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는 산천초목 - 수락산 -








촉촉이 젖어 있는


보드라운 흙을 밟으며


오르는 능선의 길




등줄기에 베어나는 땀은


살며시 다가온 미풍에


깊은 심호흡과 더불어


산속 공간으로 흩날린다.




서로의 존재를 알리기라도 하 듯 들려주는


새(鳥)들의 화음은


솔바람과 함께한 자연의 소리여라.




후두둑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동한의 단잠을 깨워


꽁꽁 언 빙판길에도 스며들어


푸석하게 만들고...




오를수록


세찬 빗소리는


산정의 더 깊었던 겨울잠을 깨움 이련가.





초목을 흠뻑 머금게 하는 단비는


얼었던 땅을 녹여


흙탕물 되어 내리막길로 흐르며,




메마른 나뭇가지 끝에 달린 작은 빗방울,


눈꽃대신 투명한 구슬로 맺히니


우수(雨水)가 지난


계절의 변화여라.





커다란 바위들을 감싸 안으며


휘감고 도는 운무 속으로,




간간이 드러나는 바위의 모습은


신(神)의 손이


여기저기에 심어 놓은 듯하니




선경의 모습이 이러할까 하여


마음에 담느라


더디는 걸음걸음...




계곡의 힘찬 물줄기 소리는


손을 넣어도 차갑지 않으며,




서서히


생기가 돋아나 보이는


산천을 보라보며


피부로 느낀 산행을 마감하면서...




.


.수락산(638m) :서울 노원구, 경기 의정부시, 남양주 별내면 경계




.수락산 전철역(9시40분)-능선-깔딱고개-능선-주봉-코끼리바위-


  탱크바위 우회- 수락산 전철역(오후1시 20분).


.2004년 2월 21일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