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산-최정산 : 대구의 호젓한 명품 산


산행지 : 주암산(舟岩山, 846m)~최정산(最頂山,905m)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산행일자 : 2008년 5월 4일 (일요일 )
참가자 : 창원51z와 친구들
날씨 : 맑음


주암산, 최정산 개관

정산 높이 905m로, 비슬산의 주봉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북으로 방향을 바꾸어 올라가다 솟구쳐서 이루어진 산이다. 최정산은 산세가 비슬산과 비슷하여 마치 형제처럼 마주보고 있다.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이 섞여 자라 혼합림을 이루고, 1천여종의 자생식물이 자라며, 정상 일대와 능선에는 억새풀이 무성하여 볼 만하고, 봄에는 진달래 천국을 이루고 가을에는 단풍이 온 산을 물들여 대구근교지방의 주민들에게는 매우 친근한 산이다.
암산은 높이 846m로 대구광역시 달성군 가창면 원정마을에 있는 산으로 일명 배바우산으로라고도 불린다. 최정산(905m) 북쪽 능선과 이어진다. 북서쪽으로 용계천을 사이에 두고 삼성산(554m)·청룡산(793m)과 마주한다.최정산과 주암산은 능선상으로 바로 이웃하여 연결되어 있어 두 산을 연결하여 산행하는 맛도 즐겁다. (한국의 산하 등에서)

다른 소개자료 : 한국의 산하, 박중영
 

참고 산행로 개념도

 

 

다른 참고자료 :  아래에서  산행정보 "대구,경북지역"에서 "주암산","최정산"을 찾으면 유용한 지도와 산행정보가 더 있습니다.


들머리 (주암산 수양관)


주암산-최정산 들머리는 광덕사 입구, 운흥사 입구, 주암산 수양관 등이 있다. 오늘 선택한 주암산 수양관은 차가 들머리까지 올라갈 수 있어 주암산 정상까지 비교적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들머리까지 가는 교통은 가창 근처만 가면 수양관이 꽤 유명한 곳이어서 찾가가 어렵지 않다. 네비게이션에 "주암산 수양관"을 찾아도 되고, 아래 사이트에도 잘 안내되어 있다.
주암산 수양관 찾아가는 길 (이 사이트 clcik!)

 


산행코스 및 산행시간


주암산 수양관 (좌측 산길로 올라감) -15분- 지능선 -35분- 전망바위 -45분- 삼거리(수양관에서 오는길과 만남) -7분- 주암산 배바위 -3분- 삼각점(846m) -40분- 최정산(905m) -1시간10분(계곡길로 하산, 약간 알바)-주등산로 만남(부산일보 리본) -20분- 정운일의사 묘소입구 -5분- 운흥사 -20분- 가창저수지 도로변

순 산행 시간 : 약 4시간 30분 (점심 및 휴식시간 포함 약 6시간)


산행 메모  

 

오래만에 대구에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 좀 호젓하게 산행할 만한 곳을 찾아 본다
대구는 북으로는 팔공산, 남으로는 비슬산이 감싸고 있는 분지 지형으로 이름난 곳이고, 따라서 주변을 둘러싼 산도 많다.

 

"한국의 산하" 대구시편을 보니 6개산이 소개되어 있는데 그 중에 시선을 끈 산이 둘이 서로 이웃하고 있는 최정산과 주암산이다.
산행코스를 구상하다 보니 최근 부산일보에서 소개한 원점회귀 코스가 있고, 산에 대한 소개에서도 "소박하지만 비경을 갖추고 있는 산', 억새와 진달래와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산으로 묘사되어 있다. 

 

산행지도와 몇몇 산행기를 보기는 했지만,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 시간도 빠듯하고 또 초행길이라 찜찜해서 대구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니 마침 같이 산행할 팀이 있단다.
예상치 않은 친구들과의 단체 산행,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한편, 이 팀에는 대단한 산꾼들이 여럿 있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09:47 주암산 수양관에서 산행출발

 

네비게이션에 "광덕사"를 치고 가창으로 가니 30분도 안되어 가창저수지 입구에 도착.
길가에 잠시 내려 유명한 "가창 찐빵"을 한봉지 사들고 있으니,
봉고차로 12명이 도착...   
차 한대는 하산지점 근처에 두고 들머리인 수양관에 도착.

 

"주암산 수양관"이라고 적혀있는 건물 앞에서 좌측으로 가니 바로 산길이 열려 있다. 이 곳이 들머리다
수양관 우측으로도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은 신도들이 쉽게 다니도록 계단을 만드는 등 사람 손을 너무 많이 타서 등산객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길이란다.

 

 들머리인 주암산 수양관(좌)앞에서 준비체조를 하는데
옆구리운동인지 기슴운동인지 제각각이다.


산속으로 난 한적힌 오솔길을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금방 전망이 트이고, 느릿한 지능선으로 연결된다.
군데군데 "능성구씨" 문중 묘가 나오고,  조금 더 올라가다 간간히 보이는 전망이 시원스럽다.
 

 

 잠시 오솔길을 오르면 이내 지능선으로 연결된다.
산은 온통 초록색 단색이다. 

 

달성군 일대의 산들이 만드는 하늘금은 자세가 느긋하다
북쪽의 팔공산(1,192m)은 힘차고 기세가 좋아 날개를 퍼득이는 독수리 같은 형상으로 사람으로 치면 무인같은 모습이고,

남쪽의 비슬산(1,084m), 앞산, 용지봉은 높이는 꽤 되나 그 모습이 비파를 타는 모습(비슬산)이거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느릿하고 겸허하고, 소박해 보인다

이 두 산을 합치면 이 지역의 기상이 되고 이곳 사람들이 인심이 되는가... 

 

  앞에 보이는 산이 용지봉이라는데... 노년기 산이라 밋밋하다.

 

  수양관에서 직접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 기도하는 신도들을 위해 너저분하게 만들어 놓은 계단과 가드레일(우)

 

들머리에서 한 1시간 반쯤 걸어 올라가니 벌써 주암산 정상에 가까와 진다.
도중에 전망좋은 바위와 무명봉 하나를 지나는데 초행길이라 위치는 잘 모르겠다.
그저 능선을 따라 고도를 높히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길이 분명하여 알바할 일은 별로 없다.


이후 수양관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과 만나 길이 하나로 합쳐진다.

가는 길에 몇군데 전망대가 있어 훤히 보이는 달성군 주변의 산과 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잠시 쉬어 간다. 

 

달성군 지역은 선사시대때부터 달볼, 달구벌이라는 성읍을 이루면서 마을의 역사가 엄청 길다고 하고,
특히, 가창, 냉천 주변은 산좋고 물좋은 곳으로 예전부터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계곡의 물이 차고 시원하기가 얼음 같다 하여 냉천이라고 불리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정상직전의 전망대

 

  지나온 봉우리

 

  멀리 최정산 군시설물이 보인다. (주암산은 사진 우측에 있고 안보임)

 


주암산 배바위

 

주암산 정상은 '배바위'란 이름이 붙은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금 떨어져서 삼각점이 있디는 한데 언뜻보아서는 이곳이 더 높아 보인다.
이 배바위는 멀리서 보면 배 한 척이 정상에 정박해 있는 듯한 모습이라고 한다.
바위는 두 무더기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법 여러사람이 쉴수 있는 공간이고, 주변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주암산 배바위 앞의 암봉 

 

이제 앞쪽으로 보이는 최정산을 향하여 직진한다.
얼마 안가서 주암산 정상을 표시하는 삼각점이 있으나, 이미 배바위에서 정상 기분을 낸터라 별로 거들떠 보지 않는다. 

이 곳이 정확한 정상이라면 누가 작은 정상석 하나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요즘은 300m 정도인 산에도 이따만 정상석을 세워 놓는데 자연스런 것도 좋기는 하지만 명색이 800m급 산인데...

 

곧 이어 주변에 텐트 같은 기도처가 나타난다.  어떤 때는 배바위 위는 물론 주변이 온통 기도하는 신도들로 북적인단다.
일행중 한 친구가 말하기를 주암산, 최정산은 기가 강해서 기도의 효험이 있단다.
기독교인들도 산 정기가 통하는 모양이지? 

 

 

  배바위를 조금 지나면 주암산 정상을 표시하는 삼각점.
주변에는 교인들이 기도하는 천막들이 많다.


주암산의 철쭉과 봄나물

 

주암산에서 최정산으로 가는 길 주변에는 갖은 봄풀과 야생화가 무성하게 피어있다.
진달래 명산이라 했는데 시기적으로 진달래는 다 떨어지고, 곳곳에 철쭉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특히, 이 곳 철쭉은 키도 크도 색깔도 연분홍으로 기품이 있다.
흔히 철쭉 명산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보는 짙은 붉은빛이 아니고, 틈도 없이 빽빽이 군락을 이루어 온산을 뒤덮은 모습도 아니다.

 

  주암산 철쭉.. 큼직한 키에 연분홍 빛깔이 기품있어 보인다

 

또한, 이 산 주변에는 봄 나물이 지천이다.
마침 야생화에서부터 나물까지 꽤뚫고 있는 전문가가 있어 봄나물에 대한 기본적인 구별법을 몇가지 배우긴 했지만 내 눈에는 아직 독초인지 식용 나물인지 구별이 잘 안간다.

 

 대표적인 산나물인 참취(좌)와 고사리(우)

 

 

 비비추 나물(좌)과 근처에 비슷하게 생긴 은방울꽃 (우)
비비추는 한잎씩 나는데, 은방울꽃은 두잎이 붙어있다. 은방울꽃잎은 먹지 않는다.

 


최정산에서 하산

 

풀밭을 따라 펼쳐지는 능선길이 잠시 고개를 숙이는 듯 하다가, 앞에 최정산이 보일 때 쯤 다시 한번 고도를 높인다.
그래도 산 이름이 다른 독립 산인데 그냥 능선으로 연결되서야 안되지...
주암산에서 40분쯤 걸려 최정산 정상 바로 앞의 암봉에 다다른다.

최정산 정상에는 군부대가 있어 접근 금지이고, 레이더인지 안테나인지 커다란 구조물이 서 있다.

 

  한적한 능선 길을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느릿느릿 걷다보면 최정산에 도착한다.

 

 

  최정산 직전 암봉 (정상부에는 제한구역으로 들어갈 수 없다)

 

최정산 못미쳐 숲 아래에다 전을 펴고 점심식사를 하는데,
흔히 산행 중에 간단한 떼우는 점심이 나니고, 왠만한 식당에서나 있을 듯한 회식 수준이다. 
시간도 1시간여 동안이나 세상사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며 새 봄의 산정기를 받아가며 자연과 함께 삶의 여유를 즐긴다. 


갈라진 하산코스 

 

최정산에서의 하산코스는 본래 주암산을 다시 지나서 광덕사 방향으로 계획했으나, 길을 잘 못들었는지 사람 다닌 흔적이 흐릿한 용계천 위쪽 계곡으로 가게 되었다.


여기서 일부는 계획된 코스로 가기 위해 우측 사면을 치고 올라가고, 나머지는 계곡을 따라 운흥사 쪽으로 내려 왔다.
운흥사쪽 계곡 방향은 길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으나 한 20여분동안의 계곡길은 정상적인 산행로가 아니어서 간간히 난코스가 나티닌다.

운흥사 방향으로 하산하려면 처음부터 군부대 옆 헬기장에서 하산로는 찾는게 좋겠다.  아래는 부산일보 하산로 설명부분..

 

"군부대 방향으로 10분을 가면 부대 앞 도로를 만난다. 도로에 내려서 왼쪽으로 2~3분 가면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을 바라보고 바로 오른쪽 빈터 쪽에 하산길이 있다. 인근 공군부대에서 하산을 재촉하는 경고방송을 주기적으로 해 거슬리지만 곧 바로 하산 길로 접어드니 신경 쓸 필요는 없다(부산일보)"

 

여하간, 나중에 들어보니 이곳은 군부대지역으로 과거에 지뢰가 뭍힌 적도 있다고도 하는데, 만의 하나 산행객의 안전을 위하여 몇군데 산행로 표시를 해두는 것이 좋겠다.

계곡쪽을 한참 내려가다 좌측으로 붙으니 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 안쪽으로 조금 가니 "부산일보" 안내리본이 붙어있는 정상적인 산행로를 만난다.  경남지역에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는 "국제신문"이나 " 부산일보"안내리본을 여기서도 보게되니 반갑다.


여기서부터는 용계천 계류를 따라 오다가 오른쪽으로 건너와 편안한 길로 하산한다.

초파일을 1주일 앞둔 분주한 운흥사를 지나 차도로 20분 쯤 걸어야 가창저수지변 큰 길을 만나는데, 마침 산에서 만난 인심 후한 노부부가 차를 타고 가다가 태워주어서 편하게 광덕사까지 가게 되었다.  

 

 최정산 정상(좌)를 지나 계곡 길을 따라 하산
(정상 주변 헬기장에서 하산로를 찾는 것이 좋다)

 

  부산일보에서 지난간 흔적...
계곡 옆 길을 따라 내려오면 잘 알려지지 않은 정운일 의사 묘지입구 표시

 

  초파일을 맞아 분주한 운흥사

 

  예전에 악명 높았던 가창 유격 훈련장을 지나 곧 도로로 하산완료

 


오늘 만난 우리 꽃

  철쭉

 

  흰색의 토종 민들레 (좌)와  각시 붓꽃(우)

 

 병꽃 (좌, 처음에는 노랗다가 나중에는 붉어진다), 봄맞이꽃(우)

 

  무슨 꽃?

 

 함박꽃인가 (좌, 잎이 벌어지면 알겠는데)
베어버린 참나무 둥치에서 새순이 돋아나기 사작한는데 그 색깔이 곱기 짝이없다.(우) 

 


산행을 마치고

 

요즘 산을 다니다 보면 산에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조금 접근성이 편하고 이름이 잘 알려진 서울의 북한산이나 청계산. 부산의 금정산 같은 곳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여 산 속인지 시장터인지 모를 지경이고, 시내에서 조금만 떨어진 산에 가면 한시간을 걸어도 사람하나 만나기 힘들 떄가 많다. 마치 바로 이웃의 서초구와 관악구의 집값 차이 만큼 지척간에도 사람들의 선호도가 달라진다.

 

이런 까닭에 대도시의 명산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밟아대는 통에 일부 산행로는 이제 등산로라기보다 반질반질한 도로같이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번잡한 산보다 사람들이 좀 덜찾는 산으로 가보면 훨씬 자연미 넘치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수 있다. 기분도 더 상쾌해지도 무례한 산행객떄문에 눈살 찌푸릴 일도 별로 없고...

 

대구의 주암산-최정산도 이런 류의 산행으로 딱 좋았다.
팔공산이나 비슬산에 비해 덜 알려져 있지만,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따라 대구와 달성 주변의 산과 들녁을 보면서 느릿느릿 걸어가는 능선길... 번잡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기품없이 그저 지치게만 하는 산길도 아니고, 큰 키에 연분홍 철쭉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는 아름다운 능선이 있는 그야 말로 여러가지 품격을 갖춘 숨겨진 명품 산이었다.

 

단 한가지,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서 그런지, 산행로 안내가 좀 부실한게 흠이다. 특히, 군부대가 주변에 있고, 들쑥날쑥 돌이 많은 용계천 상부에는 길 표시를 좀 해두는 것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좋겠다.

 

산행코스는 우리가 오늘 답사한 코스도 좋고 (최정산 군부대 옆 헬기장에서 길만 잘 찾는다면), 또 부산일보 추천 원점회귀 코스 모두 앞으도 많은 산행객들에게 인기있는 코스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