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4.11.28

 

지난주 길에서 보낸 시간이 아까와 오늘은 북한산 가기로 하여
아침 6:15분 출발하여, 백화사 못미쳐 길에 주차하고 일곱시 삼십분 부터 산행시작이다.

 

사당  등산용품점 주인 말이 FIVE.TEN 등산화가 상표는 가졌으나

미국 회사로 부터 자재 공급은 받지못해 신바닥이 스텔스 바닥이 아니라 하는데

긴가 민가 하다가 FIVE.TEN 한번 더 샀는데 그사람 말이 맞는것 같다.

전의 신과 달리 오늘 새 신은 바위에서 미끄러지길 잘 한다. 조심 하지 않으면 다치겠다.

 

산님들 모두 부지런 하여 벌써 우리 앞서 가는,사람 뒤에 오는 사람도 제법 보인다.

지난 오월에 왔을땐 신록 지나 녹음이더니 갈색 낙엽이 지천이다.

나무는 보고 숲은 못 본다는 말 처럼 오늘은 나무 줄기만 앙상하여 먼데 나무까지 속속들이 잘 보인다

 

전엔 바위를 기어 오르느라 쇠줄은 별로 잡지 않았는데 오늘은 신에 믿음이 안가 쇠기둥과 쇠줄을 잡고 오르게 된다.

금요일 눈비도 오고 이른 아침이라 서리가 바위를 미끄럽게 하기도 한 것이라 생각도 하며

덕분에 팔과 어깨 운동은 잘 되겠다.

 

첫째봉우리가 의상 봉인데 처는 아니라며 의상봉이 몇번 뒤에 있다는데 우린 자기 주장하면 확실히 판명 날때까지는 동의 안한다.

의상봉이 가파르니 해는 벌써 떠올라 밝으나 보이지는 않고 -

힘들게 오르는데 처가 먼저 올라 밥자릴 찾는데

20 여m 떨어져 오르는 날보고 어떤 산님 두사람이 "아주머니가 더잘 가고 남편이 더 못 간다"고 

 (부부인지 어떻게 알았는지......)

 

남자가 여자 보다 더 잘 가야 한다는 사람들인지.

내가 못 간달 순 없고 -   아줌마가 잘 가는사람이라 하는데 그래도 그렇지 란다.

 

처도 의상봉 표식보고 의상봉이라 할수밖에. 평평한 바위에 먼저 식사 하던분들이 비켜주어 컵라면과 김밥에 제사에 남은 떡으로

아침을 먹는데 바람 불어 춥다. 오늘도 200 c.c.펫트병에 오가피 술을 가져 왔기에 마시니

정상인 문수봉에서 마시려 했다나?

 

우린 의상능선 좋아한다. 왼편으로 원효봉 염초봉 노적봉 백운대가 보이고 오른편엔 멀리 사모바위 비봉과 바로 오른편 건너엔

응봉능선에 귀여운 강아지 바위도 볼 수 있어 더욱 좋다.

커피까지 마시고 의상봉 보다 높고 뾰죽한 용출봉으로 가며 왼편 원효봉과 염초봉을 보며 그리로 하산 하자니 위험해 싫다 한다.

 

몇년전 원효 염초로 들어서 북한산 터줏대감들을 운좋게 만나 도움 받으며 올랐던 적이 두번 있는데 하산은 자신 없나보다.

그리로 가면 오늘도 누군가는 내려 가기는 할 터인데-

용출봉 지나며 우측 강아지바위 쪽은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어두워 오늘은 잘 보이지 않아 섭섭하다.

 

용혈봉에서 사과 반개씩 나누어 먹고 지나는데 아늑한 밥자리가 보인다.

여기 밥자리 더 좋다며, 다음에 다시 오면 여기서 먹자는데 밥때에 여길 지날지? 또 기억이 날런지?

증취봉 지나 오르락 내리락 나한봉 지나고 나월봉 지나 칠성봉이다.

 

문수봉이 건너 보인다. 문수봉 뒷편엔 금요일에 내린 눈이 아직 보이고 3자 반대로 보이듯 틈이 있는 곳을 잡고 오르는 바윈

물이 흘러 미끄러운데 처가 겁없이 기어오른다. 뒤따르니 미끄러지면 같이 다친다고 떨어져 오란다.

난 처가 미끄러지면 받쳐 주려고 바짝 가까이 오르는데-

 

문수봉 꼭대기엔 두사람이 뭔가를 먹고 있다.  문수봉에서 내려가면 사모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으로 갈수 있다

사방을 두루 조망하는데 처가 남은 술을 주어 나누어 마신다

백운대 방향으로 산성길 따라 걷는다.대남문과 대성문(대성능선과 형제봉 능선으로 갈수 있다) 지나고 보국문으로 가는데

문수봉에 오르기 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았으나  여기 부터는 사람들이 많다.

 

주능선길로 들어서니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인수봉도 살짝보이고

감탄이 나올 정도의 잘생긴 북한산모습에 눈이 즐겁다 !!!

 

하지만  사람이 많아 구간에 따라 산행이 더디기도 하다. 

보국문이 가까워지니 칼바위능선이 보이는데, 오늘은 백운대로 가기로  한다.

대동문에 이르니 관리공단에서 남직원 한사람 여직원 두사람이나와 설명을 해준다.

 

마침 끝나서 "몇사람 모이면 다시 설명 해주냐"고 물으니 "원하면 한 두 사람 이라도 해준다"고 해서

"원한다" 했더니 또 설명을 해 주는데 다른 사람들도 모여든다.

대동문엔 유사시 임금님이 오시는곳이고 동장대엔 지휘부가 설치되어 장수가 지휘하는 곳이라 한다.

설명은 잘 들었고,  처가 건의 사항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데 입장료가 1600원이면 너무 비싼게 아니냐,1000원이면 적당 한 것 같다"고 했더니

" 다른 국립공원은 이용객이 그렇게 많지않다" 고  하는데,  여기서 수익 올려 다른곳 지원 한다나. 끌쎄?

유명 사찰이라도 있으면 입장료도 만만치 않다

 

의상능선에서 여기까지 화장실 하나 없고 나뭇잎이 떨어져 으슥한 곳도 없으니

공원 관리공단 사람들은 산에 가면 하루종일 참을수 있는 사람들 만 뽑는지.

동장대에서 장수 기분 한번 내고 용암문으로 간다.

 

길은 경사지며 질척 거리는데 밧줄이 있어 잡으며 간다. 용암사지에 이르니 다소 깊은 샘이 있고

샘가엔 계절을 착각 한 멍청한 개나리가 피었고 여기저기 흩어져 점심 먹는 이 들이 많다.

대피소에 들어가 걸상에 앉으니 구파발에서 오신 분이 옆에 앉아 영지술을 주어 얻어 마셨다.

 

이십여년 전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때 도선사에서 올라

그땐  산에서 밥도 해 먹을 때라 샘물로 밥지어 먹고 하던 일이 생각 난다.

그때도 대피소가 있었나 가물거리는데 처는 있었다 한다.

하나 남은 컵라면은 보온병 물이 식어 떡과 김밥 한줄로 점심을 먹고 백운대 방향으로 가는데

 

우측으로는 우람한 만경대 허릴 가로 지르며 철주와 쇠줄을 잡고 사람들이 붐벼 쇠줄 밖으로 빨리 가보지만 처가 따르질 못한다.

만경대 바위에선 군데 군데 물이 흘러 길도 질척이고.......

백운대 오르려고 타이어 고무를 깔아 만든 계단을 20 여m 올라 처에게 손짓하니

자긴 그냥 내려 간다고 신호하며 내려가 버린다.

 

백운대 빤히 바라보며 300 여m 앞에서 돌아서다니. 화장실 갔다 닦지 않고 나온 기분이다.

처는 사람들이 많아 안 올라 간다지만 빨리 집에가 오랫만에 아들에게 저녁을 제대로 챙겨 주려는 마음일 거다.

아비 마음보단 어미 마음이 더 살가운가 보다.

 

약수암 내려오는데 두시 십분경에 헬기가 떴다.

또 사고가 났나보다

만경대에서 황색 연막탄을 터뜨린 모양인데 헬기에서 들것이

내려오고 헬기는 한바퀴 더 선회하고 처치끝난 들것을 끌어 올린다.

전에 삼성산에서는  헬기가 착륙하여 싣던데, 만경대엔 착륙이 어려운지 공중에서 끌어올린다

 

만경대까지 올라온 사람은 건강한 사람일텐데 아무쪼록 큰사고나 아니길 바란다.

길은 돌계단에 너덜 길이라 젊은 이들은 뛰어 내려 가는 이도 있으나 부러울 뿐이고 조심 조심 내려와 보리사에 오니

스님 한분이 따끈한 솔잎차 한잔 하구 가세요 하며 호객 하듯 한다.

 

 한잔씩 마시고 2000 원 불전함에 넣는다

보리사부터 술집에 식당 참 많기도 한데 술냄새 고기굽는 냄새 기름 냄새가 국립공원을 망친다.

매표소 밖으로라도 내 보냈으면 좋으련만  자기네 집 이용한 고객은 음식점에서 행길까지 실어 나르는 서비스도 하나보다.

 

대서문을 나와 더 내려오니 용암사가 좌측에 있고, 그 아랫길로 가로 지르니 의상봉 오르는 길이라 비스듬히 길따라 오르니

의상봉에서 백화사로 내려가는 길과 만나

우측 백화사로 아침에 주차한곳에 오후 네시십오분에 도착.

오늘 산행은  끝이다. 오후 여섯시에 발안 집에 왔고 아들 저녁은 챙기고.

 

청파님 충고 따라 매일 아침 거르지 않고 삼주동안 매일 한시간 이상 걸었더니

8시간이상 걸은 오늘산행이 그다시 힘들지 않았다

앞으로도 매일 계속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