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 1017 天祭峰(328.5m) * 烽火山(▲337.8m) - 전남 여수시 화정면 개도(蓋島)

 

산 행 일 : 2010년 10월 10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연무

동 행 : 부부(산행)

 

산행거리 : 약 7.5km ⇒ 여석 선착장 <2.9> 천제봉 <0.5> 봉화산 <4.1> 여석 선착장

 

산행시간 : 4시간 30분 (식사 휴식 59분포함)

여석 선착장 <0:14> 샘골 고개(2차선 도로) · 봉화산 등산안내도 <0:19> 191봉 · 정자 <0:14> 화산-호령 고개 · 우물 <0:16> 헬기장 <0:28> 천제봉 · 정상 표지(봉화산과 바뀌어 설치되었음) <0:20> ▲봉화산 · 봉화대 터 · 정상 표지 <0:45> 화산-신흥 고개 <0:42> 샘골 고개 <0:13> 여석 선착장

 

참 고 : 1:50,000 여수(2003년 수정본)지형도

 


                                                                               육고여

 


                                                    금오도 대부산

 

지난 6월 백야도 백야산에서 개도 봉화산을 바라보며 빠른 시일 안에 찾아보겠다고 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중국 여행(산행)과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지고 말았다.

배를 이용해야 하는 섬 산행은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만 좋은데 낮의 길이가 현저하게 짧아진 시점이어서 적잖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샘골 고개가 건너다보인다.

 


                                                     오늘 걸은 길

 

개도로 가는 방법은 여수 시내 물양장과 백야도 선착장을 이용하는 두 방법이 있다.

여수 물양장에서는 주차문제도 마땅찮고 해상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함과 동시에 요금도 만만찮은 반면 백야도에서는 불과 25분이면 될뿐더러 요금도 싸다.

 

* 여수 - 개도 화산 화신해운    1시간 30분 8,650원

  백야 - 개도 여석 태평양해운        25분 1,800원

 

백야도 출발시간은 08시와 11시30분, 개도 여석 출발시간은 14시와 17시 20분이다.

아내는 새벽밥을 먹더라도 일찍 다녀오자고 한다. -그 이유는 귀가 중에 알게 되었다.

   


                                               백야도~낭도를 운항하는 배

 


                                                     백야대교와 힛도

 


                                             백야등대와 갯바위 낚시꾼들

 


                                               천제봉이 높게 보인다.

 

백야 선착장 방파제 옆에 차를 세우고 매표소로 다가가니 문이 닫혔고 유리창에 종이 한 장이 붙었다.

‘오늘 낭도행 배는 관광객 수송으로 인하여 08:30 출발하니 양해바랍니다.’

일찍 자리 잡은 낚시꾼들의 아이스박스를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예정보다 20분 늦게 출발한 배-요금은 1,800원이 아닌 2,000원 이었다-는 백야등대를 돌아 제도는 들리지 않고 개도로 달려간다.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08 : 47 개도 여석 선착장 출발

5만분의 1 여수 지형도를 보면 남쪽으로 마주 보이는 여석과 서삼 마을 사이에 화산으로 가는 길이 표시되었다.

하지만 확실한 길을 따르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우측 콘크리트 도로를 걸어 오른다.

‘영락원’이란 표지석이 있는 도로 삼거리에서 중앙선이 그려진 좌측 길로 들어선다.

 


                                                    샘골 고개 들머리

 


                                               고갯마루의 등산 안내도

 

09 : 01 샘골 고개

고갯마루 우측에 ‘봉화산 등산안내도’가 세워졌고 낮은 옹벽에는 페인트로 등산로 표시를 해 두었으며 좌측 산길에도 안내표지 기둥이 보인다.

아직 마르지 않은 이슬이 풀잎에 맺혔으며 자갈길에 이어 통나무 계단길이 나온다.

상당히 가파른 길로, 땀이 흘러내리는데 아내는 수시로 허리를 굽혀 뭔가를 뽑아 손에 들고 금세 숲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190봉으로 오르는 길

 


                                                  190봉의 정자

 

09 : 20~27 ×190봉

정자가 있는 190봉에 올라 목을 축이며 아내가 내민 것을 보니 고들빼기다.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고들빼기는 거의 다 재배한 것인데 이것은 완전한 자연산이다.

“힘들어요? 책읽기 마라톤인가 뭔가 하면서 방구석에만 있을 때 알아봤지. 이제 완주했다고 했으니 몸을 만드세요. 그래야 다른 사람과 함께 산행하지 이래가지구서야 원......”

빌어먹을 책읽기 마라톤 때문에 집 부근 야산 운동을 못한 것은 사실이고 퉁맞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190봉에서 본 천제봉

 


                                                       초지 안부

 

푹 꺼진 안부 뒤로 천제봉이 높게 올려다 보인다.

소들이 한가로이 쉬고 있는 초지를 거슬러 등고선 상의 약 110봉을 우측으로 돌아간다.

돌담으로 둘러쳐진 안부로 내려섰다.

 


                                                    화산-호령 고개

 


                                                        우물

 

09 : 41 화산-호령 고개

우물 표지를 보고 좌측으로 몇 발자국 옮긴 곳은 소들이 배설물과 함께 논바닥처럼 짓이겨 놓았고 물은 깨끗해 보이나 마셔볼 생각이 달아나 버린다.

사람이 아닌 소들의 우물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것 같다.

 


                                                 돌담이 둘러진 무덤

 


                                                       헬기장

 

 

                                           화산 마을. 돌산도도 희미하게 보였다.

 

돌담을 둘러놓은 무덤 봉에 이르면 좌측이 시원스럽게 트이는 전망 좋은 납작한 바위가 있고 이어 초지와 다름없는 헬기장이 나온다.

식용인 듯한 가락지를 낀 버섯 군락지를 지나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수많은 크고 작은 거미줄을 넋 없이 바라보기도 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고도를 높여간다.

납작한 돌계단을 잠시 걷고 작은 바위들이 모여 있는 봉우리로 올라선다.

아내의 고들빼기를 담은 비닐봉지는 제법 부풀어 올랐다.

 


                                                                천제봉 - 봉화산 표지를 세워 놓았다.

 


                                             걸어야 할 능선 뒤로 보이는 금오도

 

10 : 25~43 천제봉

‘봉화산. 해발 337.8m'라고 적은 표지가 세워졌다.

분명히 잘못 되었다.

나무가 그늘을 제공하는 바위에 퍼질러 앉아 과일을 깎아 요기하며 사방을 둘러본다.

섬 산에서 보는 조망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그러나 오늘은 연무 현상으로 원경이 흐려 아쉬움이 남는다.

 


                                                   옹달샘은 찾지 않았다.

 


                                                      작은 너덜

 


                                                  봉화산 봉화대 터

 

초지 안부로 내려서니 또 다른 옹달샘 표지가 보이나 키 큰 풀밭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너덜도 나오고, 봉우리를 우측으로 빙 돌아 오른 능선에 안내 표지가 있다.

정상은 좌측이다.

땀을 줄줄 흘리며 오르자 돌담 문이 나오고 봉화대 터 흔적이 나온다.

 


                                                   봉화산 삼각점


 


                                          천제봉 표지 - 시정되어야 할 사항이다.

 


                                              봉화산에서 본 천제봉

 

11 : 03~10 봉화산(▲337.8m)

‘여수 26, 1993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고 ‘천제봉. 해발 328.5m’ 표지가 세워졌는데 봉화산과 천제봉의 표지가 바뀌었음을 알게 된다.

각각의 표지를 제자리에 세워 이 산들을 찾는 사람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해야 마땅하다.

여수시에 건의할 생각을 하며 주변을 잠시 둘러보고 발길을 옮긴다.

 


                                               금오도 대부산이 보인다.

 


                                       

                                              뒤돌아 본 봉화산과 천제봉

 

잘 정리된 등로를 따라 내려가면 바위로 이뤄진 훌륭한 전망대가 수시로 나타나 바삐 걷지 말라며 발길을 붙잡는다.

바위 위에 염소 똥이 보인다.

섬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낮은 돌담으로 두른 무덤 안부에 이르러 좌측으로 들어선다.

무덤으로 오른 듯한 희미한 길이 있지만 너무 거칠어 진행하기가 어렵자 다시 기어오른다.

 


                                                         270봉


 


                                                   화산-신흥 고개

 


                                               개도 선착장과 자봉도

 

11 : 40 등고선 상 약 270m 암봉

통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고삐 풀린 소 한 마리가 있어 몰아 보려고 했으나 고개를 흔들며 숲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저러다 길을 잃으면 안 될 텐데......염려된다.

조금 내려가자 청석금 갈림 넓은 초지가 나오면서 말뚝에 매인 소들이 보인다.

이어 화산-신흥 마을 고개인 넓은 초지로 내려선다.

산허리를 우측으로 따라가다 파이프로 만든 문을 허리를 굽혀 통과한다.

 


                                     화산 마을과 들판을 지나 샘골 고개를 넘었다.

 


                                                 정겨운 돌담과 콩

 


                                             탐스러운 은행 - 화정초등학교

 

12 : 03~21 점심 식사

화산 마을이 바로 밑에 있는 나무 그늘에 자리 잡고 앉아 보따리를 푼다.

내가 알기로는 산에 다니는 사람치고 산 길 아닌 길을 걷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없다.

화산 마을 건너편의 샘골로 이어지는 도로를 보니 괜히 맥이 풀린다.

그러나 어쩌랴.

개도 출장소 앞과 화정 초등학교와 개도 중학교 사이를 걸어 고랑의 다리를 건넌다.

그러나 곧장 도로로 오르지 않고 풀밭 농로를 타고 개도 저수지 부근에 이르자 아내는 쭈그리고 앉아 걸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운구지로 이어지는 산길

 

12 : 55~13 : 04 샘골 고개

아내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배 시간은 아직도 많이 남았고,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기다리는 일도 하지 못하랴.

화산으로 가는 산길을 살펴보기도 하고 그늘이 드리우는 도로 바닥에 주저앉아 기다린다.

“채소 값이 금값인데 돈 벌었지?”

아침에 지나 올랐던 콘크리트 도로를 따라 선착장으로 내려간다.

 


                                                  이제는 고동 잡기

 


                                                  몰려오는 물고기 떼

 


                                    언젠가 가보아야 할 낭도산 뒤로 팔영산이 보인다.

 

13 : 17 여석 선착장

배가 오려면 아직도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낚시꾼이 잡은 물고기를 보니 보통이 아니다.

감성돔을 비롯하여 학 꽁치 등이 가득하다.

선창가 바닷가에는 학 꽁치가 무리지어 헤엄치고 이름을 알지 못하는 작은 물고기가 마치 수족관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많다.

 

백야에 도착하여 차를 몰아 여수지맥의 화산고개를 지나자 아내가 입을 연다.

“덕양 장터에 들렸다 가야해요”

“..............?”

“곱창 사려고......”

새벽에 출발하자고 하던 아내의 속셈을 이제야 알아 차렸다.

소라면 소재지인 덕양 곱창은 ‘여수 덕양 곱창 축제’까지 있는 아주 유명한 먹을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