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1.

새벽3시에 떠난 춘천 호반 산악회원들 때문에 설친 잠이나마 일찍 일어났더니 처는 아침을 지어두고 기다린다.
전날 처는 전생의 애인에게 힘들면 남덕유에서 영각사로 탈출 할 수도 있고 삿갓골재 대피소에서 황점으로 갈수도 있다고....

못들은 양 하다가 그게 아니지 싶어 사람이 뜻을 세웠으면 어렵더라도 이루어야 하고 종주 등산은 인내심과 심신을
연마하는등 이로운 점들을 강조했다.

그러나 발가락이 벗어져 걷기 불편하다고, 어민  벌써 황점으로 내려가라 했으니.
차량 회수는 한결 쉬워진 셈이다.

05:30 아침을 먹고 떠나면 짐도 줄고 종겠으나 시간이 일러 무룡이나 동엽령에서 먹자하니 코펠째 뜨거운 밥을 지고
아들과 잠시 헤어져 무룡산(1491.9 m)으로 이슬에 젖어가며 산죽길을 오른다.

산죽(조릿대)의 키가 다양하여 큰것은 내키보다 크고 눈높이만한 것 또허리에 이르는것 다양하나 너무 밀생하여  발딛는곳만
겨우길. 이나마 막돌이 군데 군데 있고 계단같이 2,30 Cm 쑥 내려가기도 하니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지거나 다친다.

10분쯤 걷는중에 세번이나 넘어지고 보니 짜증스럽다. 정글도가 있어 영화에서 처럼 쾌도 난마로 치고 나가면 좋겠으나
그러다 보면 얼마못가 팔이 떨어질것 같다. 그제 어제 안불어주던 바람 오늘 몰아주는지 풍세가 대단하다.

무룡산 오르는길이 덕유평전인지 모르겠으나 평전이 별건가 이렇게 넓고 온갖 꽃들이 피어 바람에 흔들리며 지나는이들
마음을 즐겁게 하면 되지.이많은 중에 원추리꽃,동자꽃,나리꽃,수국, 지리산에서 배운 오이풀등 내가 아는게 빈약하기만하다.

동자꽃도 처가 어제 꽃사진을 열심히 찍는 사람에게 배워 가르쳐 주어 알게 되었지만.
바람은시원하고 구름은 해를가려 땀도 별로 흘리지않고 무룡산에 오르니 비박을한 젊은이를 만났다.별로 춥지는 않았다며

목이 마른지 물 좀 달래서 주었더니 조금 마시기에 더 마시라니 내려가 마시겠다고 염치도 있고 상대를 배려 할줄아는 젊은이라.
처는 우리도 비박 한번 해봤으면 한다. 참으로 하고 싶은것도 많고 호기심 덩어리인 사모님이라.

처는 아들 이름 가르쳐주면서 무룡산 오르는길 주변이 좋아 아들에게 무룡산 다녀 황점으로 가라 전하는데 난 아들이
안 올라 오는데 돈 걸어도 이길자신 있다. 배낭 무거워 밥먹으려해도 세찬 바람때문에 동엽령 방향으로 더 가다가

약간 비탈지고 언덕이 그나마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카레 데워 밥 비벼 먹고 물끓여 더운커피 마신다.
나는 십여년이상 커피 끊었었는데 부인들이 커필 더 좋아하는지 혼자서도 집에서 하루 한번은 마신다더니

산행엔 필수품으로 가져가는데 혼자 마시기 거시기 하니 자꾸권해 마시다 보니 나도 이젠 혼자서도 마시게 되었다.
8:30 에 01-28 향적 대피소 6.2Km 남덕유 8.6Km 지나고, 8:43 1380 m 봉에오르고,

9:18 동엽령(1320 m)에오르니 직진과 좌측으로 갈수 있는곳이라 교통의 요지인 곳.그늘은 없고 삿갓골 대피소가 6.3Km 란다.
오늘은 바람이 많아 더윈 덜하고 땀도 덜나니 어제 놀라 물을 자득 진게 아마도 남을것 같다.

덕유산도 높은산이라 설악산에서 처럼 진달래 잎이 작고 어떤 나무들은 한쪽으로 쏠려 있다.
덕유산에서 많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과 매미나 다른 풀벌레들의소리 이름 모를 많은 풀꽃들 윤무부교수,최재천교수,

양창순님, 1500산 김절길님을 한테 버무린 실력이 있으면 산행이 얼마나 즐겁고 풍요로울까 하는 백일몽을 꾸며 걷다보니 백암봉에
닿았다.10:30 백암봉(1503 m) 송계삼거리(1420 m) (현위치) 현위치가 송계삼거리인지 그렇다면 백암봉 1503m 는 ?

송계삼거리가 다른곳이라면 현위치란 무엇인지. 백암봉에서 네사람인팀과 세사람인팀을 만나 일열로 올라가니 아홉이라
일개 분대다. 공주에서 온 디카를 가진 젊은이에게 부탁하여 중봉과 향적봉을 배경으로 한컷 찍는데 눈을 감은것 같다.

메일 주소 주면 보내주겠다 약속. 중봉 오르며 생각하니 골뱅일 빼먹었네.골뱅이 타령을 하니 알아서 보내 드릴게요다.
11시에 중봉(1594 m) 에 오르니 평상복에 운동화라 복장과 신이 영 아니라 했더니 케이블 카로 올라와 밋밋한 향적봉과

중봉을 산책 하는 기분으로 온거란다.지금껏 방송에서 들은 덕유산제니 연극이니 하여 복잡할가봐 다른곳으로 갈 생각도
했으나 종주중 육십령에서 남덕유까진 한사람도 못 보아서 산 내꺼라 했는데 오늘도 별로 였는데 이제부터 부대낄라나 보다.

공주에서온 젊은이 말이 오수자굴 방향이 좋다하여 향적봉의 계단도 인파도 싫고 향적봉은  한번 오른적도 있으니 못가본
오수자굴 로 가기로 하였으나 중봉에서 향적봉이 1Km 밖에 안되고 경사도 별로이고 덕유산에 왔는데 제일 높은 봉우릴 그냥

외면하기싫어 처보고 향적봉 다녀 오자하니 한사코 싫다며 향적봉에 가면 거기서 그냥 내려 가겠다니 계단은 또 내가싫고 못가본
오수자굴이 유혹하여 향적봉을 버리고.오수자굴로 오백 미터쯤 내려와 딸래미 전화 받느라 선캡을 벗고(땀이 캡 앞챙으로 너무

떨어지니) 무심히 떠나 아차 생각 났을땐 너무많이 내려와 올라가는 처녀에게 혹시 주으면 산지 얼마 안되는 캡이니 쓰시라하고
처는 그나마 산행 끝무렵이라 다행이라나.

우린 내려오는데 올라오는 사람들과 스칠때 인사들을 하는데 오십대 중반의 홀로 오르는분에게 처가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니
반갑습니다라고 댓구는하는데 영 반가운 얼굴이 아니라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 지고.... 이 힘든걸 나남없이 왜 하는지....

오수자굴은 16세기문인 갈천 임훈의 향적봉기에 계조굴이라하고 오수자스님이 이 굴에서 득도하여 오수자 굴이라 한단다.
계곡 물소리가 들려 조금더 내려가니 반석 같은 바위가 있어 자릴 잡고 라면에 밥말아 먹고 또 더운커피.

바쁠것도 없고 아들이 삼공리에 차와 함께 있을거니 시원한 물가에서 마냥 노닥이다 백련사로 향한다.
핸드폰 불통 지역이고 받데릴 바꾸니 시간도 없어지고, 백련사가 기까워지니 시간 표시는되고 아직은 불통.

백련사 경내에 들어 구경하고 계단은싫어 자동차길로 빙빙 돌아 나왔다.
이젠 일로 삼공리로 계곡은 출입금지구역이지만 50만원 벌금이 아깝지 않은사람도 많은지 군데 군데 들어간 사람도 있다.

삼공리까지 처는 점점 더 힘이솟는지 나를 앞서더니 3,40m 는앞선다. 전생의 애인이 빨리보고 싶은지...따르기 힘이 들어 천천히
따라간다.  아들 만나 깡통 맥주 2개 포카리스웨트하나 삶은 옥수수사서 마시며 먹으며 뒷자리에서 자다보니 고속도로가

밀린다고 청주로 나와 17번 도로로 다시 광혜원과 안성 방향으로 아들이 1992년에 맛본 평택 고박사 냉면을 먹어야
한다고 집에나 빨리 갔으면 좋으련만 지가 무슨 애서는 임신부라도 되는지 .

평택엔 빵과버터라는 분이 있지 하며 냉면집으로 가는데 등산 용품집이 눈에띄는데 산님들이 많은가보다.
평택도 12년전 보다 많이 번화해진것 같다.

오랫만에 장성한 아들과 2박 3일 산행 즐거웠고 차는 600km 다녔고 경비는 30 만원정도 IMF 때보다 더 불황이라는
이때 가장 바람직한 가족 나들이라 생각해본다.


타자솜씨가 느리고 일하는 중간 중간에 쓰다보니 3일이나 걸렸고 읽어주신 모든분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