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백련산 용소폭포와 장군목의 요강바위

 

산행일 : 2005. 7. 10(日).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방현마을 (13:00) 

  ☞ 헬기장 (14:03~14:30. 점심식사)

  ☞ 백련산 정상 (15:11~15:16. 754m)

  헬기장 (15:51)

  ☞ 수동폭포 (16:50~17:02)

  ☞ 용소폭포 (17:08~17:20)

  ☞ 방현마을 (17:27) 

 

총 산행시간 : 약 4시간 27분 (사진촬영하느라 거북이 산행. 3시간이면 족한 코스임)

구간별 거리 : 이정표가 없어서 산정 불가

산행지도


 

산행기

   어제 토요일에 막내만 집에 있는 틈을 이용해 말도 없이 백운산으로 병암폭포 사진 찍으러 도망치다시피 내뺏더니만, 아내가 뾰로통한 표정이라 일요일에 백련산에 가려던 생각을 포기하고 늦잠을 자고 일어난다.

 

 아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기분 나빠 해야 할 이유가 있다. 아내가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금요일에 도착한 택배 (베란다 행거, 선반)가 있었는데, 토요일 오후에 조립해준다고 약속을 했었던 참이었었다.

  아침밥을 먹기 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조립을 해주고 나서, 샤워를 끝내고 아침밥을 먹으며 휴대전화를 켜보니 메시지가 두통이나 들어있다.

첨단산인님을 비롯한 광주 분들이 임실 백련산으로 가고 있다는 메시지가 눈에 환하게 들어온다.


  얼른 통화를 시도하니

“지금이라도 빨리 오세요.”

“그려 그려, 조금 있다 출발할게. 금방 밥 먹었어.”

그 목소리가 의기양양하다 못해 당당하다.

아무 말 않는 아내.

속으로 

“저양반이 어제도 가놓고 오늘도 또 가다니, 미쳤구먼, 미쳤어.”

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산행 준비를 안 해서 김밥을 사려고 김밥집으로 가고 있는데 여수 MT사랑님에게서 전화가 온다.

“형님! 오늘 어느 산에 가세요. 전 백운산 가는 중인데…….”

“응. 첨단하고 광주 분들이 임실 백련산에 간다는구먼, 그래서 거기 가려고. 웬만하면 백운산은 다음에 가고 백련산에나 가지그랴. 요강바위도 돌아 볼건데…….”

 

 MT님의 차엔 우준이와 소원이가 앉아 있었다.

임실까지 국도로 달려가 강진방향으로 가던 중 학마을이 오른쪽에 보이기에 잠시 차를 세우고 수많은 학을 사진에 담아보지만 너무 멀어서 제대로 나온게 하나도 없다.

강진에서 들머리 방현마을을 그냥 지나쳐 고개를 넘어갔다가 가게에 앉아있는 순경에게 백련산을 물으니 자세히 가르쳐주어 다시 방현마을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시멘트 길을 1분정도 타고 들어가니 마을이 나온다. 공터에 첨단님의 차가 주차되어 있어서 안심을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방현마을은 마을길이 전부 꽃밭이다. 참으로 평화로운 마을이다.

 마을을 벗어나니 멀리 계곡 쪽으로 폭포가 보인다. 내려올 때 저기를 들리기로하고, 능선으로 올라가는 왼쪽길과 작은 계곡을 건너는 오른쪽 길 중 오른쪽 폭포옆길을 택해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방현마을의 능소화


 

풍접초

 

풀협죽도(플록스)

 

꽃과 나비

 

  길이 갈수록 넓어지는 게 마치 임도를 오르는 것만 같았는데, 전에 상당히 큰 규모의 마을이 있었던 모양이다. 길 양옆으로 상당히 오래된 뽕나무, 감나무가 계속해서 도열해 있다.

오른쪽의 작은 계곡옆 밭둑을 계속 오르다보니까 계곡건너에 본격적인 산행로가 보인다.

경사가 제법 급한 등로를 한참을 오르니, 갑자기 무덤이 나타나고 곧이어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에서는 정상과 그 능선이 훤하게 보인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MT님이 푸짐하게 싸오셔서 덕분에 잘 먹었다.) 이미 정상에 도착해 점심식사중인 광주팀과 간신히 문자 메시지만 주고받는다.

호두


 

잠자리 (너를 보면 괜히 슬퍼진다.)

 

실잠자리

 

오른쪽으로 계곡을 건너면 본격적인 등로가 왼쪽으로 이어진다.

 

작은 폭포

 

하늘말나리

 

등골나물

 

헬기장. 왼쪽 위로 정상이 보인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주능선. 저길로 내려오려다 다시 올랐던 길로 내려서게된다.

 

타래난초

 

  서둘러 그들의 뒤를 따라 올라가보지만 광주팀은 정 반대방향(사동마을)으로 하산 중이라는 전화연락을 받는다. 그리고 뱀이 많으니 자기들 뒤를 따라오지 말고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라는 당부의 말까지 듣는다.

조금만 기다리면 만날 것인데, 성질도 급하기는……. 허긴 하루 종일 우릴 기다리면서 산행을 했을 것인데, 오죽 지루하고 답답했으면 하산을 하였을꼬.

무덤가의 원추리


   로프구간을 올라 능선에 올라서서 정상으로 향하는데 왼쪽에 철계단이 보인다. 광주 팀이 이 코스로 내려간 듯하다.

정상엔 산불감시초소와 다른 건물이 들어차 있어서 정상다운 면모는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조망은 참 좋은 편이다. 

  잠자리가 참 많이도 날아다닌다. 해마다 이맘때 느끼는 것이지만, 산 정상에서 잠자리가 날아 다닐 때 쯤이면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신호이면서도 이 여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로프구간


 

백련산 정상

 

  여름이 가는 것이 안타까운 이유는 여름은 자유스럽기 때문이다. 배낭에 텐트만 넣고 전국 어디든지 떠날 수 있으니 얼마나 낭만적이고 좋은 계절인가. 팔도가 다 내 집이요. 내 마당이니 무소유가 전부를 소유할 수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내는 텐트에서 자는 걸 지독히도 싫어한다. 그래서 해마다 여름이면 아내와 본의 아니게 떨어져 자는 경우가 많다. “나만의 별장” 텐트가 얼마나 좋은데…….

"Summer is free."

 

  다시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다가 능선 삼거리에서 직진을 하여 능선 길로 올라선다. 첫 번째 능선 작은 봉우리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능선길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길로 오기를 잘했다고 말하자마자 MT님의 뜻밖의 말에 잠시 당황한다.

“형님, 이 길이 암릉길이라 궂은 날씨에 아이들하고 가기엔 위험할 것 같네요.

저하고 애들은 왔던 길로 내려갈 테니까 형님 혼자서라도 계속 가시고 싶으면 가시고요.“

“뭔소리여. 갈려면 같이 가야지 나 혼자서 무슨 재미로 혼자 가나.”

다시 헬기장에 내려선다.

 

천남성 열매(맹독성)

 

자귀나무

 

  옛 마을 터에 내려서서 계곡을 타고 내려가기로 한다. 계곡을 몇 번인가 건너니 폭포가 나온다. 마을 주민 몇 분과 아이들이 폭포 밑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그들에게서 폭포의 이름(수동폭포)을 알아낸다. 아래쪽에 더 멋있는 폭포(용소폭)가 있다는 말에 용소폭포로 다시 내려선다.

 어? 이런 작은 계곡에 저런 웅장한 폭포가 있다니 별천지란 이를 두고 한 말인 가보다.

아이들을 밑에 두고 어른 두 명이 폭포를 타고 올라간다. 계곡트래킹을 좋아하시는 MT님은 폭포 중간부분까지 올라갔다 내려온다.

  용소폭포를 빠져나와 방현마을에 들어서니 비닐 하우스 안에서 마을 주민들이 담배잎을 말리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수동폭포와 동네 아이들

 

용소폭포 1,2단.

 

용소폭포 상단부. 모두 3단 폭포인데 한 번에 다 잡을 수가 없다.

 

용소폭포 하단부

 

돌아온 방현마을

 

방현마을의 담배 건조장. 아낙의 손길이 바쁘기만하다.

 

  첨단님의 전화안내로 장군목(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소재)에 도착해 요강바위를 들여다본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바위라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일제시대에 일본으로 반출 될 뻔하였고, 최근엔 저 멋진 바위들을 뽑아가서 돈 많은 자들의 정원으로 옮겨놓으려고 도둑들이 이 물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가…….

90년대 중반, 떼도둑 20여명이 중장비를 끌고 와 요강바위(그 당시 10억원 호가)를 뽑아서 (도둑들은 물가에 중장비를 들이대느라 진입로 공사까지 했다는군요.)

경기도 광주군의 야산에 숨겨놓고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다가, 눈썰미 밝은 주민이 이 바위가 섬진강 바위임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해 도둑들은 붙잡히고, 요강바위는 장물로 분류되어 전주지검 남원지청 마당으로 운반되었답니다.

  남원에서 저 물가까지 바위를 옮기는 데 중장비 사용료 5백만 원이 들었고 바위의 무게는 15톤, 높이 2m, 폭 3m.

장구목 마을 주민 열두 가구가 돈을 모아서 5백만원을 마련하여 요강바위는 중장비에 실려서 4년 만에 고향 물가의 제자리로 돌아와서, 바위를 제자리에 심어놓던 날 장군목, 싸리재 마을 사람들은 돼지를 잡아 물가에서 잔치를 벌였다는군요. (--김 훈의 자전거 여행 중에서 일부 발췌--)

아이 낳기를 원하는 여자가 저 바위 위에 앉으면 소원을 이룬다는 속설도 있답니다.

 

장군목 일대의 바위

  

요강바위. 어른 두명은 거뜬히 들어간다.

  

6.25때 마을 주민들 중에는 저 바위속에 몸을 숨겨 화를 모면한 사람도 있었다고 함.

 

우준이 "아빠 나 다리 찢어져."   MT "더 찢거라."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가 요강바위

  

귀가길 괴목의 한 식당 화분에 피어있는 붉은매발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