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4. 16. 일.

 

09시 30분까지 매봉에서 집합하라고.

 

08시 경 나서니 기온이 제법 차다.

약간 두터운 놈으로 바꿔 입다.

 

원터골에서 천천히 오르다.

바람이 많이 분다.

 

진달래가 많이 피었다.

군데군데 벚꽃도.

 

바람만 아니면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

지금의 연푸른 녹색이 일년 중 제일이다.

늘 오르는 대모산, 구룡산과 조금 다른 분위기.

시간은 엇비슷하다.

 

팔각정 옆길로

쉬엄쉬엄.

 

돌문바위를 세 바퀴 돌고

안선생이 둘러봤다는 오른 쪽 기념탑 쪽을 보고.

 

매바위에서 아래를 조망하다가

매봉에

 

청마의 낯익은 구절.

" 내 아무 것도 가진 것 없건마는

머리 위에 항상 푸른 하늘을 우러렀으매

이리 마음 행복되노라"

 

정확한지는 모르나

늘 볼 때마다 좋다.

이걸 좋아해 새겨 둔 누군가도.

 

막걸리 파는 곳에서 먼저 온 지열, 봉환 만나고

이어 낙두 도착.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고.

찬바람을 피해 혈읍재쪽으로.

 

계곡으로 내려 와 양지켠에 앉아 과일, 커피를 나누며 환담.

 

옛골로 내려와 처음 가 보는 집에서

백숙에 묵을 시켜 뒤늦게 합류한 우기와 한 잔 더.

그 집 2층으로 옮겨 두어 시간 동안 한 판을 벌리다.

고스톱은 거의 내가 제1 패자역.

 

승자에게 모인 놈으로

양재에서 맥주 한 잔하려다가 차가 너무 막혀 반대편으로 택시를 타고 수서역으로 이동.

텅 빈 밀러타임에서 큰 것으로 여러 개를 비우며 늘 비숫한 테마를

언제나처럼 열심히 애기하다.

 

바둑 한 판을 더 두고 싶어하는 우기의 뜻은 결국 이루지 못한 채

아직 남아 있는 햇살을 받으며 귀가하다.

 

좋은 하루.

이렇게 조금 일찍 끝나니 약간 아쉬우면서도 더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