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밖에 나와 하늘을 보니 쾌청하고
식구들의 산행기속 사진을 보고 있자니 마음속의 산이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그야말로 초번개 산행으로 한명이 동의하여
집에서 후다닥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수락산행 전철에 몸을 싣습니다.

검은독수리 형제(관악산 상견례때 우리팀을 보고 주왕님이 붙여준 팀명. 최대 12남매쯤 됩니다.)의 반가운 해후가 수락산역에서 이루어 지고 간식을 준비한다음 수락산으로 오릅니다.

평일 오후 5시 30분
둘이서 걷는 수락산길은 한산하기만 합니다.
주등산로를 약간 벗어난 코스는 능선길로 이어지고 청계산에서 워밍업의 효과인지
별로 힘이 들지 않습니다.

중간중간에 막걸리 파는곳이 있었으나 그냥 지나칩니다.
왜냐구요? 배낭안에 간식이 있기 때문이죠....

암릉이 시작되는 구간엔 와이어 로프가 새로 설치되어 있어
훨씬 안전해 졌지만 우리같은 산꾼들에겐 재미를 반감 시키더군요.

로프를 벗어난 구간을 몇코스 통과해보니 저는 신발이 미끄러워 포기하고
같이한 성봉후배는 위력시범을 보이듯 급경사면을 성큼성큼걸어 오릅니다.

어느덧 정상이 보이고 이번에도 편한길을 두고 바위틈으로 기어 오르니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바람은 에어컨처럼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합니다.

태극기휘날리는 정상의 큰바위가 보이고 우리는 기어이 거기까지도 올라
비교적 짧은 산행의 한(?)을 풀었습니다.

정상의 큰바위 밑으로 사람이 허리숙여 통과 할 수 있는 구멍이 있는데
노크도 없이 그곳을 통과하니 먼저 온 분들이 간식을 드시고 있었고
선뜻 우리에게도 합석을 권하고 그분들 간식인 막걸리와 족발을 희사하셨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간식인 생맥주와 전기구이 통닭을 꺼내니 생맥주를 어떻게
구해 왔냐고 신기해 하시더군요.
졸지에 4명이 둘러앉아 족발과 통닭, 막걸리와 생맥주가 차려진 수락산 정상은
오롯이 4명만의 정겨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산이야기를 통해 금방 친해지고 회사도 저와는 지척인 곳이고
이번주에 지리종주를 계획하고 있어 금새 화기애애해지고
수락산에서 지리산얘기 실컷했습니다.
지리종주의 선배임을 강조하고 어깨에 힘도 좀 주었지요.^^

산행계획시 바이블인 한국의 산하도 보신분들이어서 적극 홍보 하였습니다.
(한국의 산하 얘기만 나오면 전도사로 돌변하니 원~)

건너편 자운봉위로 노을이 물들고 반대편 하늘엔 하얀달이 임무교대를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완전한 원을 그린 자주빛 태양은 산봉우리에 걸리고 만월을 하루앞둔 달은
토끼의 자태가 선명합니다.
도시에서 이런풍경은 쉽게 볼 수 없기에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해에게서 임무를 물려받은 달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낼 무렵 서둘러
하산준비를 합니다.

같이 하산을 하기로 하고 넷이서 걸으니 그분들은 어두워진 산에서의
하산이 즐거운 모양입니다.

드디어 암봉으로만 통과하는 세미릿지구간으로....

우리를 따라오는 2분은 처음경험하는 구간이어서 긴장한기색이 역력합니다.
저도 신발이 미끄러워 걱정스러웠으나 정상에서 산꾼이라 자부한터라
손끝에 체중을 싣고 한구간 한구간 통과 합니다.

새삼 뱃살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끼리바위를 보고 내려서는데 이제는 너무 위험한 구간
릿지싸부가 시범을 보이고 그분들이 내려가다 도저히 안되겠는지 다시 올라옵니다.
속으로 우리를 얼마나 욕을 했을까요?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이미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왔고....
사실 저도 힘이 빠져 걱정 스럽긴 했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성봉후배에게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 자일을 치자!!!"
소나무에 자일을 거니 안심이 되는지 그분들은 잘 내려 갑니다.
저는 뒤에 내려가고 중간에 방심하여 급히 내려가다 손바닥에 불나는지 알았습니다.
그냥 내려가도 될껄 괜히 그분들한테 쎈척 하느라~
중간에서 다시 자일을 치고 내려서니 그분들도 안심을 하고 저도 편해집니다.

한순간의 공포가 사라졌는지 생전처음하는 경험이라며 좋아들 하십니다.

저는 이정도 실습이면 실습비 단단히 내야한다며 너스레를 떱니다.

이제는 안전한 숲길
달빛도 집어 삼킨 녹음은 헤드랜턴을 꺼내게하고 약속이 있는 그분들을 위해
급속행군으로 내려오고 가로등이 있는 구간에서 헤어져
우리둘은 맑은 계곡물에 얼굴을 씻고 한참을 쉰다음 전철역에 도착하니 밤10시.

우연히 만난 산님들과 즐거운 수락산행은 끝나 있었습니다.

새삼 서울은 좋은산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고
수락산까지 한번에 갈수있는 전철이 있어 더더욱 행복합니다.


▣ 김용관 - 보면서 맛깔스런 글내용에 상상에 여러번의 웃음이...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 운해 - 우리 총무님 릿지 하시는 모습 연상하니 웃음이 나옵니다 그려. 수락산 야간산행으로 번개 한 번 주선 하시지요.만사 제쳐두고 참석 하겠습니다.
▣ 밤안개 - 참으로 좋은 일 하셨네요.역시 한국의 산하 정예 멤버이십니다.
▣ 불암산 - ㅎㅎㅎ 어쩐지 제 이빨이 밤새도록 아파서 잠을 한순간도 이루질 못했습니다. 총무님이 수락에 오셨는데 제가 어찌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겠습니까? 좋으셨겠습니다. 아침에서야 치과에 가서 치료하고 나니 조금은 진통이 사라졌습니다. 평일날 저녁 아무때건 수락산 번개산행 한번 하시지요. 아니면 불암산이면 더더욱 좋구요.......
▣ 양재용 - 형님!정말 멋진 산행하셨네요.아이고 배아퍼라 제가 이번에는 시간이 안되서 못갔는데 다으 번개에는 꼭 같이 가겠슴니다.운해선배님,불암산선배님도 같이 한번 가시줘...
▣ 권경선 - 내일(6월3일 목요일오후 5:00)수락산역 1번출구에서 만나 다시 한번 번개있습니다. 수락산과 릿지에 관심있으신분들 동참바랍니다. 릿지화신으시면 더욱좋구요~ 랜턴도 만약을 대비해 준비요망. 릿지는 저희팀의 성봉후배가 시범과 함께 안전하게 모시며 우회길도 있습니다.(011-9730-5387)
▣ 산거북이 - 초저녁 산행이라... 게다가 암반정상에서 통닭안주 곁들인 맥주에... 회색 도시인이 주중 깜짝 변신을 하는 군요. 놀랍습니다. 인생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권총무님^^ 그래도 항상 조심!!!
▣ 박유신 - 어제는 감사했읍니다. 산을많이다녀보지는못했지만 어제는즐거웠고 추억에남을야간산행이였고,두분이있어서더욱더좋아읍니다.내용도아주잘쓰셨네요.다시한번감사드립니다,언제기회되면다시해보고싶네요
▣ 박유신님께 - 어제 저희가 힘든코스로 안내 하였는데 즐거우셨다니 다행입니다. 보신것처럼 우리산하싸이트는 금방 한식구가 되지요. 계획하신 지리종주 무사히 마치시고 전화한번 주십시요. 저는 집과 사무실이 근처에 있습니다.
▣ 주왕 - 같이 가고싶은맘 굴뚝같지만 내일은 늦은 근무라 동참하지 못하네요. 즐거운산행 안전한산행 되십시요.
▣ 산초스 - 독수리형제분들의 불타는 사명감에 경의를 드리며 후배와함께 늦은시간 호젓한 수락산에서 정상주파티를 하고 약간의 릿지산행도 하시고 즐거운 얘기 잘읽었습니다.^^** 지난번 양후배님과 참석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 이수영 - 야밤에 수락산 릿지 산행이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립니다. 너무 낭만적인것 같애..실제는??
▣ 김찬영 - 권총0님 이제부터 야간산행 하기좋은 시기이지요 ..또 한번의 바람이 불겠군요. 전기구이와 생맥주 ...캬 침넘어갑니다.안산하시기를....
▣ 빵과 버터 - 귀신도 아니고 달밤메 자일을 치고 릿지를 즐긴다니 신선이 따로 없군요.... 권신선님. 요즘 컨디션 최상인갑데요?
▣ 한울타리 - 초보자인 저도 산하를 알리려 하는데... 총무님께선 어련하시겠습니까? ^^ 같이 내려오시던 그 산님 두분... 좋은 경험했겠군요. 장거리산행을 못하시어 몸이 건질해 하시는 권총무님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산행기입니다.^^
▣ 산사랑방 - 역시 서울은 참으로 좋은 곳이네요 전철타고 바로 산으로도 갈 수 있으니 부럽습니다.. 대구에 그런곳 있으면 저에겐 딱 어울리는데.. 그리고 금오산 가재 복사해서 인수봉에 붙여놓으시고 딸내미하고 가재잡으러 가세요~^^*
▣ 초이스 - 수락산 정상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기분은 얼마나 좋으실까? 부럽습니다. 항상 즐산하시기 바랍니다.
▣ 나나 - 약간의 술이라도 위험할거 같은데... 난 그것이 걱정!! 수락산 바위로 미끄럽던데... 막걸리 파는것이 이해가 안되었는데...
▣ 나나님께 - 걱정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산행시 과음은 사고로 이어질수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생맥주를 갈증을 해소할 정도만 마십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과음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이두영 - 권 총무님 정말 서울은 좋은 산이 많읍니다 글을 읽다보면 샘이 날때가 많읍니다 자주 산행 하시여 좋은 글 자주 올려 주십시요 수고하셨읍니다
▣ 윤도균 - 아이고 총무님 으스럼 달밤에 달을타고 수락산 산행을 감행하셨네요 달빛 그늘에 앉아 생맥주랑 막걸리랑 나눠 마시는 모습들을 상상하니 바로 님들이야말로 천하를 얻으신 한량들이 아닌가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언제나 늘 변함없이 산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늘 즐산하시길...
▣ 김정길 - 뱃살 빨 빼? 하루 앞당겨서 귀가했는디, 어저께 전화하신 일은 어찌되는지요?
▣ 물안개 - 님의 번개산행 너무 재미있군요.저도 어느날 갑자기 정해있는산행말고.야간번개를 한번 해야겠어요 날씨도 더우니 너무 좋을듯 싶네요.
▣ 이우원 - 서울은 지리적으로 요충지 인데다가 좋은 산들도 많아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참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이 곳 부산에서는 거리가 너무 멀고 시간도 많이 걸려서 한번 다녀오기가 무척이나 힘듭니다. 그런고로 총무님과 같이 산행기를 올려주시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간접적인 만족을 느끼고 있습니다. 항상 즐산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