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오봉산(호남05:소금바위~초당마을)

1:25,000지형도=원천. 상두. 능교

2004년 11월 28일 일요일 맑음(1.4~13.2도)   일출몰07:20~17:18

코스: 49번지방도13:00<0.7km>▲520m봉13:20<1.3km>▲364.7m봉14:00<2.3km>▲오봉산정상15:00<2.8km>▲293.5m봉16:20<1.7km>초당골27번국도17:00

[도상8.8km/ 4시간 소요]

개념도    개념도
 

개요: 전라북도 완주군의 구이면과 임실군의 신덕면, 운암면의 면계선 따라 남진하는 이번 산행의 최고봉은 오봉산(513.2m)이다. 동남쪽으로 임실군의 옥정호가 눈아래 펼쳐지는 오봉산은 실제 봉우리는 다섯개가 넘고 임실쪽으로 내려 앉은 국사봉(475m)은 별개로 친다.  

서쪽의 완주군 백여리를 타원형으로 둘러싼 산세는 비교적 포근하지만 주능선에 오르면 천애절벽과 기암괴석이 많아 아찔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산길은 유순해서 옥정호 관광을 겸한 가족산행코스로 알맞다.  

소모마을을 둘러싼 오봉산 전경    소모마을을 둘러싼 오봉산 전경
 

정상에 올라서면 전주시가지를 에워 싼 모악산이 조망되고 경각산이 지척인데, 멀리로는 고덕산, 운장산, 마이산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가 하면, 남쪽의 묵방산으로 향한 줄기찬 호남정맥이 아스라하다.

산행길 후반부 내내 조망되는 옥정호는 1926년 1차로 준공된 댐을 3공화국 시절에 1차 경제개발 5개년사업으로 운암면 일대를 흐르는 섬진강 상류를 막아 1965년에 완공시킨, 저수량 4억 3천만톤의 다목적 댐이다.

 520m봉 아래서 본 가야할 산하     520m봉 아래서 본 가야할 산하
 

염암재에서 출발하여, 옥정호반의 초당골까지 진행하는 도상 8.8km의 비교적 짧은 이번구간 북서쪽의 계곡수는, 만경강 물길타고 군산앞바다로 흘러든다.

그러나 정맥길 동남쪽의 모든 골짝물들은 옥정호로 흘러들어 섬진강따라 남해의 광양만으로 빠져든다.

운암대교    운암대교
 

가는길: 얼마전에 개통된 49번 지방도의 고갯마루에서 정맥길로 들어서면 520m봉의 전위봉인 470m봉까진 무척이나 가파르다.

그러나 잡목들을 제거해 사방의 조망이 확 틔는 520m봉에 서면 지나온 정맥길과 가야할 산하가 오봉산 곁의 국사봉까지 조망되고, 모악산의 전모가 뚜렷하다.

3봉가는 절벽에서 본 모악산    3봉가면서 본 모악산
 

진행방향으론 잠시 울창한 송림숲길이 이어지다가 일부러 올라가봐야하는 전망좋은 소금바위를 만나면서부턴 희미한 등로는 갑자기 급전직하로 쏟아지는데, 안전시설이 전무한 이 곳에서의 하산은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가족묘지로 조성된 소금바위재 동쪽으론 막힘이 없어 삼길리의 외량마을이 바라보인다.

소금바위재    소금바위재
 

이어지는 잡목 무성한 숲길을 걷다보면 봉우리가 뚜렷하지 않은 능선상에 키 멀쭉한 노간주나무 한그루 곁의, 364.7m봉 삼각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계속해서 굴참나무 숲길을 따라 오르면 널찍한 공터의 500m분기봉(2봉)으로 올라서게 된다. 여기선 지능선따라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동남쪽의 널널한 길을 따라야 오봉산으로 갈 수 있다. (독도주의)

3봉에서 바라본 500m분기봉과 초반의 520m봉    3봉 가면서 본 2봉과 초반의 520m봉
 

소나무가 울창한 날등길을 따르다가 해발 430m안부로 내려서면 [←제2봉0.6km/ 제3봉0.5km→]스텐봉의 이정표를 완주군에서 설치해놓아 임실군과의 경계선상에 놓여진 오봉산이 완주 오봉산임을 인식시키고 있다.

3봉 가는길에는 절벽위의 조망터가 두어 곳 있어서 진행방향의 묵방산까지는 물론, 지나온 500m봉 너머로 모악산 첨봉이 뚜렷하다.

3봉가는길 절벽에서 본 묵방산 방면   3봉가는길 절벽에서 본 묵방산 방면
 

뚜렷한 표시가 없는 518m봉(3봉)에서 무턱대고 진행방향으로 내닫다보면 지능선으로 빠지기 쉽다. 역시 동남쪽의 넓은 길을 따르면 헬기장처럼 생긴 공터를 지나 4봉에 가면 [←국사봉/ 오봉산→]의 간이 이정표가 작은 케른에 박혀있다.

4봉에서부턴 그림처럼 아름다운 옥정호반을 굽어보며 산행을 하게 되는데, 우회로가 있는 4봉은 일부러 돌아 가기도 한다.

 4봉에서부터 옥정호와 함께     4봉에서부터 옥정호와 함께
 

[소모마을입구2km]표시가 있는 안부를 통과 커다란 빈터를 지나치면, 돌출된 삼각점과 [초당골4.2km/소모마을2.0km]이정표가 있는 오봉산 정상이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옥정호는 커다란 강물처럼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고, 강변도로가 꾸불꾸불 이어지는 그 길 오른쪽으론 호남정맥의 구릉들이 가없이 펼쳐지고 있다.  

강처럼 구비치는 옥정호    강처럼 구비치는 옥정호
 

정상에서의 하산길은 급준하긴해도 굴참나무 낙엽이 두텁게 깔려서 수월하게 내려설 수 있다. 벧엘기도원의 포장로가 연결되는 749번 지방도로 내려서서 왼쪽의 능선으로 붙으면 쿳션좋은 오솔길이 반긴다.

다시금 지방도로 내려서서 이번엔 오른쪽의 절개지 위로 난 마루금을 타야하는데 그 길은 처음부터 형극의 가시밭길이다.

마루금을 토막낸 절개지    마루금을 토막낸 절개지
 

찔레나무와 까치밥여름나무가 무성한 가시밭길은, 야산하나 넘어서 북쪽의 백여리 대모연못이 바라보이는 안부에서 더욱 기승을 부리다가 360m봉 오름길부터는 사라진다.

그러나 360m봉에서 굵은 능선따라 계속 진행하면 마루금을 벗어난 상용마을 지능선임으로, 악천후일 경우 독도에 조심해야한다. 상수리나무 무성한 360m봉 하산길엔 옥정호 건너편의 나래산(544.1m)이 커다랗고 뾰족한 높이를 자랑하며 길동무 해준다.

옥정호 건너편의 나래산    옥정호 건너편의 나래산
 

저 아래 바라보이는 335m봉을 향하는 작은 구릉엔 293.5m봉 삼각점이 있고, 막바지를 치오르면 335m봉 삼각점을 찍을 수 있다.

하산길엔 마치 섬나라처럼 떠 있는 옥정호 건너편의 임실군 산자락과, 그 쪽을 연결해주는 천상의 다리처럼 생긴 운암교를 바라보면서, 가족묘지를 지나 초당골 운암삼거리에서 산행을 접는다.

종착점, 묵방산 아래의 초당골    종착점, 묵방산 아래의 초당골
 

산행후기: 찻길이 막혀 13:00에 도착한 고갯마루는 뚜렷한 지명이 없어, 앞선이들이 영암재로 기록을 했지만, 선답자이신 신경수님께서 염암부락재라고 하셨으니 줄여서 염암재로 부르는 게 타당할 성 싶다.

애초의 계획은 가는정이까지의 13.3km였으나 돌아갈 일을 걱정해서 초당마을까지만 진행하겠노라고 산행대장이 양해를 구한다.

이번코스의 특징    이번코스의 특징
 

오늘 찾아온 사십여명의 일행중에는 칠팔년전에 한창 붙어다니던 분들도 몇분이 함께해서 그간의 세월이 무상하기만 한데, 참으로 인연이란 돌고 도는 것인가보다.

초입의 오름길엔 몇 분이서 우회로를 따라 주능선엔 우리보다 먼저 올라선다. 그들 뒤편 천막집 마당엔 장작이 수북히 쌓였고, 주인인듯한 젊은이가 우릴 구경하고 있다.

오봉산 하산길    오봉산 하산길
 

초겨울의 숲속에서 왜 저 젊은인 여길 떠나지 못한걸까? 내가 그 길로 갔더라면 궁금증을 해소했겠건만, 말 없는 그는 이쪽만 응시하고 있다.

내가 아는 후배중의 한 분은 수년전, 소백산 자락에 은거하며 농번기에 저축한 돈으로 백두 대간을 이어가더니...! 외로움에 지친 그는 몇 년 버티질 못하고 하산하여, 지금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도 비슷한 사연일까...?

까마귀밥 여름나무1    까마귀밥여름나무-1
 

520m봉 급경사 하산지역엔 부러진 나뭇등걸이  조심스럽다. 바삐 나선 통에 산악회서 배포한 1:50,000 지형도 복사본으론 독도의 어려움을 느끼겠다.

2봉에 올라서 일부러 희미한길을 확인 해보고 제 갈길 찾아간다. 3봉에 올라서도 조심스레 한번 더 확인해본다. 그러다가 4봉을 지나친 안부에서 선두팀을 만나 함께하기 시작한다.

까마귀밥여름나무-2    까마귀밥여름나무-2
 

오봉산 이후의 가시밭길엔 붉은 열매들이 지천으로 깔려서 찔레꽃인가하고 살펴보니 가시는 없고 열매는 약간 쓴 맛이 나는데 이게 무슨 열매일까? 주변 분들께 물었더니 오히려 그들은 내게 물어볼 요량이었단다.

나중에 [나무쉽게찾기]를 들추어서 잎새와 가지를 비교해 봤더니 [까마귀밥여름나무]로 판명이 났다.

忘者와 山者   忘者와 山者
 

황혼의 하산길 무덤가엔 망부석이 우리 일행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지만 그는 속으로 다 알고 있다. 생전에 영화를 누렸을 망자의 삶보다는, 산을 누비는 산사람(山者)들이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걸...!

황량한 초겨울의 산길엔 볼거린 별로 없어도, 계속 따라와 주는 옥정호와 석양에 은빛으로 하늘거리는 억새꽃은, 오늘의 여정이 끝나는 순간까지 함께 해 주었다.

억새   황혼의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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