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왕산에서 부곡온천까지 능선종주


 


□ 일      시 : 2004. 3. 28 (일) 08:00 ∼19:00


□ 지      역 : 창녕 화왕산∼관룡산∼영취산∼종암산∼부곡온천


□ 날      씨 : 대체로 맑음


□ 산 행  자 : 나홀로


□ 산행코스


 화왕산군립공원→화왕산성→화왕산 정상(756m)→관룡산(740m)→심명고개→영취산(739m)→보름고개→종암산(546m)→부곡온천


□ 산행시간 : 11시간(식사·휴식·알바시간 포함)


○ 06:00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출발(→마산 3,100원)
○ 07:00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출발(→창녕 3,100원)
○ 07:50 창녕시외버스터미널(→화왕산 군립공원 택시 3,000원)
○ 08:00 화왕산 군립공원 도착, 출발(산행시작)
○ 09:00 화왕산성 도착
○ 09:10 화왕산 정상 도착, 출발
○ 10:50 관룡산 도착, 출발
○ 14:10 심명고개
○ 15:30 영취산 도착
○ 16:50 보름고개
○ 18:00 종암산 도착
○ 19:00 부곡온천(하산완료)
○ 19:30 부곡시외버스터미널 출발(부산 5,700원)
○ 20:20 부산 사상시외버스터미널 도착
○ 20:50 집 도착


□ 산행거리 : 20.5㎞


창녕군립공원매표소(2.2㎞)→화왕산정상(3.4㎞)→관룡산(5.7㎞)→심명고개(1.8㎞)→영취산(3.1㎞)→보름고개(1.4㎞)→종암산(2.9㎞)→부곡온천


□ 산행후기


항상 가고싶은곳이 애오라지 지리산이건만
5월말까지는 출입통제라
오늘은 한가하면서도 남들이 잘 가지않은 산으로 갈까하고
인터넷의 산관련 정보를 살펴보니
능선과 숲속이 함께 어우러진
화왕산에서 부곡온천까지의 종주코스가 매력적일 것 같아 결정을 하고
당일 아침일찍 배낭을 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아침 날씨가 약간은 싸늘하지만 산에 올라가면 매우 더울거란 생각이 든다.
부산에서 창녕까지는 첫차가 07:00에 있지만
고속도로상에서 밀릴것을 예상하고 마산으로가서 창녕가는 버스(첫차 07:00)를 타기로 했다.
오늘의 장거리 산행에 조금이라도 일찍 서둘러야 겠기에...
다행히 차가 잘 빠져 8시에 산행을 시작할수 있었다.


◈ 화왕산 군립공원매표소 08:00 출발



환장고개를 지나면서 바라보는 창녕군내


매표소를 그냥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오르면서 산장뒷길로 올라가니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등산로가 여러갈래라
2등산로를 택해 올라간다.
조용한 산길에 사람도 없이 혼자 호젓하게 올라가니
숲속에는 오랜만에 듣는 새소리가 정겹다.
맑은 산소를 깊게 들이키면서 올라가니 넓은 체육공원에 나오고 곧 이어 가파른 산길이 이어진다.


일요일인데도 어쩌다가 한사람, 한사람이 내려올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할 수 있는 등산객이 거의 안보인다.
너무 일러서 그런지...
조금씩 올라가니 환장고개란 안내판이 보이는데 조금 더 계단길을 타고 올라가니
갈대가 있는 더넓은 평원이 나온다(09:00 도착).
가슴이 탁 트인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넓은 평원이다.


정상의 길목에는 화왕산에서 부곡온천까지의 종주코스 안내도가 상세히 적혀있는 안내판이 있어
참고사항으로 메모해 놓는다.
우측으로 가면 저위에 배바위가 나오나
갈길이 멀어 생략하고 좌측 능선길로 올라간다.
제일 좌측이 화왕산 정상이다.


◈ 화왕산 정상(756m) 09:10 도착, 출발



관룡산 가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화왕산(우측)


정상은 삼면이 깍아지른 절벽이다.
갈길이 바빠 쉬고 자시고 할것없이 바로 능선길을 타면서 관룡산으로 출발...
좌측으로는 절벽아래와 저 멀리 마을을 보면서
우측으로는 얼마안있으면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면서 확 피어올라
온 천지를 벌겋게 물들일 것을 생각하면서 능선길을 걷는다.


능선길을 계속가면서 우측 헬기장을 지나고 억새밭을 지나 조금가니
우측에 경북대 아마추어 천문대 별터가 나오고 직진해 계속 나아간다.
암벽길을 지나 숲속길을 가니
우측 내려가는 길과 직진하는 길이 나오는데 직진한다.
조금 더가니 또 헬기장이 나오는데
생각해보니 길을 잘못 찾은것 같다.



능선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화왕산 능선길


다시 빽하여 나와 조금전의 우측 아랫길로 내려가본다.
10여분 내려가니 임도가 나오는데 사거리다.
좌측임도는 청간마을 가는 길이고
우측임도는 옥천매표소 가는길이다.



임도길의 화왕산과 부곡온천간의 등산안내도


관룡산은 좌우 임도쪽이 아니고 길건너 직진하여 올라간다.
올라가면서 온길을 되돌아보니 좌측에 화왕산의 넓은 평원의 끝이 보이고
우측은 숲속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갈길은 먼데 쓸데없이 30여분이상 소비한 것 같다.
오르내리막 하면서 닿은곳이 헬기장인데 이곳이 관룡산인 모양이다.



구룡산과 관룡사 갈림길


◈ 관룡산 정상(740m) 10:50 도착, 출발


관룡산 정상은 표지석이 없다.
조금 더 가서 관룡사와 구룡산의 갈림길을 지나
바로 구룡산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암벽길이 이어진다.
처음 나오는 암벽 정상인 구룡산에 올라 양 사방을 보니
고도가 크게 높지않아 주변 산에 빙 둘러쌓여 있는 형태를 이루고있으나
사방이 절벽이라 약간은 아찔한 기분도 든다.


내려가니 밧줄 난간에 의한 우회하는 길이 나오고
이어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이 관룡사(1.2㎞)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올라가는데 이후(11시 25분경)부터 저녁 7시 산행 마칠때까지
거의 8시간동안 오고가는 사람 한번 보질못했다.


조금 올라가니 우측에 밑이 동굴처럼 뚤려있는 큰 바위가 나오는데
입구에는 비닐로 된 텐트로 있고 아마 무속인이 올라와 제를 올리는 곳인가 보다.
계속 올라간다.
가다보니 1100산 김정길님의 표지기도 보이고
봉우리에 오르니(12시경) 이정표(부곡온천 14.9㎞, 화왕산 3.4㎞)가 있는 헬기장이 나타난다.



관룡사 갈림길이후 처음 만나는 헬기장의 이정표


오늘 아침에 화왕산 올라올때는 손이 약간 시러웠는데
이제는 물도 많이 먹히고 날씨도 무척 덥다.
헬기장에서 곧 바로 가파른 급경삿길을 계속 내려간다.
본격적인 나홀로의 종주길이 시작된 것이다.
평탄한 길을 따라 가다가 또 올라간다.


사람이 거의 다니지않은 등산로를 헤매지않고 제대로 갈려면
표지기나 이정표 등이 있어야 하는데
오늘 유일하게 의지할만한 안내자 구실하는게
아까 관룡산 약간 못와서 창녕군에서 설치한 좌측에 100m 간격으로 있는
조그마한 부곡온천 가는길 안내판(15.9㎞부터 시작)이였다.
사람다닌 흔적이 거의 없거나 희미하여
오직 100m 간격으로 있는 부곡온천 가는길 안내판만 보고간다.
그래도 알바는 몇 번하지 않았던가...



영취산으로 가야하는 산의 일부(우측으로 가야함)


낙엽에 의한 푹신한 융단길의 오르내리막을 몇 번 하다가
오늘 처음보는 가족 묘지(청도김씨)를 지나 또 계속하여 묘지를 몇 개소 지난다.
계속 가다가 또 오르막이 나온다.
헥헥거리며 올라와 숨 한번 돌리고 내려가니 웬 임도가 더 위에까지 뻗쳐있다.



임도옆의 부곡온천 안내표지판


임도를 건너지 말고 능선길따라 직진하여 올라간다.
여기서 부곡온천까지는 10.7㎞ 남았다.
아직 반이나 남았구나...
계속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와 평탄한 암벽에 퍼질고 앉아 주린 배를 채우기위해 점심을 먹는다.
역시 꿀맛이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커피 한잔 먹고 바로 일어선다.
마음을 다잡고 능선길을 힘차게 올라서나 마음뿐이고 몇걸음 못가서 흐느적거린다.


오후의 산행이 시작됐다.
잠시후 헬기장이 나오고 묘지를 지나 아래로 내려오니 임도의 끝이 나온다.
임도의 끝에서 두갈래길중 우측길로해서 아래로 10여분간 내려가니
또 임도가 나오는데 심명고개다.
좌정표를 보니 영취산(1.8㎞), 부곡온천(9.2㎞)은 임도 건너 직진하여 올라가야 하고 좌측으로 가면 밀양(5.5㎞), 우측으로 내려가면 옥천(6.0㎞)이다.


◈ 심명고개 14:10 도착, 출발


 


심명고개 이정표(임도를 건너 산길로 직진 오른다)


심명고개의 임도에서 계속 올라가서 또 내려오니 이정표가 보이고
가야할 산 능선이 상당히 높게 보인다.
잠시 앉아 숨좀 돌리고 올라갔다.
겨우 봉우리에 올라오니 바람이 부는데 그렇게 시원할 수 없다.
영취산이 어딘데 가도가도 끝이 없는 것 같나...
심명고개에서 1.8㎞가 이렇게 멀줄 몰랐다.


잠시 숨좀 돌리며 주위를 둘러보니
길은 분명 좌측밖에 없는데 좌측에는 높은 산이 없고
반대방향인 길이 없는 우측에는 상당히 높게 보이는 산이 우뚝 솟아있다.
이상하다 생각하면서 좌측으로 진행하니 역시...
좌측으로 빙글 돌아서 결국 우측으로 돌아오니 앞에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 길게 호흡 조절해 본다.
저 꼭대기까지 갈려니 꿈만같다.
그래도 안갈 수 없고...
너무 더워서 가다쉬다를 몇 번 반복하면서 20여분 올라가니 나무에 가린 이정표가 반긴다.


◈ 영취산(739m) 15:30 도착, 10분 휴식후 15:40 출발


부곡온천 7.1㎞, 화왕산 11.2㎞



영취산 정상 이정표


여기도 정상 표지석은 없고 이정표만 달랑 세워져있는데
이정표 목책엔 누군가가 매직으로 732.7m라 적어놓은게 보인다.
여기가 정상 봉우리인데도 주변 조망은 수풀에 가려 거의 없고
주변 산들은 수풀사이로 언뜻언뜻 보일뿐이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동안 많은 봉우리를 넘어왔지만
모두다 한결같이 수풀에 가려 양사방 조망은 다소 어려웠다.


지금 시간이 15시 30분. 구룡산을 출발(11:20)한지가 무려 4시간이 소요됐다.
잠시 휴식하고 종암산으로 나아간다.
조금 완만한 길을 내려가니 소나무숲이 열리는데
솔잎과 소복히 쌓인 융단같은 낙옆을 밟으니 피로에 젖은 육체가 어느정도 풀어지는 기분이다.



융단길 지나서 이어지는 황폐해진 등산로길


완만한 길을 기분좋게 가다보니
웬 소나무들이 톱에 의해 절단되어 어지럽게 너부러져있었다.
이건 완전 자연파괴 아닌가...
조금 더가니 이정표(부곡온천 5.6㎞, 화왕산 12.7㎞)와 함께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고 좌측에는 저 아래쪽에 마을이 보인다.
직진하여 완만한 길을 올라간다.



보름고개 가기전 우측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 보름고개 14:50 도착, 출발


 


보름고개 이정표(우측은 영산면 하산길이다)


30여분가니 또 임도가 이정표(부곡온천4.3㎞, 화왕산14.0㎞, 영산 9.2㎞)와 함께 나오는데 보름고개다.
임도로 해서 곧장 내려가면 영산면이 나온다.
종암산으로 갈려면 임도로 나와 곧이어 좌측 숲길로 다시 들어서야한다.
한참 완만한 길을 지나다가 급경삿길로 내려선다.


저 아래에는 임도가 열려있고 종암산은 저 멀리서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도 길을 잃어버리고 흙먼지로된 잡목 숲속으로 들어가 한참 헤매었다.
부곡온천 가는길 안내판만 찾으면 되는데 도통 보이지않았다.
임도까지 내려가야 다시 길을 찾을수있는데...
거의 기다시피하여 임도까지 겨우 내려가니 온 몸은 땀과 흙먼지 투성이다.
사람이 없어서 망정이지 좀 꼴불견이었다.



종암산 올라가는 능선 입구에서...


임도따라 조금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다시 올라갈길을 찾다가
이정표(부곡온천3.7㎞, 화왕산 14.6㎞, 영산 9.2㎞)를 보고서 다시 능선위로 올라가니 봉우리에서 곧장 능선따라 죽 내려오면 되는데
괜히 엉뚱한데로가서 시간과 체력만 소비했다.
종암산까지 가려면 높은 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한다. 
송전철탑을 지나 봉우리까지 올라오니 좀 되다.
봉우리에서 정상은 바로 지척인데 곧 이정표가 반겨준다.


◈ 종암산 정상(546m) 18:00 도착, 10분 휴식후 18:10 하산


부곡온천 2.9㎞, 화왕산 15.4㎞



종암산 이정표(암벽으로 되어있다)


종암산 정상은 커다란 암벽 대여섯개로된 암산이었으며
여기도 정상을 알려주는 표지석은 없었다.
암벽 중간을 가로질러 돌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해본다.
해는 뉘엇뉘엇 산너머로 저물어가고 아래에 있는 부곡온천은 하나둘 불을 밝히고
오늘도 밤이 찾아들고 있다.
암벽의 중간을 가로질러 좌측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부산가는 막차가 몇시인줄 모르겠지만 부지런히 가면 7시에는 마을에 도착할수 있을게다.
부지런히 내려갔다.



함박산과 덕암산 갈림길(큰고개)



저물어가는 종암산



덕암산 갈림길(큰고개)



저물어가는 부곡온천



부곡온천 날머리인 체육공원


이어 큰재로 하여 덕암산으로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체육공원 같은 평지에 내려서니 갑자기 어둠이 찾아온다.
랜턴을 꺼내기전에 마을에 도착하기위해
쏜살같이 내려가 7시정각 마을의 시멘트 도로에 들어섰다.


오늘 산행은 정말 나홀로 산행이었으며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생각보다는 조금 힘이들었던 산행이었다.
근 20㎞가 넘는 등산로 주변엔 식수 구할데가 전혀 없어 애를 태웠으며
무엇보다 아쉬운건 덕암산까지 못가고 하산한 것이었으나
산은 항상 거기에 있으니 다음에 다시오리라는 마음으로 위안을 삼으면서 오늘 산행을 마칠까 한다.




▣ 진맹익 - 재작년 님과 똑 같은 코스로 걸었읍니다. 저역시 영취산 오르기가 제일 힘들었고 덕암산을 남겨 놓은게 마음에 걸렸었는데 님의 글을 보니 다시금 욕심이 불일듯 해 조만간 다시 한번 갈까 합니다. 수고 하셨고 산행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