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이야기(16) - 월출산(月出山)

호남평야에 불쑥 치솟은 기암괴석 전시장 - 월출산

 
 
▲ 천황봉에서 반려와 함께

  

 

   월출산(809m)강진군과 영암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강진 보다는 영암의 종산으로 영암 월출산이라고 불린다. 일본에 문물을 전한 왕인박사와 풍수지리학의 대가 도선국사가 태어난 곳이 바로 월출산 아래 구림이라는 곳이다. 월출산은 삼국사기에는 월나악(月奈岳)이라 불렸고 고려초에는 월생산(月生山)으로 바뀌었으며 이후에는 월산(月山) 보월산(寶月山) 화개산(華蓋山) 소금강산 등으로 각각 지칭되다 현재는 월출산으로 불린다. 월출산은 능선과 골짜기마다 기암과 문화재 그리고 전설이 가득한 산이다.

 

    "달 뜨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유수한 문화자원, 그리고 남도의 향토적 정서가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반도 최남단의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적은 면적에(41.8㎢) 암석노출지와 수량이 적은 급경사 계곡이 많아 자연생태계가 풍부하게 유지되기에는 어려운 조건이지만, 식물 약 700종, 동물 약 80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오랜 세월 동안 암석지형에 적응해 온 생태적인 독특성과 난대림과 온대림이 혼생하는 위치 여건으로 그 보전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천년 이상의 역사와 국보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는 도갑사와 무위사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국보인 마애여래좌상은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고, 월출산 주변에는 청동기시대 이래의 선사유적을 비롯한 옛 사람들의 풍물과 전통이 그대로 남아 있어, 가히 자연과 역사와 문화를 어우르는 "남도답사 출발지"로 손색이 없다.

 

    주요 탐방로는 천황사터, 또는 바람계곡에서 천황봉 - 구정봉 - 도갑사로 이어지는 종주능선  으로 (약 6시간 소요) 오르막길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체력소모와 안전사고를 조심해야 하지만, 사방이 탁 트여 능선상의 바위경관과 영암 및 강진 벌판의 아름다운 전원경관 조망이 일품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구름다리와 구정봉의 아홉 개 물 웅덩이, 그리고 미왕재의 억새밭은 대부분 탐방객이 꼭 한번 들려가는 명소이다.

 

    천황사 입구, 도갑사 뒷편 등산로 입구, 무위사 뒷편 숲에는 각각 자연관찰로가 조성되어 있어 탐방객 스스로 월출산의 자연생태계와 문화자원을 학습할 수 있으며, 공원관리사무소의 전문직원이 안내하는 해설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탐방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의 해발고는 809m로 비교적 낮으나 사방에 큰 산이 없는 들판에서 갑자기 솟구쳐 올라 거대한 암봉과 장쾌한 암릉을 형성하고, 약 6천만년 전에 관입(貫入)된 이러한 화강암 바위들이 오랜 세월동안 풍화와 절리작용을 통해 깍여나가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을 이루고 있어 그 절경을 흔히 "남도의 금강산"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월출산을 펼쳐 놓은 것이 금강산이다"할 만큼 사계절별로, 기상상태별로, 보는 위치에 따라서 변화무쌍한 입체적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천황봉을 중심축으로 이러한 남성적 돌출경관이 월출산을 상징하고 있지만, 구정봉에서 남쪽 억새밭으로 향하는 월출산의 절반은 완만한 능선과 섬세한 계곡으로 이루어져 매우 여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래서 월출산은 밑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의 모습 못지 않게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남도의 향토적 전원풍경도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만큼 아름답고 아련하며, 멀리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마치 한 조각의 수석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신비롭다. (월출산국립공원, 국제신문 참조)

 

등산 코스는 ① 천황사지 원점회귀 코스 ② 경포대 코스 ③ 천황사지-도갑사 종주코스 등 다양하다.

 

▲ 등산지도

일 시

2004년 11월 28일(일) 11:00 - 18:30 (7시간30분(휴식 70분 포함), 9.1km)

날 씨

맑음

코 스

천황사주차장(11:00)→천황사지(11:28)→구름다리(12:12)→매봉 중턱 전망바위(12:30-12:50)→통천문(13:50)→정상(13:55-14:15)→→점심(14:20-14:50)→바람재→베틀굴(15:32)→구정봉(15:45)→마애불(16:10)→미왕재(17:17)→도갑사(18:21)→도갑사주차장(18:30)

동 행

반려와 나

 

월출산 찾아가는 길

 

늦은 출발 이었으나 일요일의 호남고속도로는 대체로 통행이 양호한 편이었다. 광산IC에서 내려 나주를 거쳐 영암에 들어서면 기기묘묘한 산세의 월출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룡(08:05)→계룡IC(08:20)→광주(광산)IC(09:35)→나주→영암→월출산천황사지주차장(10:48)

 

천황사지-천황봉-바람재-구정봉-미왕재-도갑사 종주코스

 

주차장에서 산길로 오르면 곧 갈림길이다. 왼쪽은 구름다리를 지나 천황봉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바람폭포~광암터를 거쳐 천황봉으로 가는 길이다. 초행이라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조금 더 오르면 샘물이 있는 작은 암자터에 닿는데, 이곳이 천황사(天皇寺)이다. 오래전부터 작은 전각이 하나 있었는데 3년전 초파일을 얼마 앞두고 불이나서 지금은 천막에다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

 

산죽터널을 지나고 가파른 철계단을 지나 40여분 정도 오르면 구름다리가 보인다. 단애사이 낭떠러지에 쇠줄로 엮어 놓은 다리는 절묘하기만 하다. 길이 52m, 높이 120m의 현수교로 거센 바람이 불 땐 흔들림이 심하다고 하는데 많은 등산객이 몰릴 경우 하중을 염려해서인지 관리소 직원이 한번에 10명씩만 건너게 한다. 산행시 내게 늘 문제가 되는 것이 높은 구름다리와 경사가 심한 계단이다. 반려는 건너편 바람골과 천황 북릉의 기묘한 절승을 즐기면서 느긋하게 건너고 있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평형기관이 흔들릴까 두려워 아래를 내려다 보지도 못하고 엉금 엉금 건넌다. 겨우 구름다리를 건너고 나니, 이제부터 월출산 특유의 급경사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다. 산을 오른다기 보다는 급경사의 철계단을 기어 오른다는 것이 더 솔직한 표현이다. 공포증은 이 사면을 돌아 올라 전망바위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되는데, 힘드는 것보다도 더 억울한 것은 단애에서만 볼 수있는 멋진 풍광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망바위에서 휴식을 하며 바람골 일원의 웅장한 산세를 감상한다. 이제 단풍으로 화려했던 잎새들도 다 지고 나뭇가지만 바람에 산들거린다. 구름다리에서 천황봉까지는 대략 1시간 반정도 걸리는데, 이번 산행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다. 조금 더 오르면 묘봉과 사자봉 사이의 고개에 이르고, 내리막과 오르막이 이어지는 절벽에 가까운 돌길을 지나면 천황봉에 이르는 마지막 관문 통천문(通天門)을 만난다.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 바위틈새를 통과하여 5분 후쯤 드디어 천황봉에 오른다. 제법 넓은 펑퍼짐한 바위 봉우리에는 이미 많은 산행객들이 장사진을 치고 연신 탄성을 자아내며 월출산의 기묘한 봉우리와 장쾌한 조망을 즐기고 있다. 서쪽 건너편에 향로봉과 구정봉이 마주보고 서 있고, 그 오른쪽으로 저 멀리 영산강 물줄기와 이어지는 서해안 목포 앞바다, 왼쪽으로 강진만의 아름다운 경관이 희미하게 보인다. 북으로 영암벌판을 지나 무등산과 저 멀리 지리산 능선을 짐작해 본다. 주위분들의 도움으로 정상 기념을 하고 서쪽으로 내려선다.

 

이제 구정봉을 향해 바람재 능선으로 내려간다. 천황봉 바로 아래 전망이 좋은 따뜻한 바위위에서 전면의 멋진 바위능선을 바라보며 김밥으로 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꼬불꼬불 급경사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남근석이 있는 바위틈새를 지나고, 능선 중간에서 뒤돌아보는 천황봉은 이름에 걸맞게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조금 더 가면 경포대 갈림길이 있는 바람재에 이르고 여기서 구정봉 방향으로 10여분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길은 미왕재(억새밭)로 곧장 가는 길이다. 우리는 베틀굴~구정봉~마애여래좌상을 거쳐 억새밭으로 가는 오른쪽길을 택한다.

 

옛날 여성들이 베를 짰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베틀굴은 그 모습이 여성의 국부와 흡사해 음굴(陰窟) 혹은 음혈(陰穴)로도 불리는데, 굴속에는 천정에서 물이 떨어져 항상 음수(陰水)가 고여 있다. 베틀굴에서 100m 정도를 올라가면 바위틈 구멍 사이로 오르는 구정봉인데 정상에는 물이 잘 마르지 않는다는 9개의 웅덩이가 암반에 패어 있다. 구정봉은 천황봉 못지 않게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구정봉을 내려와 20여분 가량 급경사길로 내려가면 국보 144호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높이 7- 8m 정도의 거불로 고려의 석불양식을 보여주는 당대의 걸작이다.

 

마애여래좌상을 둘러본 후 다시 되돌아와 향로봉 고개를 넘는다. 석양에 물들은 향로봉 일원의 기암들을 감상하는 사이 늦가을 짧은 해는 어느새 서해 바다위의 구름 속으로 숨어 들어간다. 발길을 재촉하여 억새밭인 미왕재 방향으로 향한다. 이 길은 앞이 탁 트인 능선길로, 향로봉 고개에서 억새밭까지 대략 40여분 걸린다. 구름다리, 바위봉과 함께 월출산의 대표적 명소가 된 미왕재의 억새밭은 몸살을 앓은 흔적들로 보기가 안스럽다.

 

억새밭에서 무위사로 향하는 직진길은 작년부터 자연휴식년제로 폐쇄됐었고, 우리는 오른쪽 도갑사 방향인 홍계골로 하산한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산길을 도갑사의 백구와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내려온다. 억새밭에서 도갑사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완전히 어둠이 내린 도갑사를 뒤로하고 택시(요금 13,000원)를 타고 백마가 기다리고 있는 천황사지구 주차장으로 향한다. 끝.

 
 
▲ 천황사지 주차장에서 매봉, 사자봉, 천황봉, 장군봉 조망

 

 
 
▲ 구름다리 직전의 암벽훈련 모습

 

 
 
▲ 구름다리

  

 
 
▲ 구름다리를 지나 암릉 등로의 중간 쉼터에서 장군봉 능선 조망

 

  
 
 
▲ 구름다리를 지나 암릉 등로의 중간 쉼터에서 바람골 조망

 

 
 
▲ 매봉 안부 고개길에서

  

 
 
▲ 매봉 고개를 내려가면서 경포대 방향 지능선의 암봉 조망

 

 

 

 

 

▲ 기암 ▲ 기암

 

 
 
▲ 매봉 고개를 지나 등로에서 향로봉, 구정봉 조망

 

 
 
▲ 매봉 고개를 지나 등로에서 천황봉 조망

 

 
 
▲ 통천문 직전에서 사자봉 벽면과 구름다리 조망

 

 

 

 

 

▲ 통천문 좌측의 기암 ▲ 통천문

 

 
 
▲ 천황봉 정상의 동판 산행지도

  

 
 
▲ 천황봉에서 영암읍 조망

 

 
 
▲ 천황봉에서 사자봉과 매봉 조망

 

 
 
▲ 천황봉에서 종주능선, 향로봉, 구정봉 조망

 

 
 
▲ 서쪽 경관

 

 
 
▲ 천황봉에서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의 암봉과 멀리 향로봉

 

 

 

 

 

▲ 기암 ▲ 기암

 

 
 
▲ 남근석, 바람재 능선

 

 

 

 

 

▲ 남근석(통과전) ▲ 남근석(지나온 후 돌아본 모습)

 

 
 
▲ 남근석 주위 암봉(돌아본 모습)

 

 
 
▲ 바람재와 구정봉

 

 
 
▲ 바람재 이정표와 생태 복원중인 모습

 

 

 

 

 

▲ 바람재를 지나며 향로봉 능선 조망 ▲ 바람재를 지나며 향로봉 능선 조망

 

 

 

 

 

▲ 베틀굴 ▲ 베틀굴 안쪽

 

 
 
▲ 베틀굴을 지나 구정봉 오름길에서 종주능선 조망

 

 
 
▲ 구정봉 정상의 가장 큰 우물

 

 
 
▲ 구정봉에서 대동제 방향 조망

 

 
 
▲ 용암사지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 석양을 머금은 향로봉 기암

 

 

 

 

 

▲ 기암 ▲ 기암

 

 

 

 

 

▲ 기암 ▲ 기암

 

 
 
▲ 미왕재가는길의 일몰

 

 
 
▲ 미왕재 억새능선

 

 

 

 

 

▲ 도갑사의 백구 ▲   도갑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