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년 11월 27일 ( 넷째주 일요일 )

▶누구랑 : 충남등산연합동호회와 함께 17명

▶어디로 : 전남 영암 , 강진 월출산 ( 809 m )

▶교통편 : 천안 → 광주(고속도로) → 영암(국도) → 월출산 국립공원

▶등산코스 : 천황사 주차장 ~ 구름다리 ~ 바람재 ~ 구정봉 ~ 향로봉 ~ 억새평원 ~

도갑사 약 9.6 km



▶▶▶시간표 :


 

07시 00분 천안에서 출발

10시 20분 천황사 주차장 도착 ( 3시간 20분 소요 )

30분 조각공원 경유 등반시작 ( 총 6시간 소요 )

45분 천황사지 삼거리 ( 갈림길 )

11시 30분 구름다리

12시 50분 통천문

13시 05분 천황봉 ( 2시간 35분 소요 )

35분 식사완료

14시 25분 남근바위

30분 바람재

40분 구정봉 경유

15시 20분 억새밭

16시 25분 도갑사

40분 주차장

50분 천안으로 출발





 

♠♠♠♠♠ 남도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 이번 주는 전남의 명산 월출산으로 산행지가 정해 졌단다.

전주에는 국토의 정남진 장흥 천관산을 다녀왔었기에 별로 낯설지는 않다. 그동안 월출산이 좋다면 서도 영암 주변을 지나치기만 했고 항상 차창가로 스치는 산세가 참 멋지다고 여겼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가는지라 기대가 된다.



월출산의 여러 산행 코스 중에서도 천황사 ~ 도갑사 간의 일주코스를 택했기에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산행코스는 아주 흡족하게 잘 선택 하였다고 생각한다.

♠♠♠♠♠ 06시 20분 집을 나서다 보니 전날 비가 온 탓에 제법 싸늘하다 . 행여나 해서 아이젠과 여벌의 옷가지도 챙기다 보니 배낭이 평상시보다 좀 더 무겁게 여겨진다.

게다가 보온도시락을 큰 것으로 바꿨더니 개구리 배처럼 빵빵하다.

광혜당 약국 앞에서 40분쯤에 차에 오르고 보니 의외로 사람이 적다. 전주에 부산을 다녀왔기에 이번에 많이들 나오지 않은 것 같다.



고속도로에서도 길은 막히지 않았고 광주를 벗어날 때가 조금 막히긴 했지만 휴게소도 딱 한번만 쉬면서 내려 온 탓에 비교적 수월하게 도착했다.

 

♠♠♠♠♠ 10시 20분 소요시간 3시간 20여분 걸려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명성에 걸맞게 시끌벅적 하다. 주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에서 많이 오신 것 같다.

입구부터 깔끔하게 가꾸어져 있어 첫인상이 좋다.

몇 명되진 않지만 안전산행을 위해 간단한 준비운동을 시작하니 지나치는 다른 일행들이 재미있다는 듯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며 지나친다.

수려한 산세를 바라보는 느긋함 때문인지 우리도 같이 웃어넘긴다. 이래저래 함께 산행을 하며 땀 흘리며 저 월출산의 품에 안길 것 아닌가~~



조각공원에 전시된 작품들이 한결같이 정겹게 여겨지지만 이제 산행을 시작 하는 길이라 서둘러 앞선 일행을 뒤따른다. 좀 더 감상 할 수 없어 아쉽긴 하지만 단체 산행이라 할 수 없다.


추워서 어쩔꼬~~


♠♠♠♠♠
등산로에 접어든다. 유일한 선두에 설 수 있는 짧은 순간이다.



일단 기사분도 함께 등반을 해서 천황봉까지 오른 다음 함께 식사한 후에 되돌아오고 나머지 일행은 도갑사 쪽으로 방향을 잡기로 했다.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바람골계곡 코스로 비교적 수월 하지만 조망이 떨어지고 구름다리 코스는 가파르다고 한다. 그래도 모두 다 구름다리 쪽으로 가겠단다.
길이 가파른 정도가 아니다. 아예 쇠파이프만 덩그러니 이어진 계단 아닌 계단도 있다.

내가 산행 할 때 제일 싫은 게 계단이다. 계단 오르다보면 짜증 날 때도 많은데 여기는 이해가 된다. 계단 아니면 우리 같은 범부들이야 이런곳을 오를 엄두도 못 낼 것 아닌가.

그러고 보면 조금은 우월감을 갖고 계실 전문 산악인 입장에서는 자연 그대로를 지키자며 편의시설을 반대 할 만도 하겠다. 그러면 그분들만이 비경을 독점 할 수 있고 ... 희소가치가 있으니 더욱 돋보일 테고... 물론 자연은 일반인들이 가까이 하기 어려울수록 더욱 아름답게 지켜지겠지만 ~ , 그런 측면에서는 난 계단을 고맙게 여겨야 될 성 싶다.


이제부터는 나눔의 혜택을 받고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고 입장료도 흔쾌히 내련다.

어저께 밤늦도록 주말의 명화에 홀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한 20여분 뻘뻘거리며 오르는데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이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안경 닦아야지... 카메라 위에 땀방울 떨어지지 않도록 감싸야지... 흐르는 땀 닦아야지.... 닦고 난 수건 잊어먹지 않도록 챙겨야지... 일행에서 얼마나 뒤쳐졌는지 챙겨야지... 사진 몇 컷 잡고 보면 저 만큼 가버렸다.

뒤꽁무니라도 열심히 쫒아 가야지 ... , 그러나 무엇보다 아름다운 장면을 놓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지...


그러고 10여분 더 가니 암벽등반에 열심인 젊음이 있다. 가까이서 바라보니 너무 부럽다. 저 도전적인 젊음이 ! .. 그리고 또 10여분 후에 시야가 탁 트인다.


얼마나 가슴 속을 파고드는 글귀인가~~ 이 아름다운 산하를 이렇게 가까이 할 수 있는 축복에 감사 드리자....

♠♠♠♠♠ 구름다리다...길이 52m 높이 120 m 스릴 만점이다.

구름다리 아래로는 바람골계곡으로 하산하여 천황사로 돌아가는 길이다. 구름다리로 올라서니 후련하다. 안전상 흔들면 큰일 나겠고 그래도 아쉬워 표시 안 나게 살짝 양다리에 힘을 불규칙하게 주어보니 너무 재미있다.



정작 내모습 보기는 하늘의 별 따기네



구름다리 주변으로 마치 설악산 가운데 들어온 것 같다.
너무 이쁜 한쌍 !!
아구~ 또 계단이다. 구름다리에서 약 30여분을 계단 길로 오르고나니 비로소 능선길이다.









30여분을 더 걸어도 좌우로 시원스레 펼쳐진 좌우 능선 길은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좌측으로는 금릉경포대쪽 갈림길 능선이다.







♠♠♠♠♠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나 천황봉 이란다.






여기를 통과하니 곧 천황봉이다.




주변의 풍광이 시원하다. 아쉽다면 사람이 너무 몰려있어서 북적되는 점인데 조금만 양보해서 생각하면 사람 많은 게 그리 짜증스럽진 않다. 이 좋은 느낌을 어찌 나 혼자만 가지려고 욕심을 내겠는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헉~ 헉~ 거리며 올라서는 순간 똑같이 많든 적든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고 있을 테니 좋은 산 아닌가... ,

때늦은 식사지만 달콤하기 그지없는 순간이다.

히히~~ 죄송하지만 이럴때 아니면 언제 회장님 속을 들여다 볼까나 ^^*
하하~ 기사분은 그냥 되돌아가기 싫어서 못내 아쉬워 하지만 이것도 이별이다. 오르고 오른 후에 내려서듯이 , 만나고 함께 하고 헤어지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 그리고 해후로 꾹꾹 다져진 정을 확인하고....

  



♠♠♠♠♠
하산길이다 ... 쏟아지는 은빛 햇살에

올망졸망 펼쳐지는 기암괴석들이 너무 아름답다.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아무라도 붙들고 이 아름다운 배경으로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인데 친한 가까운 동행이 함께 하고 있으니 어찌 적은 기쁨이랴..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향하는 코스가 역코스보다도 훨씬 좋은 것 같다. 배부르고 적당히 땀도 흘렸고 아무래도 긴장감은 오전에 비하면 덜하리라. 때문에 급경사의 철계단으로 하산 한다고 가정하면 지금 같은 푸근함을 가질 수 없을 것 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발끝만 더듬거리며 내려와야 하지 않을까?




















남근바위라 불리는 요상한 바위기둥을 지나면 바람이 항상 심하게 분다는 바람재다.






저 어딘가 누구를 부르는 손짖인가~~~ 월출산아 ...... 사랑해 ^^*


훼손된 생채기를 아우러 줄려고 감싸고 치료 중 이다.
미안해~~ 아프게 해서.....

♠♠♠♠♠ 하산 시작한지 한 시간 지났다. 구정봉이다.




봉남이가 올라와서 사진 찍으라고 구정봉에서 부른다만 내가 가장 후미에 있기에 초입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20여분이면 오르는 길에 베틀굴도 볼 수 있으련만 어찌 초겨울 짧은 반나절 만에 월출산 속살을 모두 취할 수 있으랴... 아쉽지만 먼발치서 바라보고 일행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싱글 벙글 ^^* 모두들 표정 관리가 잘 되지 않는 모양이다.

조기 ~~ 상투틀고 앉았네 .... !!


여기 저기 고개 돌려가며 연신 감탄사를 아끼지 않는다.

산이 참 예쁘다.








♠♠♠♠♠ 억새밭이다. 이제 그냥 내려만 가는 길인 것 같다.






이제 종주의 막바지에 다다랐나 보다. 그냥 평범한 내리막길이기에 오히려 지루한 것 같았는데 , 누구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어떤 젊은 여성이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이 팔이 부러진 모양이다. 일행은 응급으로 부목을 만들고 나름대로 응급조치를 하려고 하는데 정작 서툴 수밖에 없고 , 너무 안타까웠다.

차라리 구조대의 도움을 빨리 청하고 가만히 그 자리에서 환자를 편하게 기다리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 “내 팔 좀 어떻게 해 줘 ” 라는 호소가 귓전에 한참이나 맴 돌았다.

  

  


 

♠♠♠♠♠ 도갑사의 빈 터와 노송 ~ 이제 월출산 종주를 마치며

도갑사에 당도 하였다. 고즈넉하고 조금은 규모에 비해 쓸쓸해 보이는 느낌이다.





예전의 빈터로 미루어 볼 때는 꽤 번창 했었던 것 같은데...

아~~@@ 불심의 여인...월출산 자락에 못다한 소망을 바치는 모습

잘있어 ~~ 다음에 다시 찾을 때 까지


입구에 보호수라는 노송의 모습도 결코 편한 느낌은 아니었다.

제대로 보호를 못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위치표지판 두개나 거쳐 오는 동안에도 구급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더니 20여분 뒤에 구급차가 도착 했으니 ...그동안 환자의 고통이 어땠을까?

한 가지 더 ! 그나마 구급대원들이 뛰어서 올라가려고 하니까 먼저 하산해 있던 일행들 말씀이 걸어서 내려오고 있으니까 안 가셔도 될 것 같다고...

환자의 고통을 아는지 모르는지 ,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도 아름다운 월출산을 잊지 못 하고 기회만 닿으면 또 찾으리라......



 

♠♠♠♠♠ 뒤돌아보면

월출산은 동절기에 들어서면 무조건 아이젠은 준비하여야 할 것 이다. 또한 천황사에서 도갑사로 종단하는 코스가 좋다고 여겨진다. 풍광도 좋지만 여운이 틀릴 것 같다. 또 요즘은

밤사이 내린 서리가 해 뜨면 녹으면서 거의 모든 바위 , 등로 ..모두 미끄러우므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힘 빠지고 지친 상태라면 상황이 틀려진다. 건장한 사람은 건장한대로 조심 안 해서 문제가 생기므로 안전산행에 모두 유념 하여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