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주능선 당일 왕복종주

 

 
 ◎ 산행일시 : 2008. 7. 18. 03:33 ~ 17:56 ........................ (14시간 23분)

                    

 ◎ 산행구간 : 노고단안부 ~ 천왕봉 왕복(25.5 × 2 = 51km)

 

                     노고단(03:33) ~ 노루목(04:31) ~ 토끼봉(05:22) ~ 연하천산장(06:08)

                      ~ 벽소령대피소(07:02) ~ 선비샘(07:35) ~ 세석대피소(08:42) 

                      ~ 장터목대피소(09:37) ~ 천왕봉(10:18) .................... 노고단(17:56)

                                        

 ◎ 구간거리 :  공단거리 : 25.5× 2 = 51km   GPS 편도(2550포인트) : 24.3km

 

                   노고단 → (4.5km) ← 노루목 → (6.0km) ← 연하천대피소 

                       (3.6km) ← 벽소령 → (2.4km) ← 선비샘 → (3.9km) ← 세석 →

                       (3.4km) ← 장터목대피소 → (1.7km) ← 천왕봉 = 25.5km

 

           

 ◎ 산행자 : 늘빈자리

 

 

 ◎ 지리산 주능선 구글

 

 


 ◎ 산행후기

 

 

땅이 익어가는 무더운 여름

수박화채라도 한 사발 들이키고 싶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산에 들만한 시간이 허락되는 날이면

마음은 늘 산으로 산으로 떠나게 되는 것을 어이할꼬..........

 

26일 열리는 대구 금호강달리기대회 전초전 겸해서

지리 주능 왕복을 다녀오기로 마음을 다지고 열차에 오른다.

 

열차 안에서 좋은 선생님과 학생 친구들을 만나

노고단산장까지 동행하여 저녁도 나누고 옆자리에서 잠까지.........


 


 ▲ 성삼재휴게소

 

 

평일이라 한가한 분위기가 넘쳐나는 성삼재

발 아랜 따사로운 햇살이 노닐고 산 위엔 운무들의 세상이로다.

 

땀에 살포시 젖은 겨드랑이 틈새로 밀려드는 바람

계절과 시간과 사람에 관계없이 살맛나게 반겨주는 자연

 

모자람에 허덕이는 세상의 마음을 잠시 접고

이 좋은 지리산정에 들어 하늘을 볼 수 있음이 행복 아니겠는가.....!

 

내일 온종일 맑은 날씨가 함께해 주기를 간구하면서

오늘밤을 보내야 할 노고단 산장으로 발길을 옮긴다.

 


 

 

 ▲ 열차에서 만나 노고단산장까지 같이한 선생님과 학생들



 


 ▲ 성삼재에서 바라 본 노고단 산정에는 운무가 가득이다.


 


 ▲ 성삼재에서 노고단 가는 길 ....... 자연 친화적으로 새로 단장되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딱딱했던 길

갓길을 흙길로 만들거나 자연 친화적으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 코재부근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계단이 새로 만들어 졌다.



 


 ▲ 평화로운 노고단산장

 

 

평일인데도 노고단 산장의 취사장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저녁을 준비하며 내일의 산행준비들을 하고 있다.

 

나도 한켠에 자리를 잡고 라면전골(라면+햇반)로

저녁을 해결하고 잠자리에 든다.

 


 


 ▲ 노고단산장 취사장 내부 전경

 


 


 ▲ 취사장 밖 전경

 

 



 ▲ 운무 속에 숨어 있는 종석대

 

 

 


 ▲ 구름에 포위 되어 있는 새벽 반달

 

 

떠들고 취한 여성의 구토소리 등등......

갖가지 소음에 시달리다 겨우 잠이 들었다.

 

2시에 마추어 놓은 알람소리에 눈을 떳으나 

다시 깜박 잠이 들어 눈을 떳을 땐 3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서둘러 산장을 빠져나와 취사장에서

다시 라면전골로 아침을 해결하고 나니 03:25분이 되었다.

 


 


 ▲ 노고단 안부의 이정목 ...... 왕복 시종착점으로 삼은 곳입니다.

 

 

밤새 구름 속에서 떨고 있던 반달이

곧 삼킬 듯한 먹구름 앞에서 어렵게 고개를 내민다.

 

오늘 하루 지리님 품 속에서 땀 흘리는 동안

비가 없기를 간구하는 내 마음을 헤아리는 듯 다시 구름에 묻힌다.

 


 


 ▲ 임걸령 샘

 

 

노고단안부에 있는 이정목을 시종착으로 삼고

03:33분 굳어진 몸을 달래며 어둠에 갇힌 운무를 가른다.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리며 목이 말라 갈 쯤

임걸령의 청수가 쉬어가라 붙잡으며 물 한모금을 내민다.

 

찾아 오는 사람 아무에게나

목이 말라 물이 필요한 아무에게나

 

맑은 청수를 권하는 임걸령의 넉넉한 마음으로

지리님이 모자란 인간에게 한 수 가르치시는가 싶구나

 


 

 

 ▲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



 

 

 ▲ 삼도봉

 

 

주능선을 편도만 할 것 같으면 여유있게 갈 수 있으련만

왕복을 꿈꾸기에 늦은 출발을 만회하려고 빠르게 이어 간다.

 

반야봉 갈림길 노루목을 돌아 넘고

삼도봉에 이르니 천왕봉에 여명이 걸려 있다.

 


 


 ▲ 삼도봉에서 맞은 여명(천왕봉 방향)


 


 ▲ 삼도봉 내림길 551계단 중의 장애물("꽝" 박치기를 .... )

 

 

 

삼도봉에서 떠오르는 여명의 기운을 가슴에 담고

551계단을 서둘러 진행하는데......갑자기 별이 돈다.

 

나무계단을 가로질러 쓰러진 고목에 머리를 꽈당

아이고 늘빈이 죽네 ,,,,,,,,,,,,,,,,,,, 한 참을 앉아 있었다.

 

아 정말 그냥 돌아가고 싶구나

꺾인 기를 추스려 보지만 다리에 힘이 차 오르질 않는다.

 

 

 

 


 ▲ 토끼봉 헬기장


 


 ▲ 토끼봉 정상에서 맞은 해돋이

 

 

토끼봉을 오르며 박치기 했던 머리가 좀 나은 듯 하니

오른발 뒤꿈치 바닥에 무거운 통증이 조금씩 도진다.

 

컨디션이 별로라는 신호가 발뒤꿈치에서 오고 있으니

지금보다 진행을 좀 누그러 뜨리며 컨디션을 조절하기로 한다.

 


 


 ▲ 연하천 산장 직전의 계단길

 


 


 ▲ 연하천산장

 

 

연하천산장의 주변은 공사로 산만하지만

아침을 준비하는 많은 산꾼들은 분주하다.

 

연하천 생수 500미리를 보충하고

쉼 없이 바쁜 왕복길을 재촉한다.

 


 


 ▲ 잠을 깨는 지리의 능선과 계곡 


 


 ▲ 햇살을 받아 화사하게 웃는 능선들

 

 

조망이 열리는 바위에 올라

지리의 곳곳을 굽어 본다.

 

어둠을 밀치는 옅은 운무에 사로 잡힌 계곡

햇살에 겨워 풍만한 허리품을 살며시 여는 능선

 

지리님이 품고 있는 삼라만상의 상들이

바쁜 발걸음을 붙잡으며 뒤돌아 보게 한다.

 


 

 

 ▲ 평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능선들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는

저 아름다운 계곡과 능선들이 있기에

 

사람들을 당기는 마력의 힘이 있는 것이며

지리의 천하는 미래에도 영원히 지속될 것이로다.



 


 ▲ 형제봉


 


 ▲ 형제봉 중 동생의 머리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 벽소령산장

 

 

가끔씩 전해오는 오른 발바닥 통증으로 인해

진행이 예상보다 더디어 마음이 초조해 진다.

 

구례구역에서 19:19분 열차를 타야

내일 출근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 자꾸 뒤돌아 보게 하는 아름다운 능선들

 


 


 ▲ 선비샘

 

 

나무 그늘이 많은 능선길이라 더운 것 같지는 않는데

시간당 4km에 가까운 속도로 진행하다보니 땀이 줄줄이다.

 

선비샘에서 세안을 하며 몸을 식히고

바나나로 열량을 보충하고 다시 이어간다.

 


 


 ▲ 단아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천왕봉

 


 

 

 ▲ 영신봉 능선(낙남정맥 ?)

 

 

저 크고 넓은 하늘을 머리 위에 가볍게 이고

좌정한 천왕봉의 든든함에 지나온 고행이 저절로 녹는 구나

 

오라고 한 적이 없었지만

오라고 했던 것으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가슴

 

지리님의 요염한 푸른 향기는 발바닥 통증을 잊게하고

정적처럼 흐르는 흙 내음은 낼 출근의 근심도 접게 한다. 



 


 ▲ 칠선봉

 


 


 ▲ 영신봉 직전의 전위 암봉

 


 


 ▲ 영신봉 직전 전위 암봉 오름 계단

 


 


 ▲ 반야봉의 미혹적인 엉덩이 미소

 

 

영신봉 직전의 암릉 전망대에서

지리님이 던지시는 미소는 환상의 극치로다.

 

무거운 엉덩이를 살짝 들어 올리는 반야님의 요염한 자태

수줍어 제석봉 뒤에 숨어서 고개를 살며시 내미는 천왕봉

 

바람을 일어 땀을 식혀주며 힘겨움을 어르고

팔방으로 펼쳐 놓은 나신으로 산꾼의 눈을 아프게 하네

 


 


 ▲ 영신봉 직전 암릉 전방바위 부근의 암릉들 

 

 

 


 ▲ 윙크 하듯이 고개를 내민 천왕봉

 

 



 ▲ 낙남정맥의 시작 영신봉 안부 이정목

 

 

평범한 듯 완만한 영신봉의 중턱

남녘의 산줄기들이 영신봉을 타고 흐른다.

 

아스라이 좌정한 저 봉우리들

오늘도 누군가는 저들의 품 속에서 가시넝쿨 길을 이어 가리라.

 


 

 

 ▲ 촛대봉과 세석산장



 

 

 ▲ 촛대봉 정상에서 바라 본 천왕봉



 


 ▲ 촛대봉에서 바라 본 반야봉

 


 

 

 ▲ 한신계곡(?)

 


 


 ▲ 오솔길 같은 등로와 그 너머 천왕봉

 

 

천왕봉을 거쳐온 바람이 잠시 머물다 지나는 곳

촛대봉에서 열어주는 지리 조망도 일품이다.

 

지리의 주능성과 그 가지 능선들을

줄기처럼 엮어 보여주는 명소라 여겨진다.

 


 

 

 ▲ 장터목산장

 

 

가장 많은 산꾼들이 머물다 가는 장터목 산장

천왕봉의 나들목 구실을 담당하는 천하 명소로다.

 

매점에서 생수 구입하고

천왕봉의 상투를 향해 아픈 발바닥을 구슬린다.



 


 ▲ 제석봉에서 본 천왕봉

 


 

 

 ▲ 천왕봉

 

 

떠도는 한 마리 방랑새되어

새벽 운무 가르며 천왕님 곁에 이르니

 

정 많으신 천왕님

타는 듯한 햇살 감추시고 날 반기시는구나

 

때로는 혹독하게 때로는 온화하게

세상에 찌든 인간들을 다스리시는 깊은 지혜

 

당신의 상투에 올라 무념에 잠기며

소리없이 말하는 당신의 음성을 듣습니다.

 

"남을 탓하지 말고

 내 부족함을 탓 하거라"

 


 

 

 ▲ 중봉과 하봉 방향 능선



 


 ▲ 칠선계곡(?)

 

 

천왕봉에 이르렀지만 이제 반 왔구나 생각을 하니

마냥 천왕님의 환대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

 

다시 노고단을 향해 힘 빠진 발품을 당긴다.

이제는 몸도 무겁고 발바닥도 멍멍하고......

 

에구에고 언제 노고단까지 가노........

 


 

 

 ▲ 천왕봉 아래 공터


 


 ▲ 운무속에 피어난 꽃(꿀방망이 ?) 군락

 


 

 

 ▲ 제석봉 전망대



 


 ▲ 연하봉

 

 

타는 듯한 햇살이 흰 구름에 종종 가리우고

대부분 나무 그늘 사이로 진행하노니 힘겨운 더위는 없는 느낌이다.

 

제석봉과 연하봉을 돌아들어

세석산장과 벽소령산장을 가볍게 넘어섰다.

 

복로 때는 진행속도를 조금 줄였더니

발바닥 통증이 점차 희미해진 느낌이다.

 


 


 ▲ 영신봉 내림 계단

 


 

 

 ▲ 토끼봉 헬기장

 

 

연하천산장을 보는 듯 마는 듯 통과하고

토끼봉에 이르러 시간을 가름하니 15:35분

 

성삼재에서 구례막차(18:20)가 아슬아슬하다.

지쳐 있지만 부지런히 가보기로 한다.

 

헌데 하늘마저 내 편이 아니로다

화개재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비도 없고 더 빠르게 진행할 힘도 없지만

진정된 발바닥 통증이 재발할까봐 부담이 되고......



 


 ▲ 노고단 안부 이정목

 

 

젖은 잡목과 젖은 등로를 피하며 노고단에 이르니

비도 그치고 다행히 신발속에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았다.

 

그러나 성삼재 막버스도, 구례역 열차(19:19)도 놓쳤다.

택시를 콜 해서 구례읍내로 돌아와 여장을 정돈한다.

 

시간에 쫒기어 촉박하게 진행한 지리 주능선 왕복종주

 

달리기 과정에서 만났던 발바닥 통증의 재발과

깜박 잠으로 출발 시간이 늦어진 연후로 인해서

 

심야열차로 새벽에 상경하여 출근을 해야하는

힘겨운 지리여행이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머지 않은 시간이 흐르면 다시 지리에 들어

새로운 도전의 그림들이 그려지길 상상해 본다.

 

 ................ 끝 ..................



- 태극을닮은사람들 늘빈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