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봉 풍경, 끝청에서 바라본 용아장성 위용이 대단하다-




단풍은 간곳없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바람만 스쳐가는 설악산(한계령-대청봉)

2017069035호            2017-06-14()


자리한 곳 : 강원 속초, 인제, 양양군

지나온 길 : 한계령-한계령삼거리-서북능선-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소청봉-소청대피소

거리및시간: 6시간 27(09:52~16:19) : 9.9km

함께한 이 : 뚜벅이산악회원 : 45(중청대피소 : 28, 소청대피소 : 17)

산행 날씨 : 맑고 화창한 가을날


자식이긴 부모 없다지만 극한 개인주의 자녀들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찬바람이 스산한 계절인 가을단풍 만으로도 꽃보다 아름다운데 한국최고의 바위산인 설악의 기암괴석들과 어우러진 풍광은 얼마나 아름답게 생각에 주말산행을 결정하고 준비하던 목요일 오후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단풍산행을 희망한 등산객의 선호도 1위가 강원도로 교통체증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어 계획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하자는 내용이다.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은데 아이들이 아직 귀가하지 않았으니 어쩌지 못하고 무작정 기다리다보니 자정이 지나고  1시가 가까워지는데도 요즘에 흔해빠진 늦는다는 문자나 전화 한통 없으니 괘씸하다는 마음보다는 아빠와 자녀간의 무관심과 극에 달한 개인주의적 행위를 전통적인 유교사상에 젖어있는 기성세대론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짝사랑은 접어두고 자리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하는 시각(120)에 현관문이 열리며 아들놈과 딸아이가 함께 들어왔으나 노한마음에 미동하지 않고 누워있다 깜빡 잠들었나 했는데 시간이 흘러 기상시간을 알리는 알람이 울려댄다.(04;00)




-한계령의 다양한 정겨운 풍경들-


기대했던 고운 단풍은 간곳없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찬바람만 스쳐간다

인제군 북면 한계리 설악휴게소에서 조반을 해결하고 44번국도 설악산자락(옥녀탕, 장수대)을 경유해 한계령(휴게소)고갯마루에서 버스와 작별하고 회원님들께서 산행준비를 끝내고 산행을 시작하도록 독려하고 마지막회원님께서 출발하시기를 기다렸다 가파른 계단에 올라서며 산행을 시작한다.(09:52)

산행하기 적당한 날씨의 축복을 받으며 순조롭게 가파른 경사로를 헐떡거리며 올라가며 멋진 단풍이 반겨주기를 기대했는데 고산지대인지라 단풍은 드문드문 눈에 뛸 뿐이고 겨울 준비를 끝낸 앙상한 나뭇가지로 부드러운 바람이 비켜가는 쓸쓸한 초겨울 풍경을 의식하며 한계령삼거리에 닿는다.(11:27)



-멋진 단풍을 기대 했는데 벌써 겨울 내음이 난다-


(알츠하이머)병은 환자만의 질환을 넘어선 가족 전체의 고통이다

산객들로 북적거리는 삼거리를 피해 서둘러 서북능선으로 방향을 잡자 비교적 한산해 방해를 덜 받고 사색하기 좋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즘에 직면하고 나 자신의 문제로 빠져든다.



-설악의 명칭다운 기암들이 웅장하다-


비교적 장수하는 동물인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인간다움을 가장 심하게 빼앗아 가는 질병인 치매(알츠하이머)병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근래에 많은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수십 년 동안 연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 병이다. 치매(알츠하이머)병은 환자만의 질환을 넘어선 가족 전체의 고통으로, 환자는 물론 가족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의 희생자라고 말했다하더라도 정답이다. 자녀나 가족 친구, 간병인들 모두는 해결할 방도가 없어 편견으로 반목하는 가운데 가족을 음해하며 치매(알츠하이머)병을 체험하고 결말이 나는 과정에서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 아마도 여러분들께서도 이병 때문에 힘겨움으로 신음하시거나, 아직은 초기단계라 전문의의 판정을 받지는 않았으나 이 병을 앓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리라 생각되며, 문제는 많은 가정에서는 이 병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 채 고통을 받고 있음은 환자께서 나를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이시기 때문임을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머리가 깨지는 듯 한 통증에 정신을 가다듬으니 어느덧 중청대피소가 코앞이다.(15:04)


-용아장성과 대청봉 풍경-


중청대피소에서 28(중청 투숙자) 회원님들과 작별하고 대청봉을 경유해 소청봉갈림길을 지나 소청대피소에 도착하며(16:19) 6시간 30여분의 느슨하고 여유로운 산행을 끝내고, 17명이 하룻밤 쉬어갈 침상을 대피소에서 배당받아 개인들에게 배분하고 하루일정을 무사히 마감하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신 설악산신령님께 경건한 마음으로 감사 올리며 하루를 마감한다.(17:54)



-힘들었던 하루가 조용하게 저물고 있다-


에필로그

아직은 저녁노을 이미지가 남아있는 시간이지만 산속이라 특별한 일이 없어 빵조각으로 저녁을 때우고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해보지만 순순히 잠이 찾아오지 않아 가벼운 대화로 회원님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지나고 한가하자 우리들의 삶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단 하나 변함없는 진리는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느 한순간이라도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겠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죽음은 그 사람 삶의 완성이라면 노년기에 무게가 가운다는 생각인데, 벌써 地空派(지공파: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65세 이상의 노인)가 눈앞에서 어른거린 나이에 들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두려움을 떨치고 늙은이의 호기심으로 차근차근 긍정적이고 품위 있는 죽음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초연함을 갖도록 기원하고 명상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으로 지그시 어금니를 깨문다.                 --.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을찾아서~


2017-10-17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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