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설악공룡을 그리워 하다 소원풀고  

 ▶산행코스: 오색(관터골)04:48 - 계곡건넘(05:00~06:10) -대청봉(08:43) - 중청대피소 - 소청봉-  소청산장(09:27)  -소청봉

                  - 희운각대피소(10:30) - 공룡능선 (신선봉 -마등령) (13:25)  - 오세암(14:07) - 영시암 (15:00)- 백담사 (16:22)

▶일시:2005년 09월24일 (04:48 ~16:22 )   산행시간: 11시간 40분 (계곡 지체 1시간 10분 포함)

▶안내산악회 이동  자유산행 (나홀로)

 

 

 ▣ 언제부터 설악공룡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에 자리잡기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공룡능선 산행기를 모조리 독파하며 생각을 키워가고 있었던 지난여름부터 

몇번의 시도가 비와 태풍으로 모두 무산되고 해는 자꾸만 짧아지는데

공룡을 만나고 싶은생각은 점점 마음의 병이 되어가고 있을 즈음 

시간이 딱 맞게 출발하는 산악회을 찾게 되고 꿈에나 그리던 설악산 공룡능선을 접하게 된것이다.

23일 22시정각에 부산서 출발한 버스는 북부산톨게이트를 지나 남해,구마,중앙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며

홍천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새벽비가 내리는 한계령을 힘겹게 넘어 오색 남설악 매표소를 조금 지나

관터골 입구에  24일04:10분에 도착했다.

어둠속에 비는 계속 내리고 산악회에서 준비한 시레기 국으로 아침을 선채로 먹는다.

그렇게 벼르고 왔는데 비가 내리니 걱정이 되었다.    과연 공룡을 갈수 있을까?

아침을 먹고 있는데 몇사림씩 무리지어 출발하는사람들이 보였다.

괜히 조바심이 났지만 마음을 다스리며 차분한 마음으로 입산하여 온전히 하루를 즐기리라

다짐하며 일행의 끝으로 관터골의 철문 옆으로 들어선다 (04:48분)

다행이 비는 잦아들고 있었지만 수풀이 우거져 길은 거의 보이지 않고 왼쪽 계곡의 물소리만이 어둠을 깨고 있었다

두어번의 길 찾음을 반복하며 10여분 갔을까

이번에는 계곡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05:00) 

갈길막은 계곡

지난 이틀간에 걸친 비로 물이 불어나 길이 끊어져 버린 것이다

이리저리 우회로를 찾아보지만 길이 없다.  우왕좌왕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진을 빼고 있을때

몇분의 산님이  오른쪽 된비알을 오르기 시작했다.  무리지어 차례로 오르는데 어느분이 방향이 아니라고

소리치고 대부분 돌아왔지만 몇분은 그냥 진행하여 엄청난 고생담을 나중에야 들을수 있었다

대청봉으로 가는길은 어쨌든간에 계곡을 건너야 했던 것이다. 아님 돌아가서 남설악 매표소를 통과하던지...

시간이 갈수록 공룡을 갈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다시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나 날이 허여멀건히 밝아 올즈음 계곡바닥이 평평한 바위로된 비교적 얕은 길을 찾아 건너기로 했다.

잡아주고 이끌어주며 계곡을 무사히 건넜다 (06:10)

이제 돌아볼것 없다  어느 산님 한분에게만 공룡타기위해 먼저 간다 하고 내달린다.

비를 머금은 수풀길이라 금새 옷이 젖어들었지만 괘념치 않고 오로지 공룡을 갈수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대청을 향해 오를뿐이었다.

확연한 길은 아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대청을 오를수 있었다.(08:47)

대청 오름길의 단풍

 

대청봉의 물들어가는 단풍

대청에서의 중청조망

정상엔 짙은 운무로 아무런 조망이 없다  이웃한 중청조차 보이질 않는다

머물 이유가 없었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한장 달랑 남기고 중청대피소로 내려 갈때 갑자기 구름이 일부분 걷히면서 설악의 비경을 맛보게 한다

중청대피소에서 사발면을 주문했는데 매진 이란다   걱정이 된다  점심준비가 안되어 있었던 것이다

점심준비가 안된 이유는  버스가 출발할때 휴게소 두번 들린다고 하였지만 치악휴게소 한번만 들렀고

때마침 휴게소에는 충무김밥이 없었던 것이다.  일반 김밥은 쉬이 변하지 않는가?

공룡은 어려워 지고 있었다.  좀은 허탈해지는 심정으로 물을 채우고 느릿하게 소청봉을 지나니 용아장성의 장엄한 모습이

현란한  운무속에 잠시간 모습을 보인다.

 

소청봉에서 용아장성

소청산장

 소청산장에 도착했다 

봉정암 가는길이라고 나무 팻말이 비스듬히 서있고 오른쪽엔 산장이 왼쪽엔 매점이 있고 매점에는

사발면이 줄지어 뜨거운 목욕을 기다리고 있었다 . 사발면 먹으면서 소청봉가는 길목에 보니 "중청대피소 사발면 매진"

이라고 적혀있다.

사발면을 먹고 나니 갈등이 일어난다. 공룡을 가 ? 말어 ?

나름의 시간을 계산해 보니 백담사 매표소 에서 17시에 출발한다는 산악회버스 시간에 대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이대로 공룡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얼마나 별렀던 길인데 .... 또 언제 올수 있을것이며....

다른산님들 보다는 현재 적어도 1시간 이상 빠르고 구곡,수렴동 계곡을 거치는 산악회가  백담사에 도착할때쯤이면

 크게 차이 나지 않으리라는 계산하에 공룡을 가기로 결정하고 다시 소청봉을 향하여 힘차게오름짓을  시작한다.(09:37)

소청봉에서 희운각 방향 조망

희운각 대피소 가는길에

소청에서 희운각 대피소로 내리며 처음으로 양손에 스틱을 잡았다. 빠른 걸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희운각을 바람처럼 스쳐 지나고 무너미고개에 도착하니 공룡능선 이란 제대로된 표식은 없고 험로이니 조심하라는 경고판에

 펜으로 조그맣게 공룡능선 이라 씌여 있을뿐이었다  또다시 잠시간의 갈등에 휩싸인다

설악동으로 빠져 택시로 버스있는곳으로 갈까하고  망설이는 그순간 공룡을 넘어오는 산님한분이 있어 마등령에서의

소요시간을 물어보니 3시간 30분 걸렸단다. 그것도 천천히 왔다는 말과 함께. 

순간 이럴수가 싶었다  생각보다 너무 짧다는 생각과 함께 갈수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공룡을 향해 출발을 한다.(10:30)

처음부터 한참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거대한 암봉이 막아선다.   공룡의 시작 신선봉 이었던 것이다.

설악 공룡능선

범봉 조망

 

 

운무로 인해 어차피 조망은 없다.   아주 잠깐씩만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빠르게 나아가는중에 마주오는 또 한분의 산님을 만나  마등령에서부터의 시간을 물어보니 자신이 생겼다

잠깐 보였다 사라지는 1275봉을  틀어지나고 나니 허기와 함께 스틱을 쥔 손이  쉬었다 가기를 청한다

간식을 하며 잠시 쉬고나니 한결낫다 .  다시 걸음을 다잡아 나한봉을 지나고

댓 걸음에 마등령 가기전 오세암갈림길의 그 유명한 돌탑 독수리상에  도착한다.(13:25)

나한봉

마등령 독수리상

그렇게 갈망했던 공룡을 훠이훠이 지나고 보니 이게 뭔가  아쉬운 마음이 스멀댄다 왜 일까?

오세암,백담사 방향과 비선대,설악동 방향의 이정표를 확인하고 오세암으로 곧바로 내려선다

줄곧 내림길을 지나 오세암에 도착하니 산속 암자로는 규모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14:07)

오세암

물 한잔에 목을 축이고 선 걸음에 합장하여 마음속 소원을 기원해 본다

오세암 지나 수렴동 대피소 갈림길에서 두분의 산님을 만났는데  한분이 힘겹게 뒤돌아 내림길을 하고 있다.

아마도 무릅을  다쳤는가 보다 싶어 인사를 하면서 상태를 여쭈니 한쪽무릅이 앞으로는 한발도 딛기 힘들다 한다

힘들어 하는 모습에  압박붕대를 하면 좀 나을거라 생각하여 배낭을 열고 압박붕대를 하나 건네 주는데 고마워 한다

그리고는 조심해서 내려오시라 인사하고 총총히 영시암으로 향하면서 그나마 길이 좋아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분의 무사 산행을 기원한다.

봉정암오름길과 영시암내림길의 갈림길엔 많은산님들이 스쳐 지나고 있다.

토요일 밤을 암자에서 보내기 위한 순례객의 행렬인 것이었다.

영시암을 복원하는 대규모 불사가 진행되고 있는 길에서도 지나는 불자들의 합장은 계속되고 있었다 . (15:00)

영시암

왼쪽으로 백담계곡의 옥류가 흐르는 길을 따라 백담사로 향하면서도 순례객의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잠시 계곡으로 발길을 돌려 뜨거워진 가슴을 찬물로 갈무리 하고

숨가쁘게 달려온 하루를 잠시나마 되돌아 본다.

한결 말쑥해진 차림,가벼운 마음으로  남은길  황장폭포를 지나 사연많은 백담사에 도착한다. (16:22)

백담사

용대리 백담 매표소 까지는 7㎞ 이고 공원분소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 6대가 계속 왕복하면서

사람들을 매표소 까지 태워준다기에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린다. 요금은 이천원 이다.

매표소 도착하니 정확히 17:00 가 되었다  그런데 도착한 산님은 일곱분이고 여덟번째로 도착한 셈이다.

다른산님은 아무도 공룡을 타지않고서 왔다는데....

국밥한그릇 비우고서 자판기 커피한잔 빼들고는 느긋하게 산속에서의 석양을 즐기며 하루를 정리한다

또다른 설레임속에 설악공룡과의 해후를 기다리며 ....

 

후기:   18:47분에 백담 매표소 출발      부산도착24:50분    귀가: 25일 01:30 분

           동래지하철역 주차비: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