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 행 일 : 2004. 5. 29


2. 산행형태 : 원점회귀산행


3. 교 통 편 : 승용차


4. 날 씨 : 비온후 맑음


5. 산행인원 : 나홀로


6. 산행코스 : 용문사(09:44)-염불암(09:59)-송등산 이정표(10:05)-석평 이정표(10:27)-호구산 정상(10:33)-염불암 이정표(11:12, 송등산 방향 능선)-염불암(11:35)-용문사(11:42)


7. 산행기


작은섬 남해에는 올망졸망한 산들이 많다. 그러나 섬지역의 특성상 어느 산행에서나 능선에 올라서면 바다와 함께할 수 있는 명산들이다. 상주해수욕장과 보리암으로 유명한 금산, 남해읍을 포근히 품고 있는 남해의 진산 망운산, 산비탈 다랭이 논으로 유명한 가천다랭이 마을을 잉태하고 있는 설흘산, 그리고 구운몽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인 노도를 내려다보는 호구산이 있다.


호구산은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에 위치하며 남해읍에서 이동면을 지나면 고개 중턱쯤에 우측으로 용문사 안내 표지판이 있으며 표지판을 따라 계속 운행하면 화계리를 지나 용소에서 우측으로 용문사 표지판이 있다. 여기서 포도밭과 들꽃들을 구경하노라면 어느덧 용문사 아래에 위치한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호구산에는 남해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용문사가 있다. 이 사찰은 "신라 애장왕 때 창건된 절로 열 두명의 고승을 배출한 남해 최대의 사찰이며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활동의 근거지로서 조선 숙종 때 수국사로 지정 보호받기도 했다"한다. 경기도 양평에도 용문사가 있지 않는가. 천연기념물 제 30호로 지정된 은행나무가 1100년이 넘는 수령으로 지금도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을텐데... 똑같은 이름의 용문사가 있어 잠시 양평의 용문사를 떠올려 보았다.


이곳 남해의 용문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수각를 소개하는 설명서에는 옛 고려시대 외적의 침입으로 나라가 어려웠을 때 부처님의 가피력을 빌어 나라를 구하고자 대장경을 판각하였는데 그 판각을 이 수구에 담가두었으며 또한 조선 임진왜란때는 승관군이 이곳에 주둔하였는데 그 수가 천여명이 넘어 이 수각에다 쌀을 씻기도 하고 밥을 담아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수각>


용문사르 오르는 길가에는 좌측으로는 비 개인 후라 그런지 물소리가 계곡을 울리고 있고 우측으로는 부도와 이끼낀 자연석에 새겨진 이름들이 보인다. 鄭鍾默,朴德杓 등등.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데 저 바위가 세상에 굴러다닐때는 그 이름도 굴러다니겠지... 진흙탕이던, 개똥밭이든...  하긴 속담도 시대에 따라 변이되는지, 요즘은 '호랑이는 죽어서 호피를 남기고, 네티즌은 죽어서 홈피를 남긴다'고 하였다. 십여년전 울진 불영사 계곡에서 영주방향의 도로개통을 기념하는 준공비에서 커다랗게 새겨진 전직 대통령의 이름이 짓이겨진 것을 보았는데 그 광경이 연상되는 것은 왜일까.



<돌에 이름을 새긴 사람들아, 돌에게 허락은 맡았는가!>


용문사 계곡에는 비 온뒤라 그런지 물소리가 제법 시원스럽게 들리는데 지난 해 다녀간 태풍'매미'의 흔적이 곳곳에 상채기를 남겨 놓았다. 계곡수는 상수도시설이 부족한 용소리 주민들의 식수원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팻말이 보이는데 일주문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용문사는 터가 좁아서인지 건물들이 밀집해 있어 시원한 느낌보다는 다소 답답한 생각이 든다.




<용문사>


용문사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등로에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어 지루한 감이 있지만 호구산(626.7m) 자체가 아담한 산이라 그리 길지는 않다. 염불암에는 스님들이 마음을 다스리며 드실 차밭이 조성되어 있으며 스님들의 수행처로 음식물을 먹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안내문이 서있다.


여기서부터가 본격적이 등로다. 내리쬐는 햇볕에 바람 한점 없는 날씨는 온몸에 담아 두었던 지난 한 주의 풍진을 씻어내느라 쉴새없이 땀이 흐른다. 비 내리듯 주룩주룩...5분여를 오르니 좌측으로 송등산 이정표가 보이고 20여분을 더 운행하니 석평 이정표가 나타난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이정표다.


호구산 정상에는 남해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데 정상석에는 한글로는 납산(猿山=원산), 한자로는 원숭이 원자를 써서 원산으로 표기하여 두었다. 이는 산의 어는 방향에서 보면 원숭이처럼 생겼다고하여 납산이라고 하는데 원숭이를 이르는 옛말이 납이라고 하여 주민들에게는 납산으로 불린다고 한다.



<호구산 정상석>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앵강만과 원해를 바라보아야 제맛인데 안개로 인해 방향만 짐작할 수 있을 뿐이고 지나온 계곡에는 염불암의 지붕만 간신히 머리를 내밀고 있다. 이쪽은 이동면, 저쪽은 송등산이라 방향만 짐작하는데 그래도 정상에는 햇살이 제법 따갑다.



<정상에서 본 염불암>


송등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니 좌측으로 염불암 이정표가 나오고 이내 염불암이다. 식수대에 흐르는 물 한바가지로 땀을 식히고 경내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11:50분이다. 두어 시간의 짧은 산행이었지만 경사가 제법 가팔라 땀으로 몸을 흥건히 적시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다.



  <달개비꽃>



<접시꽃>





▣ 山용호 - 반갑네요..공동묘지에서 올라 암릉타고 호구산-용문사로도 멋진 산길이더군요..남해홍보대사하세요.ㅎㅎ언제함 동행산행도 해야겟습니다. 건강하세요.  ++  山용호님 안녕하세요. 장거리 산행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땐 짬을 내어 남해 근교산들을 다니려고 합니다. 남해에 들리시면 연락주세요.



▣ 정창연 - 잘읽었습니다 근데 달개비꽃?접시꽃? 만남요   ++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사웅 - 남해면 청주에선 너무 멀어서 갈일이 드물듯해요... 님의 산행기를 보니 시간내어서 가도 아깝지않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그럼 즐산하세요~!! ++ 김사웅님도 즐산하세요.


▣ 산인준치 - 인자요산님 남해의 산들을 섭렵하시네요. 다시 만날때 까지 건강하십시요,
▣ 산사랑 - 잘읽었 슴니다. 부산에서 단체로 갈려면 산행 시간이 너무 짧은것 갇군요. 연결해서 갈만한곳이 없을까요???
 ++인자요산 - 설흘산은 다녀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응봉산과 설흘산을 연결하면 왕복으로 단체인원의 경우 5시간 혼자서 속보로 4시간이면 됩니다. 지금 바빠서 다음에 안내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산사랑 - 설흘 응봉은 올해 3월에 다녀온것 갔군요 사촌바닷가에서 하산주도한잔했구요.
++ 인자요산 - 산사랑님 남해의 진산 망운산을 한번 둘러보시죠. 서너시간 코스로 좋습니다. 길도 험하지 않아 단체산행으로는 제격입니다. 추천코스는 남해읍 공설운동장 뒷편-장군봉-관대봉-망운산-화방사 코스입니다. 즐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