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8,05 목요일

북한산

수리봉~비봉능선~문수봉릿지~용암문~도선사 산행

주왕이 홀로

 

 

북한산에 홀로 올라 지도를 펼쳐 봅니다. 지나온 길을 다시한번 훑어 보고

가야할 길을 다시금 확인하기 위함이라기 보단 북한산 국립공원내에 존재하는

매표소가 도대체 몇개인지를 세어 보기위함입니다.

 

제가 가진 지도에 나온 매표소만 44군데나 되는군요.

서울특별시,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시, 양주시 이상의 4개의 도시에 둘러싸인

북한산 국립공원.

 

뭐든 많은곳이다 보니 매표소또한 그에 질세라 많기도 하네요.

중요한건 그 많은 매표소중 제가 통과해본 매표소가 3분의 1도 되질 않습니다.

얼마나 다녀야 할지... 

 

능선을 따라 유유히 지나며 북한산 도봉산의

그리고 서울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니 보이지 않는 많은 골짜기 계곡조차도

제가 다 느껴보고 경험한 것인양 착각을 했는지...

 

아직 저에겐 북한산은 갈 길이 너무도 먼 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의상능선과 비봉능선으로 발길이 자꾸만 쏠리는지.

 

지하철 6호선이 개통된후 강서구청에서 북한산을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곳이

불광동 이랍니다. 버스와 지하철 한 번씩만 갈아타 주면 30분 정도.

지루하지 않게 닿을 수가 있습니다.

 

게으른 제가 다니기에 아주 적절한 시간과 거리임에 틀림이 없는듯 합니다.

도봉산 지구로 가려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간만

최소 한 시간 이상은 소모를 해야하므로 지방산행 하는 만큼 부지런을 떨어야

하기에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산이 되가는듯 합니다. 

 

조금만 부지런을 떨어주면 구파발까지 가서 다시 버스를 한 번 타고 산성입구로

가는것이죠.  그래서인지 다른 이유에서 인지

아뭏든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곳을 제쳐두고 두 능선은 몇 번씩 가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이유를 보태자면 수리봉 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암봉을 넘는

재미가 꽤나...

그간 점찍어 두었던 릿지화도 얼마전 새로 장만했는데  암봉들의 매혹에

이끌려 대호매표소를 통과하여 오릅니다.

 

그간 제 몸을 든든히 받쳐 주고 제 발을 묵묵히 감싸주던 그 값비쌌던 등산화가

새로산 릿지화에 밀려 신발장 한쪽 구석에서 찬밥신세가 되진 않을런지...

 

 

 

 

 

 

날개를 접은 독수리 한마리가 불광동쪽을 지키고 있습니다.

 

간밤에 기습적으로 쏟고 흔들었던 비바람의 심술을 끝내 견뎌내지 못한 어린 도토리들은

맥없이 등산로 이리저리 나뒹굴고 굵은 물줄기가 쓸어 내린 흔적도 어렵지 않게 보게 됩니다.

 

 

바위 사면이 등산로 인 이곳은 비의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아침 까지 내내 심술을 부렸다면 미끄러울 텐데 다행히 더운날씨에

후끈달아오른 기운만 느껴집니다.

 

 

"야!~~~ 이 더운날에 산엘 가냐고? 이맛에 오르는거지~~" 

지난번 의상능선 용혈봉에서 어느 산님께서 뒤따라 오르시며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수리봉 정상은 끈적끈적 몸을 휘감은 육수의 흔적들을 단숨을 날려 버릴만치

아주 시원한 바람이 가슴속 까지 전해 집니다. 

 

푸른하늘이 점점 구름에 덮여 가고 있지만 언제 봐도 시원한 조망입니다.

 

 

개미군단 처럼 다닥다닥 늘 많은 산님들께서 내려 오는 수리봉은 다른때와는 달리 한산합니다.

 

 

 

 

거친매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향로봉.

 

 

향로봉에서 이어지는 기자촌방향 능선입니다.

 

 

비봉 정상입니다.

 

 

향로봉에서 지난번 문수봉을 오르며 만난 선배님을 만났습니다. 일행이 많으시길래 저는 저대로 이동하며

다시 사모바위에서 만납니다.  중간에 자리잡고 계신 분들...  "혼자 갈꺼야?!!"  "네~~ "

 

 

 

힘겹고 고독한... 하지만 아름다운 생존.

 

분명 뭘 닮긴 한것 같은데 딱 꼬집을 수 없네요.

 

 

승가봉지나 석문을 지나면 어떤 세상이 나올지...

 

 

이런 세상이 다시 펼쳐 집니다.

 

 

문수봉아레.  아무도 없습니다. 오르기전에도 오르고 난 후에도.  숨을 고르며 천천히 올라갈 길을 살펴 봅니다.

 

 

중간에서 숨을 다시 고르고...

 

 

주변 풍경도 한 번 살펴 봅니다.  산초스님께서 표현하신 포크레인으로 긁은듯한 촛대바위가 살짝 모습을

보입니다.

 

 

잔뜩 살찐 실룩실룩 거릴것 같은 곰 엉덩이 처럼 보이는 덩치큰 바위뒤로  문수봉 정상과 국기봉이 보입니다.

 

 

일부러 고인돌 처럼 쌓은듯한 바위도 보이고...

 

 

지난번에 올라가는 시범만 보고 돌아섰던곳. 다소 어려운듯 했으나 이번엔 거침없이 올라가버립니다.

오르며 돌아보니 아찔 하기도 하고...

 

정상은 언제나 시원한 바람을 가득 채워 반겨주고 지나온 능선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대남문과 북한산성.   역시 몇몇만 성문아레에서 휴식을 하고 여느때처럼 여러 산님들은

뵐 수 없습니다.  베낭에 들어있던 여러 먹거리들은 다시 제 뱃속으로 옮겨 담고  대성암~중흥사지쪽

계곡습지를 따라 갈까하다 생각을 고쳐먹고 능선을 따라 이동합니다. 

 

 

지나오는 내내 바위만 쳐다보고 와서일까 눈에 잘 띄지 않았던 꽃을 보고 담아봤습니다.

물론 무슨꽃인지 전혀 모르고...

 

 

대동문 성안 .

 

대동문을 지나면서 부터인지...  전투기 소음만큼이나 요란한 천둥소리가 내내 대지를 뒤흔들어 댑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진 않았지만 하늘은 자꾸 어두워만 지고...

 

 

 

인적드문 한적한 북한산 대피소에서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주왕.

 

 

용암문까지...  천둥소리에 마음이 급해져 더이상은 이동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비맞을 만반의 준비는 해 왔건만 무슨 심보인지 비를 맞기가 싫어서...

 

용암문을 지나 도선사로 하산하는  이 길은 처음 지나보는 길입니다. 고로 이번 산행에서 통과한 매표소

하나 추가됩니다.  용암문 바로 지나자마자 만만치 않은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위문에서 대동사로 이어지는  그 혹독하 계단과 견주어 보면 상대가 되진않지만...  

 

 

사리탑을 지나면서 비가내리기 시작합니다.  정확히 오후 5시 24분 부터.

다행히 요란했던 천둥소리에 비하면 떨어지는 빗방울은 다림질용 분무기 수준에 불과해 우거진 나뭇가지의

잎사귀들이 우산역할을 톡톡히 해주어  매표소까지 비는 맞지 않고 내려 갔습니다.

 

 

주변이 깔끔하고 왠지 모르게 아늑한 북한산장 매표소.

 

 

실제 도선사를 들어가 본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식사하시는 분들도 정말 많더군요.

예기는 많이 들었는데 저는 밥은 먹지 않고 둘러만보고 내려갔습니다.

 

 

알록달록한 현수막의 역할이 커서일까?  조금 어수선하고 요란한 느낌도 듭니다.

 

 

삼각산 도선사 일주문  천왕문을 통과하며 산행을 마칩니다.  

때 마침 6시 10분에 우이동으로 내려가는 버스가 있어 지루한 아스팔트 행군은 생략하고 복전함에

한 장 넣고는 우이동으로 편하게 내려 왔습니다.

 

 

전철을 타기 위해 도착한 수유리의 야경입니다.

 

우이동에서 제 눈길을 사로잡는 많은 '샾'들을 둘러보느라 좀 늦었지요.

우이동이랑 도봉매표소쪽은 쓸데없는, 예상에 없는 지출이 좀 나가게 되는데요.

혹시 저만 그런건 아니죠?

 

 

 

 

오늘이 입추, 낼 모레는 말복이네요.

입추라는것이 무색할정도로 치솟은 수은주는

좀처럼 내려올 줄을 모릅니다.

 

자나깨나, 주야조석, 얼마남지 않은 여름

여러분 모두 건강하십시요.

 

04,08,07

주왕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