔었으니까 현재의 해가 위도상으로 더 북쪽으로 치우처져 있을테니 금강의 노을이 더 황홀할 것같다.
낙조를 볼 수 있는 시간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추어야 하기에 느즈막이 집에서 출발하여 계룡산의 깊은 동학사계곡으로 파고 들었다. 어제 내린 비로 숲이 싱그러움이 더하고, 매말랐던 계곡에 제법 많은 물이 콸 콸 소리내어 흐른다. 계룡산 능선위로 아침물안개가 피어 올라 참으로 오래간만에 봄다운 산의 품속에 안겨본다. 



일요일인데도 이시간에 산님들이 드물구나.

  

매말랐던 계곡에 물이 흐르니 산이 살이나는것 같다.



훠이 훠이 남매탑을 지나고.



삼불봉에 올라보니 엷게 드리운 안개속에 갑하산과 우산봉이 길게 누어있다. 



삼불봉 앞 전위봉에는 젊은산님이 바위봉에 올라 아찔한 절벽을 내려다 보고 있다.



뒤를 보니 맑은 하늘에 우뚝솟은 천왕봉이 쌀개봉과 함께 위용을 뽑내고 있다.



북쪽으로 오늘 내가 가야 할 능선을 미리 가늠해 본다. (뒤줄 능선의 좌측으로부터 우측으로,,,)



* * * 봉을 지나 한참 나아가면 암벽 밑에 아늑한 묘가 있어 여기서 싸가지고 온 빵으로 점심을 대신한다.



가는 길에 백마암에 올라 금남정맥을 따라 아스라이 공주까지 조망해 본다.
한참을 걸어가는데 왼쪽 나무숲 사이로 황금소나무가 보인다. 깜짝 놀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기에 수고스러워도 할 수 없이 꽤나 아래까지 내려가서 확인 해본다. 멋지게 소가넘어 갔다.
  


상신리 도예촌과 연결되는 안부를 지나 조금 가니 이상한 것이 눈에 띈다.
이것이 무엇에 쓰이는 것일까? 운동기구로 쓰기에는 너무나 큰 타이어다, 그 뿐인가, 중장비용 타이어인데 그 안에 가득 돌까지 넣어 놓았으니 이것을 마음대로 휘두루는 장수가 있을까?
상신리에 신력을 발휘하는 장수라도 태어났단 말인가?



잠시 후에 그 비밀이 밝혀젔으니, 이타이어를 여럿이 끓어 정상으로 올려 놓고 능선으로 잘 나있던 등산로위로 끌고 내려오면서 그레이더(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중장비)가 로면을 고르듯이 등산로 약 500m 정도를 고르게 다져 놓은 것이 아닌가.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매끈하다. 이 위에 황토라도 덧 뿌린다면 멋진 황토길이 되겠다. 겨울에 눈이 많이 왔을 때 눈 썰매장이 될법도 하다. 



잔돌 하나 없이 잘 다듬어 놓았다.



신기한 이 길을 따라 작은 봉을 넘으니 이 코스에서 가장 알바하기 쉬운 지점. 즉 130도로 좌 회전해서 밋밋한 안부길을 따라야  하는 곳으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않된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당도하는 십자로에서 약 2~3분거리의 금불사를 둘러보고 나올것이다. 금불사를 되돌아 나와서는 처음 십자로에서 좌측 봉우리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야 한다.


 
금불사에는 암반수가 있어 수통을 채울 수 있다.





금불사 사거리에서 10여분 오르면 묘 1기와 삼각점이 있는 정상이고 여기서 길을 따라 우측으로 비스듬히 돌아가면 좌측에 돌탑 3개와 우측에 와룡암 건물 세채가 계곡에 보인다.







이제부터는 마티재에서 와룡암까지 사륜구동 짚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잘 닦아 놓았음으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15시 2분 계룡산매표소를 9시 26분에 통과 했으니 무려 5시간 36분이나 걸렸다.



마티터널은 거의 마티재의 수직지하로 뚫린것 같다.



마티재에는 비석 3개와 느티나무 1구루가 옛날얘기를 하듯하고, 터널을 통과한 차량의 질주하는 소음만이  마티재를 어지럽게 한다.
여유시간이 있어 포장마차에 들어가 본다. 마침 암자에서 기도드리러 오셨던분들이 애돼지 잡은 고기를 구어먹다가 한점 하라고 자리를 내준다. 막걸리를 곁드려 연하고 기름끼 없는 고기를 입에 넣으니 마침 출출하던중이라 그런지 냄새도 나지 않고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배치카난로 옆에서 막걸리와 돼지고기와 잡담으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아쉬운 미련을 털고 일어서려니 어쩐지...
마티재에서 대전쪽으로 약 300m정도 내려와 국사봉으로 오르는 임도를 따르다 보면 임도는 묘지앞에서 끊기고 왼쪽으로 등산로가 이어지며 곧 능선위로 올라서고 국사봉(370m)과 서남쪽 조망이 확 트인다.



오른쪽위가 국사봉이고 능선을 따라 맨끝(좌단)이 오늘의 목적지인 청벽산이며 그 꼬리는 금강으로 감추어 버린다.



급하지 않은 능선길을 서쪽을 내려다 보고 걷다보면 삼거리 갈림길이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치고 올라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국사봉정상으로 갈 수 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마티재의 꾸불꾸불한 구도로.



마암리의 모습.



정상에서의 조망은 동북쪽은 숲에 가려 조망이 되지 않고 서쪽은 금강을 끼고 있는 공주벌이고. 남쪽은 무어라해도 오후 햇살을 비껴받아 시커멓고 길게 누운 계룡산의 웅장한 실루엣의 파노라마이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30여분 다리품으로 매봉(357.3m)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밋밋한 능선을 지나고.



곧 이어 임도를 가로질러 올랐다가  다시 3~40여분을 낮은 경사의 내림길을 내려가면 마지막으로 청벽산(256m)을 오르게 된다. 그런데 청벽산정상에는 마땅한 조망터가 없어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다 보면 나무가지사이로 금강에 비치는 황금노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댓평정도의 마당이 있고, 그 밑에 한 두 사람이 올라설 수 있는 바위 두개가 전부다.
오늘은 벌써 천안의 사진동아리 네사람이 삼각대를 설치해놓고 진을 치고 있다.
물어 보니 야간 촬영을 위해 오후 여덟시까지는 있을 계획이란다.
나는 열심히 샤타를 눌러댔다. 한 번이라고 더 눌러야 좋은 사진을 얻을꺼라고...

















나는 더 어둡기전에 내려와야 했다. 최소한 삼발이라도 가저왔어야 했다. 조금만 더 어두어지면 손으로 들고는 손떨림 때문에 사진을 찍을수 없다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으-이 바보...

  추천수 (0)  답글 (0)  참조글 (0) http://kr.blog.yahoo.com/kkklee38/152 주소복사 
수정 | 삭제 | 이동 | 뉴스레터 e세상기자에 내글 등록 | 인쇄 | 추천 |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