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상리~發軍山(~460m)~國師峰(667.5m)~버들목재~放火峰(~550m)~西臺山(904.1m)~주차장 산행기

•도상거리: 약 13.8km
•일시: '04년 6월 5일
•날씨: 갬, 30℃
•오전 11시 5분 경 금산군 제원면 구상리 출발

오전에 일이 있어 금북정맥 마지막 구간은 다음으로 미루고, 대전 근교의 산중 아직 답사를 하지 못한 금산군 제원면의 발군산과 군북면의 방화봉을 올라보기로 하였다. 이 두 개의 산을 따로 오르는 것은 별 재미가 없으므로 국사봉과 서대산을 이어서 발군산~국사봉~방화산~서대산 종주를 하기로 하였다.

우선 발군산부터 올라야 하는데, 경사를 따져보면 아무래도 동곡리 동곡마을에서 오르는 게 정석일 듯하나 버스편이 마땅찮아 구상리에서 오르기로 하였다. 1:50000 지형도에서 발군산 남쪽 등고선을 보면 도상 250m 거리에 등고선이 8개(160m)가 있으므로 40도의 경사도이다. 따라서 군데군데 급경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도상에는 구상리에서 발군산 정상으로 점선 소로가 표시되어 있는데, 등고선의 모양으로는 길이 날 곳이 아니었고 실제로 길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대전에서 금산에 이른 뒤 (10:40)發 군북行 버스를 타고 ‘九相里’ 표석이 있는 구상리 버스승강장에 내렸다.

(11:05) ‘구상길’ 마을길을 따라 동북쪽으로 나아가노라니 정면으로 發軍山 남서쪽 사면이 올려다 보이는데, 급경사의 바위벽이 군데군데 보여 과연 그 쪽으로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마지막 농가 직전에서 소로로 들어서니 작은 골짜기 건계를 건너 북동쪽으로 덤불 숲길이 이어졌다. 능선에 이르니 길 흔적이 거의 없는데, 동북쪽 풀섶 사이로 나아가 작은 공터를 지나니 북동쪽으로 그런대로 흐릿한 길 흔적이 이어졌다.

(11:21) 왼쪽 건계에 바위 밑 기도터가 보였고, 동북쪽으로 난 흐릿한 족적을 따르니 바위 벽에서 끊어졌다. 오른쪽(동남쪽)으로 비껴 나가다 급한 골짜기 건계에 이르니 왼쪽(북동쪽)으로 흐릿한 족적이 보여 그 쪽으로 올랐으나, 조금 뒤 거의 그 흔적이 사라졌다. 급경사 암벽을 바위턱과 나뭇가지를 잡아가면서 오르는데, 컨디션이 안 좋은 건지 더위를 먹어서인지 땀이 많이 나고 힘도 많이 든다. 되돌아가려 해도 암벽은 내려가기가 더 어렵다. 막바지에 흐릿한 사면길을 만나 왼쪽(북서쪽)으로 나아가다 흔적이 흐릿해져 오른쪽으로 잡목을 헤치고 올라 흐릿한 길 흔적이 있는 주능선에 다다랐다.

(11:50) 어느쪽이 정상인지 따져보다가 오른쪽(남동쪽)으로 완만한 오르막을 거쳐 몇 개의 돌로 쌓은 돌무더기가 있는 發軍山 정상에 이르렀다. 시야가 일부 트여 서대산, 국사봉, 천태산, 금산읍 일부가 바라보였다. 남동쪽으로 동곡마을로 이어지는 듯한 흐릿한 능선길 흔적이 보였으나 국사봉으로 가기 위하여는 북서쪽으로 도로 내려서야 했다.

(11:57) 정상을 출발, 북서쪽으로 나아가니 길 흔적은 그런대로 남아 있으나 잡목이 무성하여 성가시다. 덤불 지대에 이어 언덕을 지나니 왼쪽에서 흐릿한 길이 합류하면서 북쪽으로 다소 뚜렷해진 길이 이어졌다.

(12:22) 벌목된 나무들이 엉겨 있는 곳에서 풀숲 사이에 삼각점(△373.5m)이 보였다. 그러나 이곳은 봉우리가 아닌 능선상일 뿐이다. 잡목 덤불을 뚫으니 다시 길 흔적이 보였고, 이장된 무덤 흔적을 지나서 흔적만 남은 고갯길을 가로질렀다.

(12:44) 언덕에 이르러 왼쪽의 흐릿한 갈림길을 무시하고 동북쪽으로 나아가 풀섶에 묻힌 무덤을 지나 언덕에 이르니 길 흔적이 애매한데, 북북동쪽으로 나아가니 왼쪽 뒤로부터 매덕이 마을에서 올라온 듯한 갈림길이 합류하면서 길 흔적이 다소 뚜렷해져 비로소 허리를 펼 만하였다.

(13:15) 왼쪽으로부터 빨간색 ‘공주대산우회 산사랑·자연사랑’ 표지기가 걸린, 매덕이 마을에서 올라오는 주등산로를 만났다. 길 흔적은 보다 더 뚜렷해졌으나 여전히 잡목은 다소 성가셨다. 조금 뒤 오른쪽으로 사면길이 보이는데, 이 길은 국사봉과 동남쪽 봉우리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 길이다.

(13:34) 삼각점이 설치된 둔덕봉인 國師峰(△667.5m)에 닿았다. 시야가 트여 갈기산, 성주산, 적상산, 진악산, 만안산, 그리고 나뭇가지 사이로 서대산과 천태산이 바라보였다.

(13:36) 작년 가을에 왔을 때는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분명하게 보였는데, 녹음이 우거진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조금 뒤 언덕에 이르니 ┤형 갈림길인데, 왼쪽(서쪽)으로 내려섰다. 다음 언덕에 이르니, 길이 애매하여 북쪽으로 내려섰다가 제길이 아니어서 되돌아 언덕에서 서쪽으로 나아가니 언덕을 지나 서북쪽으로 이어졌다.

(13:53) 갈림길에서 ‘강산에’ 표지기가 걸린 왼쪽(서쪽)으로 내려서서 淸州楊公進浩之墓에 이르니 베어진 잡목으로 길 흔적이 안 보였는데, 왼쪽으로 비껴 나가니 다시 길 흔적이 나타났다. 절개지에 이르러 왼쪽 배수로를 따라 버들목재 왼쪽(남쪽) 몇 발자국 아래에 내려섰다.

(14:06) 건너편으로 오르는 길을 찾다가 포기하고 절개지 왼쪽 풀섶을 헤치며 올라 배수로 잡초 사이를 올라 능선에 이르렀고, 서쪽으로 가파르고 흐릿한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오른쪽으로부터 무덤에 이르는 소로가 합류하였다. 서북쪽으로 직진하여 잡목 사이 가파른 길을 오르노라니 무더운 날씨 탓에 몹시 힘이 들었다.

(14:31)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한 放火峰에 닿으니 나뭇가지 사이로 서대산, 장룡산, 대성산, 국사봉, 갈기산, 진악산, 대둔산, 만인산, 등이 바라보였다. 북쪽인 서대산을 바라보면서 내려서니 잡목 덤불 사이로 길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시야가 막히는 언덕에 이르니 또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하였다. 왼쪽으로 무덤이 몇 개 보이는 데서 나물과 약초를 캐러 온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오늘 산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이었다.

(14:51) 큰 무덤에 이르니 서쪽으로 ‘강산에’ 표지기와 함께 산판길이 보였으나 북쪽으로 나아가니 길 흔적이 흐릿해지면서 골짜기쪽으로 이어졌다. 되돌아 무덤에 이른 뒤 산판길로 나아가니 이 길은 주능선을 오른쪽으로 비껴 담배밭을 지나 북동쪽 골짜기로 이어졌다. 주능선을 벗어났음을 깨닫고, 약간 되돌아 서쪽으로 올라 무덤을 지나 삼각점이 설치된 풀섶 언덕(△430.0m)에 이르니 시야가 막혀 서대산 정상부만 바라보였다.

(15:03) 북쪽으로 나아가니 좌우로 뚜렷한 갈림길이 보였는데, 오른쪽 길에는 파란 표지기도 두 개 걸려 있었다. 직진하니 잡목 투성이이고 길 흔적도 사라져, 되돌아서 갈림길에서 표지기가 걸린 동쪽으로 내려서니 무덤과 담배밭을 지나 산판 고갯길에 닿았다.

(15:15) 고개에서 북쪽으로 잘려진 나뭇가지 사이를 헤치고 오르니 흐릿한 길이 다시 보였고, 망사를 덮은 무덤을 지나 쓰레기가 몇 점 널린 곳에서 북서쪽으로 나아가니 길 흔적이 잡목에 사라지길래 되돌아 북쪽으로 나아가보니 마찬가지였다. 이러 저리 길 흔적을 찾다가 결국 쓰레기가 널린 곳에서 북서쪽으로 잡목을 헤치며 나아가 안부에 이르니 오른쪽에서 寶光里에서 올라온 듯한 뚜렷한 길 흔적이 보이면서 북서쪽으로 직진하는 길도 뚜렷해졌다.

(15:32) 안부에서 무덤 몇 개를 지나 북서쪽 오르막을 거쳐 언덕을 지나다가 어디에선가 볼펜을 빠트려 다시 찾느라 진을 뺐다. 무더위에 지친데다가 능선길이 분명하지 않아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물도 자주 마시게 된다.

(16:04) 언덕을 지나니 왼쪽에서 西台里에서 올라온 듯한 갈림길이 합류하였는데, 노란색 ‘인천제일산악회’와 초록색 ‘대전광역시학원연합회’ 표지기가 걸려 있었다. 북북동쪽으로 직진하니 이제부터 길 흔적이 한결 뚜렷해졌다. 조금 뒤 암릉 왼쪽으로 우회로가 한동안 이어지는데, 능선을 만난 이후에도 좌우로 우회로가 몇 군데 더 보였다.

(16:49) 왼쪽에서 탄금대에서 올라온 길이 합류하고 헬기장에 이르니 또 왼쪽에서 탄금대에서 올라온 길이 보였다. 이제 곧 서대산 정상이라, 갖고 온 물을 다 마셨다.

(16:52) 삼각점, ‘서대산 정상 해발 904m’ 스텐리스 표식과 헬기장이 세워진 서대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가스가 끼어 멀리는 흐릿하였으나, 식장산, 환산, 천태산, 진악산, 대둔산, 등이 바라보였다.

(16:55) ‘↑개덕사’ 표식을 따라 북쪽으로 나아가니 조금 뒤 갈림길인데, 왼쪽은 탄금대에 이르는 길이다. 오른쪽(북북서쪽)으로 내려서니 가파른 내리막 돌길이다.

(17:02) 또 갈림길에 이르렀는데, ‘서대산 23’ 구조 표시판과 많은 ‘진달래·철쭉 축제’ 표식이 걸려 있었다. 왼쪽(서쪽)으로 내려섰다가 혹시 西台里 원흥사 쪽으로 이어질까 싶어 되돌아 동북쪽으로 나아가니 철쭉 구경하라고 억지로 낸 듯한 길이 북쪽으로 이어지다 북서쪽 내리막에 이어 뚜렷하고 너른 길을 만났는데, 아까 그 길 같았다. 십몇년 전에 왔을 때에는 풀섶 사이로 소로가 나 있었으나 지금은 등산객들의 많은 왕래로 길에 먼지가 일 정도이다.

(17:21) 길 왼쪽에 샘이 있어 물을 마시고 얼굴의 땀을 씻어내며 쉬었다. 서대산 주차장에서 버스가 18:10(다음 차는 19:10)에 있으므로 이젠 바쁠 게 없다. 물속에는 벌레 몇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으나 물은 차고 목이 마른 터라 물맛은 좋았다.

(17:33) 샘터를 출발, 건조한 골짜기를 따라 내려서니 개덕사 직전에서 살짝 보이는 개덕폭포는 물이 흐르지 않아 암벽만 남은 상태였다.

(17:49) ┤형 갈림길에 닿으니 ‘↓등산로, ↑서대산주차장’ 표식이 있는데, 왼쪽은 개덕사로 내려서는 길이라, 주차장으로 가기 위하여 오른쪽(동북쪽)으로 나아갔다. 조금 뒤 또 갈림길이 나왔는데, 왼쪽(북동쪽) 흐릿한 길을 따랐다. ‘천은암’ 암자를 지나니 ‘몽골캠프촌’이다. 데크 사이를 내려서서 야외수영장을 오른쪽으로 비끼면 바이킹 위락시설과 음식점들을 지나게 된다.

(18:05) 주차장에 도착하니 마전에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하였는데, 기사에게 출발 시간을 확인하니 6시 12분이라 한다. 마전에서 대전이나 금산으로 가는 직행버스는 수시로 있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깜짝 놀란다. 왜 그런가 보니 목에 칼 맞은 듯한 상처가 두 군데나 나 있었다. 그 외에도 팔뚝과 다리에 몇 군데 가시에 긁힌 상처가 흉하게 남아 있었다. 아무래도 발군산과 방화봉은 여름을 피해서 다녀야 할 것 같다.

▣ 문창환 - 아무래도 잡목들이 성가신 지역이겠지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 김정길 - 쾌속잠수함의 선체 여러곳에 손상을 입으셨군요, 돌파하는 당시는 상처를 모르는게 산꾼들이지만 회복만은 말끔히 잘 되는게 산꾼인것 같습니다. 나는 나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서 유종선아우님과 문창환(길문)아우님의 족적들 중에 내가 못가본 길을 따라볼 작정으로 저장을 해 둡니다. 너무 수고하셨어요. 항상 두 아우님의 무탈산행을 소망하면서.
▣ 유종선 - 문창환님 안녕하세요? 이번 여름에는 문창환님 산행기를 참조하여 안산~점봉산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대간 구간중 아직 답사하지 못한 한계령~망대암산 북쪽 안부 구간(약 2km?)이 늘상 마음에 걸립니다. 현대판 김삿갓이신 김정길님, 이번 주간은 어딜 다니시려는지요? 대전 근교에 오실 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한번 신세를 갚을까 합니다. 두 분, 건강하세요.
▣ 코리아마운틴 - 안녕하세요... 넘수고하셨네요. 철없이 다니던 시절 서대산에서 국사봉으로 이어가다 암릉에서 길을 잘못들어 되돌아섰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항상 무탈산행하시길 바랩니다.
▣ 권경선 - 그야말로 대가이신분들만 통하는군요^^ 저같은 껄렁한 초보 산꾼은 잘 모르는 산이지만 언젠가는 가야할 산이기에 잘 보고 있습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 강산에 - 몇년전 천태산에서 서대산으로 진행하던중 시간이 늦어 서대산 직전에서 조정리로 하산을 한적이 있지요. 이루지 못한 남은 길을 언젠가는 이어가려 하는데 님께서 길잡이가 되어주시니 반갑습니다. 언제 산에서 다시한번 조우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건강하시고 안전산행 이어가시길...
▣ 유종선 - '코..마..'님, 항상 재미있게 님의 글을 보고 있습니다. 언제 한번 마주칠 날이 있겠지요.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권경선님, 바쁘신 중에도 산하의 가족을 위해서 애쓰시는 데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술과 음식을 좀 줄이시어 건강에 유의하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강산에님, 대전 주변 산줄기 이야기는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북정맥 등, 곳곳에 걸린 표지기도 반갑구요. 늘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