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3일 화요일 날씨: 해.바람

막내 여동생과 계룡산을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밤 9시가 넘어 여동생의딸래미가 열이나서 못가겠다는
전화를 받고 안내산악회를 따라 가기로 했다.

운동 하고 늦게 귀가한 터라 산행 할곳에 정보도 알아보지못한채 잠을 청한다.
그저 정선에 가리왕산이라는것 만 알고 출발을 했다.

산행가이드의 설명과 개념도를 받고 장구목이골로 에서 산행을 시작한다.(10:35)

계곡으로 들어서 산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돌들이 내발을 잡아뎅겨준다.
옷을 벗은 앙상한 나무 가지에 칼바람이 불어대는게 옴몸이 움추려든다.

선두는 꼬리도 보이지 않고 달아 빼버리고 지난번 광덕산을 갔을때에 봬었던 어르신의 뒤를 따라 올라간다.계곡엔 얼어있는 물이 잘잘 흐르는 소리가 너무 아름답다.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물소리가 더욱크고 물의 양도 많았다.

소에 맑은 물을 보며 아저씨 한분이 냉수마찰 하면 좋겠다고 하신다.
아~휴~~~추워~ 생각만 해도 춥다.
1시간 20분을 올라 임도에 도착한다.(11:55)

연세 지긋하신 한분은 등산복이 아닌 옷을 입고 오르시길래
내가 걱정이 되어 최대한 서서히 걸으며 땀을 내지 말라고 이야기해드렸다.(좀 미안하다.괜히이야기했나싶어)

잠시 쉬며 배고프다는 분이 계셔 아침에 따뜻하게 데워온 찰떡을 내어 드렸더니 꿀맛이라 하신다.
급경사길을 올라오면서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햐얀눈을 밟으니 너무 좋았다.

임도를 가로질러 이정표가 있는 계곡으로 들어선다.
임도엔 철조망이 쳐져있었지만 가리봉 정상으로 갈수있는 문은 열려있었다.

경사가 심한 눈밭길을 올라가도 왠지 마음이 허전 하다.
아마 오늘 깜박잊고 디카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일까?

서서히 오르는 등로길에 꿩 한마리가 놀래 달아난다. 아휴~미안하게시리...
조용하게 올랐는데....앞서가는 분들의 말소리에 놀랬나?

내뒤에 2분은 너무 힘드신지 모습을 볼수가 없다.
8부능선쯤 다다랐때에는 자작나무에 상처를 치위하기 위해 반질 거리는 무언가 발라놓아있었다.

모진 바람에도 굳굳하게 지키고 서있는 나무들....
정상이 가까워옴에 센바람이 코끗을 아프게 한다.정상가기전 삼거리를 오른쪽으로 올라 정상에 섰다.(13:05)

바람이 불어도 일단 정상에서 바라본 가리왕산의 정상은 좀 이색적이었다.
넓은 정상엔 수신 안테나와높이 1.5m쯤 되는 돌탑 3개가 세워져 있는 정상은 시야가 탁트여 황홀했다.

어느산이 줄기인지 모르겠으나 하늘과 맞닿아 보이는 산줄기들이 장관이다.
첩첩산들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불어 잠시도 있을수없어 넓은 돌탑을 돌아 발길을 돌린다.
정상 바로 아래에 먼저 오신분들은 양지 바른곳에 앉아 중식을 드시고 계신다.

삼거리로 다시와서 점심을 먹을려고 하니 중봉에서 먹자 하신다.
중봉을 향해 내림길은 눈으로 인해 미끄럽기 그지 없다.

10분도 가지 못했는데 배가 고파 갈수가 없다.(하마는 배도 잘고파온다 ㅎㅎㅎㅎ)

바람을 피하고 햇볕이 잘드는 곳에 앉아 배고픔을 달랜다.
무우시래기국에 약간의 밥을 말아 후다닥 먹어본다.

이젠 살것 같아 아이젠을 착용하고 룰라 룰라 걷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배가 불르니 어깨가 들석들석 흥이 난다. 어깨춤을 춰도 될성 싶다.(하마 춤추면 웃기겠죠?^*^)

혼자 아무 생각없이 중봉을 향해 가는데 앞서가시던분이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자 하신다.
배가 고파 좀전에 먼저 먹었다며"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하며 다시 진행 한다.

능선길을 굽이 돌아 중봉에 다다르니 돌탑이 반기고 하산길인듯한데 각기목으로 가지마라는 뜻으로 막아두었다.
좀더 진행하니 하산길이 나온다.

아침에 설명 해준곳이다.
삼거리 이정표와 함께...

그런데 그곳도 가지마라는것인지 각기목이 또 막혀두었다.
이상하다.

개념도엔 이곳으로 하산 해야하는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빨리 걸어내려오니 앞서가신분이 다시 올라오신다.

이곳은 아니라며... 개념도 와 너무 다르다는것이다.
20분을 내려가도 오점동이 보이지 않는 다며,

개념도를 보며 다시 확인해보아도 그쪽은 하산길이 아니다.

5분은 그대로 내려 가시고 나와 아저씨 2분과 다시 올라와 삼거리에 섰다.
중봉에서 여기까지 20분 소요되지 않는다.(개념도엔 20분 소요하여 하산길 표시가 있다.설명도 그렇게 듣고)

7~8분 소요된다.
그럼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가이드가 뒤에서 라면을 드시고 계셨다는 분의 말씀이 있었던 터라 그곳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중봉 에서 가지 마라 막아놓은 각기목이 바로 옴겨져있다.

아~!!!!!!!!!!!!!!@!@@@@@@@@@@
이건 사람이 치우지 않고야....

그걸 본후 다시 삼거리 내려오니 삼거리에서 이정표대로 가시던 분들이 6명이 올라와서 우왕 자왕 하고 계신다.

가이드의 말대로 오점동 쪽으로 40분을 진행해도 러쎌도 안되었고, 위험 표지석이 있다며 올라왔다 하신다.
모두 9명이 되어 다른분도 세곡임도쪽 하산 했으니 그곳으로 몰려가자고 했다.

그때 다른 한분은 왔던 산행 기점 다시 가야한다고 한다.
여자 1분이 그건 말도 안돼는 일이라며 ~~~~~~~~~

"온길이 어덴데 산행 기점으로 다시가냐며"....펄적 뛰신다.

난 이렇게 임도쪽으로 몆사람이 갔으니 어서 일몰 되기전에 그곳으로 하산하여
차를 그곳으로 오자고 하며 임도쪽으로 앞서 걸었다.

2분은 다시 오점동 쪽으로 하산을 했고, 나머지 7명은 세곡 임도쪽으로 하산을 한다.
50분 이상 내려오니 임도가 맞닿는다.

그코스는 눈이 모두 녹아있었고 갈비(솔잎)가 많이 있어서 미끄럽기도 했다.
나무가지를 밟으면 조심해야한다.(넘어지고 말았다.)

아고~~~~~~~~~산무너질라?????? (내가 속으로 하는 말)
호호호호호호호호

이정표에 광산사거리 4.6km 휴양림 1.5km(15:54)
휴양림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하면서 가이드에게 전화를 하니 휴양림쪽으로 오라한다.

가이드는 벌써 하산을 한상태이고...
참 어이없는 일이다.

급경사 내림길에 휴양림으로 하산을 하고 보니 선두에 가신 모든 분들이 휴양림 매표소에 계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매표소 직원의 말씀이 중봉돌탑에서 바로 하산을 해야많이오점동 숙암초등학교가 나온다는 것이다.

몆분들은 광산 사거리로 해서 내려오다가 다시 휴양림으로 오니 약 7km 걸은 샘이다.
임도길은 얼마나 지겨운데....
광산사거리에서 휴양림까지 2.3km 였다며

모두 어이없어 했고 개념도와 이정표가 잘못되었지만 안내등반 따라오면서 사전에 준비 없이 온 내탓도 있다.
관광버스가 그곳으로 왔고 하산을 가이드와 라면 드시던 2분 많이 오점동으로 하산 한것이다.

이젠 2분만하산 하면 되는데 고집대로 가시던 분들은 전혀 연락이 안되고 무작정 기두릴수 없어
전화와 문자를 보낸다.어렵게 연결이 되었는데 광산사거리로 하산을 하신다한다.

가이드가 매표소에 차를 빌려 이미 일몰이 된 상태라 임도따라 올라가서 모시고 온다.
모두 무사하게 하산을 해서 좋았지만 2시간이상을 하산에서 허비했으니 어이없었고,

알바 하며 1시간을 보냈으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매표소 직원에게 이정표를 바로 놓게 부탁하지 못하고 온게 후회되고,

이럴때에 함께 행동하시지 않는 2분이 조금은 미웠다.
그래도 가이드의 사죄와 무사한 산행에 감사하며 개운하지 못한 가리왕산 산행이 아마 나에게 다시금 좋은 지침서가 될것이라 믿는다.


▣ 구미정 - 님의 맘이 그래서인가요? 혼란스런 산행을 마무리 잘하고 오셔서 다행입니다, 담에는 좋은 곳에 꼭 같이 가시자구요. 무사히 내려오심을 감사드립니다.
▣ 김정길 - 입장료를 받는 곳에서 이정표가 잘 못되어 낭패를 보면 더욱 화가나지요. 육체적 정신적 고생은 하셨지만 늦게나마 모두가 큰 탈 없이 하산 하시어 다행입니다. 일이 꼬이고 심난할 때 저는 쓸만한 가사의 유행가를 떠올립니다. (내일은 내일 또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거야 ~~ 근심을 묻어놓고 다함께 차차차 = 가사가 맞는지? ) 자숙여사님 힘 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