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 삼각산

 

2007년 1월 6일

 

홍제역-백련산-서대문구청-안산-무악재-인왕산-자하문--북악스카이-팔각정-올림피아호텔

-형제봉-대성문-대남문-구기분소

 

8시40분-18시  (9시간 20분)

 

56초보, 어울림, 까만돌, 쏘나타, 산중문답, 난봉도, 칼용담, 요물

 

 


 

 

 보현봉

 

 

 

 

큰 눈이 내렸다.

밤새 내린 폭설로 산과 나무는 하나가 되었다.

추위와 바람과 험난한 산행 길 

하얀 마음 가지고 간다.

나무마다 순백의 꽃이 피었다.   

눈꽃이었다.

  

한겨울 눈으로 꽃을 피우는 나무

가장

화려한 눈꽃으로 겨울 산을 장식한다.

  

  

  

 

 

 

 

 

 

 

 

 

 

 

 

 

 

 

 봉수대

 

  

  

며칠 간의 어설픈 추위 끝에 한겨울 숲은 차가워졌다.

바람이 산등성을 이리저리 훑고 지나간다.

  

음산한 기운을 담고 있는 서울시내의 모습은 눈 내리는

공간을 하얗게

그리고

구름색에 색칠을 했다.

  

이 한밤 소리없이 내렸던,

백련산, 안산, 인왕산, 북악산, 삼각산에

하루종일 흩날리고 있었다.

  

  

 지나온 안산이 보이고

 

 

 하얀산에 둘러싸인 서울시내

 

 

 

 

 

 

 

 

 

 인왕산정상

 

 

 

 

 

 

 

 

 

 

 

 

 

 

  

희미한 눈발에

같이한 이들 좋아라 날뛰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마음 알았고

하이얀 입김 절로  나오는 따뜻한 온기가 있음을 보았다.

  

처음으로 와 보는 백련산, 안산에서 내 홀로가 아니기에 발을 맞추며

서로가 서로를 보듬아 주는 정을 배웠다.

  

봉수대의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한 순간도 버티기 힘이 들었다.

흰눈이 펑펑 내리는 날

그 날의 온 천지는

최고의 겨울 작품이었다.

  

  

 

 

 

 

 

 

 

 

  

 

 북악산이 보이고

 

 

 

 북악산길초입

 

 

 

 창의문

 

 

 

 창의문

 

 

 

 창의문

 

  

  

  

우리가 결혼하던 20년이 훌쩍넘은 그 날

북악스카이에서 신부, 신랑과 놀았던 또렷이 남아있는 기억

국민학교시절 김신조가 북에서 넘어와 어린나이에 겁먹었던 생각

20여년 전 같이 온 칼용담이 무악재에서  결혼식을 했다는 웨딩홀은 여전히

거기에 있었다.

  

같이 걸어가고 있는 이들

하얀마음 가득담아 머리에 이고

놀았던 팽이치기, 자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썰매타기, 눈싸움....

온갖 놀이 겨울산에 옮겨다 놓았다.

  

  

  

 북악스카이

 

 

 

 북악스카이

 

 

 

 "서울을 굳게 지키자"

  

  

  

 북악팔각정

  

  

푸른소나무 하얀눈에 버티고 있는 힘이 장해보인다.

옷을 입지 않은 벌거벗은 활엽수류가 더 추워보인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펑펑 내리는 눈!

가끔은 심심찮게 싸리눈이라고 가르켜 준다.

  

  

우린

성따라 산따라 잘도 가는데 자꾸만 지구를 뒹굴고 있었다.

까만돌님이 그냥가면 심심하다고 땅을 산다.

형제봉매표소에서 눈이 너무 왔다고 우릴 삼각산에 보내지 않는다.

  

  

 삼각산 아지트에서

 

 

 

 

 

 

 

 

 

 

 

 

 

걸어온 산 길

 

 

 

보현봉

 

 

 

 보현봉

 

 

 

  

  

산 속을 가려면 개구멍도 잘 빠져나가는 법을 벌써 오래 전

대간 길에서 배웠다.

  

눈이 오면 어린시절 소여물 죽쑤는 불에 구어먹던 고구마

흑성산에서 토끼 오가리치는 내 동생 따라다니며 울고 또 울었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눈사람 만들어 눈싸움 하던 날

지나간  겨울은 삼각산 형제봉을 넘고 넘으면서 함께 휘날리고 있었다.

아마도 내 앞에 가고 계신 쏘나타님은 서울때기라 이런걸 알리가 없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자연과 말하고 

보현봉을 바라보며 걸었던

겨울이 아름다운 이유가 다 여기에 있었다.

  

 

 대성문

 

 

 

 

 

 

 

 눈덮힌 대남문

  

  

  

 문수봉

 

 

  

 자꾸만 시간이 흘러만 간다.

아름다운 사랑의 시간들이 간다.

외길처럼 하얀길을 걸어온 하루가 간다.

  

수묵화를 그리면 좋을까,

아니면 동양화가 나을까?

하얀과 검은색을 띠우며 잃었던 추억의 조각이기에

아련한 옛시간을 만났다.

겨울산의 향기가 하얀색임을 알았다.

  

같이 온 이들

흰 눈이 나려 나려서 쌓여

행복한 하루가 되었었다고 이 시간이 지나면 대성문 오르기만을

고집했던 능선길 ,

대남문에서 부지런히 어두움을 피하려 내려왔던 숨가쁜 저녁은

깜깜한 밤이었다.

  

  

삼각산의 雪夜는 

우리가 지나온 낮보다 더 멋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