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봉-제비봉 (단양)...................충주호 제 1 비경

 

  

날짜: 2004/11/28(일)

동행: 여여와 마눌

날씨: 오전 안개 오후 맑음

가는길: 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단양IC-단성3거리 좌회전 36번 국도이용 -외중방가든 주차장 주차(들머리)

오는길: 36번국도 수산리방향-충주-중부내륙고속도로(충주)-영동고속도로(여주)-중부고속도로-동서울

산행경로

외중방가든-안부-590-600-사봉(879)-835-785-735-705-제비봉(710)-장회나루터

산행거리: ?

산행시간 ( 8시~13시 30분 총 5시간 30분  휴식포함)

 

0800 외중방가든

1000 사봉(879)

1030 사봉출발

1145 제비봉(710)

1210 제비봉출발

1330 장회나루 선착장

 

↗ 외중방가든 들머리


 

↗ 충주호 제 1비경


 

1.자료 찾기가 쉽지 않군....


 

이번 주는 마눌과 함께 가는 산행인데 단양 제비봉과 구담봉 옥순봉이다. 제비봉을 먼저 오르고 오후에 구담봉과 옥순봉을 가기로 하는데 큰애 학교진학 문제로 3주만에 산행을 하는 마눌이 좀 길게 걷고 싶다한다. 그러면 제비봉을 오를 때 사봉을 거쳐 올라 “ㄷ”자 종주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고......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다 예습해보지만 사봉을 거쳐 길게 산행한 산행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제법 길게 산행하는 경우가 많아 알맞은 자료를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며  이곳저곳 뒤지다 겨우 찾은 것이 물안개선생님의 산행기가 있어 너무 반갑다.

 

↗ 안개에 덮힌 제비봉


 

2.외중방가든 좌측도로로 오르다.


 

오늘도 중앙고속도로 단양IC로 들어가 36번국도를 따라 장회나루 가기 전 외중방가든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다. 동네 지명이 외중방리라서 이름을 붙인 모양인데 거의 가든이라고 할 수 없는 정도의 “비밀의 화원”(?) 상태......외중방가든 우측 길로 오르는 길이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만 사나운 도사견이 온 마을 사람들을 깨우려는 듯 사납게 짖고 있어 감히 그리로 가지 못하고 좌측 포장된 도로를 따라 산능선을 찾아 올라간다. 제비봉은 충주호에 아스라이 안개 속에 솟아있고 바로 앞의 말목산은 웅장한 오르내림의 자태를 펼쳐 보이고 있다. 포장된 도로는 바로 오르지 못하고 지그재그로 오르며 제비봉과 점점 멀어진다.

 

 

↗ 외중방리 좌측으로 오르다(사진에는 안보임)

 

↗ 마침내 마지막 만나는 능선으로 가는길.....진행할 방향의 능선


 

3.아름다운 청정지역


 

맞는 방향인지?가 의심스럽지만 웬만한 알바는 이미 겪어야하는 걸로 알고 있어서인지 별 걱정이 없다. 능선에만 붙을 수 있다면.........이런 마음으로 오르니 길이 나타나며 어느새 멋진 낙옆길로 들어선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청정지역이라고 그 누가 이야기 했었지....제비봉을 사람들이 많이 오르지만 이렇게 오르는 길은 거의 알지 못하는 것 같다..리본들은 간간이 달려있지만 낙엽들이 푹신하게 밟혀 우리들에게만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느낌으로 걷는다.

 

↗ 좌측의 제비봉....우측의 말목산

 

↗ 낙엽 청정길

 


↗ 눈이 보이기 시작

 

 

4.행복한 느낌으로 눈을 밟다.


 

올라야하는 반대편 사면을 보니 하얀 눈같이 보이는데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은 우리는 걱정만 할 뿐......사봉 오르는 길은 꾸준한 오름길로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운 길이다. 반대편 말목산과 저번에 알현했던 두악산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이고 마눌과 나는 걷기명상을 하듯 말이 필요하지 않음을 이미 안다. 사봉 정상에 가까워짐을 본능적으로 느끼지만 북쪽 사면이 되어서 그런가? 지난번에 내렸던 눈이 녹지 않아 발목까지 빠진다.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에서 첫눈에 발자국을 남기는 기분은 마치 처녀지에 온 것 같은 행복감이다.

 

↗ 발까지 들어가는 눈

 

↗ 처음 밟는 눈


 

5.동상이몽


 

두시간만에 사봉에 도착한 우리는 따뜻한 커피에 손을 녹인다. 아침부터 낀 안개는 간간히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햇빛에 조금씩 옅어져 가고 제비봉에 도착할 즈음 충주호가 멋진 파란 모습을 나타내 줄거라 은근히 기대한다. 사실 제비봉에서 조망이 좋지 않다면 그보다 더 큰 낙망은 없다. 선답자들의 산행기를 보고 제비봉에서 내려다본  멋진 충주호의 색깔에 눈이 익숙해진 나로서는 사봉을 오르면서도 은근히 안개가 걷히기만을 고대하고 있지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금 어디 있는지 조차를 모르는 마눌은 충주호에서 무엇을 볼지도 모르고 있어 그저 행복한 상태..........나에 의지해 산을 더 느낄 수 있는 마눌은 어쩌면 나보다 호사스러운지도 모른다.

 

↗ 오순도순?  오-손 도-손

 

↗ 사봉 돌탑

 

↗ 두악산 방향


 

6.부드러운 능선길


 

돌탑이 쌓여있는 사봉에서 가산리로 빠지는 남동쪽 방향의 길은 발견하기 힘들고 화미니재로 빠지는 봉우리인 785봉으로 가는 남서쪽 길만 뚜렷하게 나있다. 눈이 쌓여 미끄러운 비탈길을 주춤주춤 내려간 우리는 835봉을 거쳐 785봉에 도달하지만 화미니재로 빠지는 남동쪽 길을 역시 발견할 수 없다. 화미니재는 제비봉과 용두산을 종주하는 사람들에게 꼭 거쳐야하는 길로 독도 능력이 없이는 쉽지 않은 길................

 

 

↗ 조심조심

 

↗ 조용한 길

 

↗ 얼음골 갈림길

 

 


 

7.제비봉에 도착하다.


 

하얀 잔설이 여기저기 깔려있는 너무도 편안한 낙엽 길을 걷던 우리는 얼음골로 빠지는 몇 개의 오른쪽 길과 만난다. 이 길들은 장회나루에서 올라온 단체 산행객들이 다시 장회나루로 내려가기 싫어 이용하는 반대편 하산길이다.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4~5개 넘었나? 드디어 왁짜 지껄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제비봉 정상이다.

 

↗ 사봉 마루금

 

↗ 사봉 오름길


 

8.산의 혜택


 

전국에서 모여든 산행 객들이 모여 거의 장터 분위기.........코펠에다 라면을 끓이고 소주에다 막걸리에다 권커니 잣커니......탁배기 깨지는 웃음소리에....... 하여간 볼성사납다.

저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산에 오면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알지만 왜? 기분이 좋아지는지를 모르고 산이 주는 혜택을 허비하거나 반대로 산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들...........................

 

↗ 북새통


 

9.충주호 제1비경


 

이미 안개는 걷히고 제비봉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지금까지 충주호 주변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충주호 제1비경.......앞에 보이는 말목산의 오르내림, 충주호 파란물에 떠있는 단양 8경중의 하나인 구담봉, 그 건너편에 있는 둥지봉과 가은산의 암릉, 그너머 웅장한 자태를 뒤에서 관조라도 하듯 바라보고 있는 또 다른 단양 8경중의 하나인 금수산과 망덕봉.............말로 표현할 수 없는 한폭의 수려한 그림이다.

 


 

↗ 충주호와 선착장

 

↗ 말목산 너머 금수산


 

10.飛翔


 

안개가 걷혀 비경을 볼 수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며 장회나루로 하산한다. 장회나루로 하산하는 암릉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제비봉의 걸상한 암릉 오르막이 내려온 가파른 계단과 함께 눈에 들어온다. 제비가 막 날려고 몸을 웅크리는 자세라 했던가? “비상(飛翔)”이라! 참! 멋지다................마눌은 연신 뒤를 올려다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 제비봉 암릉길 과  계단

 

↗ 충주호를 배경으로

 

↗ 장회나루로 하산

 

↗ 암릉너머 말목산

 

↗ 장회나루 선착장

 

 

11.명함을 또 받다.


 

장회나루에 내려온 우리는 식당에 들어가 산채비빔밥과 육계장으로 요기를 하고 차를 뇌둔 외중방 가든으로 가기위해 마침 장회나루터에 대기하고 있었던 택시를 탄다(5000원). 마침 단양개인택시라 저번 금수산 산행 때 몸빼 바지에서 권총 빼듯이 핸드폰을 꺼내신 할머니께서 불러주셔서 탔던 “길훤장” 기사분에 대해 물어본다....“길훤장.. 그분 저희 택시조합 조합장이셨지요..그런데 그분을 어떻게 아세요?”..저번 주 떨갈미기로 대충 탈출한 이야기를 하니 자기 명함을 주면서 산에 오면 자기에게 연락을 하라나?........(나는 길훤장 그분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는데......경기가 어렵긴 어려운가부다)

 

↗ 허망


 

12.구담봉은 입산금지기간


 

외중방가든에서 우리차를 돌려 우리는 구담봉으로 향해 한 10분쯤 갔을까? 구담봉과 옥순봉 매표소가 나오는데 왠지 한산하다?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매표소로 다가가니 국립공원매표소 정복을 입은 나이 지긋하신 아저씨가 앉아있다. “입산금지기간입니다”.................허걱!.......“12월 15일 이후에 입산이 가능합니다”....월악산내에서는 8개지역만 산행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통제한단다. 예습을 해온 나로서는 유이장댁에서 구담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볼까? 하는 마음도 순간 생기지만 이내 포기한다.

 

 

↗ 과연 지켜질까?

 

↗ 선착장에서 본 제비봉

 

↗ 구담봉


 

13.유람선으로 휘~익


 

그렇다고 옥순봉과 구담봉을 앞에 두고 서울로 올라갈 수도 없고 해서 이번 기회에 유람선을 타고 유람이나 해볼까? 하는 마음에 장회나루 선착장으로 차를 돌린다. 일인당 8000원   한시간 일주하는 표를 사서 유람선 안에 앉아 있으니 대만에서 온 사람들인가? 하여간 중국사람들이 쏼라쏼라 @%#@%@#....어휴! 정신없어...... 충주호를 운행하는 유람선에서 보는 구담봉 옥순봉 가은산 말목산 제비봉....참 아름답다. 저번에 놓쳤던 가은산 암릉이 내눈에는 더 뚜렷하게 각인되고...............

 


 

↗ 유람선과 구담봉


 

↗ 채운봉


 

↗ 봉긋 붕긋
 

 

14.내가 뭐라 그랬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을 올 때와는 달리 월악산 수산리 국도를 이용하여 충주에서 내륙고속도로(충주~여주)를 타는데 이상하게 마눌과 같이 오는 날은 귀경길이 시원하게 뚫린다. “오늘 비록 구담봉과 옥순봉에 입산하진 못했지만 하얀 눈도 밟아보고 유람선도 탔으니 이만하면 멋진 산행이지 안그래 당신?”.......오늘 코스를 잘 잡았지 않았냐고 공치사를 듣고 싶어 한말인데............“당신 나하고 같이 오면 서울로 돌아오는 길 막히지 않잖아요?”............??...........우쒸..............^_^**