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5일 목요일 날씨 맑음 산행 가족과 함께.

2월 4일밤 오후 9시 성당에 다녀온 안식구는 지금밖에 눈이 펑펑 쏟아진다고 내일 등산가면 좋겠다고 한다.

설경을 좋아하는 나는 마음이 흥분이 되어서 창밖을 내다보고 또 내다보고 가슴이 설레인다.

5일 오늘 설원을 걸으며 설경을 감상할 생각에 새벽 5시부터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고 눈이 얼마나 왔을까 상당히 궁금하다

성당 일을 많이 하는 안식구는 오늘은 성당에 가지않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 24번째 생일이니 아침이나 온식구가 한자리에서 식사하고 가까운 산에 가자는 말이다

오늘 내가 나가는 산악회는 문경에 있는 조령산을 등산한다고 해서 조령산하면 산높이가 1,000m 가 넘어 설경이 아름답다는것을 알기에 안식구의 말을 듣지않고 그냥 점심 도시락을 챙겨 가지고 안식구에게 나 등산 갔다올께 해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다른때 같으면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할텐데 오늘은 아마도 화가난 모양이다.
그래도 눈앞에 조령산의 설경이 보이고 그아름다운 설화가 눈앞에 왔다갔다 하니 부푼 마음으로 승용차를 몰고 산악회 출발지에 가서 오늘 문경 조령산 등산할 것이냐고
물어보니 조령산을 가지않고 가까운곳으로 간다는 말이다.

부푼꿈도 깨지고 괜시리 나왔다고 생각하고는 차라리 집에가서 안식구와 아들과 함께 등산을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승용차를 몰고 집에오니 안식구와 아들은 미역국을 끓여 가지고 아침식사를 하고있다.

안식구에게 등산을 함께 가려고 그냥 집으로 왔으니 속히 등산 준비하고 등산가자고 했더니 화가 풀리지 않은 인상이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기색이 역역하다

아들에게 함께 등산을 가자고 했더니 싫어하는 눈치다
아들이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 다닐때 여러번 등산을 함께 다녔는데 그후로는 아들과 함께 등산 가본일이없다

자꾸만, 함께 가족끼리 눈덮힌 설원을 등산하자고 했더니 아들도 등산준비를 하고 세식구가 승용차를 몰고 명암동 어린이 회관앞에 주차하고 우암산 순환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눈이 발이 묻힐정도의 하얀눈이 청명한 햇빛을 받아 더 희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것같다.
상당산성을 향해 올라가는데 이번에 내린눈은 좀 미끄러운 눈이다
벌써 누군가가 여러 사람이 올라간 발자국이 있다

좀 일찍왔으면 아무도 밟지않은 하얀 눈길을 처음으로 내가 발자국을 내는기분이 좋으련만 오늘은 늦게 등산을 시작했더니 누군가가 남겨놓은 발자국을 따라 올라갈수밖에없다.

참나무 가시나무 잡나무 에는 이미 눈이 다녹아 설화는 없고 소나무에만 설화가 남아있다
그래도 하얀눈 위를 안식구와 아들과 셋이서 걷는기분은 너무나 좋다

걷다가 소나무의 설화가 아름다운곳이 있으면 사진도 찍고 하얀설원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세식구가 도란 도란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상당산성에 도착했다.

상당산성에서 우암산 쪽과 그리고 시내 그리고 청주공항 그리고 오창 과학단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하얀눈과 어울려 정말 아름다워 보이고 속이 시원해진다.

상당산성에는 눈이 시내보다 더 많이 내렸는지 눈의 양이 더많고 희고 곱고 고운 하얀눈을 계속해서 밟고 걸어가는 그 기분 정말로 짱이다
하늘은 구름 한점없는 파란하늘에 해맑은 햇볕은 따사롭게 우리 가족을 어루만져주고
바람은 조금은 차지만 그런대로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끼게한다.
상당산성 마을길로 내려와도 되는데 오늘은 아들이 함께 동행했기에 산행코스를 제대로 알려줄려고 상당산성을 한바퀴 돌아 산성에 있는 호수를 바라보고 내려오다가 그만 전번에 내린눈이 녹아서 얼어붙은 위에 눈이 내려 그런줄도 모르고 내려오다가 그만 내가 미끄러져 넘어졌다.

안식구와 아들은 눈이 둥그레져 어디 다친곳이없냐고 한다
넘어져도 그래도 산을 많이 다니고 운동을 매일 하는데 그리쉽게 쾅하고 넘어지겠냐고 하니 안식구와 아들이 한바탕 웃는다.

상당산성을 돌아 남문을 지나 능선에 올라오면 좌측으로 돌로되어있는 작은문을 지나면 이곳에서 김수녕 양궁장으로 갈수도있고 상당산성 고개를 지나 약수터로 하산할수있다

능선에 올라와 돌문을 빠져나와 상당산성고개를 향해서 걸어오는길도 역시나 미끄럽지만
그쪽은 북향이라서 나무에핀 설화는 그대로 녹지않고 남아있어 설화가 아름답다

상당산성고개를 건너 다시 올라와 약수터를 향해 걸어오는데 그곳에도 설화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아들에게 하는말이 '아들아! 오늘 이 아름다운 설원의 설화를 네 24번째 생일 선물로 이 아빠가 주는것이니 아주 오래도록 잘 간직하고 오래도록 가슴속에 추억으로 담아놓으라'고 하니 안식구가 좋은 선물이네 하면서 웃는다.

아들은 힘이 드는지 선물이야기는 못들은채 얼마나 더 가야 되느냐고 묻기만한다
눈이 내린 등산길을 올라가는길보다는 내려가는길이 더 미끄럽고 위험한것인데 우리는 아이젠을 가지고 갔는데도 일부러 아이젠을 부착하지않고 일부러 미끄러지고 아슬아슬 스릴을 즐기면서 뒤로 넘어지면 주저앉아 즐거워하면서 내려온다

아들이 미끄러지면 안식구나 내가 잡아주고 안식구가 미끄러지면 아들이 잡아주고 그렇게 흰눈을 헤치면 즐겁게 약수터로 내려와 어린이 회관앞에 도착하고 약수물을 떠가지고는 시집간 딸네 집에가서 딸과 손녀를 데리고 식당에가서 점심을 먹으니 오늘 내가 생각을 제대로 했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산행시간은 약 3시간 30분이 소요


▣ 김용진 - 가족과의 아름다운 산행이 즐거워 보입니다. 자주 다니십시요. 잘 읽었습니다
▣ 화니두리 - 매일 보는 우암산이라 반갑게 잘 읽었습니다. 즐산하세요.
▣ 김영철 - 님 생각 잘 하셨네요. 아름다운글 잘 읽었습니다. 무척이나 평온하고 아기자기하네요. 행복한 가정 정말 부럽습니다. 안전 산행하세요.^^*
▣ 장기봉 - ^^ 가장 가까이 있지만, 쉽게 잊을 수 있는 것... 그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네요.. 늘 행복하시길 ^^
▣ 정 - 조봉산설경도멋져서요다음삲
▣ 정 - 조봉산설경도멋져서요다음산헁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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