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일요일), 7시에 집을 나서서 서울역 앞에 도착하니 7시 40분. 옛 서울역과 현재의 서울역을 카메라에 담고 매표소에서 어제 예매한 옥천행 기차표를 찾는다. 요금은 11500원.

천태산은 영동의 산이지만 서울에서 대중교통편으로 가기에는 옥천역에서 버스로 갈아타는 게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유리하다. 원래는 토요일에 가기로 했었지만 기차표 예매를 해 놓지 않아서 매진이 되는 바람에 하루 늦춰 오늘 가게 된 것이다.

8시 10분에 출발해야 하는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는 5분 늦게 출발해서 옥천역에 지정된 시각보다 5분 늦은 10시 39분에 도착한다. 옥천역을 나와 왼쪽의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수십 미터 쯤 걸어가면 옥천시내버스터미널이 나오고 누교리까지 가는 버스표를 끊어서 11시에 출발하는 영동 양산행 버스를 탄다. 요금은 2100원. 11시 30분에 누교리에 내려서 천태산 방향표지판이 있는 오른쪽 길로 꺾어져 들어가 지력1교를 건너고 이어서 지력2교를 건너니 천태산 입구의 넓은 주차장과 함께 그리 험해 보이지 않는 천태산의 모습이 눈앞에 다가온다.

주차장을 지나서, 버스 정류장에서 20분 만에 천태산 매표소에 닿아서 문화재 관람료 1000원을 내고 5분 쯤 걸어 들어가면 천태산 계곡 표지석이 있는 천태산 들머리에 이른다. 
 

옛 서울역.

 

현재의 서울역. 
 

옥천역. 
 

누교리의 천태산과 영국사 입구. 
 

주차장에서 바라본 천태산. 
 

천태산 들머리 겸 날머리.
 

이끼 낀 바위들과 기암들을 보며 시원하게 흘러 내려가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몇 분 걸으니 천태동천(天台洞天)이라는 글씨가 음각된 커다란 바위가 등로 옆에 나타난다. 그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보니 계곡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지만 계곡에 들어가는 것은 산행 후로 미루고 잠시 걸으니 영국사와 삼단폭포로 가는 오른쪽 길과 진주폭포와 남고개로 가는 왼쪽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 길로 잠시 걸으니 삼신할멈바위가 나오고 몇 분 더 걸으니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 위로 삼단폭포가 있다. 삼단폭포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류가 다리 밑을 거쳐 천태동천으로 흘러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삼단폭포를 뒤로 하고 폐침목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은 등로를 오르니 망탑봉과 영국사로 갈라지는 길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그 삼거리에 노점이 있다. 영국사 쪽으로 향하니 산악회의 수많은 리본들이 긴 줄에 매달려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을 지나게 되고 식수대를 지나치니 수령이 천 년이라는, 영국사 입구의 은행나무가 눈앞에 다가온다. 
 

천태동천(天台洞天)이라는 글씨가 음각된 커다란 바위. 
 

영국사와 삼단폭포로 가는 오른쪽 길과 진주폭포와 남고개로 가는 왼쪽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삼신할멈바위. 
 

등로의 기암. 
 

삼단폭포(용추폭포). 
 

등로의 산악회 리본들. 
 

수령이 천 년으로 추정되는, 영국사 입구의 은행나무. 
 

거대한 은행나무를 바라보다가 돌계단을 오르면 등로의 왼쪽에 영국사가 있다. 영국사에 들러 만세루와 대웅전, 삼층석탑, 보리수, 연꽃 등을 둘러보며 15분 쯤 머물다가 등로로 몇 분 걸어가니 A코스 입구가 나타난다. 
 

영국사의 만세루. 
 

영국사의 삼층석탑. 
 

영국사의 대웅전. 
 

영국사의 대웅전 내부. 
 

영국사의 보리수와 삼층석탑. 
 

만세루 앞의 연꽃. 
 

영국사의 샘터. 
 

불상이 모셔져 있는 바위. 
 

몇 분 오르다가 왼쪽 발의 발가락들이 아파 와서 등로의 평평한 곳에 앉아 10분 가까이 쉬다가 일어서니 통증이 가신다.

그리고 첫 번째 로프지대를 오르니 바위전망대가 나타나서 잠시 조망을 하다가 몇 분 더 나아가니 두 번째 로프지대가 나타나고 그 왼쪽에 우회로가 나 있다. 로프를 잡고 약간 험한 암릉을 오른 후에 좀 더 나아가면 A코스의 백미인 암벽코스가 눈앞에 나타난다.

오른쪽에 우회로가 나 있지만 암벽을 올라 보기로 하고 암벽의 첫 번째 로프를 잡고 오르는데 직벽에 가까운 초입의 몇 미터만 잘 오르면 문제없이 오를 수 있는 곳이다. 두 번째 로프는 왼쪽에 벼랑이 있어서 로프를 놓친다면 크게 위험한 곳이다. 몇 사람이 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 로프를 힘껏 잡고 오른다. 세 번째 로프는 바위 틈의 울퉁불퉁한 바닥을 밟고 오르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은데 바위 틈을 벗어나는 마지막 부분이 주의해야 할 곳이다.

10분에 걸쳐 암벽코스를 다 오르니 팔의 힘도 빠지고 긴장이 풀리며 맥이 쭉 빠진다. 천태산과 능선으로 이어지는 옥새봉과 구수봉, 할미성봉을 바라보고 뒤를 이어 올라오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5분 쯤 쉬다가 암벽을 우회하는, 로프난간이 설치된 오른쪽의 등로로 나아간다. 암벽으로는 더 이상 직등할 수 없다고 한다. 
 

A코스 입구. 
 

로프지대가 시작되는 곳. 
 

로프지대 1. 
 

로프지대에서 내려다본 누교리 버스 정류장과 주차장, 망탑봉, 영국사, 민가와 논밭. 
 

로프지대 2. 
 

암벽코스의 첫 번째 로프. 
 

암벽코스의 두 번째 로프. 
 

암벽코스의 두 번째 로프를 붙잡고 올라와서 내려다보며... 
 

암벽코스의 세 번째 로프. 
 

암벽코스를 다 올라와서 바라본 할미성봉과 구수봉, 옥새봉. 
 

암벽코스에 이어 로프를 잡고 가파른 암릉길 두 군데를 오르니 바위전망대가 나타난다. 누교리의 버스 정류장부터 주차장, 망탑봉, 영국사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15분 쯤 쉬다가 5분 이상 암릉길을 오르니 한참 쉬었던 바위전망대가 발밑에 나지막하고 작게 내려다보인다.

바위전망대에서 가파른 암릉길을 20분 쯤 오르니 천태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남고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는 685봉 정상이다. 685봉에서 거치른 오르막길을 8분 쯤 오르면 삼각점과 방명록함, 정상표지석이 있는 천태산 정상이다. 해발 714.7 미터의 천태산 정상에는 천태산의 등산로를 개설한 영동 토박이 배상우님이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정상표지판과 함께 충남 금산군에서 설치한, 커다란 자연석으로 만든 정상표지석이 있는데 앞면에는 한자로, 뒷면에는 한글로 표기돼 있다. 지도를 보니 천태산의 대부분은 충북 영동군 양산면에 속해 있지만 정상은 충남 금산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어서 금산에서 선수를 쳐서 정상표지석을 먼저 설치한 듯하다.

금산 쪽으로 내려서니 돌탑이 있고 그 돌탑 밑에 그늘진 곳이 있어서 20분 남짓 쉬다가 하산을 시작한다. 
 

암벽코스 이후의 로프지대. 
 

바위전망대. 
 

올라와서 되돌아보고 줌으로 당겨 찍은 바위전망대. 
 

685봉 정상 삼거리의 방향표지판. 
 

천태산 정상의 전경. 
 

천태산 정상의 정상표지석 - 해발 714.7 미터. 
 

정상표지석의 뒷면. 
 

정상에서 7분 만에 685봉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3분 만에 684봉으로 추정되는 넓은 공터에 닿고 거치른 암릉길을 10분 쯤 내려서면 헬리포트에 이른다. 헬리포트에서 3분 만에 폐쇄된 B코스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고 다시 1분 만에 C코스가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러 직진하여 D코스로 간다.

D코스의 초입에서 5분 만에 두 군데의 바위전망대를 지나치고 암릉길을 내려서서 세 번째의 바위전망대를 지나니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녀서 바닥이 반질반질해진 암릉길이 이어진다. 암릉길에는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다니는 근사한 소나무들이 있기에 더욱 운치 있고 멋있다. 오른쪽에 우회로가 있고 길이 있을 것 같지도 않은, 수석 같은 바위들과 소나무들이 어우러져 있는 암릉지대로 내려서니 D코스 하산로의 방향표지판이 큰 바위의 옆구리에 설치돼 있다. 그 화살표대로 로프를 잡고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서면 기암을 왼쪽에 낀 수려한 암릉길을 내려서게 되고 기암과 작은 바위전망대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몇 개의 작은 바위들이 수석처럼 얹혀져 있는 작은 바위전망대에 올라 오른쪽 건너편의 암릉을 바라보다가 기암들을 지나쳐서 전망석(잠시 쉼터)이라는 큰 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전망 좋은 바위전망대에 이른다. 
 

하산길(D코스)의 바위전망대. 
 

멋진 암릉길. 
 

한 폭의 그림 같은 암릉길. 
 

수석과 소나무. 
 

다른 방향에서 본 수석과 소나무. 
 

내리막길의 로프지대. 
 

기암을 끼고 내려서는 암릉길. 
 

작은 바위전망대 건너편의 암릉. 
 

표지판이 설치된 바위전망대에서 10분 남짓 쉬다가 십여분을 나아가니 남고개에 이르고 남고개에서 20분 쯤 산비탈에 난 등로를 내려가니 영국사에 이른다. 영국사에서 10분 가까이 쉬다가 은행나무를 거쳐 들머리에서 올라오던 길로 되내려가서 노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르러 망탑봉을 향해 오른쪽의 산길을 잠시 오르니 길은 내리막으로 변해서 암릉길을 내려가서 계곡의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이 다리 밑은 삼단폭포의 윗부분이다. 잠시 다리 밑의 계류를 내려다보다가 5분 쯤 더 오르면 해발 305 미터의 망탑봉 정상이다. 
 

표지판이 설치된, 하산길의 바위전망대.

 

바위전망대의 소나무. 
 

남고개. 
 

등로의 정경. 
 

노점이 있는 삼거리의 망탑봉 입구. 
 

암릉을 내려서서 다리를 건너게 되고... 
 

다리 위에서 내려다본 삼단폭포의 윗부분. 
 

망탑봉에 오르니 입을 벌린 상어와 같은 모습의 흔들바위를 제일 먼저 보게 되고 그 바로 옆에는 누에벌레를 닮은 기암 한 개가 더 있다. 그리고 나지막하지만 넓은 정상 위에 삼층석탑이 그 이채로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삼층석탑 밑에서 갈색의 조그만 벌레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니 민달팽이다. 마크로(접사) 촬영을 해서 카메라에 담고 넓은 망탑봉 위에서 10분 남짓 쉬다가 진주폭포 쪽으로 내려선다. 
 

망탑봉 정상의 흔들바위. 
 

흔들바위 옆의 기암. 
 

망탑봉의 전경 - 해발 305 미터. 
 

망탑봉의 민달팽이. 
 

망탑봉의 삼층석탑. 
 

망탑봉의 기암과 흔들바위. 
 

암릉을 8분 쯤 내려서니 계곡을 만나서 계류를 건너게 되고 계곡을 따라서 징검다리를 건너 몇 분 더 내려가니 진주폭포의 윗부분에 이른다. 진주폭포의 윗부분은 와폭을 연상시키는데 계류 건너편은 암벽이 가로막고 있고 진주폭포도 계류가 떨어지는 절벽이라서 잠시 길을 찾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다가 폭포의 오른쪽에 등로의 흔적이 보여서 폭포 옆의 쇠사슬을 한 손에 잡고 내려서니 계곡을 낀 편한 등로가 이어지고 진주폭포는 등로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쉽게도 카메라에 담지 못하고 진주폭포의 윗부분에서 2분 만에 산행을 시작했을 때 지나쳤었던, 영국사와 남고개로 갈라지는 길이 있는 삼거리로 내려서게 된다.

이끼 낀 바위 사이로 흘러 내려가는 계류의 물살을 바라보면서 되내려가니 ‘천태동천’이라는 글씨가 음각된 바위를 낀 등로를 지나서 계곡을 지나 천태산 계곡 표지석이 있는 들머리 겸 날머리로 내려서게 된다. 
 

진주폭포로 가는 길의 로프지대. 
 

시루떡이 포개져 있는 듯한 모습의 기암. 
 

진주폭포 위의 계류. 
 

진주폭포의 상단부분과 쇠사슬을 잡고 내려서는 등로. 
 

이끼 낀 바위 사이로 흘러 내려가는 계류의 물살. 
 

담쟁이덩굴과 이끼에 둘러싸인 바위. 
 

작은 폭포와 소, 이끼 낀 나무. 
 

작은 폭포와 소. 
 

옥천으로 가는 막차를 타기 위한 시간을 헤아려 보니 약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다시 계곡으로 되올라가서 얼굴과 상체를 간단히 씻고 상의를 갈아입고 다시 날머리로 가니 10분 쯤 지체된다. 발까지 담갔으면 좋으련만 막차 시각에 쫓겨 아쉬움을 접고 매표소와 주차장을 지나서 누교리의 버스 정류장에 닿으니 18시 5분전이다. 18시에 영동 양산의 종점에서 출발한 버스는 18시 5분 쯤에 누교리에 도착한다고 하는데 18시 8분이 되니 도착한다.

18시 40분에 종점인 옥천시내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몇 시 쯤 귀경하게 될지 몰라서 예매하지 않은 기차표는 이미 이 시간대에는 매진됐음을 어젯밤에 인터넷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열차 귀경은 포기하고 이제 동서울로 직행하는 18시 40분발 막차는 타지 못하게 됐다고 생각하고 길을 물어 옥천시외버스터미널까지 걸어가니 18시 50분에 터미널의 매표소에 닿는다. 그런데 동서울행 막차는 18시 50분이라고 크게 표기돼 있고 얼른 버스표를 사서 떠나려는 버스를 잡으면 타게 될 듯도 싶었지만 화장실도 들러야 하는데 두 시간이나 소변을 참기도 어려울 듯해서 타기를 포기하고 청주나 대전을 거쳐 귀경하려고 하는데 옥천에서 청주는 한 시간 걸리고 대전은 30분이면 간다고 한다. 1900원을 내고 대전행 표를 끊어서 얼른 화장실에 들른 후에 약간 늦게 출발하는 18시 50분발 대전행 시외버스를 타니 차량 정체 때문에 19시 30분에야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바로 앞의 대전고속버스터미널로 가서 8200원을 내고 20시 6분발 서울행 버스표를 끊고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생선묵과 튀김으로 요기를 하고 버스를 타는데 주말의 자가용 홍수 때문에 느릿느릿 기어가는 버스는 입장휴게소에서 15분간 쉬다가 23시에 다시 출발하여 두 시간이면 올 서울경부고속버스터미널까지 네 시간이 넘는 0시 10분에야 도착한다. 이제 전철도 끊겼을 테고 몇만원을 들여 택시를 타고 귀가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나는데 마침 버스 정류장에 도봉산까지 가는 142번 버스가 서 있지만 발을 들여 놓을 틈도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 있다. 버스가 두 대 더 온다고 해서 잠시 기다리니 2분 만에 142번 버스가 또 한 대 와서 마지막으로 남은 좌석 한 개를 차지하고 앉아 한 시간 후에 집에 닿는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주말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 때문에 고속도로에서 지나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되고 고속도로에도 주말버스전용차선제라든지 하행차도의 빈 차선을 이용하게 하는 가변차선제를 도입하든지 버스나 전철을 연장 운행하든지 정부에서 과감한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전쟁이 나면 차량의 피난행렬로 고속도로는 오도 가도 못하는 주차장이 되리라는 지론과 함께 고속버스를 내릴 때까지 분노 속에 뇌리를 오가고 있었다. 
 

바위와 암반과 계류. 
 

대전동부시외버스터미널. 
 

대전고속버스터미널. 
 

오늘의 산행로 - 파란 색은 왕복한 구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